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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동안 특수분장으로 스타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겪게 되는 체험기를 그린 '체인지'가 방송 4회 만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4주 연속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 모 프로와 비슷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특히 손호영편에서는 왠지 모를 어색함과 억지스러움도 느껴졌다.

또한 정준하가 너무 빨리 알아차려버려 재미가 반감되기도 하였다. 새로 시작하면서 크게 주목을 받아서 부담감이 커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남자를 여자로 바꾼다는 것 자체가 다소 무리가 있었다. 획기적인 발상이긴 하지만, 30여 년간 남자로 살아온 가수에게 갑자기 여자 연기를 맡긴다는 건 어색할 수 밖에 없다.


꽃미남이라 약간 여성스럽게 생긴 부분도 있긴 하지만, 여지 것 체인지를 통해 보여진 터프한(?) 이미지도 여자로의 체인지를 어색하게 만든 것 같다. 걸음걸이나, 목소리 그리고 어쩔 수 없는 떡 벌어진 어깨와 울퉁불퉁한 팔뚝은 그가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알게 해 준다. 대학 MT에서 주로 펼쳐지는 여장남자대회를 연상케 하는 억지스러움과 어색함들이었다.

또한 회가 거듭될 수록 상황이 노출되기 쉬운 구조로 되어있다. 손호영(에리카로 분장)이 가족을 속이는 부분에서 이미 이효리가 가족을 속인 체인지편이 방송된 후 였고, MC의 질문에 손호영 가족이 그 방송분을 보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뉘앙스가 깔려있어서 상황에 대해 아리송하게 느껴졌다.

분명 가족을 속여야 하는 것인데, 이효리편을 언급했다. 사전에 어떤 가족을 속이는 사전작업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귀여운 막내 아들이 MC를 맡게 된 프로를, 그것도 시청률 1위인 프로를 분명 보았을 것이고, 손호영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되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는 힘들 것 같았다. 정말 큰 모험을 한 셈이고, 결국 금새 눈치를 채고야 말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점이 있다. 체인지의 인기가 더해지면 더해질 수록 신동엽, 강인, 손호영, 이효리, 노홍철 중 한 사람이라도 있는 상황이 되면 누구든 우선 의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경규 얼굴만 보아도 몰래카메라인 줄 아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진행방식이 체인지한 사람은 체인지 MC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프로인 것처럼 지어내어 상대방을 속이는 것은 이제 더 이상 힘들 것 같다.


이번 주엔 신동엽 차례인데, 신동엽의 지인들은 신동엽을 제외한 이효리, 노홍철, 손호영, 강인이 나타난다면 우선 의심하고 볼 것이고, 명색이 MC이기 때문에 그들이 신동엽이 잠시 다른 데로 갔다고 하면서 신동엽의 지인들을 속이려 들 수도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시청자들은 더 이상 체인지를 신뢰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미 눈치를 챈 지인은 연기를 하느라 곤욕을 치를 것이고, 시청자들은 어색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채널을 돌릴 것이다.

신동엽편 뿐만 아니라 회가 거듭될 수록 쌓일 수 밖에 없는 의문들이다. 의문이 들긴 하지만, 이미 제작진들도 이런 문제점들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에 대한 대책 또한 세워두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특수분장의 가능성은 매우 다양하다. 일률적인 구조가 아닌 다양하고 기발한 또한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으로 계속 변해가는 구조로 만든다면 일본 프로그램의 표절이라는 불쾌한 의혹도 깨끗이 날려버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체인지'가 '체인지'되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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