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즘 패떴의 인기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유재석의 힘일까, 아니면 기획의 힘일까. 난 캐릭터의 힘이라 말하고 싶다. 패떳이 처음 시작했을 때만해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1박 2일과 무한도전 그리고 우결까지 짬뽕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호화 멤버로 제대로 된 시너지 효과를 끌어내지 못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경쟁 프로인 1박 2일이나 우결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생각해보면 1박 2일도 우결도 동일한 수순을 밟아오지 않았나 싶다. 패떴은 아이돌 스타부터 예능 스타들까지 총동원한 화려하고 야심찬 멤버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하기에 그들이 시너지를 낸다고 하면 최고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리고 이제 그 시너지들이 하나씩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1. 덤앤더머

유재석은 과연 최고의 MC답다. 누구든 유재석 옆에 있으면 빛이 난다. 상대방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유재석의 능력은 패떴에서 역시 빛을 발하고 있다. 자체발광 아이돌 스타 대성이라도 예능에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유재석과 함께 호흡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유리의 성 홍보차 나온 이진욱은 유재석 효과를 톡톡히 보고 갔다. 이진욱의 매력을 한껏 끌어낸 유재석의 재치는 결국 나 또한 유리의 성을 열심히 보게 만들고야 말았다. 그 날 솔직히 이진욱을 처음 보았다. 그저 어리버리하고 4차원적인 어설픈 모델인 줄 알았는데, 유리의 성을 보고 나선 이진욱 팬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유리의 성에서 그의 얼굴만 보아도 키득 키득 웃음이 나왔지만 그의 예상외의 연기력에 이진욱 팬이 되어버렸으니 패떴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것 같다.

대성 역시 패떴에서 유재석과 함께 덤앤더머 캐릭터를 만듬으로 예능 스타로 한번에 떠올랐다. 아이돌에 관심없는 아저씨라 에스에스오백일이라 말하는 나도 이제 대성은 확실히 안다. 입가에 미소가 끊이지 않는 재롱둥이 대성을 모를 어른들은 없을 것이다.

유재석과 함께 펼치는 공작이나 어이없는 실수들 그리고 서로 짝자꿍이 잘 맞는 모습은 이제 그들의 캐릭터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37살의 유재석과 20살의 대성, 무려 17살차이나 나는 그들 사이에 환상의 짝궁으로 캐릭터를 잡은 모습은 과감하고도 유재석의 힘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2. 천데렐라와 김계모

이천희와 김수로의 캐릭터는 가장 먼저 자연스럽게 잡히게 되었다. 에이스로 출발한 이천희는 의외로 부실한 모습을 보이며 어리버리한 캐릭터로 자리 잡아갔고, 대학 선배이자 연기자 선배인 김수로의 힘을 바탕으로 한 이천희 괴롭히기는 천데렐라와 김계모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내었다.

이제 이천희와 김수로의 캐릭터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만큼 캐럭터의 모습 또한 가식적이지 않고 자연스럽다. 억지로 이천희가 김수로에게 항상 지기만하고, 당하기만 하였다면 이렇게 재미있는 캐릭터로 성장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앞으로 천데렐라와 김계모의 캐릭터가 기대되는 이유는 이천희의 반항과 김수로의 수모 혹은 복수 그리고 화해등의 여러 다양한 모습을 보여줌으로 정체되어 있지 않기 때무이다.

3. 국민남매

유재석이 만든 또 하나의 캐릭터가 바로 국민남매이다. 몸이 열개라도 모자를텐데 아마도 예능은 그의 천직인 듯 싶다. 국민요정 이효리와 함께 국민남매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낸 유재석은 이효리의 친오빠처럼 정말 재미있는 상황을 잘 만들어내었다. x침을 캐릭터의 주무기로 삼고 있는 국민남매는 유재석이 다이빙을 주저하고 있을 때 만화같은 x침 장면같은 것을 통해 캐릭터를 더욱 단단히 만들고 있다.



4. 어르신 윤종신과 이여사

존재감이 떨어졌던 윤종신 또한 캐릭터를 잡았다. 바로 박명수와 비슷한 캐릭터로 항상 아프고 피곤하고 나이 때문에 당하는 캐릭터이다. 거기에 이효리를 끌고 들어가서 이여사라는 캐릭터로 자신의 캐릭터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

장년층 3인방으로도 캐릭터를 잡아가고 있는 윤종신은 특유의 말장난으로 어르신의 캐릭터를 확고히 잡았다. 아직 건재한 섹시스타 이효리를 한순간에 이여사로 만들어버린 윤종신은 조만간 박명수와 같이 유재석도 물고 늘어지지 않을까 싶다.

5. 달콤 살벌한 예진아씨

패떴에서 단독으로 캐릭터를 잡은 사람은 예진아씨가 유일하지 않나 싶다. 이효리의 그늘에 묻히지 않을까 걱정했던 박예진은 강력한 캐릭터로 그 걱정을 잠재워버렸다. 이효리에 절대 밀리지 않는 포스로 달콤 살벌한 예진아씨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내었기 때문이다.

이쁘고 가녀리게 생긴 외모에서 나오는 독특하고 과감한 행동들이 그녀의 2%부족한 부분을 완벽히 채워주지 않았나 싶다. 패떴을 통해 제일 잘 뜬(?) 사람이 아마 박예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박예진의 캐릭터는 어떤 예능에서도 잘 먹힐만한 인상 깊은 캐릭터가 되었다.


패떴을 보면 게스트를 통해 캐릭터를 더욱 확고히 만드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게스트가 한번 나올 때마다 게스트를 띄워주는 듯하지만 패떴 멤버들의 캐릭터가 하나씩 완성되는 느낌이었다. 최근에 논란이 되었던 아이돌 스타 게스트에 대한 것 또한 개인적으로 그것을 통해 캐릭터가 더욱 강하게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

겉으로는 소녀시대 태연에게 열광하는 분위기였지만, 그를 통해 삐져있는 여자들과 태연에게 잘보이려는 각 캐릭터들을 통해 오히려 패떴의 캐릭터가 더 강하게 인식되어지지 않았나 싶다. 이번 패떴을 보고나서 소녀시대의 태연보다는 천데렐라와 윤종신, 김계모, 덤앤더머 캐릭터가 더 인상에 남았기 때문이다.

게스트는 게스트 나름대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패떴은 캐릭터를 강하게 구축한 방송이었던 것 같다. 캐릭터를 잡았다는 것은 이제 앞으로 치고 나갈 일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1박 2일도 그랬고, 우리 결혼했어요도 그러했다. 캐릭터를 잡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힘든 것이지 일단, 캐릭터가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강하게 자리잡은 후에는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어 앞으로 추진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캐릭터만 잡히면 다 승승장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직 패밀리가 떴다에는 포멧이 부족하다. 매번 장소만 바뀌고 똑같은 장면이 반복되는 것은 자칫 메너리즘에 빠지게 만들 수 있다.



매번 할머니 할아버지는 약도를 어설프게 그려주시고, 이상한 명령조로 해야 할 일들을 적어둔다. 그리고 해야 할 일은 적당히 하고 게임만 하다가 고기 잡아서 한바탕 우여곡절 끝에 요리를 한다. 밥 먹고 순위 정하기 게임 끝에 아침에 확성기 들고 일어나 아침을 만든다. 이렇게 레퍼토리를 예측하게 되기 시작하면 재미는 반감되기 마련이다. 무릎팍도사가 그러했고, 1박 2일이 그러하다. 특히나 리얼리티라는 장르를 하고 있는 패밀리가 떴다에는 이런 반복되는 패턴은 조심해야 할 것이다. 조금 더 다양하고 창의적인 재미를 가져다 준다면 다른 경쟁 프로와 차별도 되고, 롱런하게 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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