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드라마

소(小)를 위해 대(大)를 잃은 대물, 산으로 가다!

이종범 2010. 10. 21. 10:02
대물 5회를 기대했다. 기대했다기보다는 불안한 마음으로 보았다. 작가 교체로 황은경 작가는 4회까지만 집필했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설상가상으로 PD까지 제작사와의 마찰로 인해 하차했다. 시작한지 4회만에 작가와 PD가 모두 바뀐 대물. 즉, 지금까지 보았던 대물은 4회로 종결된 것이다. 5회를 보고 나서 실망 그 자체였다.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방향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편이 아프가니스탄 취재 중 죽게 되고, 그것 때문에 라디오에 호소하고 대통령을 문전박대하고 1인 시위를 하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시키면 시키는데로 하고, 어이없는 고집만 피우고, 연설대에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뽀로로 언니 시절 같이 방송하던 어린이의 인맥이 있어야만 당선이 될 수 있는 약하고 악하고 겁많은 서혜림이 되었기 때문이다. 

당선되는 과정은 정말 가관이었다. 레인보우는 거기 왜 나왔는지 손발이 오그라드는 연기에(이건 연기가 처음이니 그냥 넘어간다 쳐도) 보궐선거에 걸그룹이 선거의 결과를 좌우한다는 말도 안되는 스토리 전개는 현재 선거문화를 비판했다가 보다 대충 스토리 만들어 때우려는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전혀 성의가 느껴지지 않고, 대충 만들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 대물 5회는 소물 그 자체였다. 

왜 급추락하고 있나? 


이유는 당연히 작가와 PD의 교체 때문이다. 작가는 PD와 싸우고, PD는 제작사와 싸우고 물고 물리는 진흙탕 싸움 속에 대물은 산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기사에서는 작가와 PD의 교체에도 불구하고 27%의 시청률을 올린 대물의 괴력이라 말하고 있다. 하지만 27% 시청자들은 4회까지의 시청자였다. 그리고 27%의 사람들이 실망하다 못해 분노할 지경이 되어 버렸다. 시청률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결국 사소한 싸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정치 외압이 없었다고 하는데 언론 외에는 아무도 믿지 않는다. 권력층에서 직접 압력을 행사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결국 자신들의 정치색 때문에 그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 앉고 만 것이다. 제작진과의 마찰 또한 자신들의 정치로 인해 일어난 것일테다. 가만 놔두면 시청률은 저절로 올라가고 광고도 많이 붙고 해외로 수출할 수도 있는 것을 파토낸 것에는 정치 밖에 없다. 작가, PD, 제작사 간의 정치로 인해서 말이다. 

서로 간에 권력을 움켜쥐려 하차하고 하차 시키는 이런 사태는 자신들에겐 큰 것으로 보일 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아주 작은 부분에 속한다. 대물이 사람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고 그로 인해 승승장구하며 시청률이 오르면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메시지도 전달할 수 있고, 대중문화 및 정치, 선거 문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높은 시청률과 좋은 이미지는 광고 수주의 폭주로 이어지고 광고 단가를 올려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또한 이것은 해외로 수출될수도 있고, 각 연기자들은 CF등을 통해서 주가를 올릴 수 있다. 한류 스타가 될수도 있고, 책으로도 만들어지고, 연극으로도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드라마에 취약한 SBS는 대물 후속인 박신양과 김아중의 헤븐(가제)에 순탄한 대로를 만들어 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자신들의 정치로 인해 다 잃고 말았다. 그리고 시청자도 잃었다. 

앞으로 수목드라마의 추이는? 


앞으로 대물은 지금의 상황이 계속 진행된다면 산으로 갈 것이 뻔하다. 서혜림, 하도야, 강태산, 장세진의 사각관계, 러브라인, 막장 드라마가 될 것이다. 숨겨 놓은 자식 이야기도 빠지지 않겠지... 시청률의 추이는 점차 하락할 것이다. 기대감은 점점 사라지고, 실망감만 커지게 될거다. 그럴수록 더욱 자극적이고 막장스럽게 변할테고, 정치 이야기는 쏙 빠지게 되는 악순환이 거듭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전개가 될 것인지 아닌지는 오늘 결정된다. 6회가 방영되는 오늘, 시청률은 25%가 넘을 것이다. 하지만 5회와 같은 수준의 방송을 내보낸다면 그 시청률은 고스라니 다음 주 수요일에는 MBC의 '즐거운 나의 집'으로 넘겨주게 될 것이다. 시청률의 추이를 보면 KBS의 제빵왕 김탁구가 40%가 넘는 놀라운 시청률을 보여주며 모든 시청자들을 끌어들였다. 그리고 그것이 도망자에게 이어질 수 있었으나 흐름을 읽지 못한 도망자의 스토리 전개와 비의 논란으로 인해 대물로 시청자들은 몰리기 시작했다. 대물의 놀라운 메시지 전달 능력은 작가와 PD의 교체로 인해 산으로 가기 시작했고, 이제 그 시청률은 새롭게 시작하는 "즐거운 나의 집"으로 쏠리게 될 것이다. 물론 "즐거운 나의 집"이 잘 해 주어야 가능한 일이다. 우선은 기대감으로 시청자들이 넘어갈 것으로 생각된다. 나만해도 당장 즐거운 나의 집을 보고 싶으니 말이다. 


대물과 도망자의 대결로 MBC의 장난스런 키스는 왕따를 당했지만, 대물과 도망자의 실패로 MBC의 "즐거운 나의 집"은 어부지리의 높은 시청률로 주목받게 될 것이다. 즐거운 나의 집은 김혜수라는 네임벨류만으로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또한 주제가 가정을 다루고 있어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소외감과 고독감에 찌든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지 않을까 싶다. 

대물의 교훈


누울 자리를 보고 자리를 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