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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의 어촌편. 요즘같이 볼 예능 없는 시기에 가뭄의 콩나듯 반가운 소식이다. 이서진과 택연의 캐미도 좋았지만, 만들면 빵빵 터지는 100% 적중률의 연출진들이 만든 프로그램이라 더욱 기대가 되었다. 게다가 차승원과 유해진이 나온다니 감히 상상도 못한 캐스팅이었다. 게다가 장근석도? 처음에 장근석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매우 의아했다. 택연 대신 장근석? 이승기 대신 장근석? 그간 바르고 어수룩하기까지한 캐릭터들을 활용하던 제작진이 장근석을 택한 이유가 몹시 궁금했다. 허세로 캐릭터를 잡은 장근석이 능글 능글한 차승원과 알수 없는 매력의 유해진 사이에서 어떤 연결고리를 만들어낼까 하는 궁금증이었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새로운 도전이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캐스팅임은 분명했다. 역시나 댓글이나 반응들은 장근석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삼시세끼로서는 젊은 여성층과 해외팬까지 두루 가지고 있는 장근석을 캐스팅한 것이 호재였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만만하게 촬영까지 마쳤다. 예고편에서 보여준 장근석의 모습은 나름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어촌으로 간 삼시세끼팀은 장근석이 회를 뜰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캐스팅했다고 밝혔는데, 그 모습을 잠깐 보여주기도 했다. 만약 삼시세끼에서 회 뜨는 모습을 보여주고 소탈한 모습을 보여주고, 유해진과 차승원에게 당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거품끼가 싹 빠져 허세 캐릭터가 사라지게 된다면 제작진은 장근석의 해외 팬이나 여성 팬까지 사로잡을 수 있다는 득을 얻게 되고, 장근석은 남성층과 괴리감이 있는 캐릭터를 희석시킬 수 있기에 모두에게 좋은 그림이었다. 


그러나 결국 탈세로 인해 자진하차를 하게 되었고, 삼시세끼로서는 악재 중의 악재가 아닐 수 없었다. 장근석의 이미지를 희석시켜주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심지어 촬영까지 마치고, 제작발표회도 마치고 이제 방영만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주인공의 하차는 모든 것이 물거품되는 순간이었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진 것이다. 허세 캐릭터를 희석 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던 장근석은 탈세 이미지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얻게 되었고, 프로그램 촬영까지 마치고도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제작진은 우선 촬영을 다시해야 하고, 차승원과 유해진에게도 양해를 구해야 했을 것이다. 장근석의 탈세와 삼시세끼가 함께 보도되고 있기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퍼지기 전에 장근석의 대타도 찾아야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반응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악재 중의 악재가 분명한데 댓글이나 시청자의 반응은 오히려 잘 되었다는 분위기였다. 차라리 방송이 시작하기 전에 불미스런 일이 난 것이 다행이지 방송이 시작되고 한참을 방영하다가 그랬으면 더 혼란스러웠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럼에도 제작진 입장에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었기에 장근석의 대타를 급하게 찾았다. 그렇게 찾은 사람이 바로 손호준. 꽃보다 청춘도 같이 했었고, 응답하라도 했었고, 믿고 맡길만한 사람, 제작진의 요구대로 따라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으로 손호준이 적격이었다. 그러나 또 다시 악재가 찾아왔다. 바로 손호준의 겹치기 출연! 정글의 법칙에서 멤버를 새로 싹 갈아서 야심차게 새출발을 알리는 시즌에 손호준이 출연한다. 정글의 법칙과 삼시세끼는 동시간대 프로그램으로 경쟁 프로그램이다. 안그래도 정글의 법칙이 삼시세끼에 시청률을 많이 빼앗기는 상황에서 삼시세끼가 먼저 촬영한 멤버를 데려가 쓴 셈이니 상도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삼시세끼로서는 몰랐다고 하지만 악재는 악재였다.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을 캐스팅해서 촬영을 한다니 이유불문하고 삼시세끼 출연진은 욕을 먹어도 할말이 없다. 만약 정글의 법칙이 새로운 멤버로 차승원과 유해진, 이서진, 택연을 캐스팅했다면 정글의 법칙은 욕을 무지하게 먹었을 것이 자명하다. 그런데 그 반대의 상황이 발생했으니 삼시세끼에게는 악재가 다시 생긴 셈이다. 아직 방송도 하기 전에 이렇게 악재가 많은 프로그램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악재가 호재로 작용했다. 손호준의 캐스팅은 정말 신의 한수였고, 모두가 원하던 캐스팅이었다. 삼시세끼에 이전에 보여주었던 모습도 있고, 게스트로 나올 사람들도 삼시세끼 출연진과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나오다보니 응답하라 배우들을 다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도 있다. 실제로 첫회부터 정우를 만나게 되었으니 쓰레기와 해태의 만남이 성사되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재미있었다. 삼시세끼와 정글의 법칙 모두를 보겠다는 반응들이 대다수였다. 오히려 정글의 법칙은 예전 조작 사건 때문에 떨어져나간 시청층들이 꽤 많았을텐데 이번 겹치기 출연의 피해자로 나오게 되면서 마침 새로운 시즌을 새롭게 시작하는 시점에서 떠났던 시청층을 다시 끌어올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보통은 겹치기 출연을 하면 한쪽이 손해보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정법도 떠났던 시청자들이 돌아올 결심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삼시세끼는 장근석의 공백을 손호준으로 매울 수 있었으니 둘 다 윈윈한 결과가 나오며 오히려 호재가 되었다. 


정말 인생사는 모르는 것 같다. 분명 누가봐도 악재 중의 악재인데 그것이 호재로 작용하고, 호재로 생각하던 것이 악재가 되는 그런 상황들이 연달아 일어났으니 말이다. 이럴 때 하는 말이 생각난다. "될 놈은 뭘해도 된다" 삼시세끼 어촌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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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준이 겹치기 출연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솔직히 논란이라 할 것도 없다. 오히려 손호준이 예능계에서 팔리는 캐릭터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정글의 법칙이 새롭게 멤버 구성을 하여 시작할 때 삼시세끼도 시작하는데 두군데 모두 손호준이 나온다. 금요일 밤의 대표 프로그램 두군데 모두 손호준이 나오는 것이다. 유재석도 아니고 강호동도 아닌 손호준이 말이다. 겹치기 출연에 대한 것은 차치하고 왜 하필 손호준일까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그의 매력은 무엇인가? 





손호준은 꽤 오랜 시간동안 묻혀 있던 캐릭터였다. 각종 영화와 방송에서 활동했긴 했지만, 딱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손호준은 무명에 가까운 시절을 오랜시간 보내야 했고, 응답하라 1994를 통해 주목받기 시작하더니 각종 드라마 및 꽃보다 청춘을 통해 인기를 얻게 된다. 삼시세끼에도 게스트로 나온 후 더욱 호감이 되어가고 있으며, 지금의 삼시세끼 캐스팅과 정법의 새로운 멤버로 합류하게 된 것까지 손호준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손호준의 매력이라면 바로 이런 무명시절을 거쳐온 겸손함과 예의바름이 아닌가 싶다. 갓 대뷔한 신인은 톡톡 튀는 매력은 있지만 진득함이나 지금처럼 조금만 떠도 바람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손호준의 경우는 무명의 설움과 인기가 부질없는 것임을 아는 것인지 겸손하고 예의 바른 모습들을 보여주며 그것들이 어수룩하고 순수함으로 다가오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꽃보다 청춘에서는 해외 여행이 처음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순수하고 어수룩한 모습들이 더욱 부각되었는데, 재미있는 점은 같이 출연했던 어깨깡패 유연석이나 아이돌인 바로보다 손호준이 여성들에게 더 많은 인기를 얻었다는 점이다. 잘생긴 유연석이나 인기 아이돌인 바로가 아닌 해외 여행 처음인 때쟁이 아이같은 손호준이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바로 순수함으로 어필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손호준의 나이는 제법 많다. 30대 초반인 손호준이 순수함으로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기도 하고 예능에서는 써 먹기 참 좋은 캐릭터다. 순수하다는 것은 그만큼 빈틈을 많이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고, 다양한 캐릭터들을 연결시켜 줄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약간은 빈틈있고 나사 하나 빠진 모습을 보여주어야 상대방의 호감을 얻듯, 손호준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열어줄 예능 프로그램에서 없어서는 안될 캐릭터이다. 





또한 에피소드도 굉장히 다양하다. 라디오스타나 토크쇼에 나오면 우선 유노윤호와 함께 지냈던 이야기만 해도 관심을 한눈에 받게 된다. 라면 하나로 네끼를 해결했다는 이야기나 동생인 유노윤호에게 기대어 살던 모습등 무명 시절의 아픔들이 지금에서는 강력한 내공이 되어주고 있다. 삼시세끼에서 게스트로 나와서 보여주었던 모습 또한 그 내공이 잘 발휘되었다. 불 하나도 못지필 것 같은 손호준은 의외로 일들을 잘 하였고, 혼자 살면서 익힌 내공들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또한 선배 게스트들이 왔을 때는 솔선수범하며 깍득이 대하는 모습은 지킬 건 지키는 젊음같은 반듯한 이미지까지 만들어주었다. 


삼시세끼에서 택연을 쓴 이유는 바르고 순수한 택연의 이미지 때문이었다. 보통 예능에서는 잘 먹히지 않지만, 야외에서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버라이어티에서는 빈틈을 주어 프로그램에 활력소를 주기 때문이다. 또한 상황 설정만 잘 해주면 순수한 모습을 극대화하여 리얼한 상황들을 연출할 수 있기도 하다. 택연이 평소 좋아하던 고아라가 게스트로 나오게 되자 추운 겨울에도 웃통을 벗고 계속 일을 하며 고아라 주변에서 멤돌던 모습은 여성 게스트에게 집적된다거나 불편하게 느껴지기보다 오히려 순수하고 눈에 보이는 행동들 때문에 더욱 미소짓게 만들기도 했다. 





같은 이유로 손호준이 삼시세끼에 캐스팅 된 것이 아닌가 싶고, 장근석의 짐짝보다는 손호준의 노예가 훨씬 더 시청자들에게 호감으로 다가온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꽃보다 청춘의 모습 그대로 정법으로 바로와 함께 간 손호준은 생존에 대한 여러 기술들을 보여주며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조금 시간은 걸리지만 원래 뚝배기에 끓여야 국물이 진하고 쉽게 식지 않는다. 손호준의 인기 역시 서서히 달아오르지만, 쉽게 가라앉을 것은 아닌 것 같다. 연기력도 뒷받침되고, 예능에서 꼭 필요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삶에 대한 진지함이나 겸손함이 있는 손호준이기에 허세나 거만함이 자리잡지 않고서는 굉장히 오랫동안 예능에서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정글의 법칙 조작 사건 이후 오랫동안 정법을 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부터는 다시 정법을 봐 보려 한다. 동시간 대 경쟁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두 프로그램을 모두 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금요일 밤을 책임질 손호준의 매력에 빠질 것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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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의 시청률이 놀랍다. 그냥 하루 세끼를 먹는 프로그램인데 8%를 넘어 최고 9%의 시청률을 올려 3회 연장이 되어버렸다. 총 8부작으로 계획되었었지만, 3회 연장되어 총 11회가 방송된다. 1회는 에필로그로 이루어지고 현재 8회까지 진행되었기에 2회만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9회와 10회의 게스트는 이승기와 김광규다. 이서진이 나왔으니 이승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역시나 같은 소속사인 이승기가 나오게 되었다. 나영석PD와도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기에 삼시세끼의 피날레를 이승기가 장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삼시세끼는 든든한 메인 주인공인 이서진과 옥택연을 중심으로 해서 게스트발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보통은 게스트가 누구냐에 따라서 부침이 있기 마련이지만, 삼시세끼의 경우는 메인 MC나 다름없는 이서진과 옥택연이 기본적으로 잘 받쳐주기 때문에 게스트 또한 이들의 후광을 받게 되기도 한다. 유재석이 게스트들을 배려해주어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면, 이서진과 옥택연(혹은 손호준)은 게스트들을 그냥 내깔려두어 부각되게 만든다. 오히려 게스트를 부려먹기까지 한다. 김광규의 재등장은 새로운 노예의 등장을 예고하기도 한다. 예고편에서 수수밭을 밤에 야간 작업을 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는데 역대 최고로 게스트를 부려먹는 프로그램이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이런 게스트들의 방치, 혹은 부려먹음으로 인해 게스트의 캐릭터는 더욱 고유한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 삼시세끼의 매력인 것 같다. 


유기농 라이프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인만큼 게스트들이 캐릭터 역시 무공해같은 느낌을 가져다준다. 먹방을 찍은 고아라나 고스톱을 치며 해맑게 좋아하던 최지우나 다들 삼시세끼 포맷의 덕을 보았다. 그리고 또 한명 기대되는 새로운 캐릭터가 있으니 바로 김영철이다. 삼시세끼에서 이순재와 함께 게스트로 온 김영철은 드라마 "참 좋은 시절"에서 이서진의 아버지 역할로 나오게 된 것을 인연으로 게스트에 나오게 된다. 다른 드라마에서는 손호준의 아버지이기도 했으니 게스트로도 적합했다. 





그런데 김영철의 캐릭터는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배우이기에 자신을 포장하는 일에서는 누구보다 잘 하겠지만, 역시 방송이기에 보여지는 것이 중요하다.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것 또한 능력이며, 김영철은 삼시세끼에서 호탕하면서도 자상한 상반된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여주었다. 다른 게스트들은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옥순봉을 바라보며 살피기도 하고, 추운 겨울 계곡물에 정기를 받는다고 손호준까지 데리고 입수까지 한다. 예능의 기본 흥행 요소인 입수를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다. 


설겆이도 베테랑의 손길이 느껴지는 포스로 척척 진행하고, 불 피우기나 기타 고된 일들을 도맡아 함으로 서바이벌에 능한 모습과 상남자같은 모습도 보여주었다. 또한 손호준을 아들같이 챙기고, 이순재를 자신의 롤모델로 존경하는 모습에서 자상한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남자답고 더하여 부드럽기까지 한 이런 모습은 중년이 원하던 이상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다. 





더하여 생각이 난 것은 김영철이 곧 꽃보다 할배 시리즈에 등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꽃보다 할배의 멤버는 이순재(35년생), 신구(36년생), 박근형(40년생), 백일섭(44년생)이다. 그리고 김영철은 53년생으로 10살 이상 차이가 나지만 60대 남자들의 여행이 생긴다면 섭외 1순위기 김영철이 아닐까 싶다. 우선 꽃할배의 박근형과 백일섭을 합친듯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박근형의 자상한 모습과 백일섭의 상남자 포스가 둘 다 있는 김영철은 꽃할배에서 꼭 한번 만나보고 싶기도 하다. 짐꾼으로는 손호준과 함께 말이다. 





삼시세끼는 나영석PD가 있으니 충분히 가능한 상상이 아닐까 싶다. 더하여 노주현(46년생), 임채무(49년생), 박영규(53년생) 정도로 F4를 만들어 함께 가는 꽃할배의 새로운 레전드 시리즈를 예상해본다. 연기로는 어디서든 빠지지 않는 내공의 중년 남자 배우들, 할아버지보다는 아버지같은 60대 아저씨들의 좌충우돌 여행도 기대가 된다. 


여하튼 삼시세끼를 통해 예능의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게 되어 반갑고 역시 원석에서 다이아몬드를 만들어내는 나영석PD의 힘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삼시세끼이지만 시즌2에서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만나보길 바라며, 앞으로 예능에서 김영철의 활약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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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가 시작한지도 벌써 6회가 되었다. 총 8부작으로 이제 2회밖에 남지 않았다. 다음 회는 고아라가 게스트로 나오고 마지막 회에도 삼시세끼로 쭉 이어나간다면 마지막 게스트 두명만 더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마지막을 앞두고 있다니 참 아쉽다. 이제서야 삼시세끼의 의도가 뭔지 조금은 알 것 같은데 말이다. 





처음 삼시세끼를 보았을 때는 황당함이 있었다. 정말 밥만 먹고 끝나는 것이다. 아침, 점심, 저녁을 먹고 끝나는 프로그램. 밥 먹고 손님 불러서 밥 먹고, 치우고, 수수 베고 끝. 동물들에게도 캐릭터를 부여하여 밍키, 잭슨 등 인기 캐릭터로 만들어버렸다. 참 알 수 없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렇다고 음식을 만드는 레시피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었다. 맛있게 먹는 먹방도 아니었다. 그냥 "맛있다"가 끝인 그런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안에서 메인 캐릭터인 이서진은 계속 이 프로그램 망했다고, 재미없다고 외치고 있고, 옥택연 역시 열심히 돌쇠처럼 일할 뿐이다. 


그런데 시청률은 케이블 동시 프로그램 중 1위이다. 7%를 넘는 시청률을 보여주고 최고 시청률은 8%가 넘기도 한다. 대박 프로그램인 것이다. 삼시세끼는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 것일까? 이서진과 옥택연 밖에 안나오는(아, 잭슨과 밍키도 있다) 프로그램인데 말이다. 


삶을 요리하는 프로그램





어제 방송에서 비가 오는 소리를 음악으로 담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너무나 당연한 일상 속에서 음악을 찾아낸 것이다. 비가 떨어지는 물건에 따라 소리도 다 다른데 그것들을 하나씩 담아내어 노래와 함께 담아내니 자연이 내는 음악처럼 들리기 시작했다. 일상에서는 비가 오면 전혀 들을 수 없는 소리다. 어쩌다 먹먹해질 때, 멍해질 때 비소리를 듣고 있으면 그런 음악이 들리기도 하지만 일상적인 일은 아니다. 


그 빗소리를 들으며 삼시세끼가 무엇을 하는 프로그램인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건 삶을 요리하는 프로그램이었던 것이다. 삼시세끼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우리는 아침과 점심, 저녁을 먹고 산다. 아주 평범하지만 매일 반복되고, 매우 중요한 의식같은 것이다. 만약 삼시세끼를 모두 못먹는다면 우리는 죽을 수도 있다. 또한 너무나 바쁜 일상에 우리는 하루에 한끼, 혹은 두끼만 먹고 살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1일 1식이라는 것이 유행이 되어 다이어트 방법으로 각광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밤에는 잠을 자고, 낮에는 활동을 하는 것처럼 삼시세끼는 우리에게 가장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현상이다. 


빗소리 속에서 찾아내는 음악 소리처럼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재료들을 찾아내서 맛있게 요리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삼시세끼인 것이다. 우리는 일을 한다. 매우 바쁘게. 밥도 못먹고 다닐 정도로 바쁘고 일상에 찌들어 있다. 매일 반복되는 나날. 다람쥐 쳇바퀴도는 듯한 일상은 결국 먹고 살기 위해서다. 삼시세끼 먹으려고 말이다. 그런데 정작에 주객이 전도되어 삼시세끼도 못먹고 일하다 과로로 병을 얻거나 심지어 죽기도 한다. 





삼시세끼는 유기농 라이프를 추구한다. 한적한 시골에서 텃밭에서 나온 작물을 가지고 전통 가마솥에다가 불을 피워서 음식을 해 먹는다. 염소 잭슨이 주는 우유와 닭들이 주는 계란으로 다양한 요리를 하게 된다. 심지어 맷돌로 커피를 갈아서 천에다가 짜서 마시는 커피도 있다. 가마솥 뚜껑을 후라이펜처럼 사용하고, 나무만 있으면 바로 불을 피워서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다. 조금은 불편하고, 힘들지만 삼시세끼는 충분히 해 먹을 수 있다. 그것도 매끼니 다른 메뉴로 말이다.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인스턴트에 파묻혀 산다. 햄버거 하나로 한끼를 떼우고, MSG에 쩔은 음식으로 월요병에 시달리기도 한다. 삼식세끼 잘먹자고 하는 일들인데, 정작에 삼시세끼를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현실. 삼시세끼에서는 유기농 라이프를 통해 힐링과 건강함 더불어 작은 땅 몇평만 있어도 삼시세끼 잘 먹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정말 재미없는 일상을 재미있게 만든다는 점이다. 배우와 가수 둘을 시골에 넣어 놓고 밥만 해 먹으라니 참으로 할 일이 없을 듯 하다. 하지만 그 삼시세끼를 해 먹는 것만으로도 한회 분량을 다 뽑아낸다. 그것도 아주 맛깔나게 말이다. 잭슨과 밍키에게 캐릭터를 주고 심지어 말투까지 주었다. 음메체와 밍키에게는 요술공주 밍키의 BGM까지 넣어주며 순간의 찰라를 잘 포착하여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만약 삼시세끼를 자막 없이 본다면 정말 재미없을 것 같다. 자막이 주는 깨알같은 재미가 스토리를 만들어 나간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기 전에 솥을 씻어야 하는 장면에서는 개미굴같은 노동의 연속이라는 표현을 한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장면에도 디테일하게 스토리를 만들어나가고 캐릭터를 만들어나간다. 옥택연은 졸지에 옥빙구가 되었고, 이서진은 할머니가 되었다. 


음식의 맛은 좋은 재료


요리 프로그램에서 보면 음식의 맛은 좋은 재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삼시세끼는 인생을 요리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재료는 바로 사람이다. 인생을 사는 사람. 그 사람이 하는 아주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일상과 반응. 그것이 가장 좋은 재료이다. 거기다 인지도까지 있으면 금상첨화다. 그래서 삼시세끼에는 배우만 나온다. 예능인은 한번도 나온 적이 없다. 자연스러운 일상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예능에 물든 사람들은 상황을 만들고 계속 리엑션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치 음식에 넣는 MSG처럼 말이다. 옥택연은 예능에서 안먹히던 캐릭터다. 너무나 정직하고 성실한 모습은 재미없다는 모습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잘 포착한 나영석PD는 옥택연을 옥빙구로 만들어 버렸다. 





게스트들도 드라마 참 좋은 시절의 배우들만 나왔다. 더 이상 나올 게스트가 없자 응답하라 1994를 함께했던 고아라를 내보냈다. 인지도가 있는 배우들을 적극 기용하고 있는 것이다. 나영석PD의 그간 작품들을 보면 대부분 배우나 가수였다. 꽃보다 시리즈도 그러했다. 이제 삼시세끼까지 성공시켰으니 섭외에 대한 파워는 더 강력해질 것 같다. 시즌2에서는 더욱 막강한 게스트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들의 인지도는 시청률을 내 주고, 이들의 자연스러움은 좋은 재료가 되어 연출이라는 레시피를 통해 더욱 맛깔나는 유기농 건강한 요리로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삼시세끼를 보고 나면 마치 건강한 밥상을 한끼 먹은 것처럼 든든하고 힐링이 된다. 별이 쏟아지는 하늘도 한번 쯤 쳐다보게 만드는 여유를 가져다 주는 것이다. 


삼시세끼는 그냥말로 연출의 힘이라 볼 수 있다. 나영석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프로그램. 삼시세끼의 새로운 시도는 앞으로의 예능 트렌드를 미리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앞으로 2회 밖에 남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시즌2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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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사단이 또 한번 일을 냈다. 꽃보다 시리즈를 내놓을 줄 알았더니 갑자기 자급자족 유기농 라이프인 삼시세끼를 선보였다. 이서진과 옥택연만 나와서 정말 말 그대로 밥만 먹는 프로그램이다. 아무리 먹방이 유행이라지만 이걸로 뭘 어떻해할지 기대가 되면서도 우려가 되었다. 그러나 첫회가 끝나고 나자 왜 나영석 사단이 여행에서 먹방으로 컨셉을 바꿨는지 알만했다. 





믿음직스럽지 못한 정보에 따르면 1박 2일 출신들의 PD와 작가들의 모임이 있다고 한다. 그들은 1달에 한번 정도 모여서 최신 트렌드에 대한 스터디를 하는데, 최근에는 빅데이터를 가지고 트렌드를 분석한다고 한다. 그만큼 더 정교해지고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할지 반보 먼저 알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셈이다. 여행에서 먹방으로 아이템을 바꾼 것은 그냥 찍어서 들어온 것은 아니고 철저한 분석을 통해서 기획되었고,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TV에서 먹방이 유행이었다. 남자 둘이 짜장면을 먹는 것을 찍거나 시청자가 찍어준 음식을 모두 먹는 것을 보여주거나 하는 식의 기상천외한 먹방들을 시작으로 먹방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그리고 삼시세끼 역시 그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냥 삼시세끼를 직접 해서 먹는 것이다. 메뉴는 제작진이 정해준다. 그리고 직접 유기농으로 자급자족하여 먹는 것이다. 


망할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의 일등공신은 이서진이다. 왕자님 이미지의 이서진이 짐꾼으로 전락하면서 할배들 사이에서 귀요미로 활약하는 모습이 꽃보다 할배의 성공 요인이었다. 꽃보다 할배에서 이서진은 신의 한수나 다름없었고, 투덜이 이서진은 끝까지 투덜거리면서도 임무를 완수해내며 국민짐꾼으로 성장해버렸다. 나영석PD의 깐족거림과 웬만한 PD에게는 기도 죽지 않는 이서진의 시니컬한 모습이 대립구도를 이루면서 둘의 캐미가 잘 맞음을 꽃보다 할배에서 보여주었고, 그것이 발단이 되어 삼시세끼까지 함께하게 되었다. 따지고 보면 이서진과 나영석의 인연은 이미 1박 2일 때부터 시작되긴 했지만 말이다. 





꽃보다 할배와 연결고리도 있다. 할배들의 요리를 담당했던 이서진은 요리를 못한다고 하더니 대충 뚝딱뚝딱 만든 것이 의외의 맛을 내며 요리왕 이서진으로 등극한다. 그리고 요리 프로그램을 함께 해보자는 우스겟소리의 말이 씨가 되어 정말 요리 프로그램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참 희안하다. 그냥 강원도 정선에 둘을 던져놓고 매 끼니가 미션인데다 손님들이 오면 손님 접대까지해야 한다. 계속 먹는다. 1회에서만 벌써 삼시세끼를 다 먹어버렸다. 1회에 하루가 되는 모양이다. 이서진은 계속 망한 프로그램이라며 투덜댄다. 하는 것이 계속 요리만 하고 먹기만 하니 망할 프로그램이 맞긴 맞다. 아버지 세대만 해도 연예인들 나와서 지들끼리 떠들다가 놀고 돈 벌어가서 좋겠다고 하는데, 이건 한술 더 떠서 연예인들 나와서 지들끼리 밥해먹고 돈도 버니 더 땅짚고 헤엄치기로 보인다. 


살리는 이서진





이 프로그램의 1등 공신은 역시 이서진이다. 자신이 하는 프로그램에 대놓고 망해라고 저주를 퍼붓는 사람은 이서진이 처음이 아닐까 싶다. 장동민이 속사정 쌀롱에서 이서진을 따라하며 프로그램 욕을 하지만, 너무 설정한 티가 팍팍난다. 하지만 이서진은 진심으로 그러는 것처럼 보인다. 연기를 잘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일관되게 짜쯩내고 시니컬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이서진이 짜증내고 시니컬하면 할수록 프로그램은 더욱 재미있어진다. 자연스럽게 제작진과의 대립구도로 이어지고, 이는 긴장감을 주어 시청자와 이서진의 공감대를 형성해주기 때문이다. 시청자는 이서진과 한편이 되어 제작진에 대한 적이 되고, 제작진은 살신성인 정신으로 프로그램을 살리는 식이다. 


이미 1박 2일, 꽃보다 할배에서 써 먹어서 성공한 백전백승 전략이었고, 삼시세끼에서는 이서진의 프로그램을 향한 저주와 욕설로 더 강력하게 어필을 했다. 멍하니 있는 이서진, 불평하며 할건 또 다하는 이서진, 그리고 제작진과 언제든 맞짱 뜨고 때로는 이겨먹는 이서진의 활약이 삼시세끼를 1회 5.6%라는 대박 시청률을 내게 되었다. 


신의 한수 옥택연



이서진이 나온다길레 이승기가 나올 줄 알았다. 같은 소속사이기도 하고 1박 2일에서 나영석PD와 이미 호흡을 맞춰보았기에 여러모로 캐미가 잘 통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툭튀 옥택연이란다. 다른 예능에서 옥택연은 참 재미없는 캐릭터였다. 진지하고 요즘 보기 드문 요령을 모르는 순수 청년이기 때문이다.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버리는 스타일이랄까? 매사에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바른 청년의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삼시세끼에는 최적화된 캐릭터가 바로 옥택연인 것 같다. 이승기와 얼핏 순수청년이라는 점에서는 캐릭터가 겹치는 듯 싶지만, 이승기는 1박 2일을 통해서 약간의 요령과 제작진을 이기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옥택연은 제작진이 시키면 시키는대로 다 하는 스타일이다. 요령도 없고, 최선을 다하고 빼지도 않고 적극적이다. 하지만 이승기와 마찬가지로 허당끼가 있다. 뭔가 열심히 하는데 핀트가 맞지 않거나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허당스런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모습은 이서진의 모습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그래서 이서진은 한참 어린 옥택연을 시켜먹으려 하지만, 아무것도 못하는데 열심히는 하는 옥택연에게 쓴소리도 못하고 그냥 자기가 다 하고 만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는 옥택연이 이서진을 시켜먹고 있는 형국이 되어버린다. 


연금술사 나영석



이서진이 망할 프로그램이라고 하는데에는 정말 이유가 있다. 나영석이 없었다면 이 프로그램은 정말 망하는 프로그램이었을 것 같다. 게임도 없고, 여자도 없고, 볼거리도 없고, 심지어 할 일도 없다. 그런데 이걸 재미있게 만드는 연금술사 같은 능력을 가진 나영석이 그냥 넘어갈만한 장면을 재미있게 만들어 버린다. 


집에서 빈둥 빈둥 누워있다가 걸려온 전화. 묘령의 여인을 찾는 전화인데 거기서 미스터리한 음악을 깔면서 공포물로 바꿔버린다. 실은 별일 아닌 것이었지만, 어떻해든 그걸 살려낸다. 또한 최화정, 윤여정이 게스트로 왔을 때 그냥 고기를 주었을수도 있었겠지만, 고기 1근에 수수 1kg 수확이라는 룰을 넣음으로 게스트에게는 넉넉히 대접할 수 있는 훈훈한 모습과 다음 날에는 죽어라 일해서 빚을 갚아야 하는 투덜이 이서진과 순수청년 옥택연의 모습이 보여준다. 


그래서 대접을 할 수 밖에 없는 게스트들만 초대한다. 다음 번 초대 손님은 신구와 백일섭이다. 대선배이자 꽃할배에서 정든 할배들이 왔는데 대접을 안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빚은 다음 날 이서진의 분노를 이끌어낼 것이고, 투덜대면서도 다 하는, 그리고 시키면 무조건 열심히 하지만 허당인 옥택연이 재미를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먹방 예능의 시작


귀농, 자급자족, 유기농, 먹방이 합쳐진 예능. 기존에도 많이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 망했다. 이건 망할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또한 거기엔 나영석과 이서진이 없었다. 이제 새로운 형태의 먹방 예능이 생겨날 전망이다. 나영석과 이서진이 만드는 새로운 장르의 먹방 예능. 과연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 나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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