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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뷰

국민 애완견, 개죽이에서 상근이로?!

1박 2일에서 하얗고 오동통한 그(?)의 엉덩이가 앵글에 잡힐때면, 나는 무조건 헤죽헤죽 웃게 된다. 듬직하고 잘 생긴 외모에 머리까지 좋아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더 알고 싶게 만드는 그(?), 안티팬 하나 없이 온 국민이 사랑하는, 아니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그(?)가 많은 언론의 관심이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방송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내가 지금껏 했던 얘기의 주인공이 바로 '상근이'라는 것을 다 알아차렸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를 좋아한다. 사람에게 무조건적인 충성을 보이고 바라는 것 없이 늘 곁에서 친구가 되어주는 존재인 강아지를 어느 누가 싫어하겠는가? 그러나 상근이의 인기가 이 정도로 치솟을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어느덧 상근이는 1박 2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서 자리매김 하였으며, 인지도 또한 높아져서 이수근 보다 뛰어나다고도 말할 수 있다. (이수근 님에게는 죄송^^:) 솔직히 이수근의 결혼식 그 자체보다 하객으로 참석한 상근이에게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켜 진 것이 사실이지 않나.

그런데, 우리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애완견이 상근이가 처음은 아니다. 온갖 귀여운 패러디의 주인공이 되며 사랑스러운 얼굴을 널리 알린 강아지가 또 있었으니, 그 이름은 바로 '개죽이'다. 방송만 열심히 보던 사람들은 '개죽이'라는 이름이 낯설겠지만, 개죽이는 키보드 깨나 친다는 사람들은 다 아는 국민 애완견이었다. 대나무에 깡총하니 달려있는 모습이 너무도 앙증맞은 우리의 개죽이는 영화 포스터에서부터 공익 광고에까지 패러디 되어 우리를 즐겁게 해 주었다. 그런 개죽이의 활동무대가 온라인으로 한정되어 있다면, 차세대 국민 애완견 상근이의 활동 영역은 더욱 다채롭다.

출연료 40만원을 넘나드는 몸값을 자랑하는 상근이는 놀랍게도 매니저와 개인(?) 미니홈피고 가지고 있는 등, 웬만한 사람보다 더 뛰어난 기량을 선 보인다. 그러니 팬사인회도 열고 각종행사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겠지. 나도 사랑스러운 상근이가 더 자주 우리들에게 의젓한 자태를 드러내길 원한다. 그런데, 상근이의 인기가 높아질 수록 너무 많은 일정들이 그에게 스트레스를 주지는 않을 지 슬슬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상근이는 개죽이와는 다르다. 개죽이의 기발하고 재밌는 패러디물은 네티즌들의 창작물이지만, 상근이는 엄연히 살아있는 실존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개죽이가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자주 등장하더라도 우리는 개죽이의 건강을 염려할 필요없이 그저 즐거워하기만 하면 되나, 말 못하는 상근이의 고충은 미리 헤아리는 배려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특히 지난 주 1박 2일 제주도 편에서 상근이가 13시간 동안 배를 타고 인천에서 제주도로 여행을 갔다는 얘기는 이런 나의 걱정을 더욱 심화시키기에 충분했다. 강아지가 다른 승객들이랑 같은 공간에서 있을 수는 없었을테니 상근이는 어둡고 컴컴한 화물칸에서 홀로 13시간을 버텨야했을 것이다. 사람처럼 똑똑한 상근이는 기나긴 13시간 동안 혼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우리는 상근이를 사랑하는 만큼 상근이에게 좀 더 세심한 신경을 써야할 필요가 있다. 그의 충성스럽고 착한 눈이 슬프고 고된 눈으로 변하지 않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