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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팬. 그 둘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죠. 팬이 있어야 스타가 되고, 스타가 있는 곳에는 팬이 항상 있으니 말이죠.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팬이 되는 것일까요? 왜 팬이 되어서 스타를 만들까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전에 팬에 대한 정의가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팬(fan)이란 헌신적인 봉사자, 열성가라는 뜻인 라틴어 fanatucus에서 유래된 fanatic이라는 단어의 약어입니다. fanatic은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는데요, 광기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그 팬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게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떠한 생산물도 만들어낼 수 없음에도 열정적으로 때로는 광적으로 한 사람 혹은 그룹에 헌신하니 말이죠. 







열정, 헌신, 광기라는 단어 안에는 팬이 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열정, 헌신 또는 광기를 끌어낼 수 있다면 팬을 만들 수 있는 것이죠. 다시 말해 남들의 열정과 헌신, 나아가 광기까지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스타가 된다고 볼 수 있겠네요. 가수에 있어서는 노래를 잘 부르거나, 배우에 있어서는 연기를 잘 하는 것이 기본적인 팬을 만들어낼 수 있는 조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도 여러 요인들이 팬을 만들고, 그런 요인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팬들이 많이 생겨서 스타가 되는 것 같은데요, 외모적인 부분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1차적으로 눈에 보이는 외모, 2차적으로 그들의, 혹은 그녀들이 속한 영역에서의 전문성이 팬을 만들어줍니다. 


또한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전제조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건 바로 노출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노출이 되느냐가 팬을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조건이 되는 것이죠. 지상파, 케이블, 종편, 라디오 할 것 없이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 노출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좋은 조건을 가지게 됩니다. 


스타와 팬. 조금 더 깊게 그 관계를 들여다보고 싶어집니다. 스타는 부와 명예를 얻게 되지만, 팬은 무엇을 얻게 되기에 그렇게 열정적이고, 헌신적이고 광적이 되는 것일까요? 스타가 무엇을 주기에 팬이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 궁금해집니다. 그 실마리를 팬의 기원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팬이라는 단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19세기 후반에 스포츠가 관객을 위한 이벤트로 변화하는 과정부터입니다. 스포츠나 상업적인 오락에 대한 열성적인 사람들을 지칭하는 단어로 팬이 사용되기 시작했죠. 스포츠가 단순히 선수들의 경쟁이었을 때보다는 그것이 관객을 위한 무언가가 되었을 때부터 팬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따라서 연기력이나 가창력이 소름이 돋을 정도일지라도 청중에게 무언가를 줄 수 없다면 팬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청중이나 관객이 좋아할만한 표정, 제스처, 스타일, 공감하고 동질감이 느껴질만한 생각이나 철학, 말투, 목소리, 정말 나를 위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세심한 배려나 나를 이끌어줄 수 있을 듯한 카리스마등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하여 팬으로 만들지 않나 싶습니다. 돈과 명예는 아니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팬들은 제공받고 있는 것이죠. 


요즘에는 팬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습니다. 많은 소셜 네트워크에서 팬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페이스북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르게 되면 우리는 팬이 됩니다. 어떤 곳에서는 팔로워라고도 하고, 또 어떤 곳에서는 충성 고객이라고도 하죠. 아무래도 충성 고객이라는 단어보다는 팬이라는 단어가 보다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건 팬은 스타만이 갖게 되는 건 아니죠. 기업도 팬이 많으면 스타 기업이 됩니다. 충성 고객이 많아지는 것이죠. 어떻게 하면 팬을 더 많이 만들수 있을까요? 팬이라는 뜻 그대로 열정적이고 헌신적이고 때로는 광적인 고객을 얻는 것만큼 기업에게 든든함은 없을 것입니다. 


기업이 팬을 얻는 과정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차적으로는 기업의 이미지를 볼 것이고, 2차적으로는 제품 및 서비스의 성능에 대해 볼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전제 조건으로는 많은 채널에 노출이 되어야 한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죠. 즉, 마케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최근 각광받고 있는 마케팅 채널인 페이스북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연예인 중 페이스북 팬수가 가장 많은 연예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려 1500만명이 넘는 사람이 배우 이민호의 팬인데요, 꽃보다 남자, 신의, 상속자들등에 주연으로 출연하여 전세계적으로 많은 팬이 있는 스타입니다. 





스타라면 이 정도 영향력은 있어야겠죠? 수줍은 듯한 감성적인 사진 한장과 대만 공항에서 인사를 못했다며 아쉬워하는 인사 멘트 한 줄은 무려 55만명이 좋아요를 누르고, 16000여명의 댓글, 그리고 5500여명이 공유를 하여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매우 가볍고, 간단하고, 팬들 바로 옆에 있는 듯한 메세지는 수억을 들여 마케팅을 하는 기업보다도 더 좋은 효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민호 페이스북 팬들은 그야말로 헌신적이고 열정적이고, 광적이기까지 하네요. 


그렇다면 기업 페이스북 페이지는 어떨까요? 대개는 팬이 아닌 고객으로 대하는 것 같습니다. 회사를 자랑하거나 제품과 서비스의 장점에 대해 나열하는 것이 전부이죠. 아직은 진정한 팬을 만들어내기에는 부족해보이는 부분이 많은데요, 스타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팬들이 열광할 수 있는 무언가를 제공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팬과 스타와의 관계를 잘 파악해본다면 기업 또한 제품 사진 하나에, 혹은 기업 로고에 팬들이 열광하게 만들고, 광적으로 만들 수 있겠죠? 국내에도 고객들을 열광시키는 스타 기업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이 글은 전경련 자유광장에 실린 글입니다. (http://www.freedomsquare.co.kr/2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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