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치유하는 알곤퀸 파크(Algonquin park)-Log Cabin


캐나다에는 언제 가면 제일 좋을까? 햇살이 따사로운 여름도 좋고, 눈의 많이 내리는 겨울도 좋고, 싱그러운 봄도 좋지만, 가장 매력적인 계절은 아마도 가을이 아닌가 싶다. 메이플 로드에 펼쳐지는 단풍은 세계적으로 손 꼽히는 절경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단풍의 최고로 치는 곳이 바로 알곤퀸 파크이다. 토론토에서 자동차로 4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알곤퀸 파크는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기 위해 언제나 캠핑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알곤퀸 파크에 캠핑 자리를 예약하기 위해서는 반년 전에 해야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10년 전에 알곤퀸 파크에 와보고 다시 찾은 알곤퀸 파크. 이번엔 좀 특별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바로 Log Cabin에서 2박 3일간의 캠핑을 하게 된 것이다. 오프로드를 달리고 달려서 산 속 깊은 곳에 인적이 없는 곳에 한참을 와서야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아무런 표지판도 없이 그저 네비게이션의 위도와 경도 자료로만 찾아온 곳. 딸랑 통나무집 한채와 장작들이 쌓여 있던 모습이 log cabin의 첫인상이었다. 
(Log Cabin : http://www.voyageurquest.com/algonquin-lodge.php

 
2박 3일 동안 머물 내 숙소이다. 전기도 안들어오고, 전화 통화도 안된다. 통신이 안되니 인터넷도 차단되고, 전기가 안들어오니 충전도 안되고, 문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덕분에 알곤퀸 파크에선 소셜 여행을 할 수 없게 되었으나 굉장히 소중한 경험들과 추억들을 쌓고 올 수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숙소 안의 모습이다. 해가 지면 손전등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방 안에서도 말이다. 낮에도 해가 안들어오는 곳은 매우 어둡기에 도착한 시간이 낮이었음에도 복도에 호롱불을 켜 두었다. 처음엔 심심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아늑하고 고요하고, 자연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따뜻한 보금자리였다. 

 
이곳은 매우 친환경적이었다. 화장실은 수세식처럼 보이지만 물이 거의 안나온다. 발로 레버를 열어서 볼일을 보아야 하는 구조인데, 얼마 전 TV프로그램에서 수세식 변기가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라는 것을 보고 난 후라서 그런지 더욱 친근하고 자연을 친화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앞의 뚜껑을 열면 안에는 제너레이터가 들어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꼭 필요한 전기는 자가 발전을 하여 사용하는 것 같았다. 그것도 뜨거운 물을 데우는 것 외에는 전기가 들어갈 것들은 없었다. 집 안은 항상 따뜻했는데, 뒤에 있는 장작들이 항상 집 안을 따뜻하게 덥혀준다.


벽난로 앞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하며 보낸 시간들이 생각난다. 자작 자작 장작 타는 소리를 들으며 깊어가는 밤을 이야기로 지새우는 낭만은 마치 수학여행을 온 듯한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어릴적 보던 수동 펌프를 이곳에서 다시 보게 되었다. 싱크대의 물은 이 펌프를 사용하는데 물이 제법 힘차게 나왔다. 어린 아이들은 신기해서 서로 해 보겠다고 하고, 어른들도 추억에 빠져 자꾸 펌프를 사용하게 된다. 물은 청정지역이라 그런지 그냥 나오는 물을 마셔도 된다. 


아일랜드에서 온 에블린이다. 안락한 쇼파에 앉아서 장작 불을 쬐며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알면 알수록 멋진 분이셨다. 슬하에 자녀가 5명이 있고, 그 중 막내가 토론토에서 결혼을 해서 결혼식에 참여했다가 남편과 함께 여행을 왔다. 손자, 손녀들도 이미 보신 할머니이지만, 현재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계시다. 젊은 시절 회사를 다녔지만, 은퇴하고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화가의 길을 걷고 있다는 에블린. 이미 나보다 며칠 일찍 와서 카누 트립을 즐기고 계셨다. 낯설어 하는 동양인에게 어머니처럼 항상 잘 챙겨주셨던 에블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통신도, 전기도 안들어 와서 그런지 밤이 되면 아이들을 재우고 어른들끼리 이야기 꽃은 오랫동안 계속된다. 내가 있는 동안에는 4가족과 그리고 내가 이 집에서 같이 머물머 캠프를 즐겼다.

 
식사는 꼭 다 같이 모여서 먹는다. 종을 치면 식사를 하라는 뜻이다. 얼른 내려와서 자리를 잡으면 음식이 나온다. 같이 식사를 해서 그런지 캠프를 하는 가족들과 금새 친해지게 되는 것 같다.


아침, 점심, 저녁 모두 건강한 영양식으로 나온다. 토스트와 스테이크, 디저트까지 럭셔리한 음식들이 준비가 되어 있다. 요리사도 함께 있기 때문에 이런 호화스런 음식들을 즐길 수 있었다. 캐나다를 다니며 먹은 음식들 중에 최고로 맛있고, 럭셔리한 음식들이었다. 


캐빈에서 오솔길을 따라 1,2분 정도 걸어가면 호수가 나온다. Smyth Lake인데, Surprise Lake라도고도 불린다. 가끔 댐에서 물을 대량으로 발출하면 큰 파도가 일어서 붙여진 닉네임이라고 한다. 이 호수에 펼쳐지는 일출과 석양은 황홀 그 자체이다. 특히 석양은 30분 정도 피크를 이루는데,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색과 호수의 색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저녁이 되면 더욱 경이로운 장관이 펼쳐진다. 하늘에 별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밤이 되면 다 같이 나와서 호수가에 누워서 별을 감상한다. 별동별도 많이 보이고, 쏟아질 듯한 별들은 호수에 비춰서 하늘과 땅 모두 별들로 가득 채워지게 된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호수인지 모를 정도로 아름답게 펼쳐지는 알곤퀸 파크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영혼까지 치유되는 느낌이다. 고요한 자연 속에 가끔 들리는 야생 동물들의 울음 소리는 우주의 한 가운데 온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만든다. 아무 말 없이 바라보고만 있어도 감동이 몰려오는 이곳. 바로 알곤퀸 파크이다.

 
저녁엔 호수에 카누를 타고 나가서 섬 주변을 돌며 비버 소리를 듣는 야간 카누 여행도 한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트에서 자세히 이야기해보겠다. 아이패드도 안되고, 스마트폰도 안되지만, 하루종일 할 일도 많고, 볼 것도 많고, 즐길 것도 많고, 이보다 더 즐거울 순 없는 것 같다.

 
모두가 모여서 진지하게 무언가를 보고 있다. 무엇을 하는 것일까?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데, 누가 계란을 가장 빨리 이동시키는지 게임을 하는 것이었다. 1등에겐 다음 날 아침 식사에 계란을 하나 더 주겠다는 소박한 상품이 걸린 게임이었지만, 다들 치열하게 1위를 하기 위해 열심히 응원하고 게임을 즐겼다. 

 
카누가 있는 반대편에서 시작하여 반대편 선착장까지 먼저 도착하는 팀이 우승. 하지만 중간에 물풀들이 가는 길을 방해하고 있다. 단 한군데가 풀이 없이 열려 있는 길이 있는데 그 길로 보내기 위해 제각기 다른 방법을 통해 경쟁을 하게 된다. 영국에서 온 두 여자 아이의 아버지인 리차드는 달걀을 나무 껍질로 꽁꽁 묶어서 단숨이 던지는 방법을 선택했다. 결과는....도착은 했는데 달걀이 사라졌다..ㅎ

 
문명의 이기들과 벗어나 청정 자연 속에 폭 안겨서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여행도 하고, 게임도 하고, 식사도 하고, 별도 보는 알곤퀸 파크에서의 이틀은 내 영혼까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토론토에 간다면 꼭 권하고 싶은 캠프인 알곤퀸 파크에서의 캠프. 좋은 사람과 함께라면 더더욱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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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freepark 2011.09.28 10:29 신고

    문명과 거의 완전차단된 그런곳이군요... 저도 한번 경험해보고 싶네요...

    • BlogIcon 이종범 2011.09.28 11:01 신고

      가끔은 인터넷과 떨어져 있는 것도 좋은 것 같았어요. ^^

  2. BlogIcon 희망feel하모닉 2011.09.28 10:51 신고

    손 내밀면 닿을듯한 하늘이네요 ^^:;

    • BlogIcon 이종범 2011.09.28 11:02 신고

      주변에 건물이 없어서 그런지 하늘이 정말 가까웠어요~ ^^

  3. 이윤철 2014.09.15 21:38 신고

    다니고 싶은 회사 만들기 라는 책을 보다가 알곤퀸을 알게 되었고 여기까지 찾아 들어왔네요. 포스팅 잘보고 갑니다.

    • BlogIcon 이종범 2014.09.15 22:22 신고

      반갑습니다. 다니고 싶은 회사 만들기라니 저도 한번 읽고 싶네요. 알곤퀸은 정말 힐링 플레이스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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