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일이다. 2003년 난 새로운 꿈을 안고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군 전역 후 1달만에 여권과 미국비자까지 만들어 유학원을 통해 캐나다로 날아갔다. 어학연수를 다녀오면 영어가 술술 나올 줄 알았는데, 1년동안의 어학연수 후 마지막으로 들었던 소리는 "Can you speak English?"였다. 이 정도면 분명 실패한 어학연수인 것 같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어학연수를 보다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말이다.
1. 동기
요즘 몰입식교육이니 조기어학연수니 말들이 많지만,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동기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어떤 일이든 동기가 중요하듯 영어를 배우는데 있어서도 동기가 확실해야 한다. 나의 경우 실패한 이유는 동기가 아주 약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캐나다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있는 동안에도 나는 정말 가기 싫었다. 영어를 배워야 하는 것은 사대주의적 발상으로 생각할 정도였다. 영어 못해도 먹고 살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던 나는 영어를 배우지 말아야겠다는 동기가 더 강했던 것 같다.
물론 그런 동기들은 나중에 생활하게 되면서 처참하게 깨졌지만, 미리 영어에 대한 동기를 가지고 있었다면 더 나은 어학연수 생활을 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어학연수를 가기전에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어있어야 한다. 가장 좋은 동기부여는 자신감인 것 같다.
보통 어학연수에 성공한 친구들을 보면 한국에서 이미 영어 학원을 다녀 어느정도 영어에 대한 이해와 점수를 가지고 온 친구들이었던 것 같다. 한국에서 영어 학원을 다님으로 영어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있고, 리딩, 리스닝, 라이팅, 스피킹까지 어느 정도 마스터를 해 놓고 어학연수를 오는 것이 좋다.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후에 동기 부여를 하기는 쉽다. 그리고 자신감도 생기기 때문에 어학연수 전에 학원을 다녀서 어느 정도 마스터를 하고 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미국교과과정을 적용한
Yes영도어학원이나 기타 여러 학원들이 있다. 이런 학원들은 현지의 학원 커리큘럼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때문에 그런 영어학원에서 영어를 미리 배워온다면 동기부여는 물론 성공적인 어학연수의 첫단추를 채울 수 있을 것이다.
2. 문화영어는 이미 한국에서 어느정도 다 배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영어만 배운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좀 더 가치있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 문화를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문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언어를 익히는 것이야 말로 가장 모범적이고 잘 구사할 수 있는 방법이다. 예일대 음대 교수인 힘신익 교수님의 경우 영어를 배울 때 친구 성악가에게 일정 금액을 주고 슈퍼마켓이나 쇼핑몰 같은 곳에 같이 가서 그곳에서 쓰이는 언어를 배웠다고 한다.
문화속에서 쓰이는 언어는 가장 최전방에 있는 언어이고 또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최고의 교육방법이기도 하다. 나의 어학연수가 영어를 배우는데는 실패했어도, 문화를 배우는데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영어를 배우기는 싫어했어도 노는 것은 좋아해서 캐나다의 온갖 구석 구석은 다 다녀보았다. 차비를 아끼기 위해서 인라인을 타고 골목 골목을 누비며 다니고, 주말이면 난생처음 보는 하키와 메이저리그가 열리는 야구장에도 갔으며, 목요일 저녁이면 클럽을 쏘다니며,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YMCA에서 무료로 가르쳐주는 유도를 배움으로 많은 외국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었다. 나처럼 문화만 즐기고 오면 실패의 지름길로 들어가겠지만, 문화를 통해 언어를 습득한다면 성공적인 어학연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3. 여행문화와 일맥상통하는 것이겠지만, 여행은 어학연수를 더욱 성공적으로 해줄 뿐 아니라 인생을 풍성하게 해주는 것 같다. 문화와 마찬가지로 여행만 해서는 안되겠지만, 영어를 배우고 최종 점검으로 여행을 해보는 것은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어학연수를 캐나다에까지 와서 도서관-학교-집을 반복하며 다람쥐 챗바퀴 돌아가듯 보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보통 학원이 아침 9시부터 저녁 4시까지 하니 도서관에서 4,5시간 공부하면 저녁 먹을 시간이 된다. 그리고는 집으로 와서 마무리 공부를 하고 다음 날 다시 학원에 가는 것이 일상이 되는 것이다.
물론 공부도 중요하지만, 그러려면 한국에서 공부하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어학연수의 목적은 발음교정과 문화체험 그리고 더 자연스럽고 실제로 사용되는 영어를 익히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와는 다른 생각과 낯선 사람과 문화속에 적응해가며 다양함을 배우고 더 넓은 사고력을 가지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여행은 어학연수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 자기가 개척하며 그동안 배운 언어를 사용하여 생존해 나가야 하는,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우는 과정이 여행속에 있기 때문이다. 어학연수를 올 때 무리해서 미국비자를 만들어갔던 이유도 영어보다는 여행에 더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캐나다까지 가서 바로 아래있는 미국에 가보지 못한다면 억울할 것 같아서 말이다.
결국 생존능력만 최고로 늘어왔지만, 빨간머리앤의 배경이 된 PEI도 가보고, 스노우보더들의 꿈인 휘슬러도 가보고, 록키산맥과 나이아가라폭포의 웅장함도 느꼈다. 라스베가스의 화려함과 하버드의 학구열, 맥도널드에서도 담배를 피는 캐나다속의 프랑스 퀘백도 느껴보았다. 캐나다 동서부와 미국 동서부를 랜트카여행, 배낭여행, 기차여행, 가이드와 함께 하는 여행사 패키지여행등 각종 여행은 다 해본 것 같다.
물론 영어보단 생존능력만 키워왔지만, 후에 사업을 할 때 그 때 배운 영어는 큰 힘을 발휘하여 큰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 그 때 벌은 돈은 어학연수 때의 비용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았을 뿐더러 지금도 잘 활용하고 있다.
어학연수를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일 것이다.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가능성 때문일 것이다. 가능성을 넓히려는 이유는 인생의 성공을 위해서이다. 결국 인생의 행복을 위해서 우리는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넓히는 것이고, 그 가능성을 넓히기 위해 영어를 배우는 것이고, 영어를 더 잘 배우기 위해 어학연수를 가는 것이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영어만 딸랑 배워오는 어학연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와 함께 문화, 여행 그리고 사람들을 통해 인생을 더욱 풍성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가능성을 넓혀가는 것이 영어를 배우는 원래 목적에 더 가까이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