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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전이 노홍철의 빈자리를 매우기 위해 인맥을 동원하여 조인성과 박휘순 그리고 김현철을 영입하였다. 인맥왕 정준하의 존재감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지난 주에 이어 조인성의 훈훈함과 큰웃음은 계속되었다. 샤방한 외모와 훤칠한 키, 게다가 적절한 몸개그와 박명수를 당황하게 만드는 센스까지 보여주는 그를 보며 과연 모자른 것이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함을 느꼈다. 또한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감동까지 느껴졌다.

노홍철의 빈자리를 넘어서 무한도전의 중심적인 존재감을 보여준 것 같았다. 오히려 노홍철은 그 자리를 계속 지켰고, 조인성은 제 7의 멤버인 것처럼 느껴졌다. 온몸이 다쳐도 입만 다치지 않으면 끊임없이 재잘거릴 것 같은 노홍철은 자신의 자리를 계속 지켰다. 갈비뼈와 치질수술, 그리고 정신적 충격까지 모든 것이 다 치유되기도 전에 보호대까지 착용해가며 퀵마우스 노홍철은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최고의 비호감을 자랑하는 김현철도 이번만큼은 박휘순의 탈골변명을 딛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부르지도 않았는데 넉살좋게 음료수 2병사서 나시티입고 온 그는 처음부터 설레발로 강한 거부감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박휘순이 습관성어깨탈골 때문에 모든 게임을 피하자 김현철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기회를 잘 활용했다. 특별히 초청된 것도 아니고, 최근 비호감세가 극으로 치닫고 있는 김현철은 그것을 인식한 듯 몇번 나오지 않았지만, 그이 비호감적 행동은 적극적이고 무슨 일이든 할 것 같은 의지가 가상해보이기까지 하였다.

반면, 육봉달 박휘순을 보는 내내 눈살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습관성 어깨 탈골로 인해 아무런 활약도 보여주지 못했다. 그의 지병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프로답지 않은 모습이 안타까웠다. 어깨탈골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레슬링 안한다고 뭐라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자신이 아무것도 할 것이 없으면 대기하고 있던 김현철과 바꿔주던가, 노홍철처럼 몸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 활약해 주었어야 했다. 박명수는 노홍철에게 길거리에서 캐스팅되어 근본없다고 말하지만, 개그맨이라는 근본(?)이 있는 박휘순이 보여준 건 어설픈 몸푸는 모습밖에 없었다.

시키는 것은 우선 빼고 보는, 그렇다고 개그맨으로서 웃기는 모습도 없고, 알아서 빠져주는 것도 없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욕심에 발만 담궈놓은 듯한 옹졸한 모습은 실망 그 자체였다. 수원에서 4시간에 걸쳐 올라오고, 최근 아무런 활동도 없는데다가, 습관성어깨탈골 때문에 레슬링은 못하는, 더군다나 처음이라 어색하고 짱짱한 개그맨 선배들이 가득한 무한도전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같은 장소에 아침도 안먹고 바로 달려와 대한민국 최고의 외모를 가지고 있는 그가 침까지 흘려가며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준,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려는 의지로 어색함은 커녕 그동안 쭉 함께 해온 듯한 모습을 보여준 조인성이 있었다.

그리고 아무도 불러주지 않았고, 온갖 안티를 몰고 다니는, 무한도전만 나오면 큰 욕을 먹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떡해서든 관심을 받고 싶어서 추운겨울에 형광색 나시티까지 입고 나온 개그맨 선배인 김현철도 있었다.

또한 정신병자에게 맞아서 갈비뼈 부러지고, 귀까지 찢어진데다가 치질수술까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보호장비까지 착용해가며 끊임없이 재잘거린 퀵마우스 노홍철도 그 자리에 있었다.

박휘순이 보여준 모습은 어떠한 것도 변명이 될 수 없다. 그저 프로로서의 모습이 부족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그 자리에서 박휘순이 보여줄 수 있었던 모습은 많았다. 개그맨으로서 입으로 웃길 수도 있었을테고, 안되면 예전 캐릭터를 살려서 내복을 입고 나오든가 가발을 쓰고 나오든가 함으로 모습으로 웃길 수도 있었다. 이도 저도 안되면 大자로 누워서 자고 있던 김현철에게 자리를 내어줌으로 훈훈하고 대범한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었다. 무한도전이라는 자리가 개그맨에게 얼마나 큰 기회이고 무대인지 모든 사람이 다 안다. 그런 기회를 남에게 베풀어 줄 수 있는 용기도, 그렇다고 자신의 불리한 조건을 극복할 센스도 없는 박휘순에게 쓴소리를 좀 해보았다.

누구나 완벽할 수는 없다. 하지만 노력하는 모습에 돌을 던질 사람은 없다. 최근 슬럼프일 수도 있고,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사정이 있을 수도 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마음이다. 잘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망가지는, 다쳤음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는, 욕먹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부딪히고 보는 그런 모습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슬럼프로 더욱 빠지는 것이 아니라, 배울 점은 배우고, 노력하여 예전의 육봉달로서 보여주었던 재능과 끼 그리고 더불어 언제나 준비된 프로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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