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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이 저조한 시청률로 그 막을 열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트리플. 뚜껑을 열고보니 생각보다는 괜찮았지만, 현재 여론에 따르면 앞으로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 같다. 트리플의 주인공인 이하루 역을 맡은 민효린의 연기도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운데다 광고인 3인의 연기도 생각보다 좋았다. 다만 급하게 만들어서 그런 것인지, 가끔 말도 안되는 설정이 손발을 오그라들게 만들기도 했다.

예를 들어, 이하루가 며칠 빙빙 돌며 다니더니 요술공주 밍키라도 되는 마냥 요술을 부려 급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스케이트를 신어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노출이 되어 다이어트한 컨셉으로 나아가야 했겠지만, 너무도 어설픈 설정이었다. 또한 신활역을 맡은 이정재가 프리젠테이션 하는 부분도 황당 그 자체였다. 이정재가 한 것이라고는 "네, 다음을 보시죠" 밖에 없는데 엄청나게 성공적으로 승리한 프리젠테이션이라니... 그 프리젠테이션을 가지고 호들갑을 떠는 모습이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였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러브라인이나 극의 긴장도는 높은 편이었다. 복잡한 상황 설정으로 로멘틱한 긴장감을 주는데는 성공한 것 같다. 다만 복잡한 관계 설정은 시청 충성도가 높게 만들기에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초반 시청률이 중요하다. 하지만 트리플의 초반 시청률은 신데렐라맨보다 못한 4%, 6%대에 머물고 말았다. 이는 트리플의 3가지 악재로 인한 것이 아닌가 싶다.

   첫번째 악재: 김연아
 



김연아를 건드린 트리플은 노이즈 마케팅을 원했겠지만, 보이콧만 만들어내고 말았다. 적당한 이슈는 관심을 불러일으키지만, 감정을 건드린 이슈는 극단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는데 트리플의 김연아를 향한 한풀이는 최악의 상황을 불러일으켰다.

김연아가 트위터를 하자 그 뒤를 따르는 사람이 순식간에 만명을 돌파했다. 만명이 별거냐고 할 지 모르지만, 그 만명의 의미는 만명 이상이다. 우선 인터넷을 하는 사람은 10~30대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 중에 블로그를 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트위터는 마이크로블로그로서 아직은 블로그를 하는 사람들만이 그 존재에 대해 알고 있다. 또한 블로그를 하는 사람중에도 트위터를 하는 사람은 매우 소수이다. 즉, 며칠만에 만명을 돌파했다는 것은 트위터를 하는 한국인 대부분이 팔로우를 했다는 것과 같다.

김연아트위터

현재 김연아 트위터는 13332명의 팔로우가 있다


김연아를 따르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그 권력에 감히 트리플이 도전했으니 그 결과가 참담함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최수인으로 나오는 이하나가 피겨 스케이팅을 하는 부분에 김연아 사진을 합성하여 사진을 찍어 놓았다. 하필이면 왜 김연아를 건들였을까? 의도적이 아니었을가 싶다. 김연아가 안나와주니 이렇게라도 하겠다는 항의성으로 말이다. 다른 피겨 스케이팅 선수도 많은데 하필 김연아 사진을 합성했다는 것은 의도가 숨어있는 것일테다. 네티즌의 수사력을 보았을 때 그 정도는 쉽게 찾아내리라 예상했을 것이니 말이다.

김연아를 건드린 것은 앞으로 두고 두고 후회할 것이다. 최악의 마케팅을 펼친 트리플, 2회 연속 방영과 내용이 나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저조하고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첫번째 악재인 김연아를 건드린 것이 매우 크다.

   두번째 악재: 경쟁작
 



하필이면... 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트리플의 타이밍은 매우 안좋았다. 신데렐라맨이 신나게 욕먹고 흐지부지하고 눈에 띄는 PPL로 결말을 지어 한자릿수 시청률을 물려주었는데, 트리플은 그보다 못한 시청률로 바톤 터치를 했다 .

차승원-김선아, 황정민-김아중 커플에 맞서 이정재-민효린(혹은 윤계상-민효린?) 커플로 맞서겠다는 것은 너무도 역부족이다. 권상우-윤아 커플도 경쟁 커플에게 심하게 밀렸는데 말이다. 게다가 그 코드 또한 코믹으로 가닥을 잡아 차승원-김선아, 황정민-김아중 커플과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다.

시티홀은 이제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조국이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고 신미래는 시장으로서 역할을 실행해 나가고 있다. 다음 주에는 BB가 조국을 지지하고 나섰으니 그 갈등은 더욱 짙어질 기색이다. 그바보 또한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구동백에게 넘어오고 있는 한지수와 그 한지수에게 다시 시작해보자고 하는 강모의 대결 구도가 극적인 긴장감을 가져다주고 있기에 다음 주 트리플의 고전도 예상해볼 수 있다. 이 두 경쟁작이 끝나야 기회를 엿볼 수 있을텐데 아직 끝나려면 1달은 더 기다려야 한다.

   세번째 악재: 피겨 스케이트
 



트리플은 스포츠 드라마인데 그 안에 스포츠가 없다. 피겨 스케이트에 대한 배경 지식이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시청자를 고려하여 그렇게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트리플 안에 있는 피겨 스케이트는 그저 구색에 불과한 것 같다.

트리플 악셀에 초점을 맞추어 일본의 아사다 마오만을 위한 피겨 스케이트를 끌어내었는가 하면, 화면에 빙글 빙글 도는 것만 너무 포커스를 둔 나머지 피겨 스케이트인지 체조인지 모르게 만들어놓았다. 이대로라면 분명한 가닥을 잡아야 할 것이다.

피겨 스케이트인지 로멘스인지 말이다. 제목은 피겨 스케이트가 생각나게 하지만, 3명의 광고쟁이들을 뜻하는 로멘스로 만들 수도 있다. 지금의 상황으로는 피겨는 구색으로 꽂아 넣고 그냥 로멘틱 드라마로 끌고 나가는 것이 김연아에 대한 이슈도 피할 수 있고 조금 더 코믹하게 만들면 경쟁작에도 대항할 수 있으니 이로보나 저로보나 그게 더 나을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트리플은 피겨 스케이트 부분만 빼고 로멘스로 본다면 꽤 괜찮은 내용이다. 연기도 꽤 안정적이며 인물 설정도 쉽게 빠져들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특히 이하루의 캐릭터는 트리플에 활력을 가져다주는 매우 매력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미 인식되어버린 여러 이미지들 때문에 트리플의 악재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처음부터 난항인 트리플이 앞으로 어떻게 이 위기를 해쳐나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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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홀은 PPL의 천재이다. 물 흐르 듯 자연스럽게 광고하는 제품들을 보고 있으면 저것이 광고인지, 스토리인지 헷갈릴 정도이다. PPL은 제품 간접 광고(Product Placement)로 드라마를 협찬해주는 제품들이 노출되게 하여 간접적으로 광고를 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PPL이 많으면 극의 흐름을 방해하고 제품 홍보에만 열중하는 이미지를 갖게 만들어 안좋은 평판을 얻기 마련이다. 하지만 너무 눈에 띄게 하지 않거나 아예 눈에 띄게 한다면 스토리와 잘 맞아 떨어져 상생의 묘를 얻는 경우도 많다.

내조의 여왕에서는 청정원이 그러했는데, 퀸즈푸드는 청정원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고 퀸즈푸드 안에는 수많은 청정원 관련 광고들이 줄기차게 나온데다 아예 스토리에 천연 조미료 개발 이야기를 넣음으로 청정원에 대한 광고를 제대로 했다. 하지만 극의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게 잘 넣음으로 인해 내조의 여왕도 인기를 얻고 청정원도 광고 효과를 극대화 했기에 서로 상생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주말의 최고 인기 드라마인 찬란한 유산도 PPL을 잘 활용하는 드라마 중 하나이다. 찬란한 유산도 아예 스토리를 PPL을 염두해두고 만들었는데 바로 신선설농탕이다. 제작지원을 했다고 하는데, 아예 찬란한 유산 이야기가 신선설농탕의 기업 이야기인 것처럼 만들어졌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기업, 그리고 맛과 기업 문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도 했다. 찬란한 유산을 아예 신선설농탕 사내 자료로 사용해도 될 정도인 것 같다. 신선설농탕도 중앙공급시스템이나 공장 내부를 공개함으로 찬란한 유산에 소재와 장소를 제공해주는 상생의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찬란한 유산을 보고 있으면 나부터도 신선설농탕에 가서 설렁탕 한그릇을 먹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할 정도이다.

반면 신데렐라맨은 위와 같은 효과를 노리고 SOUP을 소피아로 바꾸어 내보내었다. 동대문 시장까지 들먹이며 SOUP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지만, 스토리와 동떨어지는 내용의 PPL이 많아서 오히려 인상이 찌푸려질 정도였다. 마지막에는 아예 대놓고 신상 홍보를 하고 있으니 보는 내내 불편하기도 했다.


PPL에 대한 의견은 다양할 것 같다. 기본적으로 안좋은 인상을 먼저 갖기 마련이겠지만, 제작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 많은 제작비를 충당하고 이득을 보기 위해서는 적절한 타협과 협상이 필요하다. 그래서 적당한 선에서 PPL은 용납할만하다. 반면 과유불급이라고 너무 많은 PPL로 인해 극 몰입도에 악영향을 끼친다면 해가 될 것이다.

시티홀은 PPL을 가장 멋드러지게 하는 드라마인 것 같다. 각 요소마다 적절히 배치하여 코믹한 캐릭터와 결합함으로 약간 튀는 PPL도 자연스럽게 넘어가곤 한다. 엊그제도 청소기 광고가 눈에 띄게 튀었지만, 신미래의 코믹 캐릭터로 자연스레 넘어가기도 했다. 게다가 이어지는 치킨과 핸드폰, 한우 설렁탕등 스트레이트 PPL이 계속 되었지만 별 어색함 없이 신미래의 시장 적응하라는 스토리에 집중시킬 수 있었다.

시티홀 속에 수많은 PPL이 존재하지만, 그 중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것은 아마도 노라조가 아닐까 싶다. 시장 선거 때부터 선거 주제가로 불려왔던 노라조의 슈퍼맨은 이번에 조국의 선거 주제가로 쓰이고 있다. 이번에는 아예 노라조가 직접 부른 것 같았다. 노라조의 슈퍼맨은 선거 주제가로 완전히 딱 잘 어울렸다. 게다가 노라조의 코믹한 캐릭터가 시티홀의 코믹한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진다.


PPL까지는 아니고 협조 정도였겠지만, 그래도 앞으로 노라조에게 올 이득을 생각해본다면 PPL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앞으로 선거를 할 때 분명 이 노라조의 슈퍼맨은 선거 유세 주제가로 깨나 인기를 끌 것이기 때문이다. 학교 회장 선거부터 대통령 선거까지 아마도 수년간 각종 선거에 최고 인기 주제가가 될 것 같기도 하다.

시티홀에서 조국의 이미지는 스마트하고, 학벌 좋고, 외모도 훤칠하고, 성격도 좋고, 10급 공무원을 시장에 올릴 만큼 능력도 출중하고, 시장과 연애를 할 정도로 순수함을 가지고 있으며, 게다가 대통령을 만든 거물의 숨겨놓은 아들이라나 뭐라나... ^^; 조국은 정치인으로서 가장 이상적이고 멋진 캐릭터이고 시티홀의 주인공이다. 그리고 그가 내세운 선거 주제가가 바로 노라조의 슈퍼맨이다. 자연스럽게 선거 때 노라조의 슈퍼맨을 사용하는 후보는 조국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갈 수 있게 될 것이고 이는 노라조에게는 호재일 것이다.

또한 오늘부터 노라조가 콘서트를 한다. 그 이름도 재미있는 아이스크림 갈라진 쇼이다. 이로서 콘서트까지 홍보할 수 있게 되었으니 노라조로서도 1거 3득의 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노라조는 2009/01/10 - [채널4 : 최신 이슈] - 노라조 악플 대처로 급호감 글에서도 썼듯 현명한 악플 대처로 더 많은 인기를 얻기도 했다. 한동안 그 글을 쓰고 노라조 악플로 검색해 들어온 분들이 꽤 많았으니 노라조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PPL의 천재 시티홀에 앞으로도 PPL이 많이 나오긴 하겠지만, 노라조 PPL처럼 극 속에 잘 스며들어가 몰입도를 헤치지 않으면서 드라마와 광고주만 이 아닌 시청자까지도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잘 열어 갔으면 좋겠다. 수목드라마의 강자를 차지하고 있는 시티홀이 앞으로 어떻게 PPL을 진행해나갈지도 매우 기대가 된다. 그리고 노라조의 슈퍼맨이 선거 때 얼마나 많이 쓰일지도 기대가 된다. 노라조, 시티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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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고가 점점 재미있어지고 있다. 물론 시청률에 있어서는 선덕여왕이 월등히 앞서가긴 하지만, 자명고의 약진도 눈 여겨 볼만 하다. 남자이야기가 엉망진창으로 끝나버리다 보니 자명고가 더 돋보이기도 하는 것 같다. 잠시 '남자이야기' 이야기를 해보면 정말 실망 그 자체인 드라마이다. 매우 큰 기대를 가지고 보기 시작했으나 가면 갈수록 점입가경에 어떻게 마무리 지으려고 산으로 가나 했더니 황당한 결말을 내보였다. 설마 시즌제로 만들려는 것은 아니겠지? 깔끔하게 채동건설이 망하고 그 자리에 명도시장이 원했던 대로 서민들을 위한 아파트 만들고 끝냈어야 했다. 왜 드라마의 마지막 회는 항상 어설프게 대충 대충 용두사미처럼 끝내야 하는 것일까? 마지막 회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시청자를 위한 최소한의 책임감이 아닐까 싶다.

남자이야기 가 이렇게 첫 기대와 다르게 실망을 준 반면, 자명고의 경우는 첫 실망과 다르게 기대를 갖게 하는 것 같다. 처음에는 정말 안습이었다. 에덴의 동쪽에 마지막까지 마케팅에 당하고 WBC에게까지 당해 엉성한 스페셜을 내보내어 고생만 하고 소득은 없는 시작을 했다. 주연 배우들의 인지도나 연기력도 처음엔 많이 후달렸다. 게다가 처음에 모든 결말을 다 보여주고 시간의 역순으로 여러 번 거슬러 올라가 아역까지 간 것은 중간 중간의 흥미를 잃게 만드는 주범이었다. 차라리 아역으로 한번에 넘어갔으면 좋았으련만...


처음부터 확실한 어필을 하지 못한 자명고는 내조의 여왕에 밀리게 되었고, 남자이야기까지 가세하여 힘든 시청률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결국 조기종영이라는 최악의 수를 꺼내 들기도 했다. 이제 내조의 여왕이 끝나고 선덕여왕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고현정을 내세운 선덕여왕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자명고와 같은 사극이다.

어떻게 보면 진정한 진검승부를 할 수 있는 같은 장르의 사극이다 보니 더 잘된 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선덕여왕은 내조의 여왕과 잘 바통터치를 한데다가 내용도 매우 흥미로워 인기의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난 선덕여왕보다 자명고가 더 재미있다. 선덕여왕이 재미없다는 것이 아니라 자명고가 재미있어졌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먼저 선덕여왕에 대해 말하자면,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 아역에 머물러 있기에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힘들다. 선덕여왕은 확실히 재미있다. 내용도 그렇고 화면도 돈 들인 것 같다. 다만 6회에서 산적들과 대적하는 장면은 주몽을 보는 듯 해서 안습이었다. 무언가 급박하게 찍어야 했던 상황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한 산적 장면은 스토리를 위해 개연성을 포기한 듯한 모습이었다. 그래도 덕만의 연기와 미실의 포스를 느끼며 서서히 형성되어가는 대립구도가 재미있다. 아직 성인 배우가 나오지도 않은 상태이기에 선덕여왕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선덕여왕에 대한 기대보다 자명고의 활약에 대해 더 집중하여 조명해보고자 한다. 자명고는 어찌 보면 비운의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하필이면 에덴의 동쪽과 꽃보다 남자의 사이에서 시작하여 새우등 터지다가 내조의 여왕에게 완전히 선수를 빼앗겨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조기종영이란 악수를 두고 마무리해가던 중 서서히 뒷심을 발휘하며 진가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자명고에서 뿌쿠는 자신이 자명 공주임을 알게 되고, 호동왕자와 라희, 뿌쿠 사이의 삼각관계가 시작된다. 강호동이 자꾸 떠오르는 호동왕자와 북을 찢는 낙랑 공주에 대한 이야기는 어렸을 적 동화책에서 보았던 내용인데 의문이었던 것은 호동이 왜 왕자로 남았는지와 낙랑 공주는 왜 북을 찢었는지 였다.

그리고 자명고를 보면 작가의 아름다운 상상력을 통해 그 이유를 알 수 있게 된다. 호동은 권력보다 사랑을 선택한 로맨틱가이였다. 카사노바의 기질을 가지고 있던 호동은 라희와 뿌쿠 모두를 사랑하게 된다. 라희는 약간의 동정심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라희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을 정도로 호동의 감정은 달콤하다. 뿌쿠와도 말 그대로 그냥 안고 자기만 했던 매너남 호동. 호동의 신분은 왕자이지만, 어미가 부여사람이고, 고구려와 비류나부의 이해관계 때문에 송매설수에게 치이며 훗날 왕이 될 해우에게 밀리게 된다.

왕이 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아왔던 호동에게 사랑이란 치명적인 유혹이 다가왔고, 그것은 자신의 삶의 이유를 찾게 해주며 권력의 부질없음을 느끼게 해 준다.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 행복하다는 호동의 말은 결국 권력을 쟁취해야 하는 삶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상황을 말해주지만, 그럼에도 호동은 사랑 속에서 행복을 찾아간다.

그러고 보면 호동은 자신이 원해서 왕자로 남은 것 같다. 라희를 죽을 수 있었고, 송매설수를 죽일 수 있었으나 그 안에 있는 정 그리고 사랑으로 인해 그는 냉혈한 왕이 되기보다는 한 명의 인간으로 남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호동은 뿌쿠를 더 사랑하지만, 호동을 더 사랑한 것은 뿌쿠보다는 라희였고, 그래서 자명고는 찢어지게 된다.


또한 그 삼각관계 밖에 얽히고 꼬여 있는 권력의 이해 관계는 자명고를 더 재미있게 해주는 요소인 것 같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인 모양혜도 자주 나와 더 재미있다. 그녀의 목소리만 들어도 가슴속에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낙랑과 고구려의 대결 구도는 고구려의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생각해보면 고구려가 우리의 자랑스런 역사이긴 하지만, 강대국이었기에 약소국의 입장에서는 매우 무정하고, 비정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었을 것이다. 역사는 강자의 입장에서 쓰여지기 마련이지만, 자명고에서는 낙랑의 입장에서 고구려를 그려낸 것 같다.

주몽과 바람의 나라에서 보아왔던 고구려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매우 흥미롭고, 바람의 나라에서 무휼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냉정하고 결과주의였던 대무신왕의 모습도 신선하다. 앞으로 낙랑이 망하게 되고, 그로 인해 왕홀이 낙랑의 왕이 되어 고구려와 한판 승부를 벌이는 모습도 매우 기대가 된다. 호동은 결국 송매설수의 음해로 인해 죽게 된다는데 그게 아마도 자명과의 관계 때문이 아닐까 생각도 들지만, 어떻게 결말을 지을지도 기대가 된다.

조기종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시청률이 나와주어야 그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자명고를 좀 더 많이 봐 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선덕여왕 팬들에게는 약간 미안한 제목을 붙이게 되었다.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자명고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다. 나처럼 자명고를 재미있게 보고 있는 사람도 있으니 조기종영으로 남자이야기처럼 용두사미 결말을 내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여 기억에 오래도록 남고 다모처럼 계속 회자가 되는 그런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호동과 자명 그리고 낙랑 공주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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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진정한 라이벌전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신데렐라맨이 종영을 하면서 시티홀과 그바보의 진검 승부가 시작될 전망이다. 신데렐라맨은 기대를 져버리고 허무한 결말로 그나마 좋아했던 팬들을 실망시켜 타 드라마로 깔끔하게 이탈시켰고, 후속작인 트리플은 신데렐라맨 효과를 얻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제 본격적인 절정으로 들어가게 된 시티홀과 그바보는 최고로 재미있는 부분으로 들어가고 있다. 시티홀에서는 신미래가 시장에 당선되어 인주시를 바꾸고 공무원 세계를 뒤흔들 스토리가 기다리고 있다. 첫 시장 출근날부터 왕따를 당하고 시청이전 문제를 백지화하겠다고 나서자 국장급들이 모두 사표를 들고 나온다.


과거 부정부패와 신미래의 싸움이 흥미진진해질 것 같다. 특히 이 부분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이유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꼬집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깡패시켜서 계란과 토마토 던지는 무력을 사용하고, 보도블럭 갈고 다리 놓아 뒤로 비자금 빼돌리고, 국장끼리 똘똘 뭉쳐 자신들의 권력을 남용하는 이런 일들은 현실과 매우 잘 오버랩되고 있기 때문이다.

촛불 들었다고 물대포 쏘고, 구타하고, 잡아 넣고, 멀쩡한 땅에 운하를 만들겠다는 것이나 권력을 남용하여 사람을 사지로 몰아넣는 일들이 신미래에 의해 어떻게 비꼬아지고 속 시원하게 될 지 기대가 된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시티홀의 또 하나의 재미를 가져다주는 것은 김선아의 닭살 애교 작렬이다.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잠시 음소거를 하게 만드는 김선아의 닭살 멘트들은 삼순이의 뻔뻔한 얼굴을 떠올리게 하며 웃음과 재미를 주고 있다. 코맹맹이 소리로 혀 짧은 말을 내뱉으며 여배우로서 철저히 망가지며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다. 김선아의 닭살 애교는 차승원의 능구렁이같은 모습과 함께 환상의 콤비를 이룬다.


지금까지 시티홀이 수목드라마의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차승원-김선아 커플 때문이다. 경쟁작을 통틀어 이처럼 잘 어울리는 커플은 없기 때문인데, 차승원과 김선아의 평소 코믹 이미지는 시티홀의 작가에 의해 극대화되고 있다. 게다가 김선아의 닭살 애교까지 곁들어지면서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신미래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그바보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황정민을 앞세운 그바보는 황정민의 연기가 아까울 정도로 김아중의 연기가 안습이었다. 황정민은 차승원과 맨투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나 김아중이 김선아게 밀려서 커플 경쟁에서 뒤쳐지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김아중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한지수는 구동백의 2번째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10번 구동백을 웃기기로 한다. 10번 구동백을 웃기기 위해 뻘짓을 감행한다. 눈을 감고 싶게 만드는 김아중의 썰렁개그와 망가지는 개그는 한지수와 구동백을 더 가깝게 연결해주어 환상의 커플이 될 수 있다는 조짐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이다.

비슷한 스토리의 스타의 연인에서는 최지우의 포스가 너무 강하였다. 최고로 아름답고 유명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오랜만에 컴백한 최지우를 띄워주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사용했었는데 그 결과 시청률 참패라는 쓴물을 마셔야 했다.


그바보에서는 한지수의 포스가 낮았고, 구동백에 좀 더 집중하였다. 그 결과 수목드라마 2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제 한지수를 망가뜨림으로 수목드라마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그바보의 내용도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구동백이 한지수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게 되고, 구동백과 한지수의 사랑이 이제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펼칠 유치찬란뽕짝인 알콩달콩 사랑이 진행될수록 시청률은 점점 올라갈 것이다. 구동백의 3번째 소원 전까지 말이다.

그바보는 신데렐라맨 시청자들을 지금 끌고와야 시티홀과 진검승부를 낼 수 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김선아에 필적할수 있는 김아중을 만들어야 한다. 바보 개그도 불사하는 김아중의 망가짐은 그바보를 더욱 인기있게 만들어줄 것이고, 그렇게 유입된 시청자들은 황정민의 연기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이제 수목드라마의 핵심은 누가 더 웃기느냐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김선아가 더 닭살스러울수록, 김아중이 더 바보스러울수록 수목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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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이 15년 후로 점프를 함으로 본격적인 아역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아직 이요원이 나오지 않아 고현정의 독주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요원의 아역인 덕만이가 출중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선덕여왕의 재미를 이끌어주고 있다.

중국 사막까지 가서 광동어와 북경어, 로마말까지, 게다가 영웅전까지 등장하며 신선한 상상력을 불어넣어주었다. 그 낙타 타고 다니는 먼 사막까지 도망간 덕만과 소화도 대단하지만, 거기까지 기어코 쫓아온 칠숙도 대단한 것 같다.

선덕여왕 3,4회를 보면서 왠지 나는 명절 특집 영화들이 생각이 나며 웃음을 지었다. 선덕여왕과 다음의 영화들이 크로스오버가 되는지 한번 살펴보겠다.

1.  터미네이터


이건 송원섭님의 스핑크스에서도 언급되었던 내용으로, 많은 사람들이 선덕여왕의 칠숙을 보고 터미네이터를 떠올렸다고 한다. 검색어에도 선덕여왕 터미네이터가 뜰 정도였으니 다들 공감하는 내용이라 생각한다.

미래에 악녀 미실에게서 세상을 구할 선덕여왕이 될 덕만, 그리고 그 덕만을 지키는 엄마 소화. 그 모녀를 죽이려고 미실의 명령을 받고 15년 동안 중국 사막까지 쫓아가서 죽이려는 터미네이터 칠숙. 누가 보아도 딱 맞아떨어진다. 더구나 칠숙은 터미네이터처럼 문노에게 칼을 맞아도 살아나고, 무공도 뛰어날 뿐 아니라, 한번 타겟이 입력되면 15년 동안 쫓아다니는 프로그래밍된 것 같은 끈질김 또한 있다.

연약하고 불만 보면 경기를 일으키는 소화는 덕만을 위해 불 구덩이 속에서 칠숙을 향해 칼을 꽂는다. 그렇게 칠숙은 죽는 줄 알았지만, 산산조각 났다가 액체가 되어 다시 붙는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기적같이 일어난다. 그리고 다시 덕만과 소화를 향해 돌진해나간다. 불 속에서 나오는 칠숙의 모습은 흡사 터미네이터와 같다.

칼까지 맞고도 다시 사막으로 말을 타고 덕만과 소화를 쫓아가는 칠숙과 끝까지 덕만을 지키려는 소화의 모습이 터미네이터가 오버랩 되게 하였다.

2. 나홀로 집에


칠숙이 터미네이터와 같긴 했지만, 칠칠 맞은 칠숙은 어이없게 덕만을 죽일 기회를 놓치게 된다. 미실의 충신이자 화랑인 칠숙은 문노와 맞먹는 무예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덕만의 턱힘에 여지없이 나가 떨어진다. 팔 한번 물었다고 나자빠지는 모습은 어이가 없기도 했다. 그리고 쥐구멍으로 도망가고 그것을 쫓아가는 모습은 흡사 '나홀로 집에'를 떠오르게 했다.

명절이면 어김없이 나오는 매컬리 컬킨의 '나홀로 집에'… 지금은 마약에 쪄 들어 폭삭 늙었지만, 명절 때 나오는 매컬리 컬킨은 뽀얀 피부에 양손으로 스킨을 뺨에 바르며 비명을 지르는 모습 그대로이다. '나홀로 집에'에서 가장 불쌍한 것은 꼬맹이 혼자 있는 집에 들어온 2인조 도둑. 구슬에 나자빠지고, 화염방사기에 머리를 홀딱 태우고, 달궈진 손잡이를 잡는가 하면, 찐득이에 발이 붙어버리는 일까지, 그것도 4회까지 시리즈로 계속 당하는 2인조 도둑이 떠오른 것은 바로 칠숙의 어리버리함 때문이었다.

제후에 의해 사지에 몰렸으면서도 기지를 발휘하여 죽을 사(死)가 쓰여진 옥을 삼켜버리는 행동을 보여준 덕만은 무시 무시한 터미네이터 칠숙을 상대로 요리 조리 골탕을 먹인다. 팔을 물어 뜯고, 초를 들고 있는 칠숙을 향해 술을 들이붓는다. 어이없게도 팔 한번 물리고 칠숙은 나자빠지고, 온 몸에 불이 붙기도 한다. 게다가 덕만을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 입 방정을 떨다가 소화의 칼에 맞아 죽을 고비를 겪게 된다.


소화의 칼이 맞아 쓰러졌을 때 칠숙이 죽은 줄만 알았다. 그리고 칠숙이 죽는 장면은 사람이 죽는 장면은 사람이 죽는 장면인 만큼 조금은 엄숙해야 하는데, 난 깔깔 웃고야 말았다. 문노의 칼에 부하도 다 잃고 죽을 뻔 했다가 살아남아, 15년 동안 사막까지 쫓아와서 겨우 임무를 완성하나 했더니 '나홀로 집에' 덕만에게 어이없게 당하다가 덜 떨어진 소화의 느릿 느릿한 꼬챙이에 옆구리를 찔려 죽다니 그 상황이 너무도 웃겼기 때문이다. 마치 2인조 도둑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3. 친절한 금자씨


마지막으로 떠 오른 명절 특집 영화는 친절한 영애씨였다. 이영애가 주연한 친절한 금자씨. 아름답고 친절한 금자씨이지만, 걸리면 피바다가 되어버리는 무시 무시한 여자. 말투도 얼마나 친절한지, “너나 잘하세요”는 영화보다 더 히트를 친 유행어가 되었다.

고현정이 맡은 미실은 금자씨의 사극 버전이 아닌가 싶다. 항상 웃으며 색기로 모든 남성의 여인이 되고, 친절한 말투로 국세다운 모습을 보여주지만, 자신의 말에 복종하지 않는 사람은 가차없이 베어버리는 금자씨, 아니 미실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너나 잘하세요”의 미실 버전인 “사람은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 사람은 그럴 수 없어!” 이란 명대사를 남긴 미실의 얼굴에는 튀긴 피가 뽀얀 피부에 살벌하게 수놓아져 있는 모습이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우악스럽게 생긴 사람이 착하면 만화 엔젤전설처럼 매우 재미있는 모습이 연출된다. 반대로 아름답게 생기고 친절한 말투의 사람이 악하면 웬만한 공포영화보다 더 무섭게 느껴진다. 선덕여왕 미실의 매력은 바로 그 안에 금자씨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선덕여왕을 보는 내내 이 영화 세편이 떠올랐다.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명절 특집 영화가 대작 선덕여왕 안에 들어가 있으니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에겐 충분한 재미를 가져다 준 것 같다. 20%가 넘는 시청률을 보이며 월화드라마의 새로운 강자로 우뚝 서게 된 선덕여왕은 앞으로 이요원과 박예진, 엄태웅이라는 카드를 가지고 있는 상태이다. 앞으로 선덕여왕의 행보가 매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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