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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뷰

대한민국 평균 이하를 위한 무한도전

하이 코미디(high comedy)는 수준이 높아 개그를 하면 사람들이 한참 후에나 웃는다. 무한도전은 신나게 재미있게 보고 난 후 한참 후에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혹은 가슴이 뭉클하게 만드는 하이 버라어어티가 아닌가 싶다. 이번 무한도전의 여드름 브레이크는 그 제목 자체에서 벌써 웃음꽃이 피었다. 여드름하면 생각나는 것이 박거성이고, 박명수의 등짝에 그려 넣은 석호필의 지도를 조폭 아저씨들의 귀여운 문신처럼 그려 넣어 여드름 브레이크를 탄생시켰다.

여드름 브레이크가 진행되는 동안 한참을 배꼽잡고 웃었다. 놈놈놈을 패러디 한 돈돈돈만큼 긴장감 넘치는 구성과 속고 속이는 반전적 스릴러를 만들어낸 여드름 브레이크는 경찰과 탈주범 놀이로 큰 재미와 웃음을 주었다. 각자의 캐릭터를 최대한 살려 만들어낸 여드름 브레이크는 무한도전의 수작 중 수작이었다.


그런데 무한도전을 보고 난 후 한참 후에 기사들을 보고 나서 가슴이 찡해지면서 무릎을 탁! 치게 되었다. 아! 거기에 그런 뜻이 담겨있었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그저 표면만 보고 웃은 나의 모습이 바보처럼 보이기도 했다.

탈주범들이 암호를 풀어 갔었던 남산시민아파트와 연예인 아파트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이고 철거 대상인 아파트라 한다. 그리고 비행기가 지나가는 그림이 있던 오쇠동 삼거리를 가서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왜 하필 미로 같은 남산시민아파트이고, 故 이주일 선생이 살던 연예인 아파트였고, 이미 철거되고 터만 남은 오쇠동 삼거리 집의 우물이었을까? 거기에는 숨은 의미가 있었다. 바로 철거민에 대한 메세지인 것이다. 최근에 용산철거로 인해 철거민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남산 시민 아파트에서 잠깐 지나가는 장면으로 보았던 빨간색 플랜카드가 생각이 났다. 철거에 대한 내용이 잠시 비추어 졌었는데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플랜카드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평소에는 무심히 지나가게 되었는데 무한도전을 본 후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연예인 아파트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낡은 건물이었던 동대문 아파트 또한 철거 대상 아파트였다.

오쇠동 삼거리의 철거 건물은 내 머리를 띵하고 치는 것 같았다. 왜 하필 철거된 집을 철거되지 않은 것처럼 그 집 앞 마당의 우물 안에 300만원이 있을 것이라 했을까? 오쇠동 삼거리에서 철거를 강행했으며 그로 인해 몸싸움이 있었고, 의도치 않은 죽음까지 있었다고 한다. 박명수와 정준하의 충돌은 이런 것을 의미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주 비용 300만원을 주고 내쫓았다고 한다. 300만원에 그런 의미가 담겨있었다. 300만원으로 어디에서 거주를 할 수 있을까? 3만 원짜리 모텔이면 3달간 머무를 수 있는 돈에 불과하다. 3억을 가지고도 거주할 곳이 없는 이 땅에서 300만원이라니 이 시대를 부조리를 반영하는 듯 하다.

이를 통해 길은 이주길이라는 별명으로 나오기도 했다. 故 이주일씨를 따라서 이주길이라 한 줄 알았다. 헤어 스타일도 그렇고 비슷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길을 때고 보면 "이주"라는 단어가 나온다. 즉 이주민을 말하는 것이다.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평균 이하를 자처한다. 동네 바보, 돌아이, 메뚜기, 악마, 항돈이 등 대한민국 평균 이하가 나와 바보스런 행동으로 재미를 주는 리얼 버라이어티이다. 또한 그 이면에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평균 이하를 대표하고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소외 계층. 그것이 무한도전인 것이다.

언론이 주목해야 할 계층은 상위 1%가 아니다. 언론이 주목해야 할 계층은 바로 사회에서 주목 받지 못하는 소외계층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에는 언론이 상위 1%를 비추기에만 바쁘다. 소외계층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아예 그들이 어떤 일을 당하고 있는 지 조차 알지 못하게 통제한다. 블로그가 대안 언론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유도 바로 언론이 하지 못하는 일을 대신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평균 이하에 집중하고 그들을 위한 메시지를 담아낸다. 그것이 무한도전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흔히들 TV는 바보상자이고, 예능은 그냥 웃고 넘어가면 된다고 말을 한다. 나는 좀 다르게 생각한다. TV가 바보상자로 불리는 이유는 TV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시각적으로, 음성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기만 하기 때문이다. 컨텐츠를 분석하고 다시 한번 생각하며 피드백 하는 과정은 TV에 가치를 가져다 주고 사고를 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뉴스가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부분을 예능 프로그램이 가치와 메세지를 담아냄으로 언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무한도전은 시와 같기도 하다. 시를 읽으면 처음에는 그냥 "아~ 좋다"라고 느끼지만,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음운이나 함축적 의미 등은 읽으면 읽을수록 그 진국이 나오기 때문이다. 무한도전도 처음에 그냥 볼 때는 그저 허허 웃으며 참 재미있다 할지 모르지만, 생각하고 곱씹어볼 수록 참 맛이 나오고 그 안의 가치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한도전무한도전

(다음뷰를 통해 찾아본 오쇠삼거리// 지도 주소: 1, 2, 3 )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소외 계층이 발언을 하고 주목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무한도전은 그것을 가능하게 해 주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무한도전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어가고 있다. 무한도전를 보며 동시대에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참 자랑스럽고 영광스럽다. TV의 가치를 찾아주고 있는 무한도전에 무한한 힘을 실어주고 싶다. 무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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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머니야 2009.06.22 09:30

    ㅋㅋㅋ..딸아이가 초딩때 즐겨보더니..중딩되도 여전히 즐겨보네여..
    평균이하라는 코멘트의 설정이 너무 잘 맞는 개그져..ㅋ
    간혹 짜증이 살쭉 들다가도...설정멘트덕에..걍 많이 웃고 넘어가요^^

    • BlogIcon 이종범 2009.06.22 09:40 신고

      앗! 머니야님 따님이 벌써 중학생이군요. ^^ 저는 아직 예비 아빠에요. ㅎㅎ 무한도전은 교육용으로도 매우 좋은 프로그램 같아요.

    • indy 2009.06.23 14:59

      머니야 님을 여기서 만나네요. ㅎㅎ

  • BlogIcon 대한민국 황대장 2009.06.22 10:20

    ㅋㅋㅋ
    재미있는 글 잘 보았습니다.
    익사이팅한 한주를 시작하기 위해 저도 오늘 부터 블로깅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신해철이 부활에 악영향을 끼쳤던 점을 들어 마무리 했어요
    항상 힘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한주되세요 ^^

    • BlogIcon 이종범 2009.06.22 18:00 신고

      ^^ 반가워요, 황대장님~! 신해철씨 삭발하셨던데 ^^ 황대장님 포스팅 보면서 음악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음악 쪽 포스팅은 정말 사전 지식이 없으면 쓰기 힘든 것 같아요. 앞으로도 더 좋은 글들 부탁드릴께요 ^^b

  • 디프 2009.06.22 10:23

    어떤 블러거님은 땅 1평의 보상가가 300만원이라고.........
    무엇이 맞던간에 그 속에 숨어있는 뜻이 매우 크게 다가오네요~
    잘 읽었습니다........

    • BlogIcon 이종범 2009.06.22 18:01 신고

      평당일 수도 있겠군요. 저도 기사를 보고 알게 된 것이라 ^^ 말씀대로 그 속에 담겨있는 뜻이 마음에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즐거운 한주 시작하세요~!

  • 무도? 2009.06.22 10:25

    대한민국 상위 1%들이 나와서 대한민국 평균이하라고 가식떠는게 무도아닌가..
    뭐 아님말고요
    없는척이라도 하지 않으면 꼴배기싫어지기까지는 안할텐데..

    • 샤오란 2009.06.22 17:48

      1박2일 애청자시구나 !!!

    • BlogIcon 이종범 2009.06.22 18:02 신고

      ^^ 그렇게 생각될 수도 있겠네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익사이팅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래요~!!

    • 허허 2009.06.22 18:31

      남의 가식을 비난하려거든
      본인이 먼저 솔직해지시는건 어떨까요?
      솔직히 부럽다고 말씀하시면 인정이라도 할텐데 말이죠
      있는 사람들이 없는 척하는 것이 핵심이 아니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일을 의미있게 하는 것이 아닐까요?

  • 나하늘 2009.06.22 12:09

    근데 팀원들이 이런 김태호 피디의 맘을 잘 읽는 것 같아요.. 지난번 궁 투워할 때 박명수가 고종황제에게 바칠 선물을 고를 때 소름이 쫙 끼쳤더랬는데요.. 갑자기 눈이 확 밝아진 느낌???
    이번 편에서도 처음 남산 시민 아파트를 보고는 식객의 보광동 아파트가 생각 나면서 저런 아파트에서 찍을 생각을 했을까 하다가 연예인 아파트라는 동대문 아파트를 보는 순간.. 아 그렇구나 하는 맘과 그걸 눈 앞에 두고도 찾지 못하는 그들을 보고.. 또 마치 철거 때의 아픔을 재현 하는 듯한 철조망에서의 추격전.. 등등... 일부러 상황을 만들라고 해도 만들 수 없는 상황을 그들은 만들어 가고 있더라구요...
    정말로 이렇게 잘 만들어질 수 없을 정도로 참 절묘하게 궁합들이 잘 맞는 것 같아요..
    특히
    이 번 편은 TV 로만 보는 것이 성이 안차서 다운 까지 받아서 다시 봤는데.. 그는 천재이고 그의 맘을 읽고 그를 따르는 무리들도 참 대단한 거 같네요..
    무도여 영원하라...

    • BlogIcon 이종범 2009.06.22 18:04 신고

      처음에 연예인 아파트라고 했을 때, 또 여의도 아파트나 압구정동 아파트들이 나오겠구나 했는데 동대문 아파트여서 의외였습니다. 자신의 가치관과 소신에 따라 움직이는 무도의 모습이 더욱 멋진 것 같습니다. ^^b

  • ### 2009.06.22 15:08

    그런데..... 정준하.... 사과 제대로 해야지..... 왜 때린 거냐?

    • 샤오란 2009.06.22 17:50

      하찮은을 잡다가 같이 넘어져서 그래요..

      정중앙이 너무 정색해서 찮은이를 잡은게 화근이 됬어요.
      "내가 못잡을줄 알아?" 이러면서 정색을 하고 달려든게
      근처에 있는 가시 철조망에 같이 넘어져서;;

    • BlogIcon 이종범 2009.06.22 18:05 신고

      정중앙씨 철조망 일로 또 비호감 이미지가 대두되더군요. ^^;;

  • 도무 2009.06.22 18:55

    앞으로도이렇게열심히하는무도가되었으면좋겠습니다^^

  • ㅁㄴㅇㄹ 2009.06.22 19:50

    이번편은 큰 재미와 웃음은 없었지만 예능에서 보기 힘든 다음장면에 대한 기대감과 긴장감과 몰입도가 최고더군요.
    거기에 사람들이 관심없어하는 하지만 꼭 알아야 하는 철거에 대한 소스까지 뿌려져 있었구요.
    참 괜찮은 에피소드편입니다.

  • BlogIcon 탐진강 2009.06.22 21:31

    무한도전은 시와 같다는 표현이 재밌네요.
    무한도전은 늘 진화를 하는 것 같아 아이들과 보게 됩니다.

    • BlogIcon 이종범 2009.06.22 22:50 신고

      탐진강님, 반갑습니다!
      정말 무한도전은 아이들과 같이 보아도 좋은 내용인 것 같아요. 그 안에 많은 교훈적인 내용도 담고 있고 말이죠.
      이런 험한 세상에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 모습 또한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이 될 것 같습니다. ^^
      저도 아이를 낳으면 꼭 무한도전을 같이 시청하고 싶어요. ^^*
      즐거운 한주 시작하시기 바래요~!

  • 지나가는나그네 2009.06.24 21:35

    네이버에 떳길래 우연히 들어와서 살짝 읽고 가려다가
    내용에 감동먹고 글한줄 남기고 가요~^^
    평소에 그냥 웃어 넘기던 무한도전을
    이런 시선으로도 볼수있구나..싶네요.
    무한도전은 시와 같다는 표현이 참 인상깊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나도 지나가다가 2009.06.25 09:59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