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

이성진, MC계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을까?

이종범 2008. 10. 9. 00:54

접 대마왕 이성진이 방송으로 다시 복귀했다. 방위산업체를 마치고 소집해제를 한 이성진은 화려한 복귀를 하였다. 예능 프로의 게스트로 나오기도 하고, 뮤지컬 싱글즈의 주인공을 맡기도 했다. 게다가 시트콤에서도 러브콜이 들어오고, 케이블 및 여러 프로그램에서 MC를 제안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는 해피투게더와 미수다에 출연한 것을 보았다. 방위산업체를 가기 전까지만 해도 주접으로 예능계를 휩쓸었던 예능 황태자였는데 그 명성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요즘 MC계를 보면 유재석과 강호동의 양대산맥으로 쉽게 그 판도가 뒤집어지지 않을 것 같다. 예능 프로는 유재석과 강호동의 프로그램들로 나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유라인과 강라인이 대세이다. 얼마전 발표된 출연료도 유재석은 회당 900만원이라는 최고액을 자랑하며 MC계의 1인자로 자리잡았다. 놀러와, 예능선수촌, 무릎팍도사, 해피투게더, 스타킹, 무한도전, 1박 2일, 패밀리가 떴다까지 예능을 꽉 잡고 있는 유재석과 강호동 체제를 이성진이 뒤집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2년간의 공백이 컸는지 아직은 감을 못잡고 있는 것 같다. 놀라와와 미수다에 나온 이성진의 모습은 참 낯설었다. 화면에 많이 잡혀 얼굴을 알리려는지 자주 일어서고,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을 많이 하기도 했다. 이성진의 말 한마디에 분위기가 가라앉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아직은 적응단계라는 것을 느꼈다. 다시 주접으로 승부를 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캐릭터로 나올 것인지도 궁금하다.

이성진은 신정환과 비슷한 캐릭터였던 것 같다. 오히려 신정환보다 이성진이 더 재미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예전에 이성진이 손 한번만 코에 갖다대기만 해도 배꼽잡고 웃었던 생각도 난다. 주접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준 이성진의 개그가 그립기도 하지만, 지금도 주접 캐릭터로 승부를 하려 한다면 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주접의 재미는 상황과 관계없이 자신을 망가뜨리는 것에 있는데 이미 신정환이나 탁재훈, 그리고 진상 정형돈등이 써먹어 보았지만 별 재미는 못 보았다. 이유는 유행이 바뀌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은 오버보다는 꾸미지 않은 솔직한 모습이 더 재미를 주는 것 같다. 아마도 새로운 장르인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것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솔직한 모습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같은 모습이 더 정확한 표현같다.

효리와 예진아씨의 쌩얼이나 아침에 퉁퉁부은 모습이 재미있게 느껴지고, 우결처럼 진짜 같은 연출이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그런 면에서 최근 강호동이 유재석에게 밀리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도  약간 오버가 있는 강호동의 스타일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무릎팍도사나 1박 2일의 컨셉이 약간 감동을 유도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오버 리엑션의 강호동이, 자신은 잘 드러내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진행하는 유재석에게 밀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주접은 그야말로 오버의 극치이다. 한 때 오버가 큰 재미를 주었지만, 이제는 약간 상황이 달라졌기에 이성진 또한 주접의 이미지보다는 다른 리얼하게 보이는 캐릭터가 필요할 것 같다. 일반 예능프로보다 리얼 버라이어티에 출연하여 감을 익힌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물론 예전 주접의 이미지로 승부를 걸 수도 있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이성진의 방송 복귀가 반가운 것은 그의 개그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개그맨은 아니지만 개그맨보다 더 재미있었던 이성진을 기억한다. 그리고 이성진 정도라면 현재 MC계를 약간이라도 흔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유재석, 강호동 외에 새로운 대안이 없는 MC의 자리가 이성진의 컴백으로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