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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뷰

듣는 1박 2일, 말하는 패떴과 우결

1박 2일을 보고 뒤집어져 버렸다. 현재 방영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재미있지 않나 싶다. 6명의 멤버들은 확실한 캐릭터를 가지고 캐릭터를 오히려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게다가 1박 2일 자체에 시청자들을 끌어들임으로 확실한 소통법을 보여주었다. 이는 우결이나 패떴과 더욱 비교되면서 상대적인 이득을 취하고 있다.

소통이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매우 쉽다. 상대방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면 되는 것이다. 보통은 일방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려고만 한다. 사람들도 말 많은 사람들은 피하고 싶어한다. 인기있는 사람들은 누군가의 말을 들어줄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방송은 그동안 일방적인 의사소통의 방식, 즉 한쪽만 말하는  방송을 해 왔다. 여러모로 소통의 채널이 없었기 때문에 그저 제작자가 만드는데로 시청자들은 볼 뿐이었다. 이런 방식은 언제나 변화하기 마련이다. 경제에서도 예전 산업시대 때에는 제품을 만들면 사람들이 산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즉, 공급이 있으면 수요가 있기 마련이라는 의견이었다. 당시에는 통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제품만 만든다고 항상 수요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수요를 먼저 찾고나서 공급을 결정한다. 이는 매우 세분화되어 수요의 니즈를 각 분야별로 나누어 개인에 맞는 제품을 공급하는 쪽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돈이 나오는 곳은 수요에서 나오고, 공급은 돈을 벌기 위해서는 수요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객이 왕이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방송도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의 방향은 당연히 소통이다. 1박 2일은 너무도 잘 듣는다. 적극적으로 시청자를 컨텐츠 안으로 끌여들이기도 한다. 때로는 무모해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항상 대박을 치고,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함께 만들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결이나 패떴은 그저 말하기에 급급하다. 귀는 막고, 누가 뭐라고 하든 절대로 신경쓰지 않는다. 그럴수록 수요의 곡선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되어 안드로메다형 컨텐츠를 제작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너무도 멀리가서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우결과 그 길을 따라가고 있는 패떴은 아직도 자신의 말만 말하기에 집중하고 있다.

아마도 문제의 원인을 잘못 짚은 듯 한다. 문제의 원인은 듣지 않는데에 있는데, 말하는데에서 원인을 찾은 것 같다. 그래서 더욱 더 강하게 말하려 한다. 그리고 그것은 시청자들의 반발심만 높이고 있다. 어쩌면 과거의 영광에 머물러 변화를 하려 하지 않는 보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자전거 패달처럼 멈추면 쓰러지는 경쟁의 세상에 너무 안일한 처사는 아닐까. 그렇기에 반사적으로 1박 2일이 더욱 혜택을 보는 면도 있을 것이다. 1박 2일이 여행하는 곳은 이제 시청자들의 문화가 되어버렸다. 어제의 오빠밴드 글 (2009/08/02 - [채널1 : 예능] - 패떴과 맞짱 뜬 오빠밴드)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에 대한 파급력은 대단하다. 스타벅스가 그러했고, 나이키가 그러했으며 무한도전의 듀엣가요제가 그러했다.

듣기를 잘하는 사람과 말하기를 잘하는 사람의 성향을 살펴보면, 말하기를 잘하는 사람은 보통 자기 자랑을 잘 하고, 자신의 잘난 점에 대한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반면 듣기를 잘하는 사람은 겸손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며, 상대방에게 의지가 되고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예능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는 비단 사람과의 관계나 경제, 예능에서만 나타나는 일은 아니다. 홈페이지의 시대가 끝나고 블로그의 시대가 온 것도 바로 듣는 창구를 열어주었기 때문이다. 댓글을 통해, 혹은 트랙백을 통해 듣는 귀를 가지게 되었기에 말이다. 트위터는 더하다. 한마디 하면 백마디를 들어야 하니 말이다. 앞으로 웹의 변화 또한 듣는 쪽으로 점점 나아가고 있다.

우결과 패떴에게도 전성기가 있었다. 당시 전성기를 누릴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말하기만 계속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1박 2일이 파죽지세로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무한도전이 시청자들의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듣는 귀가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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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행 2009.08.03 17:24

    진짜 공감가게 잘 쓰셨네요. 1박2일은 끊임없이 대중들과 소통하려 했죠. 시청률 손해를 보더라도 분리편성을 안했고 특급연예인 게스트 써서 위기를 탈피하려는 꼼수도 안썼죠. 위기일수록 더 낮은 자세로 시민들 속으로 파고들었습니다. 비판에 귀기울이며 더 나은 콘텐트로 승부하려 했구요. 어두운 터널을 나오기까지 쉽지 않았지만 결국 시청자들은 그들의 진심을 알아주게 된거구요.그래서 저는 1박2일에 더 애정을 갖게 됩니다.이런 소통이야말로 현정부가 새겨들어야 할 부분인데..

    • 정말 2009.08.03 20:03

      공감되는 말만 골라서 하시네요! 물론 본문 내용도 그렇구요!

    • BlogIcon 이종범 2009.08.04 10:01 신고

      공감 감사해요~! 현정부는 정말 깊이 세겨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의 정치 또한 소통이 우선시 되는 정치가 1박 2일과 같은 인기를 얻게 될테니 말이죠 ^^

  • 왕키 2009.08.04 03:32

    요즘 1박2일 아주 물이 올랐더군요. 정말 재밌습니다.
    지난주엔 차뒷자리 쟁탈전과 좀비게임에 아주 뒤집어졌습니다.
    근데 무한도전은 사실상 지금 슬럼프 아닌가요? 시청률 15%대로 거의 고정된 것 같던데요.
    공익성과 오락성의 조화도 좋지만 예능은 일단 재밌어야 시청률이 높아지느 것 같습니다.
    아무튼 현재 예능의 대세는 확실히 1박2일 같네요

    • SiiS 2009.08.04 08:09

      토요일 예능이죠 일요일 예능과 시청률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습니다.

      딱히 슬럼프로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네요
      어느 정도 정점을 지나서 안정기라고 해야할까요.
      혹은 새로운 변화를 혹은 진화를 시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구요.
      예전에는 순수 오락적인 성격이었다면 말씀하신데로 좀 더 공익적인 부분들을 많이 담고 있죠. 이 조화를 조율해 가는 시기인것도 같습니다.

    • BlogIcon 이종범 2009.08.04 10:09 신고

      차안에서의 발악!!! 은지원씨가 강호동씨 머리 물었을 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정말 자지러졌습니다. 배꼽 다 빠지고 웃다가 배아파 실려갈 뻔할 정도로..ㅎㅎㅎ
      무한도전의 경우는 이제 시청률이나 슬럼프에 연연하지 않게 된 것 같아요. 그만큼 시청자들의 충성도가 높아졌기 때문이죠.
      1박 2일도 곧 그런 충성도를 갖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대로만 쭉~~~~ ^^b

    • Runaway 2009.08.04 16:26

      사실 1박2일의 시청률은 정확한 수치가 아니죠.
      그보다 더 높을수도, 더 작을수도 있습니다.
      선데이였던가요 ?
      선데이 안에 프로그램이 2개로 나뉘어지는데
      101가지랑 1박2일 뭉쳐서 거기에서 맥시멈값을 잡은게
      시청률입니다.
      무한도전은 전체 percent 게이지로 하죠.
      시청률에 연연하기보다는 팬으로서 즐기면 될듯하네요.

  • BlogIcon 대한민국 황대장 2009.08.04 15:13

    제목만 보고도 내용이 팍 전달되는데요
    내용 또한 너무 멋지네요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