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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2013이 이제 마지막회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있다. 마지막을 향해 달리며 모든 갈등 구조가 해결되는 모습으로 가고 있다. 강세찬의 오랜 과거사도 공개되고, 정인재도 학교에 잘 정착했다. 고남순과 박흥수의 우정도 절정에 달했고, 송하경과 이강주의 갈등 역시 자신의 마음을 내비침으로 해결되어 간다. 김민기의 자살 시도도 어느 정도 마무리 되었고, 오정호와 이지훈, 이이경의 화해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제 남은 건 오정호가 길은혜를 치려다 실수로 송하경의 다리를 다치게 한 것으로 인해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면서 오정호의 퇴학문제를 거론하게 되는데 이것을 마지막으로 학교에서 오정호를 받아들이며 모든 갈등이 해소되지 않을까 싶다. 학교는 또한 계나리도 다루었는데, 계나리의 경우는 존재감이 없는 보통 학생들을 대표해서 나왔다. 존재감이 없어서 선생님조차 누군지 모르는 계나리. 학교에서 솔직히 공부를 잘하는 집단, 문제아 집단은 극소수이고 나머지는 모두 계나리와 비슷하지 않나 싶다. 무존재감 말이다. 그런 계나리의 문제까지 다루었으니 학교2013은 짧은 시간 안에 학교의 모든 학생들의 이야기들을 다루려 했음을 볼 수 있었다. 


아름다운 마무리다. 모든 갈등이 해소되고 모두가 친구로서 지내가 된다니 말이다. 고남순과 박흥수는 과거 일진이었지만 마음을 바로 잡고 서로 우정을 나누며 학교에서 반장까지 하며 친구들의 신뢰를 받게 되었고, 오정호와 이지훈, 이이경은 문제아에서 서로의 우정으로 인해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게 된다. 단순히 갈등 해소를 하는 면만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사회에서 이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해서도 보여주었다. 알바에서는 이들을 쓰지 않고, 반에서도 우선적으로 도둑으로 몰며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또한 오정호 일당이 과거에 저질렀던 악행으로 인한 댓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박흥수 역시 막살았기 때문에 보호대상이 되었고, 무슨 일이 생기면 우선적으로 조사를 받게 되어 있는 것이다. 아무리 우정으로 포장되어도 당한 사람의 입장은 그들을 용서하기 힘들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공동체가 무너지게 된다는 것을 2학년 2반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강세찬은 신입 교사 시절 자신의 학급에서 고민 상담을 들어주지 못한 한 여학생이 자살을 하게 되자 학교를 그만두고 염세적으로 변하게 된다. 계나리 또한 자살을 할까봐 걱정을 하다 과거의 이야기까지 나오게 되었다. 보통 갈등은 감정으로 이어지고, 그 감정은 남자일 경우 분노로 표출된다. 분노의 감정을 계속 키우다보면 살인까지 가게 된다. 또한 여자의 경우는 우울증으로 가게 된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을 미워하게 되고, 그러다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즉, 분노나 우울한 감정을 지속하면 남을 죽이거나 자신을 죽이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이기도 하다.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니 말이다.

달리 해석하면 중간에 그 감정을 키우는 것을 끊어줄 누군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의 대부분은 길은혜와 비슷하기도 하다. 자기 자신만 생각하고 자기 자신에는 관대하면서 남에게는 냉정한 잣대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을 용서하고 끌어안기보단 극단의 상황으로 내몰게 된다. 결국 오정호나 계나리같은 학생은 공동체 안에서 색안경이 씌워진체로 바라봐지기 때문에 더욱 삐뚤게 나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학교도 이런 문제를 보여주려 한 것 같다. 특히 학교의 2학년 2반은 우리 사회를 축소해 보여주고 있다. 이런 갈등들을 풀어가는 열쇠로 작은 관심을 키로 잡고 있다. 고남순에게 관심을 가졌을 때 그의 가정형편과 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되고, 다시는 일진으로 빠져들지 않도록 만들어주었다. 오정호 역시 정인재 선생의 작은 관심이 학교에 끝까지 다녀야겠다는 작은 의지를 가져다주며 변화해나가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정인재 선생이었고, 실제로 정인재 선생같은 선생은 학교에서 점점 퇴출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입시가 우선이니 말이다.

강세찬 선생은 성적을 높혀주는 선생이고, 정인재 선생은 인성을 높혀주는 선생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인성보단 성적을 우선시 한다. 능력을 우선시 하는 사회적 구조로 인해 갈등들이 시작되고, 이로 인해 세대간의 갈등, 지역간의 갈등, 성별 갈등등 온갖 갈등들이 난무하게 되면서 감정의 골은 점점 깊어지게 되는 것 같다. 이 갈등을 풀기 위해서는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 학교의 메세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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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학교 시리즈는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해 내었다. 학교 시즌1은 16부작으로 장혁, 양동근, 배두나, 박시은, 최강희등이 나왔고, 학교 시즌2는 36부작으로 김래원, 이요원, 하지원등이 나왔다. 학교3는 더 인기를 얻게 되어 49부작으로 조인성, 박광현이 나왔었다. 학교4는 48부작으로 임수정이 나오기도 했었다. 이처럼 학교 시리즈들은 계속 스타들을 배출해내며 점점 편성도 길어졌다. 하지만 학교 2013은 16부작으로 다시 시즌1 때와 같은 편성을 받았다. 이종석, 박세영, 김우빈, 이지훈같은 신인들을 대거 등장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학교 2013은 여느 학교 시리즈보다 학교의 문제점들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기존의 드림하이나 공부의 신같이 단순히 로멘스나 공부 비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잘 다루어내고 있다. 정인재 선생과 강세찬 선생을 통해 교사와 강사의 불편한 관계를 정리하고, 교장인 임정수와 정인재 선생을 통해 기간제 교사의 처우 및 대우에 대해서도 짚어볼 수 있었다. 또한 교장과 민기엄마와의 갈등을 통해 학교와 학부모의 불편한 관계에 대해서도 풀어내었다. 학생과 선생, 그리고 학교, 학부모가 모두 불편한 관계이고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이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공부 잘 하는 학생과 싸움 잘 하는 학생의 그룹으로 나뉘고, 그 그룹 내에서도 서로 경쟁을 통해 1등이 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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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도 할 수 없는 요즘 학교에서 학교 폭력이 난무하고, 그에 대한 원인을 찾기보다는 대책과 입막기에 급급할 수 밖에 없는 제도적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학교 2013는 학교의 문제점을 동시에 나열함으로 살벌한 학교의 본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의가 어이없고 무리한 스토리 전개로 시청자를 무뇌아로 만드는 사이에 학교2013는 개념 똘똘 뭉쳐서 러브라인 하나 없이 우정이라는 코드만으로 감성적인 모드를 끌고 와서 이제는 마의와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 지점까지 왔다. 다음 주에 드라마의 제왕 후속으로 시작될 야왕이 얼마나 큰 반항을 일으킬지 모르겠지만 현재 학교 2013의 분위기로는 마의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살벌한 학교2013은 아쉬운 것이 한둘이 아니다.  총 16부작에 11화까지 했으니 이제 5회가 남았고, 3주 후면 끝나게 된다. 지금까지 풀어놓은 이야기가 너무도 많다. 강세찬 선생의 과거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고남순과 박흥수의 갈등, 그리고 갈등 후의 우정, 교장과 학부모와의 관계, 김민기와 민기 엄마와의 갈등, 오정호와 2반 학생들과의 갈등과 선생들과의 갈등, 그리고 동네 양아치들과의 관계 정리, 송하경과 남경민, 이강주간의 갈등과 우정까지 다루어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니다. 바라기는 정인재 선생과 강세찬 선생의 러브라인까지 그려졌으면 좋겠지만 이미 풀어놓은 갈등 요소들도 지금부터 다 풀어도 풀기 힘들 지경이다. 


연장 방송이 없기에 5회 안에 끝내야 하는데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시간이 없는 판국인 것이다. 이미 문제를 제기하고 풀어냈다는 것만으로도 학교 2013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이 시청자의 마음이다. 학교라는 트라우마로 사회에서도 동일한 일들이 일어나고 갈등과 구조적 문제가 생기는 것들을 짚어보고 싶기도 하다. 

마음 같아서는 오정호가 동네 양아치들에게 빠져나오려는데 못나오자 이지훈과 이이경이 도우러 갔다가 붙잡혀 고남순과 박흥수가 구하러 가고, 그러다 양아치들의 형님인 조폭이 나타나서 열세에 몰릴 때 강세찬이 GTO의 오니츠카처럼 숨겨진 쌈짱 선생으로 모두 정리해버린다는 학원 폭력물까지 가는 것을 보고 싶지만 그것이 아니더라도 현재 풀어낸 갈등만이라도 드라마틱하게 풀어내고 사회적인 메세지까지 던져줄 수 있는 마무리를 지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못다한 이야기는 시즌6로 다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그만큼 학교 2013이 주는 재미와 메세지가 공감이 되었고, 신선한 배우를 찾았다는 점도 즐거웠다. 학교2013을 즐겨보는 애청자로 연장방송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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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2013에 대해 여주인공인 장나라에 대해 글을 썼었다. 몰입하기 힘든 이상적인 민폐녀라는 것이 글의 요지였다. 하지만 새로운 의견을 들었다. 바로 가치관에 관한 것이다. 여주인공의 관점에서 드라마를 보는 것이 아니라 가치관의 대립으로 드라마를 본다면 긴장감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생각해보니 정인재의 캐릭터가 이상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캐릭터가 만들어진 것 자체가 사람이 아닌 가치관의 대립 속에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처: KBS 학교 2013 홈페이지



학교2013는 2학년 2반에 두 선생님이 담임이 되면서 나오는 애피소드들이다. 이는 작가의 의도된 설정이라 할 수 있다. 기존의 선생님이 휴직을 하면서 기간제 선생님이었던 정인제가 2학년 2반의 담임이 된다. 기간제. 우선 우리 나라의 선생이 되는 방법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선 각 과목별로, 지역별로 임용고시를 보아야 한다. 서울, 경기, 인천, 경북, 전북등 각 지역에 응시를 해서 임용고시를 보아야 하는데 같은 날 같은 일시에 시험을 보기 때문에 교차지원이나 중복지원이 되지 않고 한군데만 찍어서 시험을 봐야 한다. 각 지역별로 가산점 형태도 다르다. 서울은 서울에서 대학을 나와 교직이수를 하면 가산점이 크다. 이 점수를 지방대학생들이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온갖 가산점을 따기 위해 국어 임용고시를 보는데 요리 자격증을 따기도 한다. 당연히 바늘구멍일수밖에 없다. 몇샙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임용고시에 합격해도 임용이 되어 학교를 배정받는데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아니면 기간제를 선택해야 한다. 기간제는 사립학교에 비정규직으로 뽑는 교사로 6개월에서 1년 정도 계약을 한다. 하지만 이 문 역시 매우 좁다. 학교에 그 과목 자리가 나야 하는데 운 좋게 선발되어 들어갈수도 있지만, 보통은 인맥이나 수천만원의 뇌물을 줘서 들어간다고 한다. (뇌물이란 표현밖에는 달리 표현할 것이 없다) 기간제 교사는 항상 약자일 수 밖에 없고, 계약이 연장되도록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학교 2013에서 정인제는 바로 그 기간제 교사이다. 다행히도 정인제의 캐릭터상 기간제를 인맥이나 돈을 주고 들어간 것은 아니고 실력으로 들어간 것 같다. 그것도 가장 경쟁률이 치열한 국어이니 말이다. 정인제는 사회적 약자이자 올바른 교육관과 열정 그리고 신념을 가진 진정한 의미의 선생이다. 교육의 본 가치를 투영한 캐릭터인 것이다.

출처: KBS 학교 2013 홈페이지



반면 2학년 2반에는 새로운 담임이 등장하게 된다. 바로 강세찬이다. 강세찬은 세찬학원을 운영하는 스타강사이다. 문학을 가르치는 역시 국어 선생이다. 특목고생들만 들어갈 수 있는 학원의 스타강사이나 불법고액과외를 한 것이 걸려서 사회 봉사 명목으로 들어간 곳이 모교였던 승리고의 선생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2학년 2반의 담임을 맡게 된다. 강세찬은 학생들을 대학에 합격시키기 위해 대학갈 수 있는 비법, 즉 수능 위주로 가르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답을 도출해내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대학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강세찬이 현실적인 캐릭터이긴 하나 이 또한 하나의 가치관을 투영한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대학 입학 위주의 수능형 수업과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육. 아이들에게 인성과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인도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는 현실에서 정인재는 더욱 비현실적인 캐릭터가 되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학교2013의 회가 거듭될수록 강세찬은 장인재와 같은 가치관으로 변해갈 것인긴 하지만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순진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 최종 목표는 잘 사는 것이다. 청담동에 입성하는 것이 될지도 모르겠다. 잘 살기 위해서는 부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서는 대기업에 입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좋은 대학을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좋은 대학을 나오기 위해서는 수능을 잘 봐야 하는데, 수능을 잘 보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때 수능형 수업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논리는 더 깊숙하게 내려가있다. 중학교 때는 고등학교 과정을 다 떼어야 하고, 초등학교 때는 중학교 과정을 다 떼어야 한다. 유치원은 이로 인해 미리 영어를 배우기 위해 영어 유치원이 급증하고 있고, 유치원 전에 다니는 어린이집 차원에서는 놀이학교라는 새로운 개념이 생겨났다. 어린이집이 보육시설이라면 놀이학교는 교육기관이라고 말한다. 놀이학교는 한달에 백만원가량의 돈이 들어가게 된다. 다시 거꾸로 올라가보면 놀이학교를 다니며 3~4살 때 이미 교육의 기반을 다지고, 5~7살에 영어유치원에서 영어를 뗀 다음,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과정을 선행학습 시키고, 중학교 때는 특목고에 입학시키기 위해서 교육을 시키고, 고등학교 때는 수능형 교육을 시켜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대기업에 입사하고, 대기업에 입사하면 안정적인 수익과 지위를 얻어 청담동에 입성하여 부자가 되어 잘 살게 되는 것이다. 학교와 학부모와 학생은 이에 암묵적인 동의를 하고 있다. 

즉, 정인제와 강세찬의 2학년 2반 담임 설정은 단순한 캐릭터 설정이 아니라 가치관의 대립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결국 둘 다 잘 살아보세를 외치고 있지만 한쪽은 경쟁과 정량적 수치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결과만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또 한쪽은 협력과 정성적 결과와 수단과 방법을 가리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가치관의 대립의 결과는 2학년 2반이 될 것이다. 

2학년 2반에는 2개의 권력이 존재한다. 하나는 오정호를 중심으로 한 싸움짱. 또 하나는 송하경을 중심으로 한 공부짱. 오정호는 고남순과 박흥수라는 강적을 만나서 권력을 지키기 위해 계략을 펼치고, 송하경은 전교1등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붕붕쥬스를 마시다 쓰러지기도 하고, 송하경을 누르려는 2,3,4등의 연맹이 결성되기도 한다. 이 권력은 입시 위주의 교육 방식이 낳은 폐해라 할 수 있다. 이를 연합하기 위해서 정인제 선생이 나서게 되고, 모듬 수업이나 개별 면담등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 하고 있다. 

학교 2013을 단순하게 캐릭터 위주로만 본다면 뻔하디 뻔한 스토리이지만, 포커스를 바꿔서 가치관이라는 부분에 맞춘다면 보다 긴장감있고, 재미있는 시각으로 학교2013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결국의 학교2013의 스토리는 계속 반복될테지만 중요한 것은 정인제같은 교사가 계속 나올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감이 아닐까 싶다. 

정정: 1. 요리 자격증 가산점은 폐지되었다고 합니다. 2. 기간제 교사는 사립만이 아니라 공립학교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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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허술하고 전형적인 스토리의 마의가 1위를 차지하고 탄탄한 스토리와 연기력의 드라마의 제왕이 2위를 유지하고 있는 월화드라마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드라마가 있으니 바로 학교 2013이다. 분위기는 드림하이3정도 되는데, 연기력이 뒷받침되면서 기대 이상으로 재미를 주고 있는 드라마이다. 요즘 청담동 엘리스와 학교 2013을 보는 낙으로 TV를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다. 


학교2013은 학원물이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뻔한 일들. 하지만 모든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 말이다. 지금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백배공감하겠지만, 예나 지금이나 학교의 모습은 변함이 없다. 우리가 다녔을 때의 학교도 학교 2013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입시지옥과 아웃사이더들의 치열한 반항과 사투. 서태지가 얼마나 싫었으면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다고 했을까.  

출처: KBS 홈페이지



학교2013에서는 이를 좀 더 극단적으로 다루었다. 양극화된 학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두 선생의 차이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학생들의 꿈을 중요시 하는 기간제 교사 정인재와 학업계회서부터 걷는 학원강사 출신 강세찬이 학교를 대변하는 캐릭터라 볼 수 있다. 정인재는 사범대를 나왔지만 높은 임용고시의 벽을 넘지 못하고 기간제 교사가 된다. 요즘은 기간제 교사가 되는 것도 백없고 돈없으면 안되는 세상이다. 기간제 교사가 되기 위해 수천만원씩 로비를 해야 하는 비참한 현실. 들어가도 이리 저리 눈치보느라 바쁘고, 학생들에게조차 무시당하는 애매한 존재이다. 이 정인재 선생은 학생들의 인성 교육을 중요시 여기고, 인생을 가르쳐주고 싶은 선생님이다. 또 한 선생은 성적 올리는 기계처럼 비법들만 가지고 스킬을 가르쳐주는 학원강사이다. 학원강사로 살아남으려면 성적을 올려야 하고, 성적을 올리기 위해 자신만의 다양한 비법들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성정만능주의로 행복은 성적순인 선생이다.

이 문구는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말이다. 과거에도 입시는 전쟁이었고, 지금도 입시는 전쟁이다. 오히려 지금이 옛날보다 나은 것일지도 모른다. 체벌도 안하고, 대학을 안가도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슈퍼스타K를 통해서 가수가 될 수도 있고, 디자이너나 모델, 창업등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는 길들이 많이 열려 있다.

학교2013은 그래서 더욱 양극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전교 상위권 석차에 드는 아이들 그룹과 전교 하위권 석차에 드는 아이들 그룹. 성적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상위권 범생이들. 하루라도 안싸우면 손등에 가시 돋는 문제아들. 송하경과 김민기는 범생이를, 고남순, 박흥수, 오정호는 문제아를 맡은 캐릭터인 것이다. 

학교는 아이들을 괴물로 만들어버린다. 범생이와 문제아로 말이다. 그리고 그 안에 선생이 있다. 선생은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있지만, 어떤 선생은 성적만을 가르치고, 어떤 선생은 행복만을 가르치기에 그 안에 충돌이 일어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결론은 우리 모두가 잘 아는 행복이 승리할 것이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것이 메세지여야 하니 말이다. 실제로 인생에서도 행복은 성적과 별로 연관이 없기도 하다.

학교2013은 이런 극단적인 캐릭터들을 보여줌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문제를 제기하려 하고 있다. 과연 학교2013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우선 박흥수의 등장은 고남순과 오정호 그리고 박흥수의 갈등 고조로 이어지고, 당분간 이 스토리가 극을 이끌어갈 전망이다. 학교에서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모습은 액션과 러브라인일 것이다. 주요 시청층이 10대~20대 학생들임을 감안하면 더 자극적이고 원초적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점점 학교2013이 극단적인 쪽의 모습만 부각시키다보니 전체적인 균형이 잘 맞지 않는 느낌이다. 학교2013이 처음에 재미있었던 이유는 범생이와 문제아들 사이에 있는 중간층들이다. 마치 배경처럼 있는 나머지 학생들이 학교2013이 잡아야 할 균형점이 아닌가 싶다. 예나 지금이나 가장 흥미로운 것은 싸움 구경이다. 학교2013에는 싸움이 나면 친구들이 말리는데, 실제로 학교에서 싸움이 일어나면 말리기보다는 판을 만들어주고, 응원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일 것이다.

요즘은 스마트폰 하나씩은 다 가지고 있으니 수업시간에 스마트폰하는 모습도 좀 더 부각되었으면 현실적인 공감대를 더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학교2013에 재미를 느꼈던 것은 교권추락과 학교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초반에 너무나 잘 풀어주어서였다. 공감대가 형성되고, 속 시원하게 말해지고, 있는 그대로를 전달해주니 관심이 가게 되었다. 하지만 3회부터 분위기가 점점 양극단으로 쏠리는 현상이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가 보여지면서 자극적이기보다는 오히려 진부한 스토리가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쉽다.

그럼에도 다른 드라마에 비해서 가장 재미있긴 하다. 최다니엘의 뻔번한 연기와 이종석의 놀라운 연기 변신이 학교2013을 더 재미있게 해 주는 것 같다. 학교 2013이 끝날 때 쯤엔 정말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응답하라 1997이 현재에서 과거를 돌아보는 형식이었다면, 학교 2013는 현재에서 미래로 타임워프하는 형식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실제로 학교 졸업한지도 15년이 흐르다보니 그 때 문제아였던 친구들이 지금 사회에서 잘 나가기도 하고, 그 때 범생이었던 친구들은 대기업에 입사하여 매일 치열한 경쟁 속에 피골이 상접해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메세지를 주고 싶다면 학교2013의 학생들이 2030년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동창회의 모습을 그려봐주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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