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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훈 쇼가 최고의 인기를 달리고 있는 소녀시대와 F4를 게스트로 섭외하여 시청률을 끌어모으겠다고 한다. 소녀시대와 F4면 확실히 지난 번보다는 시청률이 더 나올 것이다. 소녀시대는 온 방송국을 돌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고,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온톤 GEE~~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소녀시대를 잘 몰랐던 나 또한 무의식 중에 입에서 GEE~~가 계속 나오는 것을 보면 소녀시대의 인기를 실감하기도 한다. F4 또한 여심을 흔들어놓는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소녀시대와 F4가 나온다면 분명 시청률은 오르긴 하겠지만, 박중훈 쇼에서는 그 효과가 미비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무리 특급 게스트, 인기 게스트가 나와도 박중훈 쇼에서는 그 시너지를 얻어낼 수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문제의 원인을 잘못 짚었기 때문이다. 박중훈 쇼가 인기를 못끄는 진정한 문제 원인은 게스트가 아닌 다른 곳에 있다. 잠시 생각해보아도, 지금까지 초특급게스트라 불리는 사람들을 불러모아 했음에도 뚜렷한 인기를 얻고 있지 못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런 초특급게스트로 그 정도 관심밖에 못받기도 참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박중훈 쇼의 문제 원인은 무엇일까?

1. 박중훈

안타깝게도 박중훈 쇼의 제일 큰 아킬레스건은 박중훈이다. 박중훈은 자신의 넓은 인맥을 사용하여 특급 게스트들을 섭외하는데 큰 공을 세우고 있다. 박중훈이었기에 그나마 박중훈 쇼가 운영되어왔다 할 지도 모르겠지만, 실상은 박중훈이었기에 박중훈 쇼가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다. 변변찮은 게스트들로도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아내는 다른 MC들의 자질을 생각해보면 초특급게스트로도 관심을 받지 못하는 MC는 그만큼 자질이 부족하다는 것일테니 말이다.

박중훈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게스트와 너무 친해서이다. 인맥으로 연결한 게스트인만큼 친분 또한 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중훈은 더욱 게스트를 곤란하게 하는 질문을 할 수 없다. 자신을 믿고 출연한 게스트를 배신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예의 있어 보이는, 전국민이 다 알고 있는 질문만을 골라서 할 수 밖에 없고, 사람들은 뻔하고 식상한 질문에 채널을 돌려버리고 마는 것이다.

소녀시대가 나와도 박중훈이 "소녀시대는 몇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그룹이죠?" 내지는 "소녀시대가 요즘 부르는 노래는 무엇이죠?"라는 시덥잖은 질문만 던진다면, F4가 나와도 "F4는 몇명으로 구성되어 있죠?"라는 질문만 던진다면 과연 누가 그 프로그램을 보겠는가. 물론 이 정도는 아니지만 질문 자체가 너무 평이하다는 것은 동일하다.

2. 단독 MC

단독으로 MC를 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나 토크쇼가 박중훈 위주로 흘러가기 때문에 균형이 잡히지 못하고 치우치게 되어있다. 요즘 단독으로 MC를 보는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떼MC가 유행하고 있는 시점에 단독 MC는 시대를 거스르는 위험한 시도인 셈이다. 박중훈의 이름을 걸고 한다지만, 보조 MC 1,2명을 둘 수 있을텐데 참 안타까운 점이다.


박중훈이 예의 바른 것처럼 보이는 역할을 한다면 유세윤의 라이벌 황현희나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이수근, 적어도 구색을 맞춰주는 올밴이라도 넣어서 또 다른 역할을 맡기는 것이 더 균형잡혀 보일 것이다. 박중훈이 하지 못하는 질문은 다른 보조 MC들이 하면 될 것이니 말이다.

박중훈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최고의 MC라고 불리는 강호동이나 유재석이 그 자리에 와도 쉽게 이끌어가지는 못할텐데 처음 MC를 해보는 박중훈이 그 자리를 혼자 감당하긴 어려울 것이다.

3. 시청자


박중훈 쇼는 시청자의 니즈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단지 시청자들은 특급 게스트들을 보길 원할 것까지만 생각하는 것 같다. 시청자들은 특급 게스트도 원하지만, 특급 게스트를 원하는 이유는 그들을 TV에서 보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모르는 것들을 하나씩 알아감으로 게스트와 좀 더 친밀해지기를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박중훈 쇼는 게스트의 니즈만 채워주려 한다. 게스트들은 자신의 이미지가 변하길 원치 않는다. 좋은 이미지만 부각되고, 나쁜 이미지는 아예 들춰내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 게스트들의 마음일테니 말이다. 하지만 무릎팍도사가 그렇듯, 나쁜 이미지를 공개적으로 들추는 것은 오히려 득이 됨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게스트들을 떠 받들기로도 하듯 조심스런 질문만을 하고, 적당한 답변만을 얻어낸다.

예전에 단박 인터뷰가 KBS1에서 PD가 진행한 짧은 인터뷰였음에도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핵심을 찌르는, 시청자가 궁금해하는, 게스트를 불편하게 하는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박중훈 쇼에 필요한 것은 바로 게스트를 불편하게 하고, 시청자의 니즈를 충죽시켜주는 것이다. 만약 시청률을 원한다면 말이다.

박중훈 쇼가 지금까지 등장시킨 게스트들을 보면 섭외력이 대단하다는 것만큼은 인정하고 싶다. 하지만, 게스트들로만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에는 너무도 부족하고, 그것이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파악했으면 좋겠다. 특급게스트를 섭외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가능성도 많다는 것이다. 지금의 박중훈 쇼에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한 대책이 더해진다면 그 시너지는 확실히 여느 토크쇼 못지 않게 높아질 것이다.

다만 지금과 같이 시청자를 실망시키는 것이 지속되다보면 아무리 특급게스트가 나온다고 하여도 시청자들의 반응은 점차 냉담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박중훈 쇼= 재미없다"로 인식되기 시작되기 때문이다. 아직은 늦지 않았기에 하루 빨리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분석해 대책을 마련하여 박중훈 쇼를 완성시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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