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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의 추석 특집은 여러 프로그램을 무한도전 내에서 모두 보여주려 했던 신선한 시도였다. 추석만 되면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특집으로 구성되는데 이런 프로그램들을 한꺼번에 보여준 무한도전의 시도는 신선했다. 일부러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프로그램 하나 하나가 너무 급하게 만들어진 느낌이 있었다.

엊그제  방영된 선덕여왕을 그냥 편집만 한 무비라는 시도는 이런 무한도전 추석 특집과 마찬가지로 추석 특집이라는 이유만으로 급하게 급조된 느낌이 컸다. 추석 특집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편집하고 급하게 만드는 프로그램들이 난무하는 추석은 파일럿 프로그램을 만들기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무한도전의 이번 시도는 나름 참신했고, 특선 영화인 취권은 지루하긴 했지만, 홍콩 영화의 허무맹랑한 특징을 잘 잡아냄으로 마치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무릎팍도사였다. 박명수가 주인공으로 나와서 1인자가 되고 싶다는 고민을 털어놓은 무릎팍도사는 길의 어설픈 진행에도 불구하고 박명수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시간이었다.


박명수는 수많은 별명을 가지고 있고, (그렇게 많은 별명이 있는 줄은 몰랐다.) 그 별명은 모두 비호감 별명이다. 게다가 침 흘리고, 코 흘르고, 똥침하는 모든 지저분한 행동들이 살기위한 몸부림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데뷔 16년차... 하지만 지금처럼 뜨게 된 것은 10년 이상의 암울한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박명수의 말대로 그는 살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는 것이고, 그 몸부림이 밉지 않은 것 같다.

가족을 개그 소재로 쓰지 말라는 호통은 재미를 넘어서 가슴이 짠 하기도 하다. 아내까지 간염에 걸려가면서 (이 사실은 몰랐다) 민서에게까지 간염의 위험이 있었던 위기를 감당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한 가정의 가장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항상 2인자이다. 남에게 고개를 숙이고, 비호감이란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그는 기 죽지 않고 오히려 호통을 치고 기꺼이 사람들의 우슴거리가 된다. 민서를 잘 보지 못할 정도로 바쁜, 그래서 집에 안들어가겠다고 개그를 치는 아버지의 마음은 어떨까.

나 또한 아버지가 되고 난 후 이런 박명수의 마음이 참 역설이고 희극인으로서의, 또한 아버지로서의 선택일 수 밖에 없음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어느 아버지가 자신의 자녀를 보고 싶어하지 않을까. 잠시 블로그의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에도 다솔이가 눈에 밟힌다. 눈에 밟히는 민서를 두고 집에 안들어가겠다는 개그를 쳐야만 하는 그는 직업 정신이 투철하다기보다는 아버지이기 때문에 선택한 역설적인 멘트라 생각한다.

남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쭈그리, 하찮은이란 별명을 가지고도 꿋꿋하게 호통을 치며 개그를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살기 위한 것이고, 이제는 가족을 위한 것이다.


IMF 때를 기억한다. 수많은 아버지들이 실직을 당하고, 자살을 선택한 사람도 있다. 아직도 사오정, 오륙도라는 말이 실천되고 있는 시기이다. 남들이 보기엔 하찮아 보여도 아버지는 살아남기 위해, 가족을 위해 위대하다.

이민까지 생각하고, 무한도전 하차까지 생각했던 박명수. 그는 아마도 가족과 일, 둘 사이에서 많은 번뇌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일을 하는 것이 가족을 위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고, 그는 하찮은 박명수를 선택하기로 한 것이다.

박명수를 과대평가한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버지이기에 아버지로서 박명수는 분명 그랬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박명수를 더욱 응원하고 싶다.


한 CF를 보고 마음이 짠 했다. 아버지는 사진에 없다. 사진에 찍히기 싫어서가 아니라,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서 사진에 나오지 않는다. 내가 아버지라 그런 것이 아니라 나의 아버지를 생각해보니 가족 사진에 아버지가 별로 없었기에 더욱 마음 속에 짠하게 다가왔는지 모른다. 이제는 아버지 사진을 찍어주려한다. 그리고 내 아들 다솔이와 사랑하는 아내의 사진을 찍어주려 한다.

어머니는 강하다. 하지만 아버지는 비굴해질 수 있을만큼 더 강하다. 2인자로서의 박명수. 그가 2인자의 길을 걸어도 민서에게는 항상 1인자인 아버지일 것이다. 유재석과 같은 아버지도 있고, 강호동과 같은 아버지도 있겠지만, 난 박명수를 우리 시대 아버지의 자화상이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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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악랄가츠 2009.10.04 07:38

    박명수... 이시대의 아버지를 대표하는 연예인이 아닌가 싶네요 ㅜㅜ
    예전에는 저도 좋아하지 않았는데...
    어느순간 그의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
    아버지! 사랑합니다!

    • BlogIcon TV익사이팅 2009.10.04 09:06 신고

      박명수의 매력은 바로 비난받고 버벅대고, 부실 체력이라도 꿋꿋하게 호통치며 살아남는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 모습이 힘든 시기에도 가족들에게는 약한 모습 보이지 않으시는 아버지의 모습과 닮은 것 같아요. ^^ 악랄가츠님~ 남은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2. 임현철 2009.10.04 08:37

    아버지의 자화상이란 말이 넘 재밌습니다.
    추석 잘 보냈죠?

    • BlogIcon TV익사이팅 2009.10.04 09:07 신고

      ^^ 반가워요, 임현철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버지가 된 박명수 속에 또 다른 박명수가 느껴지는 것 같아요.

  3. 역시 명수옹...ㅋㅋ 2009.10.04 08:58

    하찮은 이라고 불리는 우리 시대의 아버지. 하지만 전혀 하찮지 않은 보석같은 존재네요^^ 방송상 이미자로 나쁘게만 보시는 분들땜에 맘이 아프지만, 실상 내면은 참 여리고 착하신 분이세요...ㅎㅎ 어제 무도보면서 맘이 참 짠했습니다. 힘든 시기를 꿋꿋이 이겨내신 만큼 더 단단해지셔서 국민들에게 큰웃음, 빅재미 주세요... ㅋㅋ 거성 퐈이야~~~

    • BlogIcon TV익사이팅 2009.10.04 09:08 신고

      ^^ 거성 퐈이야입니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 방송에서 더 보여주셔도 될 것 같아요. ^^~*

  4. BlogIcon 김포총각 : 심종열 2009.10.04 11:24

    박명수의 캐릭터는 현대인의 모습하고 일치하는 부분이 많지요? 가족들을 위해 항상 자신을 희생하는 아버지들의 모습, 좋은 예가 아닐까 하네요. 때로는 비굴하게 때로는 비열하게 생존을 위해 그리고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숨길 수 밖에 없는 우리 대한민국 아버지들을 생각하니 마음 한편이 무거워지네요. 박명수의 모습이 100% 이와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왠지모를 슬픈 단면이 숨겨져 있는 것은 사실이지요.

    • BlogIcon TV익사이팅 2009.10.05 08:48 신고

      박명수씨가 의도했든 아니든 그 모습속에 그런 모습이 담겨져 있는 것 같아요. 가족을 위해 비굴해지는, 그래서 더욱 강해보이는 아버지의 모습입니다. 강호동, 유재석같은 아버지만 있다면 좋겠지만, 박명수 같은 아버지에 더욱 공감이 가는 것 같아요.

  5. 영리한 개그맨이죠^^ 2009.10.04 11:48

    몇년동안 (슬럼프가 있었던 때에도) 주말바다 박명수를 보며
    매일 오후2시~4시 사이의 박명수 라디오를 들어왔는데
    정말 괜찮은 사람이에요.

    가족 사랑이야 말로 표현 못할만큼 아주 따뜻한 사람이죠 ㅎㅎ
    TV에서 보여지는 박명수는 그냥 웃기고 악독하지만 ㅋㅋ
    라디오 듣고 하다보니까 이젠 사랑스럽네요^^

  6. hansarang 2009.10.04 21:31

    저는 언제나 박명수같은 분이 개그를 한다고 생각하고 자선사업에도 한달에 3백만원씩이나 하면서 더 벌며는 더한다는데 무한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40을 넘기기전에 결혼을 하셔서 너
    무나 고맙고 좋은 생각입니다. 저희 큰오빠가 41에 결혼했는데 못나서도 아니고 의학박사에 잘생
    기고 늘씬하지만 때가 있는 것인가봅니다.

    이성미의 딸이 하는 말이 유재석 삼춘이 박명수삼촌을 너무 힘들게 하는 것같다고 했다는 얘길 들
    었습니다. 명수를 골탕먹인다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말이나 개그를 잘못하는 때에 왜그러셨어요나
    어유 왜이렇게 못할까하는 그런 말들인 것같습니다. 글쓴이의 생각에 동참하면서 동감합니다.

    잘나고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사람들만이 휘젓고 사는 세상이 되어버린 작금에 탓할 일은 아니지만
    모두 자숙하고 나보다 생각이나 경제적이나 외모나 나이가 많은 사람들도 배려받으며 사랑받는 그
    러한 세상이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참고로 저는 내일 모래 환갑입니다.

    • 사족 2009.10.05 08:28

      개인적으로 무한도전 방송중에서 돈을 갖고 튀어라, 여드름 브레이크에서의 박명수씨 캐릭터 아주 좋아합니다. 순간적 순발력도 뛰어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이 돋보이죠. 한편으론 비록 방송에 불과하지만 그런 명수씨 모습을 보면서 아. 과연 방송계에서 끝까지 살아남을만 하구나. 하고 탄복을 하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명수씨는 캐릭터가 참 많죠. 캐릭터가 많다는것은 그만큼 변화를 추구한다는 것이기도 하죠.
      글쓴이의 생각에도 동감합니다만, 한사랑님의 멘트 중
      한부분 잘못된 부분이 있어 사족을 답니다.

      해투에서 이성미씨 딸이 했던 말은
      "명수씨가 재석삼촌을 너무 괴롭힌다" 였습니다. ^^
      방송을 여과없이 받아들이는 꼬마 시청자로써는
      당연히 여겨질만한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명수씨의 악당 캐릭터와 당하기만하는 재석씨의 캐릭터를 단면이 그대로 실린 방송이었던것 같아 조금 명수씨가 안쓰럽기도 했습니다만;
      그래도 명수씨 퐈이아~!!!

  7. BlogIcon 감자꿈 2009.10.05 00:59

    박명수의 글이 공감이 많이 됩니다.
    저는 본방을 못 봐서 늦게서야 방송을 봤습니다.
    박명수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훈훈해지기도 하더군요.
    추천 누르고 트랙백 걸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BlogIcon TV익사이팅 2009.10.05 08:45 신고

      반가워요, 감자꿈님 ^^*
      박명수씨를 응원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인 것 같아요.
      즐거운 한 주 시작하세요~!

  8. BlogIcon 초록누리 2009.10.05 08:16

    추석내내 컴에 문제가 생겨서 아무 것도 못봣답니다.
    무한도전도 이번주는 못봤어요.ㅠㅠ
    요즘 박명수가 저도 참 좋아지기 시작햇답니다.ㅎㅎ

    • BlogIcon TV익사이팅 2009.10.05 08:46 신고

      헉! 타지에서 컴퓨터 고장나면 정말 난감한데, 다행히 고치셨나봐요~! 백업의 생활화하셔서 소중한 자료 꼭 지키시기 바래요. 박명수씨가 아빠가 된 후부터 더욱 호감이 되는 것 같아요. ^^
      즐거운 한 주 시작하세요~!

  9. 홍순주 2009.10.05 09:18

    그전엔 박명수라는 사람..정말 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무한도전을 열실히 시청하면서 쭈꾸리 명수옹은 늘 내 시선 밖의 사람이었는데...
    두시의 데이트를 열혈 청취하면서 어느 순간 명수옹이 정말 소중한 사람으로
    자리 잡고 명수옹의 기사는 열심 스크립하고 명수옹의 건강을 걱정하고..ㅋㅋ
    명수옹과 같이 나이를 먹어간다는게 행복하기도 하구요..

  10. 익명 2009.10.05 11:17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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