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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식객편에서 가장 짜증났던 사람은? 정답! 정준하가 정답이다. 1박 2일의 비어캔치킨 이승기의 고집은 완전히 애교로 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정준하의 밉상 짓은 거의 TV를 꺼버리고 싶은 충동마저 느끼게 하였다. 도대체 왜 저럴까? 기차 사건과 세금 사건등 각종 구설수에 둘러 쌓였다가 최근 쩌리짱으로 이미지 변신을 하나 했더니 생각이 끝나기 무섭게 최고 밉상 짓을 하고야 말았다.
무한도전 식객편은 달력 프로젝트에서 뉴욕에서 찍는 것을 한식 알리기라는 의미까지 담아보려 시작한 또 다른 프로젝트이다. 다른 프로그램 같으면 그냥 히히덕 거리며 놀다가 왔을텐데, 불우한 이웃을 위한 달력 프로젝트와 더불어 한국 음식을 알리고 한국 문화를 알리는 문화홍보사절단의 의미까지 담아서 가니 정말 무한도전^^b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뉴욕의 식객편을 보면서 아직 우리나라가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알았다. 타임스퀘어에 삼성이 있지만, 삼성이 일본 것인 줄 아는 사람이 더 많고, 심지어 한국을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김치를 처음 들어본 사람도 있었고, 비빔밥은 아예 몰랐다. 스시는 모두 알고 있었고, 아시아인인 무도 멤버들을 보고 자신이 알고 있는 유일한 아시아 음식인 스시를 대답하곤 했다. 미국도 이 정도인데 다른 나라는 더 할 것이다. 어학연수를 할 때 멕시코의 한 친구는 정말 한국 자체에 대해 몰랐고, 남북한이 갈라진 줄은 전혀 몰랐을 뿐더러 한다는 말이, 같이 살지 왜 갈라져 사냐고 물어봤을 때 한국의 국가브랜드가 아직 갈길이 멀다는 것을 느꼈다.
무한도전이 뉴욕에 가서 인터넷방송에도 출연하고, 외국인의 입맛에 맞춘 한국 음식을 전하기 위해 간 것은 정말 한국을 알리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고, 많은 의미가 담긴 장면이었다.
하지만!! 외국인에게 한국 음식을 알리기 전에 최종 점검을 하기 위해 명장 쉐프까지 모시고 다시 한번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 정준하의 막돼먹은 밉상짓이 시작되었다. 가르쳐주러 뉴욕까지 같이 온 쉐프에게 하수구나 뚫으라 하더니 김치전에 대한 알 수 없는 자존심으로 최고 요리사에게 한마디도 지지 않고 반항하는 모습과 그로 인해 삐진 모습은 진상에 밉상에 화상이었다.
상황 자체가 너무 기가 막혔을 뿐더러 적반하장에 안하무인이 따로 없었다. 보는 사람도 불쾌했는데, 당한 사람은 얼마나 더 불쾌했겠는가. 삐진 정준하를 위로해 주는 무도 멤버들도 이해가 안되었고, 입이 삐져나와 있는 정준하도 이해가 안되었다. 마치 무도 전체가 정준하를 위로해주어야 하는 상황인 것 같았고, 스태프와 멤버 모두 정준하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이 쯤 되니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가 정준하를 비난하고 힐난할 것이라는 것을 알텐데 왜 무한도전은 편집없이 이 장면을 그대로 노출시켰을까? 그리고 정준하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는 일을 애처럼 왜 고집을 피웠을까? 이것이 무한도전이고, 전국에 다 방영될 것이라는 것을 그동안 경험으로 보아 충분히 알텐데 말이다. 그래서 두가지의 경우를 놓고 정준하의 의도를 생각해보았다.
1. 설정이다.
정준하를 보면 캐릭터에 변화를 주기 위해 많이 노력하는 편인 것 같다. 귀여운 캐릭터를 만들려다 어울리지 않는 외모와 그간의 이미지 때문에 실패했고, 착한 이미지를 만들려 했지만, 각종 사회적인 이슈에 휘말려 먹히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최종 선택한 것이 필사즉생의 생각으로 "밉상" 캐릭터를 만들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욕 먹는 캐릭터는 누구나 갖기 싫어하는 캐릭터이지만, 가장 오래가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빛이 있으려면 어둠이 있어야 하고, 선이 있으려면 악이 있어야 더욱 극명한 대비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캐릭터에도 서로의 캐릭터를 살려주기 위해서는 대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유재석과 정형돈, 길은 선의 캐릭터를 잡은 것 같다. 그리고 박명수, 노홍철이 악의 캐릭터를 잡고 있다. 그래서 유재석과 박명수가 가장 잘 어울리는 콤비이고, 노홍철과 정형돈도 잘 어울리는 콤비 중 하나이다. 하지만 정준하는 애매한 입장이었다. 박명수와 경쟁하고 유재석과 친하게 지내려 하여 악의 캐릭터를 갖기 힘들지만 하는 행동이나 이슈들은 반감을 살 만한 것들이기에 어중간한 입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귀여운 척, 착한 척, 웃긴 척을 해보려 했지만, 역효과만 낳고 캐릭터만 중화될 뿐이었다.
선한 캐릭터에 여러 번 도전했으나 한계를 인식하고 완전히 반대로 악한 캐릭터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시작한 첫번째가 밉상 정준하라는 캐릭터를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너무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는 정준하의 모습은 차라리 설정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2. 성격이다.
정준하의 평소 이미지와 그간 이슈들을 봐 왔을 때 이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만한 수준이다. 김치전 하나 만들겠다고 온갖 진상을 부리고, 그래도 식신이라는 어설픈 자존심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공감도 가긴 한다. 원래 태권도도 노란띠가 제일 설치고, 바둑도 초보가 프로인 척하는 것처럼 말이다.
식신의 이미지와 먹는 것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여러 음식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마치 쉐프라도 된 것 같은 생각이 들 수도 있을 확률이 높을 것 같다. 또한 방송이 그대로 된 것도 분량이 안되어 그럴수도 있고, 이런 반응이 나올 지 예상치 못했을 지도 모른다.
결론: 설정이든, 성격이든 이젠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또한 애매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통해 강력한 캐릭터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이 독이 될지, 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애매한 캐릭터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다.
정준하는 이번에 완벽한 무리수를 두었다. 무한도전이 퇴출을 절대로 시키지 않는 형제애로 똘똘 뭉쳤다는 것을 역이용한 발상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깔려 있기에 그런 행동도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어쨌거나 나잇값 제대로 못하는 정준하의 모습은 참 씁쓸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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