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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의 최종 결승만 남겨 놓은 이 시점에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은 역시 장재인과 존박이다. 저번 주 생방송에서 슈퍼스타K는 12%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올리며 뭇 남성들의 탄식이 흘러나오게 했다. 바로 장재인의 탈락 때문이었다. 저번 주 생방송은 네티즌 팬들의 잘못된 팬심 덕분에 생겨난 자승자박 쌩쇼 버라이어티였다. 

각 후보에게 잘 어울리는 노래를 부른 네티즌이 뽑게 했는데 존박과 장재인 팬들은 서로 자신의 후보에게 좋은 노래를 선택하게 노력한 것이 아니라 상대편 후보가 가장 못 부를만한 노래를 선택하게 한 것이다. 이 때 강력한 우승후보인 존박과 장재인의 팬들이 맞붙기 시작했으며 존박은 박진영의 '니가 사는 그집', 장재인은 박혜경의 '레몬트리'가 선택되었다. 박진영의 '니가 사는 그집'은 윤종신이 말했던 것처럼 누가 불러도 잘 부른다고 평가받기 힘든 노래이고, 박혜경의 레몬트리는 장재인의 음색과 전혀 맞지 않는 노래였다. 


반면 허각은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를 부르며 자신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였다. 무대 역시 화려하고 깔끔했다. 지금까지 허각이 불렀던 노래 중에 가장 자신의 매력을 잘 뿜어냈다고 평가받았기에 높은 심사평을 받을 수 있었기에 이번 생방송에서 가장 돋보일 수 있었다. 

재미있는 점은 투표에서 역시 허각은 존박과 장재인의 박빙 덕분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엠넷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투표를 줄곳 장재인이 1위를 차지했지만 존박이 다시 1위로 치고 올라오면서 각 팬들은 강력한 우승 후보인 상대편 후보를 밀어내기 위해 허각을 투표한 것이다. 허각은 투표에서 세명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고 있었지만, 존박과 장재인 팬들 덕분에 고래싸움표를 얻을 수 있었다. 


다른 후보들이 죽을 쑤는 동안 자신의 매력을 한껏 보여주고, 표까지 얻은 허각은 고래 싸움 덕에 웃을 수 있었다. 안전하게 먼저 자리에 올라가 앉아 있을 수 있었고, 장재인과 허각이냐, 존박과 허각이냐를 놓고 긴장을 하게 만들었다. 부전승처럼 올라간 허각은 이제 존박과의 결승만 남겨놓고 있다. 

이번 주 최종전에서는 어떻게 될까? 예상대로 존박이 우승하게 될까, 아니면 저번 주와 같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허각이 우승하게 될까? 우선 짐작할 수 있는 점은 장재인의 표는 허각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라는 점이다. 대결구도는 점점 존박과 허각의 구도가 아니라 존박 팬과 존박 팬이 아닌 사람들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존박의 잘못이 아니라 팬들의 잘못이라 볼 수 있다. 과격한 팬심이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슈퍼스타K 감상평을 쓰면서 내가 받은 항의 메일은 모두 존박팬들의 것이었다. 당장 기사를 내리라는 과격한 메일은 가히 스타 아이돌 가수들 빰치는 팬심이었다. 방송, 연예 블로그를 운영하며 많은 항의 메일을 받아봤지만 ^^;; 대부분 팬들의 항의 메일은 스타급 정도에서만 나오는 일인데 이번 존박팬들의 팬심을 보고 존박이 스타성이 확실히 있다는 것을 아이러니하게 느끼곤 했다. 

그러나 이번 슈퍼스타K에서 지금과 같은 잘못된 팬심은 자칫 후보를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을 꼭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다. 저번 주에 생방송을 보면서 트위터에서는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났다. 타임라인에는 "허각 구하기" 캠페인이 벌어졌던 것이다. 워낙 장재인과 존박이 인기를 많이 얻지 상대적으로 허각에게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으며 폭발적인 무대를 보여준 허각을 보고 나자 트위터에서는 "허각 구하기" 운동이 일어났고, 평소에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던 투표를 권하는 트윗들이 RT되기 시작했으며 너도 나도 허각에게 투표하기 시작했다. 


존박과 허각의 대결이 존박 팬들과 존박 팬이 아닌 사람들로 나뉠 가능성이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허각 구하기" 운동이 이번 주에도 일어난다면 결과는 정말 예측하기 힘들어지게 된다. 사람들은 스타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존박의 스타성, 허각의 스타성에 대해 말이다. 그리곤 존박으로 결정짓는다. 그건 바꿔말하면 존박의 상품성, 허각의 상품성이기도 하다. 누가 더 잘 팔리겠냐는 것이다. 그건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해서 올라온 후보들의 노력을 짓밟는 말이 아닐까. 슈퍼스타K에서 우승을 해야 할 사람은 명품 가방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영감과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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