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의 기미가요 논란 후 프리랜서 음악감독을 교체하고 PD를 경질시켰다. 비정상회담의 기미가요 논란 후 JTBC는 발빠른 조치를 취했다. IPTV에서 17회를 모두 빼 버렸고, 각종 인터넷의 P2P 및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곳들에서 17회는 모두 빼 버려서 17회를 어떤 곳에서도 볼 수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프리랜서 음악감독을 자르고, 책임프로듀서 및 연출자를 경질했다. 발빠른 조치에도 불구하고 비정상회담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과연 어떻게 비정상회담은 앞으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비정상적인 위험
비정상회담은 세계 각국의 청년들이 나와서 토론을 하는 곳이다. 여기에는 이해 관계가 얽히고 설킨 각 나라의 청년들이 대표해서 나온다. 세상은 빠르게 돌아가고, 각 나라의 이해 관계는 수시로 변해간다. 중국과 홍콩이 그렇고, 일본과 중국, 우리나라와 일본은 물론이고, 러시아와 미국, 프랑스와 영국등 미묘한 혹은 대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나라들이 많이 있다. 아프리카는 에볼라로 인해 각종 행사가 취소되기도 하고, 중동은 IS로 인해 시끌벅적하다.
민감한 주제가 너무 많고, 우리나라와 직결된 문제들은 바로 직격탄이 되어 날아온다. 특히 일본인 출연 때 기미가요를 튼 것은 최악의 수였다. 노래 하나 튼 것 가지고 뭘 그러냐고 한다면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거나 역사 시간에 졸았던 사람일 것이다. 단순히 노래 하나를 튼 것이 아니라 일본의 패악질이 바로 그 노래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선조들의 피와 땀이 없었다면 지금도 그 노래를 부르고 있을지도 모르는 섬뜩한 일인데 그걸 바로 내보냈다는 것은 의도되었거나 음악감독이 외국인이 아니고서야 그럴 수 없는 일이다.
결국 광고를 하던 기업들마저 그 이미지가 광고를 하는 기업의 이미지로 번질까봐 광고 협찬까지 중단하는 사태로 발전하기도 했다. 비정상회담의 폐지 이야기가 나오고도 남을 이야기다. 하지만 비정상회담은 폐지하지 않았다. 프리랜서 음악감독을 짜르고 PD를 경질하는데서 그쳤다. 최소한 일본 패널을 빼는 강경한 수나 의지 정도는 보여주었어야 하는데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비정상회담 상처에 겉만 덮은 것이다. 언젠가는 또 다시 불거질 것이며 곪아 터지게 될 것이다. 이런 요소들에 대한 근본적인 대처가 필요한 것이다. 미녀들의 수다를 보아도 항상 국가간의 일이 터질 때마다 그 나라의 패널들이 중심이 되어 논란이 커졌고, 심지어 나중에는 그 패널들이 자체하여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각 나라의 민감한 이슈들. 비정상회담은 그런 것들에 민감해야 할 것이며 특히 우리나라와 관련된 이슈에는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다.
위험 방지책
이런 위험들을 방지하려면 멤버들의 로테이션이 필요하다. 이번 사건은 어이없는 제작진의 실수였지만, G10을 고정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시즌제나 횟수를 제한을 두고 계속 로테이션을 시켜야 할 것이다. 그래야 시청자들은 그 나라에 집중하지 않고, 토론의 주제에 집중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비정상회담의 문제점은 각 나라의 패널들이 캐릭터를 잡아가면 갈수록 그 패널들이 그 나라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되어버린다는 점이다. 장위안이 중국을 대표하고, 샘 오취리가 가나를 대표하는 듯 하다. 각 나라의 문화 차이에 대해서 들어보는 것은 좋지만, 그 문화차이가 한 개인으로 대표될 수는 없는 것일거다. 결국 캐릭터가 견고해질수록 비정상회담의 위험 요소는 더욱 커지게 되는 것이다. 한 개인의 발언이 물의를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캐릭터가 잡히게 되면 될수록 방송인이 되어가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비정상회담의 풋풋한 느낌 또한 식상한 모드로 변하게 되는 것 같다. 줄리안이나 에네스는 이미 연예인이고 다른 프로그램에도 나온다. 예전의 자밀라나 크리스티나를 보는 듯 하다. 이렇게 캐릭터가 잡혀갈수록 개인들에게는 방송을 할 수 있어서 좋긴 하겠지만, 비정상회담으로서는 자연스럽지 못한 과한 리엑션 및 의도된 말들이 나오는 것으로 인해 프로그램 자체에 피해를 입게 된다.
하지만 비정상회담은 회가 거듭할수록 멤버들끼리 더욱 똘똘 뭉쳐지는 듯한 느낌이다. 끝나고 회식을 하는지 한회가 끝나면 더욱 친해져 있고, 회식 자리에서 나왔던 이야기들이 방송에서 나오기도 한다. 서로 친구처럼, 형동생처럼 지내는 것은 좋지만, 비정상회담으로서는 큰 리스크가 아닐까 싶다. 서로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서로에게 각을 세우기 힘들어질테고 결국 좋은게 좋은거지라는 분위기로 토론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장위안과 타쿠야의 각이 사라지면서 각을 세워도 의도된 연출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서로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우정은 끈끈해지겠지만 멤버 로테이션은 힘들게 된다.
비정상적인 바람
비정상회담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더욱 다양한 나라를 소개해주는 것이다. 시청자들이 비정상회담을 좋아했던 이유는 각 나라의 문화 차이에 대해서 20대 청년들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주었다는 점이다.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언어적 고립이 된 우리나라에 각 나라의 청년들이 유창한 한국어로 자신의 생각과 자신의 나라에 대해 소개해주는 것이 새롭고 신선했던 것이다. 따라서 좀 더 다양한 나라의 청년들을 보고 싶고, 일본같은 민감하고 리스크가 큰 나라는 빼는 것이 낫지 않나 싶다.
이번에 기미가요 때문에 논란이 일긴 했지만 한 나라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나오는 것도 반길 일이다. 한 사람이 그 나라를 대표할수는 없다. 각 나라의 다양한 성향을 가진 사람이 나와서 이야기를 해 주었을 때 조금은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주는 것 같다.
비정상회담. 지금 이 포맷 그대로 간다면 분명히 추후에 동일한 문제가 터지게 될 것이고, 그 때는 프로그램 폐지가 될지도 모른다. 미연에 방지하며 롱런하는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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