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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비빔밥과 전주 국제 영화제로 유명한 전주에서 열정락서가 열렸다. 전주의 젊은이들은 또 얼마나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을지 기대하며 전주로 이동을 하였다. 가는 내내 날씨가 좋지 않았다. 정오인데도 하늘은 먹구름으로 가득하여 어둑 어둑했다. 급기야는 소나기가 오기까지 했다. 쌀쌀한 날씨에 비까지 오기에 열정락서를 듣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올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해보니 그건 기우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줄이 건물 안으로도 모자라 건물 밖으로 나와서 건물을 감쌀 정도로 길게 늘어서 있었으니 말이다. 다들 설레는 마음으로 열정락서에 참여하기 위해 우산을 쓰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열정락서에 참가 확인을 하려는 줄과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려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친구들과 함께 열정락서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번 전주의 열정락서에는 한국경제의 정규재 논설위원과 SERI의 류한호 전무 그리고 가수 윤상씨가 멘토로 나와서 청년들에게 열정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역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포토 월이었다. 폴라로이드로 직접 찍어서 기념품으로 사진을 주니 즐거운 추억으로 남길 수도 있을 것 같다. 


행사장 안은 금새 가득차게 되었다. 2층까지 사람들로 가득 찼으니 1200여명 정도의 사람들이 열정락서를 듣기 위해 온 것이다. 


첫 무대는 옥상달빛의 공연이 있었다. 옥상달빛은 5000장의 초판 앨범을 매진시키며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디 뮤지션이다. '수고했어, 오늘도', '없는게 메리트', '옥상달빛'등 다양한 노래를 들려준 옥상달빛. 그녀들의 노래는 유독 청춘과 아픔에 관한 내용들이 많고, 순수하고 경쾌한 멜로디로 풀어나가 마치 열정락서를 음악으로 들려주는 듯 했다. 


아름다운 옥상달빛의 공연이 끝나고 사회자인 오종철씨가 나와 본격적인 열정락서가 시작되었다. 첫번째 멘토는 한국경제의 정규재 논설위원 실장의 강의였다. 


먼저 정규재 논설위원은 키 이야기로 시작했다. 보다시피 정규재 논설위원의 키는 작다. 하지만 그의 아들은 키가 180cm가 넘는 큰 키라고 한다. 재미있는 점은 요즘 우리 나라 가족을 살펴보면 할아버지가 제일 작고, 아버지가 좀 더 크고, 자녀는 더 크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 집만 보아도 할아버지보다 아버지가 더 크시고, 아버지보다 내가 더 크다. 내 자녀는 나보다 더 클 것으로 기대한다. 통계적으로 보았을 때 유라시아 동쪽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키가 제일 크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유라시아 동쪽 나라 중에 가장 키가 작은 나라는 북한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할아버지의 키가 제일 크고, 아버지가 좀 더 작고, 자녀가 제일 작다는 것이다. 경제의 규모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큰 나라이고, 이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10여년 전 대학교 1학년 때 난 아프리카에 1달간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미리 공부하고 갔지만, 문화적 충격을 적잖이 받았다. 학교와 선생은 있는데 책이 없어서 교육을 못하고, 병원과 의사는 있는데 약이 없어서 치료를 못하고 있었다. 그곳에 책을 가져다 주고, 의료품을 전달해 주며 우리나라에서의 삶은 너무도 풍족하고 허영스러웠다는 것을 절감하고 왔다. 가까이에서 보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곳이지만, 좀 더 떨어져서 보면 5천만명의 사람들이 2만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7번째 나라인 것이다. 

우리나라가 큰 나라라는 이야기와 더불어 양극화에 대한 정규재 논설위원의 의견이 이어졌다. 자본주의의 결과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한다. 잘 사는 사람은 더 잘 살게 되고, 못 사는 사람은 더 못살게 되는 부익부 빈익빈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는 양극화가 아니라도 그는 주장한다. 우리는 공정한 시스템을 원한다. 일을 열심히 하면 그만큼 잘 살게 되고, 일을 하지 않는다면 못살게 되는 것. 그것이 공정한 시스템일 것이다. 세계가 양극화가 되고 있다면 중국이나 인도는 점점 더 못살게 되어야 할 것이고, 미국과 유럽은 훨씬 더 잘 살게 되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하루에도 수천만명씩 중국과 인도에서 신중산층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반면 오후 2시가 퇴근 시간인 그리스는 재정위기에 처해있다. 


경제 성장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고, 그것은 경쟁을 통해 일어난다. 이어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경쟁을 두려워 하지 말자". 경쟁을 안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경쟁을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는가가 더 중요한 일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공정한 시스템에서 투명한 경쟁을 통하여 성장해 나가는 것이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청춘은 아름답다는 말은 이미 청춘이 지난 사람들이 그 시절을 되돌아보며 추억할 때나 쓸 수 있는 말이라고 한다. 청춘은 아름답지 않고 괴롭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 이유는 정해진 목표가 없기 때문에 더 괴롭다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감을 가지고 나아가라는 그의 말에 공감이 갔다. 더불어 그는 청년의 때에 북경에서 상해까지 걸어가보라고 제안한다. 정규재 논설위원은 지금도 서울에서 강원도까지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타고 간다고 한다. 자기소개서에 면접관조차 신경쓰지 않는 스펙만 나열하는 것보다 북경에서 상해까지 걸어갔다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은 아마도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건 도전과 열정 그리고 한걸음씩 걸어가는 성실함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었나 싶다. 



두번째 멘토, SERI의 류한호 전무의 강의가 이어졌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류한호 전무는 High-quality 프로가 되자라는 주제로 강의를 시작했다. 서글 서글한 이미지와 부드러운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던 류한호 전무는 "품질"에 대한 이야기로 운을 띄웠다. 20여년 전에 삼성에선 신경영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여 류한호 전무는 품질에 대해 조사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질"이란 과연 무엇일까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한 철학책을 보았는데 거기에 "질"에 대해서 이렇게 정의하고 있었다고 한다. "원목적에 의한 응합성" 어려워보이지만 풀어보면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다. 원목적은 Original function, 즉 고유 기능을 의미하고, 응합성이란 충실함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원래 목적에 충실한 것이 고질(高質,high quality)이다. 안경의 본래 목적은 잘 보이는 것이고, 잘 보이는데 충실한 안경이 고품질의 안경이듯 말이다. 

그렇다면 원목적에 충실하지 않은 것은 저질(低質)일 것이다. 더불어 변질과 악질도 있다. 변질은 원목적이 교묘하게 바뀌는 것인데, 과일을 깎는 과도가 살인을 하는 도구로 사용되었을 때 변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악질은 원목적 자체가 나쁜 것을 의미한다. 마약이나 범죄조직이 이에 속할 것이다. 그 책에선 모든 사회 구성원이 포지셔닝이 High Quality면 그것이 모여 High Society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고 한다. 
 


류한호 전무는 간단한 공식을 통해 기업의 원목적과 기업의 생존 부등식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것은 좋은(High-quality) 기업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업의 원목적 공식은 CS+E이다. CS는 Customer Satisfy, 고객 만족이고 E는 Efficiency, 효율성이다. 기업의 원목적은 고객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기업의 생존 부등식은 V>P>C이다. V는 Value이고, P는 Price, C는 Cost이다. 가격은 원가보다 높아야 하고, 가격보다 더 나은 가치를 가지고 있을 때 기업은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원가보다 가격이 더 낮으면 적자가 계속 발생하여 기업을 지속시킬 수 없고, 가격보다 가치가 더 낮으면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하기에 또한 기업을 지속시킬 수 없다. 이는 개인에게도 적용이 되는데 급여보다 더 나은 일을 해야 하고, 그 일은 더 나은 가치를 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생의 질은 어떻게 평가되고 원목적은 무엇일까? 그건 청소년 때와 비교해보면 쉽게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아이였을 때는 자신의 이야기에 대한 책임을 잘 지지 않는다. 변덕이 죽 끊듯 하고, 자신의 주장만 고집한다.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지 않아도 허용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대학생이라면 이제 성년이 된 것이고, 자신이 말한 것에 책임을 지고, 생각한 것을 실행에 옮기며 다른 의견도 경청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류한호 전무도 정재규 논설위원과 같이 청년의 시기는 힘든 시기라고 말한다. 인생의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싸이클 경기나 마라톤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곳이 오르막길이듯 지금 한걸음 한걸음이 무겁고 힘들지만 여기서 승부가 결정되기에 힘들더라도 힘을 내서 한걸음씩 내 디디라고 응원하고 있다. 

성공한 프로 직업인들의 공통점을 들여다보았을 때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있었고, 평생학습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가며 고객만족을 실현하다보니 인연의 도미노가 일어나 성공의 가도를 달리게 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처음이 가장 어렵지만 목표는 조금 높게, 경력이 쌓일수록 기본에 충실하는 원칙을 지켜 나갔을 때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사과를 반으로 잘랐을 때 그 안에 씨가 몇개 들어있는지는 누가나 쉽게 알 수 있지만, 사과 씨 안에 사과가 몇개 들어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듯, 청년의 시기는 씨와 같아서 그 안에 얼마나 많은 가능성이 있는지 누구도 알 수 없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High Quality의 청년이 되라고 격려하였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 경쟁을 하지 않고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없냐는 질문이 나왔다. 그에 대한 류한호 전무의 답변은 블루오션을 찾으라는 것이었다. 내면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본다면 그곳에 블루오션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남의 꿈을 카피하면 그곳은 피 터지는 레드오션이 될 것이고, 자신의 꿈을 찾는다면 그곳은 행복한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세번째 멘토는 가수 윤상씨였다. 요즘 위대한 탄생에서 독설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윤상씨의 이야기가 기대되었다. 


우선 그는 독설가에 대한 오해부터 풀며 시작했다. 위대한 탄생 시즌2의 PD인 서창남 PD가 초등학교 동창이라고 한다. 그래서 만만한 자신을 악역으로 만들었던 것 같다고 한다. 독설가로 명성을 떨치며 평생 먹을 욕을 다 먹었다는 윤상씨는 편집 때문이라 말하였다. 실제 상황에선 당시 오디션에 임했던 참가자가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심사위원들을 깔아보듯 행동했고, 이런 태도에 대해 독설을 했는데, 편집은 참가자가 얌전히 노래하는 것만 나오고 자신은 독설 작렬하는 모습만 나와서 자신도 놀랐다고 한다. 요즘 근거없는 자신감에 가득찬 청년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그는 말한다. 자신을 어필하기 위한 자신감은 좋지만, 그것이 내실이 없이 자만으로 나오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또한 청년의 때에 음악을 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음악은 몸의 반응이고, 국경이 없는 언어이고 들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음악을 듣기가 힘들어진다고 한다. 젊을 때 많은 음악을 듣고 느끼는 것이 중요한데 때로 가사가 영어로 되어 있다고 고민하고 있다면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멜로디가 좋으면 가사는 좋을 수 밖에 없고, 가사가 좋으면 멜로디도 좋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추천곡으로는 존레논의 "이메진"을 꼭 한번 들어보라고 추천했다. 


모든 강의가 끝난 줄 알았는데 스페셜 게스트가 소개되었다. 바로 가수 임정희씨였다. 불후의 명곡2에서 활약을 하고 있는 임정희씨는 멋진 노래로 첫 무대를 장식했다. 시원한 가창력에 객석을 들썩 거리게 만드는 무대매너로 분위기를 후끈 달아올렸다. 


스페셜 게스트인만큼 사회자 오종철씨의 이야기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7년동안 연습생으로 있으면서 겪었던 아픔들과 미국 진출의 실패로 인한 아픔, 후배들을 먼저 데뷔시키는 속앓이등 허심탄회한 그녀의 이야기에 간절했던 당시 상황이 느껴졌다. 이젠 실력파 가수로 인정받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임정희, 그녀의 간절함과 아픔이 있었기에 지금의 임정희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정규재 논설위원과 류한호 전무, 가수 윤상과 임정희씨의 이야기까지 모두 들어보았다. 이번 열정락서에서 그들이 청년들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은 내실 있는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이 아니었나 싶다. 요즘 '잉여인간'이라는 말이 대학생들 사이에서 유행인가보다. 스펙 쌓기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돈이 되지 않는 행위에 투자하는 사람을 '잉여' 혹은 '잉여인간'이라고 부르며 자학하고 자책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좀 더 검색을 해 보니 맨날 TV보고 게임하고 음악만 들으며 지내는 것이 잉여라고 한다.

우리 사회에 잉여가 많다는 것은 오히려 반길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스펙쌓기에만 혹은 돈을 벌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류한호 전무의 말처럼 레드오션이 아닌 블루오션을 찾아야 할 것이다. 서로 똑같은 길을 가려고 몰리면 치열한 경쟁만이 생기기 때문이다. 블루오션을 찾기 위해선 잉여가 되어야 한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을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TV보는 것이 잉여란 말인가? TV를 정말 열심히 보고 좋아하여 글을 쓴다면 대중문화평론가도 될 수 있고, 연예부 기자가 될 수도 있다. 게임을 정말 좋아하고 열심히 한다면 프로게이머가 될 수도 있고, 게임을 보는 것만 좋아한다면 게임 해설가가 될 수도 있다. 음악을 좋아한다면 음악평론가가 될수도 있고, 뮤지션이 될 가능성도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검증받을 수도 있다. 다만 이렇게 되기에는 "열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열정은 자신이 잉여라고 자학하는데에서는 절대로 오지 않는다. 오히려 자학과 자괴감과 염세적인 마인드는 절망과 좌절만을 안겨줄 뿐이다. 

정규재 논설위원, 류한호 전무, 가수 윤상과 임정희씨가 이야기한 내실 있는 자신감. 그것이 잉여를 열정으로 이끄는 원동력이고 중요한 비밀이었던 것이다. 이것이 스펙 쌓는데 연연하지 말고 젊음의 자신감과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성실함으로 열정을 쌓아나가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열정락서 참여하기 (http://cafe.naver.com/passion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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