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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기대를 잘 안하는 편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 때문이다. 특히나 정말 기대되는 것일수록 기대를 안하려고 노력한다. 삼시세끼가 바로 그런 프로그램이었다. 어촌편이 너무 기대되었는데 혹시나 너무나 큰 기대를 했다가 실망도 크면 어쩌냐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실제로 우려했던 일들이 일어났다. 장근석 사건이 터지고 급하게 손호준을 넣었는데, 겹치기 논란까지 일어서 삼시세끼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줄이려고 했다. 


가끔 글을 쓰다가 거의 다 썼는데 글이 날아가는 경우가 있다. 서버가 불안정하거나 전원이 나갔는데 임시저장이 안되어 있을 경우 정말 허무하다. 다시 처음부터 같은 주제로 글을 써야 하는 고통은 말로 다할 수 없고 너무나 짜증나는 상황이다. 그런데 지금 삼시세끼가 딱 그런 상황이었다. 글 쓰는거야 혼자 뚝딱거리면 되지만, 방송을 다하고 편집도 다 한 상태에서 그걸 몽땅 버리고 다시 똑같은 주제로 만들려면 작가부터 PD까지 머리를 싸매고 창작의 고통보다 더한 재편집의 고통을 느껴야 했을 것이다. 





장근석을 빼고 만들어야 했기에 더욱 심하게 편집해야 했다. 이런 경우는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왕왕 있었다. 무한도전에서도 얼마 전에 노홍철의 음주사건 이후 촬영분에서 노홍철을 지우기 위해 노력을 했다. 하지만 김태호PD도 노홍철의 그림자를 완벽하게 지우지는 못했다. 그래도 이해한다. 다 찍어 놓은 것을 그 사람만 빼고 편집하려니 얼마나 힘이 들까. 시청자도 그 정도는 이해한다. 노력한 것만 보여주어도 충분하다. 


하지만 삼시세끼는 그렇지 않았다. 마술처럼 장근석을 삼시세끼에서 완전 지워버렸다. 멀리 하늘에서 찍은 전체 배경 샷을 제외하고는 장근석이 나오지 않았고, 음성마저 나오지 않았다. 마치 차승원과 유해진 둘이서만 엄마, 아빠 놀이 하며 간 듯한 느낌이었다. 40대의 훈훈함을 느낄 수 있는 여유롭고 캐미 돋는 그런 방송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 스토리만 보면 장근석이 굳이 있을 필요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완벽하게 이야기는 흘러갔다. 


오히려 간간히 나온 손호준이 이 어촌편의 주인공답게 그려졌으니 소기의 목적은 완전히 이룬 셈이다. 다음 편부터 손호준이 나올테지만 다음 편에도 손호준은 게스트로 나올 뿐 장근석이 함께 한다. 하지만 연출의 마술은 다음 편에서도 장근석을 완벽하게 사라지게 할 것 같다. 장근석이 나오는 장면은 모두 잘라내어 화질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확대하여 보여주었고, 정말 어쩔 수 없이 나와야 하는 장면이라면 뒷통수만 나왔다. 그것도 유심히 보지 않으면 누구 뒷통수인지 모를 정도다. 





제작진의 디테일은 정말 완벽했다. 중간에 차승원이 통발을 설치하려 가는 장면에서 원래는 차승원과 장근석이 함께 가는 모양이다. 그래서 혼자 남은 유해진에게 차승원이 우리 다녀오는데 혼자 있어서 심심하지 않겠냐며 "우리"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하지만 자막에는 "나"라고 나왔다. 같이 다닌 것까지 모두 혼자 다닌 것처럼 만들어 내야 하니 정말 이건 마술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정도이다. 


연출의 힘이 이렇게 대단한가를 세삼 느끼기도 했다. 실력 없는 사람이 도구 탓을 한다고 했던가. 무조건 아이돌과 걸그룹만 부르면 시청률이 올라가는 줄 알고 끼워 맞췄던 다른 프로그램들이 무색하게 삼시세끼는 한류스타인 장근석을 완전히 사라지게 하고, 40대인 차승원과 그나마 인지도도 더 약한 유해진을 통해 재미는 물론 시청률까지 잡았다. 9.7%라니. 농촌편 평균 시청률도 5.7%였는데 무려 4%나 더 껑충 뛰었다. 1회의 기대는 넘치게 채워졌고, 2회는 더 높은 시청률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요즘 한창 수목드라마로 불붙은 킬미 힐미가 9.9%이고, 하이드 지킬, 나가 8%인데, 지상파도 아닌 케이블에서 9.7%라니. 마술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완벽하게 장근석을 지운 이유는 무엇일까? 다 만들고 제작발표회까지 다 하고 이제 방영일만 남겨두었는데 다된 밥에 재를 뿌린 장근석이 얄미워서일까, 아니면 노출이 조금이라도 되었을 경우 장근석이 받게 될 비난의 여지를 없애기 위한 배려였을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연출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그리고 삼시세끼가 얼마나 재미있는 프로그램인지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손호준을 얼마나 잘 살려줄지도 기대가 된다. 1회만에 카리스마 넘치는 차승원을 도둑놈과 차줌마로 만들어버리고, 캐릭터 전무하여 1박 2일에서도 애매모호했던 유해진을 상남자 아빠, 돼크라테스로 만들어버리다니 손호준은 과연 어떤 캐릭터로 만들어갈지 기대가 된다. 또한 정글의 법칙과 동시간대에 손호준이 나오게 될텐데, 두 프로그램에서 손호준을 어떤 캐릭터로 만들어낼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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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지킬, 나"가 시작했다. 1회를 본 소감은 대박 예감이었다.시청률도 무난하게 8.6%로 시작하였다. 초반에 고릴라 나오는 장면에서 좀 어색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몰입되면서 빠르게 전개가 되었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의 스토리를 기대하게 만드는 장면들이 나와주어서 기대가 되었다. 현빈은 구서진역과 로빈역을 하면서 다중인격장애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두가지 모습을 연기해야 하는 부담감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즉, 현빈의 연기력에 따라 이 드라마의 성패가 가려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처음에 나왔던 고릴라 CG는 처음엔 너무 어색해서 이건 뭐지 싶었다. 그만큼 신경을 쓴 고릴라 장면을 넣은 이유가 분명 있었을 것이다. 제작진도 무리수인 것을 알면서도 넣었을텐데 고릴라가 나온 것은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괴물로 느끼는 고릴라가 서커스 단장인 장하나에게는 고분 고분하고 친구처럼 지낸다. 하이드 지킬 역시 사람들이 괴물로 볼수도 있지만 장하나에게만은 고분 고분한 친구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기도 하고, 고릴라 장면으로 인해 구서진 캐릭터를 확고하게 해 주기도 했다. 자신이 피해를 볼까봐 여자 팔을 물고 밀치고, 혼자만 살겠다고 달아나며 심박수고 높아지면 로빈이 나타난다는 것도 보여주는 긴박한 장면이 바로 고릴라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스토리가 매우 흥미진진한데, 첫회에서 로빈의 모습이 잠시 나오게 된다. 로빈은 하이드의 모습으로 장하나를 구하는 장면에서 잠시 나타나게 된다. 현빈은 지킬과 하이드를 분명히 다르게 표현해야 하는데, 우선 구서진역이 매우 현빈과 잘맞는 캐릭터였다. 완벽주의자에 냉철하고 이성적인 모습, 나아가 약간은 찌질해보이는 모습까지 오버한 듯한 연기로 구서진의 역을 잘 소화하여 초반부터 구서진에 대한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하이드 지킬, 나의 기획의도를 살펴보면 매우 흥미롭다.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에서 모티브를 얻었는데, 1886년에 발표한 소설인 [지킬박사와 하이드]에서 저자 루이스 스티븐슨은 하이드를 "욕망, 쾌락, 분노, 증오의 화신, 강간, 협박, 폭행, 살인을 서슴지 않는 사이코패스,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추악한 욕망과 악의 표상"이라고 캐릭터를 정의하였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기로도 하이드는 나쁜 놈이고, 지킬박사는 착한 놈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 드라마는 여기서 "인간 내면의 욕망"이라는 것이 과연 추악하기만 하고 악의 표상일까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하게 된다. 인간의 욕망으로 인류는 발전을 하게 되었고, 욕망 중에는 누구를 해치려는 것보다는 누구를 사랑하고 싶은 것이 더 크다는 것이 착안하여 [하이드 지킬, 나]를 기획했다고 한다. 


오히려 지킬박사는 욕망이 억제된 사람으로 윤리에 갇힌 착한 남자가 아니라 사랑 따위는 모르는 극한 이기주의자로서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모든 것들을 제거하며 필요하면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의 팔까지 무는 찌질함을 보여준다. 구서진이 바로 지킬이고, 로빈이 바로 하이드인 것이다. 상식이라 여겼던 것을 완전히 반대로 뒤집은 발상 자체가 매우 재미있고 드라마에 몰입하게 만들어준다. 





또한 구서진과 로빈은 한사람이지만 다른 인격을 가지고 있고, 서로의 인격에서 일어났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 삼각관계가 형성이 된다. 구서진과 장하나와 로빈 사이의 삼각관계로 로멘틱 코미디가 성립이 되는데, 구서진과 로빈은 한사람이고 장하나를 두고 두 인격이 벌이는 삼각관계이니 참으로 해괴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결국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사랑을 하는 것인데, 한 남자 안에 두 인격이 존재함으로 장하나와 삼각관계를 만들어버리니 말이다. 


현빈과 한지민의 호흡이 굉장히 중요한 드라마라 볼 수 있는데 첫회에서 보여준 연기로는 매우 기대가 된다. 현빈은 구서진역과 로빈역의 차이점을 1회만에 분명히 보여주었고, 한지민 역시 장하나역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게 해 주었다. 혜리가 로빈을 보좌하는 민대표의 딸로 나오는데 연기 경험이 풍부하지 않은 혜리가 과연 얼마나 잘 소화할지가 관건이긴 할 것 같다. 


최근 이 정도로 흥미를 끌게 만든 드라마는 "하이드 지킬 ,나" 밖에 없는 것 같다. 인간의 욕망이 오히려 더 선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하이드가 괴물이 아닌 히어로로 만든 하이드 지킬, 나의 이야기가 또 어떤 신드롬을 만들어낼지 기대가 된다. 또한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를 넘어서 해리성 정체 장애(DID : 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 다중인격장애)라는 새로운 정신 질병을 이슈화 시킬 것인지도 궁금하고, 현빈과 한지민의 달달하고 코믹한 캐미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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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의 어촌편. 요즘같이 볼 예능 없는 시기에 가뭄의 콩나듯 반가운 소식이다. 이서진과 택연의 캐미도 좋았지만, 만들면 빵빵 터지는 100% 적중률의 연출진들이 만든 프로그램이라 더욱 기대가 되었다. 게다가 차승원과 유해진이 나온다니 감히 상상도 못한 캐스팅이었다. 게다가 장근석도? 처음에 장근석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매우 의아했다. 택연 대신 장근석? 이승기 대신 장근석? 그간 바르고 어수룩하기까지한 캐릭터들을 활용하던 제작진이 장근석을 택한 이유가 몹시 궁금했다. 허세로 캐릭터를 잡은 장근석이 능글 능글한 차승원과 알수 없는 매력의 유해진 사이에서 어떤 연결고리를 만들어낼까 하는 궁금증이었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새로운 도전이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캐스팅임은 분명했다. 역시나 댓글이나 반응들은 장근석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삼시세끼로서는 젊은 여성층과 해외팬까지 두루 가지고 있는 장근석을 캐스팅한 것이 호재였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만만하게 촬영까지 마쳤다. 예고편에서 보여준 장근석의 모습은 나름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어촌으로 간 삼시세끼팀은 장근석이 회를 뜰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캐스팅했다고 밝혔는데, 그 모습을 잠깐 보여주기도 했다. 만약 삼시세끼에서 회 뜨는 모습을 보여주고 소탈한 모습을 보여주고, 유해진과 차승원에게 당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거품끼가 싹 빠져 허세 캐릭터가 사라지게 된다면 제작진은 장근석의 해외 팬이나 여성 팬까지 사로잡을 수 있다는 득을 얻게 되고, 장근석은 남성층과 괴리감이 있는 캐릭터를 희석시킬 수 있기에 모두에게 좋은 그림이었다. 


그러나 결국 탈세로 인해 자진하차를 하게 되었고, 삼시세끼로서는 악재 중의 악재가 아닐 수 없었다. 장근석의 이미지를 희석시켜주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심지어 촬영까지 마치고, 제작발표회도 마치고 이제 방영만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주인공의 하차는 모든 것이 물거품되는 순간이었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진 것이다. 허세 캐릭터를 희석 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던 장근석은 탈세 이미지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얻게 되었고, 프로그램 촬영까지 마치고도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제작진은 우선 촬영을 다시해야 하고, 차승원과 유해진에게도 양해를 구해야 했을 것이다. 장근석의 탈세와 삼시세끼가 함께 보도되고 있기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퍼지기 전에 장근석의 대타도 찾아야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반응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악재 중의 악재가 분명한데 댓글이나 시청자의 반응은 오히려 잘 되었다는 분위기였다. 차라리 방송이 시작하기 전에 불미스런 일이 난 것이 다행이지 방송이 시작되고 한참을 방영하다가 그랬으면 더 혼란스러웠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럼에도 제작진 입장에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었기에 장근석의 대타를 급하게 찾았다. 그렇게 찾은 사람이 바로 손호준. 꽃보다 청춘도 같이 했었고, 응답하라도 했었고, 믿고 맡길만한 사람, 제작진의 요구대로 따라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으로 손호준이 적격이었다. 그러나 또 다시 악재가 찾아왔다. 바로 손호준의 겹치기 출연! 정글의 법칙에서 멤버를 새로 싹 갈아서 야심차게 새출발을 알리는 시즌에 손호준이 출연한다. 정글의 법칙과 삼시세끼는 동시간대 프로그램으로 경쟁 프로그램이다. 안그래도 정글의 법칙이 삼시세끼에 시청률을 많이 빼앗기는 상황에서 삼시세끼가 먼저 촬영한 멤버를 데려가 쓴 셈이니 상도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삼시세끼로서는 몰랐다고 하지만 악재는 악재였다.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을 캐스팅해서 촬영을 한다니 이유불문하고 삼시세끼 출연진은 욕을 먹어도 할말이 없다. 만약 정글의 법칙이 새로운 멤버로 차승원과 유해진, 이서진, 택연을 캐스팅했다면 정글의 법칙은 욕을 무지하게 먹었을 것이 자명하다. 그런데 그 반대의 상황이 발생했으니 삼시세끼에게는 악재가 다시 생긴 셈이다. 아직 방송도 하기 전에 이렇게 악재가 많은 프로그램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악재가 호재로 작용했다. 손호준의 캐스팅은 정말 신의 한수였고, 모두가 원하던 캐스팅이었다. 삼시세끼에 이전에 보여주었던 모습도 있고, 게스트로 나올 사람들도 삼시세끼 출연진과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나오다보니 응답하라 배우들을 다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도 있다. 실제로 첫회부터 정우를 만나게 되었으니 쓰레기와 해태의 만남이 성사되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재미있었다. 삼시세끼와 정글의 법칙 모두를 보겠다는 반응들이 대다수였다. 오히려 정글의 법칙은 예전 조작 사건 때문에 떨어져나간 시청층들이 꽤 많았을텐데 이번 겹치기 출연의 피해자로 나오게 되면서 마침 새로운 시즌을 새롭게 시작하는 시점에서 떠났던 시청층을 다시 끌어올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보통은 겹치기 출연을 하면 한쪽이 손해보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정법도 떠났던 시청자들이 돌아올 결심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삼시세끼는 장근석의 공백을 손호준으로 매울 수 있었으니 둘 다 윈윈한 결과가 나오며 오히려 호재가 되었다. 


정말 인생사는 모르는 것 같다. 분명 누가봐도 악재 중의 악재인데 그것이 호재로 작용하고, 호재로 생각하던 것이 악재가 되는 그런 상황들이 연달아 일어났으니 말이다. 이럴 때 하는 말이 생각난다. "될 놈은 뭘해도 된다" 삼시세끼 어촌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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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준이 겹치기 출연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솔직히 논란이라 할 것도 없다. 오히려 손호준이 예능계에서 팔리는 캐릭터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정글의 법칙이 새롭게 멤버 구성을 하여 시작할 때 삼시세끼도 시작하는데 두군데 모두 손호준이 나온다. 금요일 밤의 대표 프로그램 두군데 모두 손호준이 나오는 것이다. 유재석도 아니고 강호동도 아닌 손호준이 말이다. 겹치기 출연에 대한 것은 차치하고 왜 하필 손호준일까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그의 매력은 무엇인가? 





손호준은 꽤 오랜 시간동안 묻혀 있던 캐릭터였다. 각종 영화와 방송에서 활동했긴 했지만, 딱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손호준은 무명에 가까운 시절을 오랜시간 보내야 했고, 응답하라 1994를 통해 주목받기 시작하더니 각종 드라마 및 꽃보다 청춘을 통해 인기를 얻게 된다. 삼시세끼에도 게스트로 나온 후 더욱 호감이 되어가고 있으며, 지금의 삼시세끼 캐스팅과 정법의 새로운 멤버로 합류하게 된 것까지 손호준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손호준의 매력이라면 바로 이런 무명시절을 거쳐온 겸손함과 예의바름이 아닌가 싶다. 갓 대뷔한 신인은 톡톡 튀는 매력은 있지만 진득함이나 지금처럼 조금만 떠도 바람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손호준의 경우는 무명의 설움과 인기가 부질없는 것임을 아는 것인지 겸손하고 예의 바른 모습들을 보여주며 그것들이 어수룩하고 순수함으로 다가오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꽃보다 청춘에서는 해외 여행이 처음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순수하고 어수룩한 모습들이 더욱 부각되었는데, 재미있는 점은 같이 출연했던 어깨깡패 유연석이나 아이돌인 바로보다 손호준이 여성들에게 더 많은 인기를 얻었다는 점이다. 잘생긴 유연석이나 인기 아이돌인 바로가 아닌 해외 여행 처음인 때쟁이 아이같은 손호준이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바로 순수함으로 어필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손호준의 나이는 제법 많다. 30대 초반인 손호준이 순수함으로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기도 하고 예능에서는 써 먹기 참 좋은 캐릭터다. 순수하다는 것은 그만큼 빈틈을 많이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고, 다양한 캐릭터들을 연결시켜 줄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약간은 빈틈있고 나사 하나 빠진 모습을 보여주어야 상대방의 호감을 얻듯, 손호준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열어줄 예능 프로그램에서 없어서는 안될 캐릭터이다. 





또한 에피소드도 굉장히 다양하다. 라디오스타나 토크쇼에 나오면 우선 유노윤호와 함께 지냈던 이야기만 해도 관심을 한눈에 받게 된다. 라면 하나로 네끼를 해결했다는 이야기나 동생인 유노윤호에게 기대어 살던 모습등 무명 시절의 아픔들이 지금에서는 강력한 내공이 되어주고 있다. 삼시세끼에서 게스트로 나와서 보여주었던 모습 또한 그 내공이 잘 발휘되었다. 불 하나도 못지필 것 같은 손호준은 의외로 일들을 잘 하였고, 혼자 살면서 익힌 내공들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또한 선배 게스트들이 왔을 때는 솔선수범하며 깍득이 대하는 모습은 지킬 건 지키는 젊음같은 반듯한 이미지까지 만들어주었다. 


삼시세끼에서 택연을 쓴 이유는 바르고 순수한 택연의 이미지 때문이었다. 보통 예능에서는 잘 먹히지 않지만, 야외에서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버라이어티에서는 빈틈을 주어 프로그램에 활력소를 주기 때문이다. 또한 상황 설정만 잘 해주면 순수한 모습을 극대화하여 리얼한 상황들을 연출할 수 있기도 하다. 택연이 평소 좋아하던 고아라가 게스트로 나오게 되자 추운 겨울에도 웃통을 벗고 계속 일을 하며 고아라 주변에서 멤돌던 모습은 여성 게스트에게 집적된다거나 불편하게 느껴지기보다 오히려 순수하고 눈에 보이는 행동들 때문에 더욱 미소짓게 만들기도 했다. 





같은 이유로 손호준이 삼시세끼에 캐스팅 된 것이 아닌가 싶고, 장근석의 짐짝보다는 손호준의 노예가 훨씬 더 시청자들에게 호감으로 다가온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꽃보다 청춘의 모습 그대로 정법으로 바로와 함께 간 손호준은 생존에 대한 여러 기술들을 보여주며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조금 시간은 걸리지만 원래 뚝배기에 끓여야 국물이 진하고 쉽게 식지 않는다. 손호준의 인기 역시 서서히 달아오르지만, 쉽게 가라앉을 것은 아닌 것 같다. 연기력도 뒷받침되고, 예능에서 꼭 필요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삶에 대한 진지함이나 겸손함이 있는 손호준이기에 허세나 거만함이 자리잡지 않고서는 굉장히 오랫동안 예능에서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정글의 법칙 조작 사건 이후 오랫동안 정법을 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부터는 다시 정법을 봐 보려 한다. 동시간 대 경쟁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두 프로그램을 모두 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금요일 밤을 책임질 손호준의 매력에 빠질 것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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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새로운 프로그램이 시작했다. 강호동을 앞세운 투명인간이 바로 그 프로그램이다. 하하, 김범수, 정태호, 강남, 박성진이 나와서 회사로 들어가 직원들에게 존재감을 나타내게 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포맷이다. 우선 요즘 직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직장 프로그램들이 여럿 생겼다. tvN에서 하고 있는 "오늘부터 출근"은 연예인들이 회사로 1주일간 취업하여 겪는 에피소드들을 보여주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고, 최근에는 미생이 직장 내의 이야기를 드라마로 풀어 이야기함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투명인간은 직장으로 연예인들이 찾아가 활력을 불어넣어준다는 취지로 시작된 프로그램으로 직장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을 행동들을 연예인들이 함으로서 그것에 반응하는지 안하는지를 대결하는 구도로 가는 것이 전반적인 내용이다. 





우선 연예인이 직장인과 대결한다는 구성은 매우 신선하였다. 웃지 않는 직장인과 웃기려는 연예인들의 모습은 웃지 않는 직장인과 같은 시청자도 웃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내용은 매우 지루했다. 직장의 안으로 들어가긴 했지만, 따로 독립된 공간에 사무실처럼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대결을 펼쳤다. 마치 진짜사나이에서 부대원들 중에 출연하고 싶은 사람들만 모아서 따로 내무실을 지정하여 방송을 위한 분대를 만든 것과 다름없는 것이었다. 직장이지만 직장이 아닌 듯한 그런 썸만 타다 마는 듯한 환경 설정도 그러하거니와 웃지 않으려고 준비된 사람들이 대결을 한다고 생각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뭔가 웃기려는 행동은 연예인이나 직장인이나 시청자들이나 민망하기 그지 없었다. 


이 프로그램이 기획된 이유에는 20~30대 공략이라는 점도 있었을 것이다. 요즘 토토가도 그렇고 20~30대의 시청 파워가 점차 커지고 있다. 그 이유는 20~30대를 주시청층으로 공략할 경우 소셜미디어에서의 바이럴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30대가 가장 많이 속해있는 직장. 그곳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에는 공감력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투명인간은 그 공감력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직장인들이 공감하기 위해서는 일상 직장 생활 속에서는 절대로 생각도 못했던 일들을 보는 것일거다. 






예를 들어, 상사 중에 절대로 웃지 않는 사람의 평소 모습을 모니터링하여 보여주고, 업무를 하는 도중 연예인이 갑자기 찾아가서 그 사람을 웃기는 미션으로 주어진다면 평소 모습의 모니터링을 보면서 나의 상사와의 싱크로율을 느끼며 공감대를 얻고, 업무 속에서는 절대로 생각도 하지 못할 웃기는 행동들이 보여지며서 상황 속에서의 재미와 쾌감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무한도전에서 달력을 나눠줄 때 갑자기 회사로 들이닥쳐서 의외의 기쁨을 주었듯, 투명인간 또한 팍팍한 업무 속에 그런 의외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된다면 좀 더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투명인간이 주시청층을 잘 잡긴 했지만, 1회의 결과 SNS에서는 공감할 수 없고 지루하다는 이야기들이 계속 양산되고 있다. 소셜미디어는 입소문이 잘 퍼진다는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나쁜 이야기는 더 빨리 퍼진다는 단점도 있다. 아직은 1회이기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유재석을 앞세워 띄워보려 했던 "나는 남자다"처럼 저조한 시청률로 시청자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 





분명한 것은 회사의 경직된 문화 가운데 부드러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웃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직장 생활에 지쳐서 스트레스 받는 시청자들에게 억지로라도 웃음을 줄 수 있다면 좀 더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삭막한 시대에 웃음을 주는 예능, 투명인간 또한 삭막을 넘어 살벌하기까지한 직장 내에 웃음 꽃을 선물해주는 프로그램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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