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날로 안 좋아지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은 경제에 대한 불안과 정치에 대한 불신이 가득해져 있다. 경제와 드라마가 무슨 관계가 있냐 싶다만, 요즘 기사를 보면 분명 경제와 드라마는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것 같다. 우선 불황에는 불황에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가 시청자를 다독거려주는 친구가 되어 높은 시청률을 끌어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요즘 제작비가 높아져서 잇따라 드라마가 폐지되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원래 베토벤 바이러스의 후속 작품인 일지매는 내년에 방영되기로 하고 내여자의 후속 작품이었던 종합병원2가 베바의 후속 작품으로 나오기로 한 것도 드라마 폐지에 의한 것이었다.
드라마가 돈을 버는 방식은 거의 광고에 한정되어 있다. 한류 열풍으로 인해 수출 및 캐릭터 산업 등 여러 곁가지 수입이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주수입원은 광고일 것이다. 시청률이 중요한 것도 많은 사람들이 광고를 보아야 광고 비용도 오르고 광고 효과도 커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소재를 자극적으로 만들기도 하고, 고액을 주고 톱스타를 섭외하기도 하며, 다양한 연출 기법을 선보이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호황일 때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돈이 많이 돌기 때문에 서로의 유기적인 관계가 잘 돌아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황인 요즘 같은 때는 모든 경제가 다 그렇겠지만, 드라마에도 많은 타격을 줄 것이다. 기업은 긴축정책을 하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을 줄이려 할 것이고, 광고 비용도 낮아짐으로 드라마 수입도 적어질 것이다. 하지만 인건비는 쉽게 낮아지지 않고, 물가 또한 쉽게 내려가지는 않는다. 수입은 적어지고, 비용은 그대로이면서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아지게 되어 제작비의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럴 때 과연 어떻게 현명하게 드라마를 제작하고 만들어나갈 수 있을까? 항상 위기는 기회이고, 심각한 위기일수록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다고 했다. 드라마에도 이 불황을 이겨나갈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1. 소재 |
불황에 지친 사람들의 일상을 달래주는 드라마가 불황에 성공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리고 그 말에 동감한다. 불황일 때 부자들의 성공 이야기나 부자 집 딸의 된장녀 컨셉은 전혀 공감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고, 시청자들이 외면하기 일 수일 것이다. 이럴 때 일수록 상황을 불황의 시기에 놓고 역경을 이겨나가는 소재가 필요하다. 또한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시대극도 공감대를 잘 형성할 것이다.
2. 신입 배우 발굴 |
불황에 톱스타의 높은 출연료를 감당하기는 만만치 않다. 아무리 톱스타가 가져오는 효과가 크다 해도 요즘과 같이 불황에 여러 드라마에서 톱스타를 내세워 마케팅을 할 때 신입 배우를 발굴하는 것도 불황을 이겨나가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톱스타도 처음부터 톱스타는 없었다. 처음에는 모두 신입 배우였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어 톱스타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톱스타들의 출연료를 낮출 수 없다면, 톱스타가 될만한 능력을 가진 신입배우를 발굴하는데 노력을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3. 새로운 장르 |
요즘 드라마를 보면 한눈에 보아도 제작비가 많이 들어갔음을 알 수 있다. 해외에서 촬영을 하거나 수많은 소품들과 세트들, 그리고 이것 저것 많이 보여주려 하다 보니 제작비가 많이 들 수 밖에 없고, 드라마를 제작하는 시간도 촉박하다 보니 많은 것을 보여주긴 하지만, 드라마의 완성도는 떨어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미드와 같이 사전 제작을 하면서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인다면 높은 완성도와 볼거리 그리고 재미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겠지만, 지금과 같이 쪽대본과 당일 방송이 횡행하는 요즘 아무리 많은 돈을 들인다 해도 드라마의 완성도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또한 드라마들이 다들 판에 박힌 듯이 비슷하다. 이럴 때는 원래부터 저예산으로 시작한 케이블 방송을 벤치마킹 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언제나 불황이었던 케이블 시장에서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좋은 반응을 보이는 드라마들이 있다. 별순검이나 막돼먹은 영애씨 등 정말 재미있고, 신선한 드라마들 말이다. 이런 드라마들은 예산이 적게 들었지만, 새로운 장르의 개척으로 부족한 예산을 보충했다. 특히 막돼먹은 영애씨는 톱스타 한명 없이 새로운 배우들을 발굴해내며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합치는 다큐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같은 창의적이고 신선한 장르의 개척으로 불황을 이겨나가고 드라마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경제가 불황일 때 많은 사람들이 힘들고 어렵지만, 불황일 때 좌절하고 폐지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것인가 생각하다 보면 분명히 길은 있고,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시청자들은 드라마에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갔는지 전혀 궁금해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재미있고, 열정이 느껴지고, 공감이 되는가 이다. 불황에 아픈 마음에 희망과 용기 그리고 위로를 해 줄 수 있는 현명한 드라마들이 더욱 많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TV리뷰 > 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의 화원, 이대로 무너지나 (64) | 2008.11.15 |
---|---|
바람의 나라, 본격적인 바람을 일으킬까 (2) | 2008.11.08 |
여성을 사로잡는 그사세 (3) | 2008.11.06 |
베바가 던져주는 3가지 메시지 (7) | 2008.11.05 |
한국판 파이트클럽, 맞짱 (1) | 2008.11.04 |
그사세, 월화 드라마의 단비가 될 수 있을까? (7) | 2008.10.29 |
바람의 화원, 시청률 꼴찌인 이유 (109) | 2008.10.26 |
바람의 화원이 재미있는 3가지 이유 (17) | 2008.10.25 |
월화수목금, 드라마의 데자뷰 (11) | 2008.10.24 |
타짜가 에덴의 동쪽에 밀리는 이유 (16) | 2008.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