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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지킬 나"가 시작한 이후 "킬미 힐미"와의 날선 대립각이 일어났다. "하이드 지킬 나"의 원작인 "지킬박사는 하이드씨"를 쓴 웹툰 작가 이충호씨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킬미 힐미"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도둑질했다며 표절에 대한 발언을 하였다. 그리고 곧 트위터 계정은 삭제되었지만, 이에 대해 "하이드 지킬 나"의 제작진은 웹툰 작가의 일방적인 공격에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또한 "킬미 힐미" 제작진은 표절이 아니라며 증명 자료도 있다며 대응할 가치도 없는 일이라 일축하였다. 






그런데 "하이드 지킬 나"와 "킬미 힐미"를 모두 본 시청자들은 고개를 갸우뚱 할 수 밖에 없다. 누가 봐도 비슷한 소재이고, 일반적이지도 않은 DID(다중인격장애)에 대한 소재를 다루었기 때문이다. "하이드 지킬 나"를 보고 신선하고 재미있게 느껴져서 보고 있다가 "킬미 힐미"에 대한 웹툰 작가의 공격이 난 후 "킬미 힐미"를 6회까지 정주행하여 모두 보았다. 모두 본 결과는 "킬미 힐미"와 "하이드 지킬 나"는 매우 비슷하며, 흡사하다는 것이다. 누가 배꼈고 안배꼈고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건 제작자들끼리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고, 시청자의 입장에서 뭐가 더 재미있느냐에 무게를 더 주고 싶다. 


그래서 한번 여러 면에서 비교를 해보았다. "하이드 지킬 나" VS "킬미 힐미" 중 어떤 것이 더 재미있을까? 판단은 여러분의 몫으로 남겨두겠다. 


1. 제작진





"하이드 지킬 나"는 원작이 웹툰이다. 바로 이충호 작가의 "지킬박사는 하이드씨"(http://webtoon.daum.net/webtoon/view/jekyllhyde)이다. 총 60화로 이루어진 웹툰은 특별편까지 나왔고, 이어서 단행본으로 책도 나왔다. 이충호 작가는 1992년 월간 소년 중앙 "고독한 전사"로 데뷔하여 굉장히 많은 작품들을 꾸준히 남겨오고 있다. 이를 로코물로 잘 만들어낸 김지운 작가의 경우는 청담동 앨리스의 극본으로도 활약한 바 있다.킬미 힐미의 경우 전수완 작가가 만든 창작물로서 전수완 작가는 1997년부터 학교 시리즈와 원더풀 라이프, 해를 품은 달 등 유명 작품들을 남긴 작가이다. 


두 작품 모두 베테랑 작가들이 만든 작품으로 "하이드 지킬 나"는 원작인 웹툰의 작가가 경력이 많고, "킬미 힐미"는 극본을 맡은 진수완 작가가 경력이 풍부하다. 그래서 "하이드 지킬 나"는 조금 더 웹툰 느낌이 나고, "킬미 힐미"는 드라마 느낌이 강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하이드 지킬 나" 연출은 조영광 pd가 맡았다. 조영광 pd는 2009년 드림을 시작으로 천사의 유혹, 야왕등 총 6개의 작품을 만들었다. "킬미 힐미"는 김진만, 김대진pd가 만들었다. 김진만pd는 베스트극장을 맡았고, 에덴의 동쪽, 최고의 사랑, 골든 타임등 10건의 작품을 만들었다. 김대진pd 역시 베스트극장에서 시작하였고, 다모, 호텔킹등 9건의 드라마를 만들었다. 아무래도 경력에 있어서는 "킬미 힐미"가 좀 더 우세하다고 볼 수 있고, 다모나 골든 타임을 생각해볼 때는 긴박감이나 캐릭터를 만드는데에는 더 일가견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2.  주연배우





"하이드 지킬 나"는 현빈과 한지민, 성준과 혜리가 나온다. "하이드 지킬 나"에서는 현빈이 당연 주목받고 현빈을 위한 드라마로 느껴질 정도다. 현빈의 모습 속에 아직도 시크릿가든이 남아있어서 한지민이 하지원으로 오버랩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현빈의 복귀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현빈은 두가지 모습을 확연히 다르게 연기해야 한다. 하나는 구서진 역할이고, 또 하나는 로빈 역할이다. 구서진은 완벽한 선과 도덕적 완벽에 가깝지만, 실상은 쪼잔하고 편집증스러운 모습을 연기해야 하고, 로빈은 악의 근원이지만, 욕망이 곧 사람을 구하는 선이 되는 캐릭터이기에 완전히 반대의 캐릭터를 오가야 한다. 구서진 역할이 시크릿가든의 김주원을 떠오르게 하지만, 로빈의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다. 따라서 얼마나 매력적인 로빈의 모습을 보여주는가가 현빈에게는 연기 변신을, "하이드 지킬 나"에게는 시청률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싶다. 


"킬미 힐미"는 지성이 메인으로 역할을 한다. 역시 다중인격장애로 7개의 인격을 가지고 있는 차도현의 역을 맡았다. 7개의 캐릭터를 만들어내야 하기에 그냥 그 자체로 연기력을 입증하는 셈이 된다. 이 캐스팅 역시 처음에 배우들이 부담스러워해서 난항을 겪었다고 하는데, 이 역을 맡았다는 것만으로 지성의 연기에 대한 자신감은 입증되었고, 실제로 킬미 힐미에서 지성의 연기는 빙의하듯 이 캐릭터에서 저 캐릭터로 빠르게 변신한다. 


한지민과 황정음의 대결도 있는데, 한지민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황정음은 오버스런 연기를 잘 하지만, 극 중에서는 황정음이 오리진 역할을 좀 더 잘 소화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물론 한지민은 2회 밖에 보여주지 못했고, 황정음은 6회나 보여주었기에 더 자연스럽게 느껴졌을지도 모르지만, 오리진과 오리온의 캐미도 잘 맞았고, 한채연과의 적당한 삼각관계의 긴장까지 만들어서 캐릭터가 극에 더 잘 스며든 것 같다. 


3. 스토리





스토리는 거의 비슷하다. "하이드 지킬 나"는 두가지 인격을 가진 구서진이 심박수가 높아지만 로빈으로 변신한다는 컨셉이다. 그리고 구서진과 로빈 사이에 장하나를 두고 삼각관계를 이루는 컨셉인데, 약간은 김이 센 것이 "킬미 힐미'에서 7가지 인격을 보여주기에 7개의 인격들 중 신세기와의 에피소드가 바로 "하이드 지킬 나"의 삼각관계로 이미 그려졌다. 차도현 역시 흥분하게 되거나 화가 나면 인격이 변하게 되는데 그 중에서 로빈같은 캐릭터가 바로 신세기다. 자신이 하고 싶은데로 하고 욕망에 충실한 캐릭터다. 신세기는 자신을 불러낸 오리진을 첫사랑이라 생각하게 되고, 차도현과 삼각관계를 이루게 된다. 이 와중에 신세기가 현실에 겹쳐보이는 증상까지 보이게 되면서 차도현을 협박하기까지에 이르렀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갑자기 신세기로 바뀌면서 울분을 참지 못하고 거울을 주먹으로 치자 거울 안으로 차도현이 들어가버리고, 신세기가 차도현의 몸을 지배해버리는 장면은 정말 명장면 중 하나였다. 


스토리에 있어서는 "킬미 힐미"의 승이 아닐까 싶다. "하이드 지킬 나"에서 메인으로 보여주고자 했던 것을 단 5회만에 다 보여주었고, 이제는 자살 캐릭터까지 나와서 다른 애피소드를 그리고 있으니 말이다. 아직 캐릭터가 다 나오지도 않았는데 6회까지 진행되었으니 굉장히 빠르게 스토리들이 진행되었고, 반면 "하이드 지킬 나"는 "킬미 힐미"에서 보여주었던 삼각관계를 더욱 구체적이고 긴장감있게 그려야 하는 부담감이 지워졌다.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캐릭터가 다양하다고 그것이 장점이 될수는 없다. 캐리터가 다양한만큼 집중도가 떨어지게 되고, 한 사람이 7역을 하는 것이다보니 완벽하게 차별화하지 않으면 혼돈이 올 수 있고, 완벽한 차별화를 하려다보면 어설퍼질 수도 있다. 지금까지 "킬미 힐미"가 호평을 받는 것은 지성의 안정된 연기력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은 4가지 캐릭터로 소심하고 전인류를 생각하는 박애주의적 성격인 차도현과 욕망에 충실한 신세기, 40대 한량 마초 사제폭탄 제조 전문 페리 박, 염세주의적이고 높은 IQ에 그림도 잘그리는 자살지원자 고딩 안요섭이다. 그리고 앞으로 더 보여줄 캐릭터는 안요섭의 쌍둥이 여동생 안요나, 7살 어린 여자아이 나나, 의문의 남자 X까지 보여주어야 한다. 지금까지 4가지 캐릭터는 매우 잘 보여주었다. 차도현의 정장과 앞머리를 내린 모습으로, 신세기는 스모키와 올백한 머리로, 페리 박은 하와이안 셔츠와 5:5 가르마로, 안요섭은 안경과 헤드폰, 떡볶기 코트로 고딩 분위기를 잘 차별화하였다. 





문제는 7살 어린 그것도 여자 아이인 나나를 어떻게 소화할 것인지, 여동생 안요나와 의문의 남자는 어떤 모습으로 보여줄 것인지가 관건인 것 같다. 여기서 만약 어설프게 보여준다면 과유불급이 되는 것이고, 완벽하게 소화한다면 "킬미 힐미"는 물론이고 지성 신드롬이 일어날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성별도 다르고 나이 차이도 많이 나는 캐릭터인데 말이다. 


이런 스토리를 생각해낸 "킬미 힐미"를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모 아니면 도일 수 있는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7개의 캐릭터를 가져감으로 인해 오리진은 7개의 캐릭터를 다 이해하고 서로 다른 모습으로 대해야 하는데, 지성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황정음과 주변 인물들까지 캐미가 잘 맞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매우 잘 흐름을 타고 있기에 모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비슷한 소재의 "하이드 지킬 나"가 바짝 추격해오고 있기 때문에 마냥 안심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번외로 OST 부분도 눈여겨볼만 하다. "킬미 힐미"는 장재인이 OST를 부르고, "하이드 지킬 나"은 박보람이 OST를 부른다. 둘 다 슈퍼스타K2 출신으로 박보람은 다이어트 후 예뻐졌다로 최근 인기를 얻으며 급부상하였고, 장재인은 오랜만에 나와서 지금 차트를 휩쓸고 있다. 독특한 목소리의 장재인이 나쑈의 거친 랩과 함께 잘 어울어진 환청이냐, 아니면 박보람의 Falling이냐 OST의 분위기만으로도 대충 두 드라마의 감정을 느껴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이드 지킬 나"냐 아니면 "킬미 힐미"냐.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매우 고민스러울 것 같다. 그래서 나의 선택은 둘 다 보는 것이다. 여러분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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