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

'1박 2일', 훈훈한 감동으로 상승세?!

이종범 2008. 3. 11. 04:46
#1. 깃발을 바다에 가까이 꽂고 오는 게임을 하다가 이승기와 이수근은 겨울바다에 빠지게 된다. 온몸이 흠뻑 젖은 이승기에겐 사람들이 몰려들어 점퍼와 수건으로 그의 몸을 덮어주지만, 이수근에겐 아무도 관심이 없다. 그러자 김C가 이수근에게 다가가 수건을 덮어준다.

#2. 은초딩 은지원은 자신에게 소심하다고 말한 김C의 자존심을 건드린다. 은초딩은 일부러 김C만 바다에 빠뜨리려고 허세를 부렸지만, 꾀를 부리다가 파도가 갑자기 몰아쳐서 신발을 적시게 되고, 확 김에 바다로 뛰어든다. 이를 본 김C는 혼자 들어가는 동생을 위해 같이 바다에 뛰어든다.

#3. 강호동은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김C를 구하기 위해 겨울바다로 뛰어든다. 물론 그것은 혼자 겨울바다에 빠지기 억울했던 김C가 강호동과 MC몽을 바다로 끌어들이기 위한 작전이었다.

#4. 모든 멤버가 겨울바다에 들어가 온몸을 '물'사르자, 혼자 물에 빠지지 않은 MC몽은 미안한 마음에 차가운 지하수로 냉수마찰을 하고 차가운 개울에 들어가 앉아있는다.



#5. 코디들은 운동화까지 다 젖은 그들의 만행에 경악하지만, 바닷물에 절은 옷들을 깨끗하게 빨아주고, 핫팩을 한박스나 뜯어 그들에게 전해준다. 또한 여분의 옷이 없는 멤버를 위해 스태프까지 서로의 옷을 공유하게 된다. MC몽의 팬티까지...

이번 주 1박 2일은 훈훈한 감동 일색이었다. 그리고 예능 프로의 다크호스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해피선데이의 1박 2일이 단독 프로로 독립하게 해달라고, 네티즌의 성원이 잇따르기도 했다. 상근이가 아침프로에 출연하기도 하고, 무릎팍의 강호동은 이제 1박 2일의 강호동으로 더 이슈화되고 있다. 무한도전과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이번 주 무한도전의 약진에 더욱 힘입어 1박 2일의 훈훈한 감동은 더욱 빛을 발했다.

그런 훈훈한 모습이 좋다. 꾸미지 않은 듯한 서로의 진심이 느껴지는 감동적인 이야기는 삭막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혀 그렇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이 주는 감동은 더 크게 느껴진다. 야생 로드 버라이어티를 슬로건으로 한 1박 2일은 각자 살아남기 위해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되기를 반복한다. 밥 한번 먹기 위해, 잠 한번 편하게 자기 위해 온갖 유치하고, 치사한 방법을 동원하기를 마다하지 않는 멤버들이 보여주는 감동적인 훈훈함이 더 크게 느껴지는 건 당연한 것 일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니 무한도전도 그랬다. 무한이기주의를 주창하며, 바나나 하나로 온갖 추태(?)를 부리던 그들이 서로를 아끼고 위해주는 모습을 보여줬을 때 무한도전의 매력에 빠져들고 말았다. 특히 박명수가 보여주는 감동은 그 감동이 두 배였다.

반면, 착한(척?) 프로에서 착한 일을 하는 것은 그 일 자체는 좋은 일이지만, 왠지 작위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진행자가 평소 이미지와 전혀 안 맞는 사람이라면 그 반감은 배가 된다. 처음부터 눈물샘을 자극하는 프로는 왠지 부담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1박 2일이나 무한도전같은 프로는 가끔 보여주는 감동으로 큰 효과를 보여줄 수 있다. 특히 그 동안 보여주었던 1박 2일의 야생적(?) 모습으로 인해 이번 감동은 더욱 큰 효과를 내고 있는 것 같다. 이미 단독으로는 시청률이 무한도전과 비슷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감동과 웃음을 보여준다면 지금의 상승세는 새로운 예능 프로의 지평을 열어갈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지금의 꾸미지 않는 순수한 초심이 지속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