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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대작 드라마 답게 스토리나 스케일, 그리고 연기자들의 연기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멋진 드라마가 되어가고 있다. 고현정 신드롬으로 시작하여 주목을 받아 성공적인 시청률에 안착시키는데 성공했고, 그 바통을 이어 덕만 공주의 아역으로 나왔던 남지현의 국민여동생 등극과 더불어 극의 흐름을 미실에서 덕만 공주로 돌리는데 까지 성공했다. 부풀어오른 기대감을 이요원이 잘 받아줄까 우려했지만, 그 우려는 기우가 되었고, 이요원의 연기는 물이 올라있는 상태다. 선덕여왕의 핵심 캐릭터를 미실에서 선덕여왕으로 집중시키는데 성공을 하였고, 조연들의 뒷받침으로 미실과 선덕여왕의 대결 구도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얼마 전 선덕여왕 책을 보게 되었다. 해냄 출판사에서 출판한 총 2권으로 이루어진 소설책은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디자인으로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안 그래도 드라마 선덕여왕에 푹 빠져 있던 참에 소설책은 그 앞을 미리 볼 수 있는 길이기도 하여 주저 없이 책을 펼쳤다.

2권의 책을 다 읽고 손을 놓는데 까지는 하루가 채 안 걸렸다. 밥도 거르고, 화장실 갈 때나 걸어갈 때도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던 책은 정말 오랜만에 만나보는 것 같았다. 머릿속에서는 이미 드라마보다 더 선명한 선덕여왕이 펼쳐지고 있었으며 마치 신라시대로 빨려 들어가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한소진 작가의 화려한 필력은 매력적이었다.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추천역사소설로 권하고 싶은 그런 책이다.

하지만 내용은 드라마와 전혀 다르게 진행되어 드라마는 드라마대로 즐길 수 있게 되었고, 소설 선덕여왕의 즐거움 또한 드라마를 보며 다시금 떠오르곤 한다. 오히려 드라마 선덕여왕을 보며 각 캐릭터에 대해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어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한껏 높여준다.

그렇다면 드라마 선덕여왕과 소설 선덕여왕이 어떻게 다른지 내가 느낀 데로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1. 덕만 공주

선덕여왕

드라마의 덕만 공주는 쌍둥이를 낳으면 아들의 대가 끊긴다는 왕실의 예언에 따라 미실이 왕후가 되기 위해 수작을 부리려 하자, 진평왕은 마야황후와 함께 자신의 시종에게 쌍둥이 중 한 명을 맡김으로 문노의 도움으로 미실을 피하게 된다. 그리고 시종과 덕만은 중국의 사막에서 주막을 하며 살게 된다. 중국 둔황의 타클라마칸 사막은 옛날부터 서역 교류의 중심이 되고 있던 곳이었다. 이곳을 지나가야만 중국 본토와 교류를 할 수 있는 길목이었기 때문에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오게 되었고, 덕만은 로마어까지 배우는 다국어 사용자가 된다. 그리고 다양한 문화와 과학을 배우게 됨으로 풍부한 상식을 가지게 된다.

15년 동안 미실의 명을 받고 덕만을 죽이려 쫓아온 칠숙으로 인해 신라로 돌아오게 되고, 우연히 김유신과 만나게 되어 용화향도의 낭도로 들어가게 된다. 언제쯤 공주로 밝혀질 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공주가 되기까지 매우 많은 난관에 부딪힐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선덕여왕의 기지가 기대가 된다.

반면 소설 선덕여왕에서는 덕만의 모습이 조금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 덕만 공주는 그냥 천명 공주와 함께 자매지간으로 태어나게 되고, 언니인 천명 공주는 심성이 고와 여성스러웠고, 장녀의 역할에 충실하였다. 반면 덕만 공주는 어릴 적부터 호기심이 많아 끝까지 알아내야 직성이 풀리는 말괄량이 스타일이었는데, 이를 통해 수나라, 왜나라의 언어까지 섭렵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각종 사물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는데 이 때 진지왕을 모셨던 두풍이라는 자가 궁의 모든 물건을 잘 고친다고 하여 유모를 시켜 침대 다리를 부러뜨리기까지 한다.

이런 호기심은 두풍이 진지왕 다음으로 선덕여왕을 따르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두풍으로 인해 지귀를 만나게 되고, 지귀로 인해 선덕여왕은 죽음의 위기를 모면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두풍과 지귀는 드라마에서는 나오지 않는 인물로 드라마 선덕여왕에서의 죽방(이문식), 고도(류담) 콤비처럼 스토리에 없어서는 안될 감초같은 조연 캐릭터들이다.

선덕여왕의 죽음까지 다룬 소설 선덕여왕의 완성도는 매우 높으며, 주인공인 덕만의 캐릭터를 서로 다른 환경에서 그려내고 있어서 더욱 재미를 느낄 수 있다.

2. 마야 황후

선덕여왕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마야 황후의 아역을 맡은 박수진은 2회 만에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며 선덕여왕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힐 뻔 했다. 현재 마야 부인은 튼튼한 중견배우인 윤유선이 맡고 있다. 하지만 그 비중이 낮아 아직까지는 덕만과 미실의 일만을 이야기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마야 부인은 매우 온화하고 천명공주와 함께 미실을 대적하는 편에서 상의하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고, 덕만이 공주가 된 후에는 비중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기대가 된다.

기대가 되는 이유는 소설 선덕여왕에서는 마야 부인의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미실의 색공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진평왕은 날로 날카로워지는 마야 부인보다는 미실의 치마폭에서 살게 되었는데, 아들을 낳아도 곧 죽었고, 딸만 둘을 낳았던 마야 부인은 진평왕으로부터도 버림을 받게 되자 신경이 날카롭게 변하여 신경 과민 반응을 나타낸다.

특히 덕만 공주를 싫어했는데 덕만이 아들로 태어나지 못한 것이 한스러워 그녀를 더욱 미워하였다. 상대급부로 천명 공주를 사랑하였는데 천방지축인 덕만과는 달리 다소곳한 천명이 마야 황후의 마음에 들게 된 것이다. 점점 미실에게 빠져가는 진평왕을 보며 마야 황후의 질투심과 상실감은 극에 달하고 유일하게 마야 황후를 달랠 수 있는 천명공주마저 신경쇠약 증세를 보이게 된다.

덕만의 기지로 인해 마야 황후는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되고, 관계가 회복되어 모든 매듭이 풀어지게 된다. 그리고 마야 황후는 미실과의 권력 싸움에서 평상심으로 제압하게 되며 천명을 여왕으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결국은 덕만이 여왕이 되었지만, 이 또한 마야 황후의 노력 덕분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 진지왕

선덕여왕

무능력하고 변태인 왕이라고 알고 있는 진지왕에 대해서 드라마 선덕여왕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미실의 계략에 의해 왕이 된 진지왕은 결국 미실에 의해 폐위되기에 이른다. 거의 언급되지 않은 진지왕은 드라마에서는 어쩌면 지루한 느낌을 가져다 주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마야 황후와 같이 이 진지왕의 역할이 매우 크다. 진지왕은 감수성이 뛰어나고 성품이 바른 왕이었다. 지극히 상식적이고 예의 바른 왕이었으나 주위에 온통 세눈박이만 있다 보니 정상인 진지왕은 결국 변태로까지 내 몰리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왕이 된 진지왕은 성골 세력을 지키려는 사도태후의 끈질긴 설득 끝에 왕이 되기로 결정하고 이를 위해 미실을 왕후로 올려주기로 했다. 미실의 오랜 소원이 왕후가 되는 것이었기에 진지왕을 왕으로 만들면서 사도태후와 거래를 한 것이다.

하지만 이미 부인이 있고, 권력을 얻기 위해 색공 미실과 정을 나눠야 한다는 것이 탐탁지 않았던 진지왕은 미실과 잠자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알몸으로 있는 미실에게 무덤덤한 모습을 보여주어 미실을 공포와 수치심에 떨게 만들었다.

진지왕은 거지로 살고 있던 두풍을 거둬드릴 정도로 정이 많고 백성을 향한 사랑이 컸기에 왕이 되어서 올바른 정치를 해보려 했으나 미실의 성질을 건드리는 바람에 3년 동안 갇혀 지내다가 궁에서 쫓겨나게 되어 죽게 되는 비운의 왕이 되고 만다.

진지왕이 변태로 소문이 나게 된 것은 일부러 미실을 제외한 다른 궁녀와 합방을 함으로 이상한 소문을 만들어 내게 되었던 것이었다. 진지왕은 국밥집을 즐겨 다닐 정도로 소박했으며, 국밥집 할머니의 화상 자국이 선명한 며느리를 사랑을 하게 될 정도로 로맨틱했다. 돈에 팔려 시집을 오게 된 그 여인은 진지왕이 궁에서 쫓겨난 후 여생을 함께 보낸 동반자가 되고 그 사이에서 비형을 낳게 된다.

진지왕의 자녀인 용춘과 용수도 소설 선덕여왕에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지만, 드라마에서 용수는 천명공주의 남편으로 죽게 되고 그 동생 용춘이 그녀를 돕게 된다. 후에 삼국을 통일한 김춘추가 바로 이 용수와 천명공주 사이에서 나오게 되기도 한다.

선덕여왕

선덕여왕 소설책의 저자인


소설 선덕여왕과 드라마 선덕여왕은 그 내용이 사뭇 다르나 그 재미는 둘 다 비견할 수 없을 정도이다. 선덕여왕의 성품은 같게 그렸으나 그 환경이 전혀 다름으로 두 명의 선덕여왕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선덕여왕과 같이 백성을, 국민을 가슴 속 깊이 위하고 사랑하는 지도자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나왔으면 좋겠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소설로도 선덕여왕의 재미를 느껴보길 바란다. 올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추천 도서로 선덕여왕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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