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드라마

시크릿가든= 신데렐라 + 왕자와 거지?

이종범 2010. 11. 21. 10:37
요즘 주말의 낙이 있다면 시크릿 가든을 보는 것이다. 주말에는 예능을 보는 낙이었는데, 요즘 주말 예능들이 맥을 못 추고 있어서 심심하던 차에 시크릿가든의 등장으로 다시 주말이 기다려지게 된 것이다. 원래 주말은 드라마 천국이었다. 주중 드라마보다 주말 드라마가 더욱 인기가 많았고, 최고의 시청률을 갱신하며 승승장구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주말 드라마가 심심한 불륜 이야기로 가득해지더니 결국 가족끼리 볼 수 있는 예능에 그 자리를 내주고 만 것이다. 

현빈과 하지원의 연기


하지만 시크릿가든이 그 분위기를 다시 바꿔주고 있다. 하지원과 현빈이라는 막강한 카드를 가지고 로멘틱 코메디라는 장르로 온가족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시청률도 나날이 상승하고 있어서 후반부에는 3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현재 3회까지 진행된 시크릿가든이 시청률을 나날히 올리고 있는 이유는 하지원과 현빈의 연기 때문이었다. 톱스타들이 나와서 연기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작품들이 많은데, 하지원과 현빈의 연기는 안정되고 극의 흐름을 더욱 자연스럽게 만들어주고 있다. 

신데렐라 + 왕자와 거지


시크릿가든의 스토리 역시 굉장히 매력적이다. 단순한 로멘틱 코메디가 아닌 특별한 장치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만 봐서는 신데렐라 이야기라고 단정짓기 쉽다. 부자집 도련님인 김주원과 인기가수인 오스카, 그리고 스턴트우먼인 길라임이 펼치는 삼각관계 이야기, 그리고 사랑으로 신분 상승하는 신데렐라 이야기로 말이다. 물론 현빈과 하지원의 로멘틱만으로도 충분히 관심을 끌만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기에는 부족하다. 

그리고 시크릿가든에는 특별한 장치가 있다. 바로 영혼이 뒤바뀐다는 현대편 왕자과 거지도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김주원(현빈)은 자신의 신분을 굉장히 강조한다. 옛날로 치면 왕자나 다름없다. 백화점 사장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다 할 수 있으며, 신분에 맞는 사람과 결혼해야 하며, 막강한 권력으로 사람들을 좌우할 수 있다. 게다가 얼굴까지 잘생겨서 뭇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김주원 역시 그런 자신의 신분을 인식하고 한없이 거만한 왕자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서 신분을 구분짓는 대사가 많이 나오기도 한다. 

반면 길라임(하지원)은 스턴트우먼으로 나온다. 여자인데도 거친 액션을 하며 스타의 그림자가 되어 온갖 구박과 피해를 보며 살아간다. 칼에 찔러 몸에 상처가 나도 손가락이 살짝 베인 스타에 온갖 관심이 집중되어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하는 그런 존재인 것이다. 화장품 샘플을 모아서 쓰고, 가방끈이 끊어지면 옷핀으로 묶어 다녀야 하는데다 지갑에는 3000원 밖에 넣고 다니지 않는 신분으로 왕자와 거지로 치면 거지의 모습을 취하고 있다. 


물론 왕자와 거지의 스토리에서는 왕자가 거지의 삶을 동경하여 서로의 신분을 바꾸지만, 시크릿가든에서는 남녀간의 성이 바뀌면서 신분도 바뀐다. 물론 영화 체인지에서와 같이 예측하지 못한 사건으로 인해 영혼이 바뀌게 될 것이다. 영화 체인지에서는 남녀간의 성이 바뀐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상황들이 많이 만들어졌었다. 하지만 시크릿가든에서는 왕자와 거지에서와 같이 신분도 바뀌게 된다. 

상상만으로도 굉장히 재미있는 애피소드들이 많이 만들어질 수 있는 장치인 것이다. 이미 상황 설정은 거의 다 되어 있는 상태라 조만간 서로의 영혼이 바뀌지 않을까 싶다. 영혼이 바뀌고 나서는 서로의 존재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하게 될 것이고, 감추었던 치부들도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서로에 대해 이해는 곧 깊은 사랑으로 바뀌게 되어 진짜 신데렐라 이야기가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현빈과 하지원의 연기력은 이미 신뢰할만하고, 주변 인물인 오스카(윤상현), 썬(이종석), 임종수(이필립), 윤슬(김사랑)과의 관계도 재미있게 설정이 되어있다. 길라임은 오스카의 열렬한 팬이고, 김주원은 오스카와 이종사촌 관계이다. 윤슬은 김주원을 짝사랑하고, 오스카는 윤슬을 짝사랑하는데 윤슬은 길라임과 앙숙이다. 임종수는 길라임을 짝사랑하며 김주원과 대립관계가 되니 이 정도면 촘촘하게 잘 설정이 된 것 같다. 

지금의 스토리만으로도 꽤 흥미진진하지만, 앞으로 체인지가 되는 순간 이 모든 관계들이 더 긴장감 넘치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현빈의 여자 연기와 하지원의 남자 연기도 볼거리가 아닌가 싶다. 

시크릿가든이 주말드라마를 평정할 것이고 높은 시청률을 가져올 것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 장치들 때문이다. 단순한 스토리가 아니라 2개의 스토리를 겹쳐 놓음으로 여러 가능성들을 열어 놓았고, 가장 중요한 역할인 김주원과 길라임역에 연기력과 비주얼, 스타성이 모두 뒷받침되는 현빈과 하지원을 배치시켜 놓았기에 기반도 튼튼하다. 조연들의 연기력이 어색하다는 평도 있지만, 조연들은 오히려 어색하고 오버하는 것이 흐름상 어울릴 수 있다. 코믹한 요소들이 많이 나올 것이고, 성과 신분이 바뀌는 상황에서 조연들의 캐릭터도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시크릿가든의 비밀스런 로멘틱 러브 스토리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