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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스캅이 시작되었다. 생각보다는 별로였던 드라마. 김희애가 나온다고 해서 믿고 보았지만, 김희애의 최영진 연기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다. 연기력이야 워낙 베테랑이니 약간의 선머습같은 이미지로 연기 변신은 했지만, 강력계의 팀장이고 서울지청의 에이스라는 사람이 달리기를 팔자 걸음으로 하며 할 줄은 몰랐다. 사무직에 있었던 사람도 그것보다는 더 잘 뛸 것 같은데, 경찰이라서 액션이 주로 많을텐데 앞으로 이런 달리기 모습을 계속 봐야 한다는 것이 고달플 것 같다. 



아줌마 드라마 





미세스캅은 아줌마 드라마다. 타켓층이 아줌마다. 기획의도를 보면 생물학적으로 여성이지만 여성이 아닌 엄마로 살아야했던 아줌마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다고 한다. 가족을 위해선 창피를 무릎쓰고 사은품을 챙기는 슈퍼우먼이 못할 일이 무엇이 있겠냐는 것이 핵심이다. 바람핀 남자의 증거를 촉으로 알아내는 아줌마의 능력을 경찰과 연결시킴으로 수사를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는데에 포커스를 맞추고 그 역할을 김희애가 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메세지는 이런 무서운 인적자원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고 설명하고 있다. 


철저하게 아줌마를 위한, 아줌마에 의한 드라마가 바로 미세스캅이다. 그런데 소재는 아줌마들이 싫어하는 소재다. 경찰, 액션, 정치 뭐 이런 것들이 소재인데 과연 아줌마들이 좋아할지가 의문이다. 보통 치정, 막장, 불륜, 출생의 비밀 이런 것들이 아줌마들이 좋아하는 소재인데 말이다. 그렇다고 아저씨가 타켓은 절대로 아니다. 아저씨가 타켓이었다면 김희애를 여전사로 만들었어야 했다. 액션을 화려하게 잘 하거나 CG로라도 화려하게 만들었어야 했다. 소재는 정말 아저씨의 마음에 쏙 들고 기대하게 만드는 것인데, 김희애의 행동은 그런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려 버리고 만다. 


워킹맘을 위한 드라마





미세스캅은 집에서 살림과 육아를 하는 아줌마들이 잉여인력이라고 말한다. 이런 인적자원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국가적 낭비라고 한다. 과연 이 드라마를 쓴 작가나 감독은 아줌마에 대해서 알고나 쓰는 것인지 참으로 의심스럽다. 살림과 육아가 얼마나 스트레스받고 어려운 일인지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줌마이기에 살람과 육아를 할 수 있는 것이지 아저씨를 데려다 놓고 살림과 육아를 하라고 하면 절대로 못한다. 24시간 일해야 하고 쉬는 날도 없다. 365일 아이가 20살이 될 때까지는 계속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 20년간 매일 퇴근시간 없이 막노동과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받아야 하는데 그야말로 슈퍼우먼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슈퍼우먼 아줌마들이 있기에 국가가 유지되는 것이지 이 아줌마들이 다 직업 전선으로 뛰어들어야 국가가 더 잘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워킹맘은 구조적 갈등을 야기시킨다. 미세스캅에서 나오는 것과 같이 가족과 직업 사이에서 고민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아이는 엄마가 보고 싶어서 인형을 훔친다. 인형을 훔치면 경찰서로 엄마를 부를 거라는 주인 아주머니의 말에 인형을 계속 훔치게 되는 아이의 마음을 알고도 다시 자신의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이 과연 엄마로서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일을 해야 하기에 가족을 소홀하게 되고, 가족을 소홀하게 함으로 가정은 불화가 생기게 되고, 가정의 불화는 다시 집에 가기 싫게 만들어 일에 더 물두하게 만들게 되는 악순환에 빠져드는 것이다.


기획의도를 차라리 워킹맘들이 다시 엄마로 돌아가는 것, 일보다 가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서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더 나았을 것 같다. 워킹맘을 위한 드라마는 누구의 공감도 받을 수 없다. 차리라 주부를 위한 드라마를 만들었다면 더 나았을 뻔 했다. 최영진이 그냥 일반 주부였고, 어떤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강력계 형사보다 더 예리한 아줌마만이 할 수 있는 추리와 촉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는 식으로 풀어나갔으면 오히려 공감을 더 받을 수 있었겠지만, 강력계 형사로 시작하는 것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요소가 많다. 김희애가 액션에 능하다면 조금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뻔한 스토리





연쇄살인법을 찾고 있는데 그 연쇄살인범은 강력계 형사 수십명이 달라붙어도 잡지를 못하고 오히려 잡으려는 경찰이 총을 빼앗겨서 총에 맞는다. 수갑을 채우라고 손을 내밀어 수갑을 채우려 할 때 총을 잡고 거꾸로 뒤집어 쏘는 방식을 쓴 것 같은데 어떤 경찰이 연쇄살인범의 수갑을 그런 식으로 채우는지 어이가 없을 뿐이다. 일반 경범죄라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총까지 들고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범인이 수갑을 채우라고 손을 내미는데 그냥 가서 수갑을 절대로 채우지 않을거다. 우선 무릎을 꿇거나 엎드리게 한 후 철조망을 손으로 잡으라고 한 후 수갑을 채우거나 등을 발로 밟고 손을 뒤로 꺾은 상태에서 수갑을 채우는 것이 누가봐도 안전할텐데 정면으로 바라본 상태에서 수갑을 채우는 것은 이해가 안되는 행동이다. 


결국 그 연쇄살인범을 놓쳤고, 연쇄살인범은 KL그룹 회장과 연결되어 있을거고, 연쇄살인범을 잡다가 KL그룹과 경찰의 연결고리를 찾을테고 그러다 자기의 딸을 인질로 잡히게 되면서 아줌마 슈퍼파워가 나오게 된다는 뭐 그런 스토리가 아닐까 싶은데, 절대로 그런 스토리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아이를 인질삼아 분노게이지를 이끌어내는 식의 스토리는 너무 뻔하고 식상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반전으로 최영진이 아줌마로 돌아가서 겪게 되는 워킹맘이 몰랐던 주부의 어려움을 다루는 것이 더 공감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도 컸던 미세스캅, 김희애와 김민종, 손호준, 이기광까지 나와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정말 배우가 아까운 드라마인 것 같아서 아쉽다. 1회이니 조금 더 지켜보아야겠지만, 김희애의 액션신을 줄이던지 아니면 뜀박질부터 제대로 하던지 대역을 쓰던지부터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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