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

예능 프로그램과 악플러의 상관관계

이종범 2008. 12. 20. 22:07
송, 연예쪽 포스팅을 자주 하다보니 이런 저런 일을 많이 겪게 된다. 드라마도 많이 보지만 역시 주말에는 예능 프로그램 보는 재미로 지낸다. 특히 무한도전, 1박 2일, 패밀리가 떴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주말을 대표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이다. 그래서 이에 관한 기사들이 많이 나오고 연예 블로거들도 많은 감상평을 적곤 한다.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 포스팅을 하고나면 수많은 악플들이 달리곤 한다. 이유는 각자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 변호하기 위해서이다. 언제부턴가 이런 악플들이 늘어나게 되었고, 지금은 거의 전쟁 수준인 것 같다. 블로그만 그런 것은 아니다. 각종 뉴스 밑의 댓글에도 그들의 활약은 어김없다. 특히 각 프로그램 게시판은 더욱 가관이다.

여기서 악플이란 건설적인 비판이 아닌 욕설과 막말등 비논리적인 감정의 표현들을 말하는 것이다. 왜 이런 악플이 특히 예능 프로그램에 있어서 달리는 것일까? 다른 곳에도 이런 악플은 존재하지만, 가장 두들어진 곳이 예능 프로그램인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을 두고 xx빠라고 부르기도 한다. 각 프로그램의 열렬한 애청자임이 분명하다. 프로그램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매우 열정적인 사람이 아니고서는 욕설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꽤나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하지만, 기사에 욕을 달거나, 게시판에 달려가 악플을 남기는 일까지 남길 정도는 아니다. 프로그램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이나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개선점이 있으면 포스팅을 통해 자유롭게 기술할 뿐 외마디 욕설로 감정을 표출할 정도는 아니다.

가끔은 이런 예능 프로를 위해 활동하는 악플러들이 제작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물론 아니겠지만 그만큼 열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해 본 말이다. 제작진 정도의 열정과 사랑이 있다면 자신의 프로그램을 위해 그 정도 악플은 달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사세나 여러 방송 관련 이야기들을 보면 정말 힘들게 일하고 잠도 못자고 온갖 고생하며 촬영하는데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을 위해 악플 정도 남겨주는 것은 애정 표현으로 봐줄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그 행위가 잘 되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또한 프로그램을 제작자라면 악플달 시간도 없을 것이다. 도대체 누가 무엇을 위해 악플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일지 궁금하다. 남에게 욕을 한다는 것은 분노의 표출이다. 분노는 자괴감이나 우울, 자기연민등을 통해 나오는 마지막 감정이다. 아마도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프로그램에 대해 충성도가 높아져서 나오는 행동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악플을 막기는 힘들다. 또한 악플러들을 설득시키기도 힘들다. 각기 다른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저 그들의 성향에 대해 이해하려 노력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이런 악플이 프로그램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악플이 나온다는 것은 그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심이 없으면 욕도 하지 않는다. 악플보다 무서운 것은 무플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그래서 악플이 나오는 것을 제작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기분 나빠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인기와 그 프로그램을 옹호하는 악플러들의 수가 반비례 하는 것이다. 악플이 나오기까지는 어느 정도 임계점이 존재하는 것 같다. 사람들의 관심을 어느 정도 끌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 프로그램을 옹호하는 악플러들이 많아지면 그 프로그램의 인기는 추락하고 있다는 뜻인 것 같다.

수학적으로 계산되거나 객관적인 증명 자료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 그 이유는 악플은 일종의 불안감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악플은 대게 욕설이 난무한다. 비논리적이고, 아무 상관 없는 이유로 걸고 넘어진다. 그것은 이미 논리적이지 못해서가 아니라 논리가 없기 때문이다. 즉, 프로그램에 대한 지적이 나오거나 자신이 옹호하는 프로그램이 추락하고 있다는 불안감이 올 때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싶지만, 그것에 대한 논리를 델 수 없기 때문에 비논리적으로 나아가게 되고 그것은 결국 감정의 표출인 욕설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악플러들은 프로그램에 대한 충성도와 열정을 나타낸다고 생각하겠지만, 결국은 자신들이 해당 프로그램의 이미지를 먹칠하고 다니는 것이고, 추락에 더욱 가속력을 가해주는 꼴임은 모르는 것 같다. 사람들은 대게 욕을 하는 사람을 싫어한다. 왜일까? 그건 분노의 표출이고 감정의 찌끄레기여서 더럽기 때문이다. 욕하는 사람은 자신이 무서워서 사람들이 피하는 줄 알지만, 실은 더러워서 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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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프로그램을 옹호하기 위해 악플로 욕을 적나라하게 써 놓는다면 그것을 보는 사람은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좋게 생각할까, 나쁘게 생각할까? 악플러의 목적은 자신이 욕을 함으로 해당 프로그램을 지킨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온다. 사람들은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매우 안좋은 이미지를 갖게 된다. 그리고 점점 그 프로그램에 대한 이미지는 비호감으로 자리잡게 된다. 자신이 프로그램을 지킨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프로그램을 망치고 있는 꼴임을 모르는 것이니 자기 무덤을 자기가 파는 꼴이고, 누워서 침 뱉는 꼴인 것이다.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한번 생각해보면 조금은 수긍이 갈지도 모르겠다. 선플을 남기면 어떻게 될까? "나는 xx프로그램의 팬인데, oo프로그램도 정말 재미있는 것 같아요." 라든지, "xx프로그램이 그런 점은 부족하지만, 장점도 많이 있답니다. 좋은 쪽으로 봐 주세요" 등의 선플은 오히려 해당 프로그램에 더욱 좋은 이미지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굳이 한가지 상관관계를 더 말하자면, 프로그램의 인기와 선플러들의 관계는 비례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기 때문에 악플러도 많이 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의 악플 하나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의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은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