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리뷰/드라마

점점 커지는 대물, 쫓기는 도망자

기대했던 드라마인 대물이 역시 실망을 시키지 않고 시청률도 급상승하였다. 도망자와 10%이상의 차이를 내며 수목드라마의 강자로 떠오른 것이다. 대물 3회가 하기 전에 KBS에선 삼성과 두산의 치열한 공방전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야구팬이 아니더라도 연장 5대 5에서 2아웃에 3루 주자가 있던 상황에서 쉽게 대물로 채널을 돌리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물이 시작한지 5분 정도 지났을 때 2사 만루 상황에서 삼성의 박석민 선수의 끝내기 안타로 삼성이 이기게 되었다. 적절한 타이밍에 대물로 채널을 돌릴 수 있었다. 

점점 커지는 대물



만약 연장 12회로 넘어갔으면 대물의 시청률에는 약간의 타격을 입었을지도 모른다. 대물은 초반에 몰입을 강하게 할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관계를 풀어나가고 있다. 아무래도 정치 이야기다보니 인물들의 관계 파악이 극 몰입의 절대적인 요소이고, 한번 이 그물에 빠지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게 되기에 초반을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어제도 대물은 관계 설명에 많이 치중하였고, 권력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1,2,3회를 모두 보았다면 이제 어느 정도 관계 파악이 가능해졌을 것이고 4회를 보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가 되었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의 시청률은 26.4%(AGB 닐슨 기준)이다. 도망자는 15.1%, 장난스런 키스는 6%를 기록하였다. 

즉, 오늘 시청률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25% 이상 유지할 것이며, 30%를 넘길 수도 있을 것 같다. 30%가 넘어가는 순간 수목드라마의 대세는 대물로 기울어지게 된다. 장난스런 키스는 이미 스토리가 많이 진행된 상태이게 6% 이상을 기록하기 힘들 것 같고, 도망자의 경우는 계속 시청자를 빼앗기게 되는 형국으로 치닫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대물은 아직 스토리를 제대로 펴지도 않은 상태이다. 이제 서혜림이 보궐선거에 나가게 되고 대통령이 되는 순간까지, 그리고 더 결정적인 것은 대통령이 되고 나서의 활약이 나와야 대물의 본격적인 스토리가 전개된다고 할 수 있다. 현재는 그것을 위해 관계 설정의 시간인 것인데 벌써 시청률이 26%가 나왔으니 별 일이 없는 한 30%를 넘어 제빵왕 김탁구의 시청률을 가져올지도 모르겠다. 

쫓기는 도망자




도망자는 이미 스토리를 다 보여 주었다. 아직 다 보여주지 않았겠지만 다 보여준 것처럼 보인다. 초반에 너무 무리하게 관계 설정을 초스피드로 해 버려서 관계를 이해하기 힘들다. 그래서 캐릭터에 대한 몰입이 쉽지 않다. 액션이 빠르고 화려한 것은 좋지만, 명분 없는 액션은 그저 허공으로 지르는 주먹질과 같다. 예능 프로그램인 런닝맨과 비교되기도 하는데 런닝맨처럼 달리기만 하고 쫓고 쫓기는 상황만 연출하며 명분이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액션신 후에도 공허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지금은 VIP고객인 진이가 의뢰한 맬기덱을 쫓아 지우가 함께 싸우고 있고, 그 지우를 도수가 쫓고 있다. 진이와 지우는 맬기덱을 쫓고, 도수는 지우를 쫓는 것이다. 도망자에서 유일하게 얻은 수확이라면 데니안이 이제 배우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는 정도? 도망자에 대한 기대가 컸기에 현재로서는 실망도 크다. 유명 미드의 포맷을 따랐다는 평도 있고, 알고보면 숨은 재미가 크다는 평도 있지만, 미드를 안보고 한드만 보는 일반 시청자인 내가 보기엔 도망자는 몰입하기 힘든 매니아층 드라마이다. 

또한 제작비가 많이 투입이 되었기에 시청률에 쫓겨 무리한 설정이나 과도한 액션을 남발하게 되면 무리수가 될 수 있다 현재의 상황은 시청률로 대물에 큰 차이로 밀려 있는 상황이기에 마음이 더욱 조급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대물이 대물이 되려면...




이에 비해 대물은 정치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정치에 대해 어렵게 풀어쓰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통해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나는 정치의 '정'자도 모른다. 서혜림 역시 정치의 '정'자도 모르는 아줌마이다. 그런 아줌마를 상대로 정치 9단 강태산이 친절하게 정치를 가르쳐주고 있다. 보궐선거가 뭔지 모르는 사람에게 보궐선거를 직접 상황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 사회의 문제점들을 꼬집으며 속 시원한 전개를 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공감대를 형성하게 만들고, 고현정의 성숙한 연기가 힘을 더해 시청률 상승이라는 결과물로 나타나고 있다. 솔직히 지금쯤이면 30%가 넘어야 하는 것 같은데 권상우에 대한 반감이 의외로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대물에 대한 기사를 보면 댓글에 모두 권상우에 대한 비판이 크다. 처음부터 권상우를 캐스팅했을 때 감당했어야 할 리스크였다. 

권상우는 앞으로 대외적인 곳에 나올 때 드라마를 위해 그리고 자기 자신을 위해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태도로 나가야 할 것이다. 배우의 도덕성과 윤리성이 더욱 대두되는 요즘, 시청률만 잘 나오고 연기만 잘한다고 해서 좋은 평을 얻기란 힘들기 때문이다. 이는 대물이 이야기하듯 현 사회가 부도덕함과 비윤리적인 상황이 너무나 비일비재하고 정의가 구현되지 않는 상황인 점이 작용한다. 사람들은 정의를 원하고, 그것은 대물의 소재와도 맞아 떨어진다. 사람들이 정의에 대해 갈급해하는 만큼 그 니즈를 잘 채워준다면 대물은 제빵왕 김탁구의 시청률을 넘어설 수도 있다. 그리고 전략만 잘 세운다면 후속 드라마에도 바톤을 잘 넘겨주어 수목드라마의 대세를 KBS에서 SBS로 끌고 올 수 있을 것이다. 

점점 더욱 커질 대물이 기대가 된다. 어제 대통령 의전 차량이 일본 기업인 렉서스로 나와서 이슈가 되고 있다. PPL이라고는 하지만 일본에 민감한 국민정서를 무시한 것은 분명 실수한 것이다. 다된 밥에 재를 뿌리는 격이기도 하다. 시청자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하면 공감대를 이끌 낼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디테일이 필요한 시점이다. 

디테일한 것까지 신경을 쓴다면 대물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대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 뒤를 도망자가 열심히 쫓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도망자가 대물을 넘어서긴 힘들 것 같다. 

  • BlogIcon TV여행자 2010.10.14 15:58

    저도 대물 재미있게 시청하고 있어요.
    여자가 대통령이 된다는 일은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에 더 기대가 됩니다.
    고현정의 열연도 돋보이구요. 고현정이 정치에 입문하기의 과정과 거물 정치인에 이어 여자대통령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난과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정말 기대가 됩니다.
    정치드라마인만큼 현실에 대한 풍자와 정치에 대한 풍자까지 더해진다면 국민드라마가 될듯 하네요.^^

    • BlogIcon 이종범 2010.10.14 16:25 신고

      안녕하세요, TV여행자님~!
      TV여행자님의 예리한 통찰과 같이 대물은 국민드라마가 되기에 충분히 내공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5회부터 작가가 바뀐다는 점인데요, 왜 작가가 바뀌게 되었는지는 쉽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대사와 상황이 들어가다보니 국민들의 속은 시원할지 모르지만 보수적인 사람들은 영 불편했겠죠. 외압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되는데 만약 그런 것이라면 바뀐 작가가 아무리 훌륭해도 할말을 다 하지 못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장 염려되는 것은 할말 못하는 그저 로멘스에 치중되어 버리는 대물은 시청자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죠. 부디 지금의 논조와 초점을 끝까지 기켜나갔으면 좋겠습니다. ^^

  • 대물시청자 2010.10.14 17:26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작가 교체에 대해서 드라마 커뮤니티들에서도 말이 많습니다.
    하지만, 외압설을 떠들기엔 조금 성급한 면이 있습니다.
    초반 드라마화 결정에서부터 나름 사연이 있었죠.
    몇가지 팩트를 기반으로 한 추론이지만요.
    대물의 드라마화가 결정된 2008년 초에
    유동윤씨가 대물 대본하고 함께 집필하느라 왕과나 후반부 스토리가
    많이 흔들렸던 것으로 압니다.
    그리고 나서 대물이 만들어진다.. 엎어진다 각종 설이 난무했었는데
    유동윤씨의 24회 대본 완필을 카드로 오종록 피디가 제작사'이김'하고 딜에 합의
    드라마화가 이루어졌다고 알고 있습니다.
    초기 기획과 현재의 주요 캐릭터 디자인에도 유동윤씨가 참여했기에
    방향이 크게 틀어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초반부를 집필한 황은경 작가도 대물 방영 전에
    이미 교체확정된 상태였으니 정치권의 외압이라 보기는 힘듭니다.

  • BlogIcon 김포총각 2010.10.15 08:40

    두 드라마의 대결이 정말 흥미롭습니다.
    둘 다 나름의 특색이 있고 재미도 있는데, 한 쪽으로의 쏠림 현상보다는 접전이 이어질 것 같은데요.

  • 웃기네 2010.10.16 03:10

    나라 망치는 경상도 출신 정치인은 이제 그만............
    더욱이 박구네는 뽑아줄 마음 전혀 없음
    쥐박이와 다를게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