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했어요에 새로운 신상 커플인 환요비 커플에게 별명이 생겼다. 안면도 갯벌에서 개미투어를 하던 환요비커플은 게가 구멍을 파 놓은 흔적을 가지고 화요비가 개똥이라고 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환희는 화요비에게 개똥이라는 별명을 지어준다. 무뚝뚝한 남편상인 환희를 잘 나타내주는 화요비의 별명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여자들이 들었으면 화냈을 법한 별명에 화요비는 화색을 하며 입에 짝짝 감긴다며 그 별명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그런면에서 화요비의 4차원적인 캐릭터도 잘 반영된 별명인 것 같다. 아마도 이제 환요비커플보다는 개똥커플로 불리지 않을까도 싶다.
우리 결혼했어요의 경쟁 프로그램인 1박 2일 또한 개똥이라는 별명이 지어진 같은 시간에 강호동에서 새로운 별명이 붙었다. 그것은 바로 짱돌MC이다. 그 날 따라 유난히 말이 꼬였던 강호동은 연속되는 말실수로 멤버들의 핀잔을 듣게 되었다. 급기에 리모델링을 리모딩으로 발음하고 부촌의 반대말로 저촌을 언급하면서 짱돌MC에 쐐기를 박게 되었다. 모르는 척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줄 아느냐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자신도 “인털리”하게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바람에 짱돌MC의 이미지는 더욱 확고해졌다.
연예인들에게 하나씩 별명이 있다. 특히 예능 프로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별명이 더 많은 것 같다. 허당 이승기, 천데렐라 이천희, 이여사 이효리, 김계모 김수로, 윤회장 윤종신, 메뚜기 유재석, 땅꼬마 하하, 건뚱 정형돈, 거성 박명수, 달콤살벌 박예진, 마녀 서인영, 개미 크라운제이등등 참 많은 별명들이 있다. 이런 별명들은 연예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연예인들의 별명의 효과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았다.
1. 친근감 |
우선 친근감이 생긴다. 개똥이, 어리버리, 허당, 거성, 이여사, 메뚜기… 친숙하고 정감있는 별명들이다. 보통은 그 사람의 잘난 모습보다는 약간 단점이 될 수 있는 모습이 별명이 되는 것 같다. 보통 친구들의 별명을 지어줄 때도 특징을 잡아서 지어주지만 꽃미남, 킹왕짱보다는 개똥이, 마빡이를 더 선호하는 것과 같은 것 같다. 강호동의 별명도 천하장사 강호동보다는 짱돌MC 강호동이 더 잘 어울리는 것도 같은 이치인 것 같다.
연예인들은 팬들에게 감사의 멘트를 할 때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산다고 한다. 그 관심과 사랑이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섰을 때 별명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별명은 더 많은 친근감을 불러일으켜 더 큰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된다. 별명은 남을 비하하는 뜻으로 하기보다는 그만큼 그 사람과 친하다는 것을 내비치는 의미로 더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2. 외우기 쉬움 |
사람의 이름을 외우지 못하는 나는 특별한 경우에 사람의 이름을 외울 때 그 사람의 특징을 잡아내어 별명으로 외우곤 한다. 많은 연예인들이 있지만 그 이름을 다 외우지는 못한다. 하지만 남녀노소 쉽게 외울 수 있고 각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별명이다. 개똥이 화요비, 짱돌 강호동, 메뚜기 유재석, 개미 크라운제이, 마녀 서인영, 깐죽 윤종신(윤회장보다 깐죽이 더 잘어울림), 덤앤더머 대성, 어리버리 천희… 이름은 잊어버려도 별명은 쉽게 잊지 않는다. 어린 아이들이나 어르신들도 별명으로 연예인들을 기억하여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별명이 그만큼 외우기 쉽고 별명 자체가 특징을 잡아낸 친숙한 명칭이기 때문에 쉽게 연상되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기억되는 것은 매우 의미있고, 연예인들에게는 자신을 알리게 되는 더욱 중요한 수단이다. 그래서 별명을 되도록 빨리 짓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딜레마가 있으니 바로 한번 인식되면 쉽게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별명은 대게 약간 모자른 점을 부각시켜야 가장 효과가 크다. 위에서 말했듯 꽃미남이나, 미녀가수, 완소남 등은 별 효과가 없다. 거성 박명수보다는 악마 박명수가, 신상 서인영보다는 마녀 서인영이, 천데렐라 이천희보다는 어리버리 천희가, 천하장사 강호동보다는 짱돌MC 강호동이 좀 더 강하게 다가오고 효과도 더 크다. 자신을 낮추어야 하기에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연예인들이 쉽게 별명을 선택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효과는 쉽고 빠르게 자신을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3. 확실한 이미지의 어필 |
별명은 특징을 잡아내기에 사람들에게 이미지를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다. 또한 사람들은 그 별명에 맞게 그 사람을 보기도 한다. 어리버리 천데렐라 천희라는 별명이 생긴 후 이천희의 어리버리하고 일 열심히 하는 모습이 더욱 잘 눈에 띈다. 일꾼 이수근도 별명이 생긴 후로 일하는 모습이 더욱 자주 눈에 보인다. 짱돌MC 강호동도 별명이 붙은 이후에 무식한 모습이 자주 보였고, 앞으로도 더욱 잘 보일 것이라 생각된다. 개똥이 화요비는 개똥이로 인해 환희의 무뚝뚝하면서 장난스런 모습이 더욱 부각될 것이고, 화요비는 4차원적인 모습이 더욱 부각될 것 같다.
사람들에게도 이미지를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고 또한 사람들도 별명을 토대로 그 이미지만 선별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그리고 연예인들도 자신의 별명에 맞게 행동하는 일이 의도적이든, 의도적이 아니든 생기는 것 같다. 아기들이 울다가 특정 현상에 반응하여 울음을 그치는 현상이 있다 내 조카아이는 어떤 상황에서든지 “개울가에~~ 올챙이 한마리~~” 동요만 불러주면 희한하게 울음을 뚝 그친다. 그것은 아마도 그 노래를 불렀을 때 울음을 그치면 부모가 신기해하는 모습이 각인되어 자연스럽게 그런 반응이 형성되는 것 같다. 별명도 만들어지고 나면 의도적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저절로 자신도 모르게 그 별명에 맞는 행동을 더욱 자주 보여주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별명을 짓는 것 하나만으로 많은 영향과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단순하게 지은 연예인들의 별명이 다양한 효과를 가져오는 것 같다. 개똥이와 짱돌MC 최근에 본 두 경쟁프로에서 우연하게 동시에 지은 별명이 새삼 새로운 시각으로 다가오게 되어서 글을 써보았다. 재미있으라고 지은 별명이 의외로 큰 효과를 가져오는 것 같다.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 안짓는 것보다는 그래도 별명을 우선 만드는 것이 연예인들에게는 더 필요할 것 같다. 하나의 이미지로 굳어지기도 하지만, 신비주의를 추구하는 톱스타급이 아니고서는 자신을 알려야 살아남는 연예인들에게 별명은 자신이 좀 낮아지더라도 그것이 결국은 팬들의 관심과 사랑에서 비롯된 애칭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별명이 더 각별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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