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

이봉원, 박미선이 아닌 최양락과 합쳐라

이종범 2009. 8. 27. 08:26
이봉원이 라디오스타에 출연하였다. 저번 주에 이어 두번째 출연이다. 이경실과 견미리 그리고 박미선과 함께 출연한 이봉원은 왠지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있는 느낌이었다. 재미있긴 했으나 이경실에 눌리고, 박미선의 불편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그의 옆에 콤비 최양락이 없으니 무언가 허전했다.

박미선이 뜰 수 있었던 이유는 이봉원 때문이다. 얼굴 없이 이름만 출연한 체 이봉원의 애피소드로 잔뜩 무장하고 나온 박미선은 한풀이 개그로 자신의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었다. 저번 주의 이야기에서 이봉원은 자신이 호박씨까듯 까임을 당하는 것에 대해 참기 힘들 정도였다고 했다. 아무래도 주변에서 보는 시각이 달라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업만 계속 말아먹고, 술만 좋아하고, 더럽고, 지저분한 등등의 온갖 안좋은 캐릭터가 그의 부인 박미선으로부터 만들어졌으니 속이 탈만 했을 것이다. 출연 한번 안하고 다시 만들어진 곰팽이 캐릭터와 거기에 더해서 나쁜 남자가 아닌 못된 남자로 캐릭터가 굳어져버렸으니 말이다.


 

그래도 부인이기에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박미선의 성공은 이봉원의 내조 덕분이고, 그 이후 박미선만의 재능이 부각되면서 여자 유재석이라 불리우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박미선이 부각되다보니 이봉원과 함께 나오면 다른 사람들은 박미선을 괴롭힌 이봉원의 진위에 대해 파고들 수 밖에 없다. 그러면 또 다시 자신을 희생해서 모든 것을 순순히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래야 개그가 되니까 말이다.

이번 라디오스타가 재미있었긴 했지만, 이봉원을 중심에 놓고 본다면 기가 눌린 방송이었다. 이경실과 박미선의 타겟은 어쩔 수 없이 이봉원이 되었어야 했기 때문이다. 박미선과 이경실이 이봉원의 캐릭터를 벗기기 위해 감싸주는 모습이 보이긴 했지만, 그러면 재미가 없어지고,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다시 이봉원을 걸고 넘어지는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봉원은 반박보다는 수긍 쪽으로 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비록 이봉원이 박미선과 같은 소속사에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동반 출연은 자기야, 혹은 세바퀴같은 부부 프로그램 외에는 따로 행동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왜냐면 박미선과 함께 출연할 시에는 개그맨 이봉원이 아닌 가장 이봉원이 되기 때문에 그의 개그는 치명타를 입기 때문이다. 박미선 또한 이봉원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개그 소재로 이용하는 것이 더욱 공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봉원은 박미선이 아닌 최양락과 합쳐야 한다. 최양락은 야심만만에서 강호동과 호흡을 맞추고 있지만, 강호동의 기에 눌려서 인지 말 한마디 못하고 가끔씩 한마디 던지는 것도 분위기를 깨는 멘트로 당혹케 한다. 최양락을 한방에 야심만만 고정으로 꽂아줄 수 있었던 그 개그 파워는 온데간데 없이 강호동마저 어색하게 만들어버리는 존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최양락은 이봉원이 있어야 하고, 이봉원도 최양락이 있어야 한다. 미안하지만 여기에 김정렬이 끼어도 안된다. 보통 트리플로는 성공한 케이스는 거의 없기 때문에 콤비로 가는 것이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즉, 최양락과 이봉원 콤비로 뚫어야 승산이 있는 것이다.

야심만만에서 최양락이 토크로 인기덤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이봉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로 치고 박고 공감할수록 최양락의 장점이 부각되고, 이봉원의 장점이 부각된다. 이는 오랜시간 동안 술자리를 통해 다져온 우정 때문일 수도 있지만, 시청자들에게 최양락-이봉원 콤비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런 모습으로 비춰지기 때문일 것이다. 최양락과 이봉원이 같이 나오면 그 모양 자체로 과거의 향수에 빠질 수 있기도 하다.



최양락은 깐족거리는 캐릭터이고, 이봉원은 그 깐족임을 다 받아줄 수 있는 캐릭터이다. 마치 유재석과 박명수 콤비처럼 친하면서도 앙숙인 콤비인 셈이다. 또한 박미선과 함께 있을 때보다 더욱 자연스러운 표정이 나올 것 같다. 아내인 박미선보다 술친구인 최양락을 본 시간이 더 많았을 것 같기에 더욱 자연스럽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최양락과 콤비를 이루면 저절로 박미선-팽현숙이라는 경쟁구도가 생긴다. 이 경쟁 구도는 프로그램에서 써 먹기가 매우 좋다. 특히 자기야나 세바퀴같은 부부 프로그램에서 가장 좋아할만한 콤비일 것이다. 충분히 고정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묶음이 바로 최양락-이봉원 콤비에 맞서 저절로 형성되는 박미선-팽현숙 콤비일 것이다.

서로 각자 다른 곳에서 서로의 장점을 포기한 체 단점만 부각되고 있는 지금의 구조는 서로에게 좋지 않은 것 같다. 이봉원과 최양락은 한시대를 웃게 만들었던 최고의 개그맨이고, 콤비이다. 이들이 다시 한번 뭉친다면 충분히 예전의 전성기를 다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추억을 팔아막는 개그가 아닌 다시 한번 새롭게 초심으로 시작하는 환상의 콤비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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