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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을 보고 있으면 유난히 시끄럽고, 떠들썩하다. 기존의 토크쇼가 앉아서 조곤 조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편이라면 강심장의 경우는 매우 버라이어티한 상황을 만들어주고 있으며 상황 때문에 웃게 되곤 하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은 그것이 억지 웃음 같아서 싫어하기도 하지만, 여러 아이돌과 톱스타들이 나와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에 좋아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그건 시청률에서 알 수 있는데, 이미 승승장구는 강심장에 비해 큰 격차로 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강심장은 SBS의 공식 버라이어티가 되었으며 SBS의 웬만한 드라마 홍보는 죄다 강심장에서 하고 있다. 매주 스타가 나오지 않으면 전진하기 힘든 강심장이지만, 그 뒤에는 SBS의 든든한 후원덕에 섭외력에 있어서 어떤 버라이어티에도 뒤지지 않기에 강심자의 인기는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 강심장의 존재 자체가 자전거 타듯 발을 멈추면 넘어지게 되는 상황이기에 강심장 안에서도 유독 많은 경쟁과 스킬들이 나오는 것 같다. 이런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버 액션


수학여행 사진을 찍을 때 내가 어디 있는지 한번에 찾게 만들려면 물구나무를 서든가 손을 번쩍 들던가해서 나의 존재감을 나타내야 한다. 강심장에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나오고 있고, 카메라 앵글조차 모두를 담기 힘들 정도이다. 그렇기에 원샷을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 어제 샤이니의 민호는 이특에게서 웃음 콤보를 전수받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강심장에 적응하기 위해 이특이 민호에게 알려준 비법은 바로 웃음 콤보.

리액션을 하기 위해 3가지로 나누어 웃음을 준비했다. 약한 것은 박수를 치며 웃고, 중간은 몸을 뒤로 제치며 박수를 치며 웃고, 강한 것은 무릎을 치며 일어나 발을 구르며 박수치며 양 손가락으로 전방을 찌르며 웃는 것이었다. 이것을 밤새 연습하고 나왔다고 하며 예능돌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예능돌 뿐 아니라 강심장에 나온 모든 사람들은 이런 비법을 연습하고 나오는 듯 했다. 특히 뒷줄에 앉은 사람들은 무슨 말만 하면 죄다 일어나서 배꼽을 잡고 고꾸라지며 웃곤 하는데 이것이 모두 주목을 받기 위한 오버액션임이 들어난 것이다.

오버액션을 하며 웃는 것을 보고 있으면 웃음은 전염되기에 보는 사람도 웃게 된다. 이제 돌이 된 내 아들도 아무 이유없이 내가 웃으면 따라서 웃는다. 웃음은 반사적인 행동이기도 한 것이다. 이런 심리를 이용한 오버액션은 강심장을 보고 있으면 마구 웃고 있게 되지만, 실제로는 그 웃음이 탐탁지는 않다. 웃는 주체 자체가 억지 웃음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지 못하고 그것을 본 사람도 억지로 웃게 되어 씁쓸한 웃음이 되곤 하는 것 같다.

살아남기 위한 웃음은 결국 자연스럽지 못하고 억지로 끼워맞춘 조각처럼 찜찜할 뿐이다.

강호동을 공략하라


강심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MC를 공략해야 한다. 멘트의 분배권을 가지고 있는 MC는 강호동과 이승기. 이들에게 잘 보이거나 태클을 걸어야 하는데 이승기를 건드리면 팬들의 성화에 역효과만 더 클 뿐이다. 사람들이 좋아하긴 하지만 강한 강호동의 캐릭터이기에 누군가 강호동의 약점을 캐고 늘어지거나 약하게 만든다면 강호동을 공략함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어제는 세븐이 그러했는데, 이미 무릎팍도사에서 강호동과 한판 입씨름을 한 경력이 있어서인지 강호동을 적절하게 공략하였고, 세븐에게 강호동의 관심도가 집중되어 많은 원샷을 받을 수 있었다. 마치 세븐 특집이라도 된 것처럼 말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강심장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웃기는 사람은 바로 특 아카데미의 슈주 멤버들이다. 붐 아카데미를 이어받은 특 아카데미는 강심장의 속성을 정확히 꿰고 자신만의 강점을 어필하고 있는데, 너무 많은 사람이 나오기에 네트워크된 팀을 만들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팀은 개인보다 항상 우월한 위치에 있게 된다. 특 아카데미는 특 아카데미만의 캐릭터를 갖게 됨으로 웬만한 개인은 그들을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이다.

이들은 강심장 안에서 새로운 코너들을 맡아서 하고 있기도 한데 이는 MC 외에 토크 분배권을 가지게 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 코너에서만큼은 특 아카데미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강심장에 나온 패널들은 강호동과 특 아카데미에 집중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강심장에서는 아무리 잘나도 혼자서는 절대로 다수를 이길 수 없다. 경쟁 토크쇼인 강심장에서 한번도 안나올 수도 있기에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서로 뭉쳐서 팀을 이루어 팀으로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최선일 것 같다.

강심장을 이용하는 방법


강심장은 철저히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된다. 화요일이라는 무주공산 시간대와 이승기, 강호동이라는 초호화 MC, 온갖 스타들이 섭외되어 토크 배틀을 만들고 이슈를 쏟아내는 강심장은 모든 것이 기삿거리이기에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현재 강심장에서는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를 띄우기 위해 배경 음악으로 구미호 음악을 사용하고 앤딩 뮤직비디오로 구미호를 내보내고 있듯, 강심장의 마케팅적인 환경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강심장에 나와서 성공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토크를 잘해서 강심장에 오르는 것은 의미가 없다. 예전의 서세원쇼처럼 1등을 한다고 해서 유재석같이 주목을 받거나 하지는 않는다. 강심장의 타이틀을 거머쥐라면 눈물만 흘려주면 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아무도 강심장을 기억하지 않고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렇기에 토크보단 토크의 기회가 왔을 때 최대한 자기 홍보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물론 뻔히 보이는 홍보로 인해 재미를 반감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감수해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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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박 2일을 보면서 강호동이 한 말이 강하게 기억에 남았다. 1박 2일에서 필요한 사람은 현재 이수근 밖에 없다는 말이었는데, 다들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있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강호동의 일침이기도 했다. 강호동의 농담 섞인 우려처럼 1박 2일에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집중력이다. 모두가 집중하여 열정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모자랄 판에 드라마로 인해 얼굴 탈 까봐 걱정되고, 혹여나 드라마 캐릭터가 망가질까봐 조심하며, 민감한 이슈를 건드리기 어려우기에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새신랑은 신혼이라 사정을 봐 주어야 할 것 같고, 예능감을 찾지 못하고 아직도 어리버리하고 있는 김종민도 부담스럽긴 매한가지다.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강호동에게 오기 때문에 강호동은 뼈있는 농담을 하게 된 것 같다.

하지만 그 모든 상황이 강호동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 할 지라도 이런 상황을 만든 장본인은 바로 강호동이라 생각한다. 그건 강호동의 평소 리더십과 관련되어 있는 것 같다. 비교를 위해서는 차이가 분명한 것이 좋기에 극단적으로 차이가 나는 무한도전을 상대로 비교해보도록 하겠다.

강호동 VS 유재석

사진출처: KBS 1박 2일

강호동은 강하고, 유재석은 유하다. 강호동의 별명은 시베리안 야생 수컷 호랑이이다. 추운 시베리아에 사는 호랑이. 얼마나 냉철하고 사납겠는가. 그 결과 위엄과 권위가 서게 된다. 강호동이 추구하는 리더십은 바로 시베리안 호랑이 리더십이다. 맹수는 새끼를 훈련시킬 때 따라오는 새끼만 자식으로 받아들인다. 맹수의 세계에서는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것이 생존을 위해 당연한 선택이다. 씨름이라는 치열한 경쟁의 공간에서 야성미 넘치는 모든 선수들을 제치고 천하장사를 한 강호동은 방송에서도 그 리더십을 가지고 MC를 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위기가 오면 자신이 해쳐 나가려 스트레스를 받고, 한번 탄력을 받으면 넘치는 스테미너로 모두를 이끌고 돌진하기 시작한다.

반면 유재석은 배려의 유재석이라 불린다. 남을 먼저 배려하고 자신보다는 남이 더 돋보이게 만드는 능력을 키워나가는 스타일로 남들에게 존경받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너무 유해서 이용 당하기도 쉽지만, 이용 당하는 사람까지 감동시키는 것이 유재석이 가진 리더십이다. 긴 무명기간동안 준비를 해 왔고, 겸손이란 단어를 항상 마음 속에 지니고 있었기에 가능한 리더십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위기가 오면 같이 힘을 합쳐 해쳐 나가려 하고, 한번 탄력을 받으면 자신은 더욱 낮아지려 애쓴다. 혹여나 자신이 드러나서 남들이 더 주목받지 못할까봐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을까 싶다.

김종민 VS 하하

사진출처: MBC 무한도전

김종민과 하하의 공통점은 같은 근무처에서 공익 생활을 하다가 원래의 프로그램으로 컴백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종민은 아직도 자리를 못잡고 있고, 하하는 이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유는 강호동과 유재석의 리더십과 연관이 있다. 강호동은 약한 자는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위해 가만히 놔둔다. 김종민은 방치된 상태로 있었고, 결국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번 편에서는 김C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관건이라 생각했는지 지리산 정보를 외워오는 노력도 서슴지 않았다. 내심 강호동은 만족했을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그 가운데에서 강해지고 있는 김종민의 모습을 보면서 말이다.

하하의 경우는 무한도전 전 멤버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는 유재석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평소에 유재석의 리더십에 익숙한 멤버들은 하하의 경우 위기 상황에 있기에 자연스럽게 하하를 배려하기 시작했고, 하하는 자신감을 얻고 하고 싶은 개그들을 시도함으로 자연스럽게 예전의 캐릭터를 되찾고 있다. 여유롭게 시청자의 심리까지 꿰뚫고 "하하야 괜찮아"를 유행어로 만들며 스스로 겸손한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으니 장족의 발전이 아닌가 싶다.

어떻게 보면 김종민과 하하는 그 자체가 위기 상황이었다. 2년간의 공백이 있었고, 다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와야 하는데 원래 있던 자리는 어느새 저 높은 곳에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박 2일은 위기상황에서 강호동의 냅두기 리더십으로 인해 김종민은 캐릭터조차 잡지 못하고 혼자서 동분서주를 하고 있다. 반면 하하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인해(특히 유재석) 자신의 캐릭터를 찾아가고 있고, 자신감 넘치는 개그를 보여주고 있다.

1박 2일의 위기

사진출처: KBS 1박 2일

그래서 1박 2일에게 위기는 매우 중요하다. 자칫하다간 한번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김C도 없고, 김종민은 캐릭터도 못잡았고, 이승기는 드라마 촬영의 부담이 있고, MC몽은 민감한 이슈에 놓여있고, 은지원은 새신랑이라 신혼을 만끽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이수근의 활약이 남은 공백들을 채우고도 남을 정도로 탄력이 붙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수근의 애드립은 100% 성공을 해야 하는 것이다.

1박 2일이 위기를 넘기는 방법은 여지껏 그래왔던 것처럼 단 하나이다.

"초심"

즉 리셋을 하는 것이다. 컴퓨터가 고장 낫을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전원을 껐다 켜는 것이듯, 1박 2일에게 위기는 굉장히 중요한 이슈이고, 이것은 리셋을 하는 것으로 그동안 효과를 봐 왔다. 이번에도 초심으로 돌아가서 겸손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한다면 분명 1박 2일에겐 기회가 올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흐름을 타게 될 것이고, 조금이라도 다시 상승세를 타는 날에는 강호동의 동물적인 감각으로 힘있게 밀어붙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시 위기가 언제였냐는 듯 서로 시너지를 발휘하며 힘차게 승승장구해 나갈 것이다.

무한도전의 승승장구

반대로 무한도전은 승승장구에 약하다. 힘 있게 치고 올라가야 하는데 항상 시청률은 답보 상태이다. 프로젝트 하나가 터지면 다른 프로젝트는 구설수를 만들어내기 일쑤다. 이는 멤버들이 집중력을 발휘해서 힘차게 차고 올라가지 않는 이상 쉽지 않다. 물론 위기 상황에서의 대처는 가장 빠르고 훌륭한 회복력을 가지고 있다. 박명수나 정준하가 구설수에 휘말릴 때에도 끝까지 잘 버티고 넘어가는 것이 바로 무한도전이기 때문이다. 또한 무한도전이 승승장구를 하기 위해서는 디테일까지 신경 쓴 프로젝트들의 유기적인 결합과 전략일 것이다.

무한도전 + 1박 2일 = ?

사진출처: MBC 무한도전

무엇이든 완벽한 것은 없다고 하듯, 무한도전과 1박 2일은 참 많이 닮아 있으면서도 다르다.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배운다면 분명 완벽한 프로그램이 나올 것 같다. 위기관리에 강하고, 한번 탄력을 받으면 승승장구하는 멋진 프로그램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무한도전과 1박 2일, 과연 어떤 프로그램이 먼저 이 경지에 다다를 것인지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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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해진 링의 분위기와 함께 무한도전을 보던 나 또한 숙연해 졌다. 지금 것 많은 무한도전을 보아왔지만, 프로레슬링편처럼 숙연해지고, 가슴이 아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와 함께 무한도전이 받았을 많은 부담감과 책임감이 느껴졌다. 무리한 도전에서 시작하여 무한도전이 되었지만, 프로젝트들은 무한도전에서 점점 무모한 도전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건 바로 부담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인기란 끝이 뽀족한 탑과 같아 오르면 오를수록 좁아만 지기에 무한도전이 느꼈을 부담감은 날로 커졌을 것 같다.

이번 WM7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처음부터 프로레슬러들의 불만이 트위터에 올라왔었고, 경기 당일에는 프로레슬러들의 보이콧까지 있었다. 이에 대해 김태호PD는 직접 블로그를 개설하여 사실에 대해 이야기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그런 논란과 이슈는 이제 더 이상 중요치 않게 되었다. 어제의 무한도전은 그들 스스로에 대한 도전이었음을 느끼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살신성인 손스타

사진출처- MBC 무한도전

손스타는 1년간 무한도전 WM7을 이끌어오면서 가장 묵묵히 많은 일을 해 왔다. 그가 느낀 책임감은 이로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처음엔 그냥 무한도전 멤버들이 요청하니까 받아들였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무한도전의 WM7을 직접 총 감독 및 코치를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모든 책임을 자신이 져야 한다는 것 또한 큰 중압감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회식 자리에서 손스타가 이야기했듯, 이미 손스타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았나보다. 프로가 아닌 손스타가 가르쳐도 되느냐에 대한 날카로운 말들은 손스타의 자존심보단 책임감이 더 들었을 것 같다. 무한도전 멤버처럼 많은 조명을 받아보고 쓴 소리도 들어봤으면 모르겠지만, 뮤지션인 손스타가 프로레슬링으로 인해 조명을 받고 쓴소리를 받는 것은 익숙지 않고 충분히 부담감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갈비뼈에 금이 갔다. 갈비뼈에 금이 가고도 기술 설명을 하고 직접 시범을 보인다. 프로레슬링의 "ㅍ"도 모르던 무한도전 멤버들을 장족의 발전이 있게 한 손스타.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만큼 손스타는 많은 시범을 보였고, 합이 잘 맞지 않는 멤버들을 받쳐주며 무리한 동작들을 계속해 왔던 것이다. 그리고도 육체의 아픔보단 WM7에 대한 책임감이 더 크게 다가왔기에 그는 갈비뼈에 금이 갔어도 아랑곳 하지 않고 파스 한장 붙이고 시범을 계속 보였던 것이다.

눈물나는 무한도전



사진출처- MBC 무한도전

노홍철

몸이 안 따라 주는 노홍철. 디스코를 관절 댄스로 만드는 몸치 노홍철은 겁도 많고, 운동 신경도 떨어진다. 2경기를 맡은 중압감은 말 많은 노홍철조차 입을 다물게 하는 효과를 가져오기까지 했다. 연습은 잘 하고 싶은데, 겁이 나고 몸도 잘 따라주지 않으니 얼마나 더 떨렸겠는가. 그럼에도 노홍철은 대회 전날 박명수에게 토네이도 DDT를 해 보자고 한다.



살 빼기도 그리 힘들었는데, 이제는 프로레슬링을 해야 하니 무한도전에 합류한 것이 과연 잘 한 것일까 생각도 들었을 것이다. 뮤지션으로서의 이미지를 버리고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를 얻은 길은 늦게 합류한 멤버이기에 더욱 부담감도 컸을 것이다.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욕만 먹는 현재의 위치이기에 예능에 적응하기도 벅찬 길에게 WM7의 무모한 도전은 두려움 그 자체였을 것이다.

박명수

제일 안타까웠던 멤버는 바로 박명수였다. 방송을 보면서 박명수에 대해 손가락질을 했을지 모르지만, 생각해보면 그의 입장이 바로 "리얼" 그 자체이다. 방송 욕심 많은 박명수. 무한도전 멤버들을 대한민국 평균이하 저질 체력이라 항상 말해오지만, 가장 저질 체력은 박명수였다. 그럼에도 몸 사리지 않고 달려온 지금의 박명수인데, 몸도 따라주지 않고, 프로레슬링을 할 때마다 곳곳이 아프니 얼마나 하기 싫고 두려웠을까. 한번 겁에 질리면 쉽게 헤어나올 수 없게 된다. 안면이 마비되는 증상까지 왔던 박명수에게 우리는 무언가를 강요할 수 없다.

박명수의 결정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의 표정에서 이미 무한도전에 나오는 것 자체가 두려운 것처럼 보였다. 보여주고 싶은 것은 많은데,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때 사람은 보통 무기력함을 느끼고 그것은 우울함으로 바뀐다. 박명수가 하려 했던 토네이도 DDT를 하하가 대신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하하

괜찮아 하하야. 무한도전에 컴백한 이후 영 예능감을 찾지 못하고 있던 하하. 자신의 캐릭터를 다시 다지기 위해 그는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자신이 없던 기간동안 진행되어 오던 WM7 프로젝트는 그에게 더 큰 부담감으로 느껴졌을 것 같다. 중간부터 참여했다는 것은 매우 큰 핸디캡으로 느껴지기 마련인데 아무리 열심히 해도 처음부터 시작한 사람이 겪어보지 못한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하하의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박명수의 공백을 매워주기도 하고, 대타로 연습 상대가 되어주기도 했다. 심판으로 작명에 큰 도움을 주며 자신의 존재감을 어떻해든 드려내려 했던 하하. WM7이후에는 분명 예전과 같은 캐릭터를 되찾을 것이라 기대된다.


사진출처- MBC 무한도전

정형돈

족발당수를 앞세운 WM7의 최고의 테크니션. 하지만 높은 수준의 기술들과 새로운 기술들을 접하게 되다보니 초크슬램으로 뇌진탕에 걸리게 된다. 균형감각을 잃고 주저앉았을 때는 가슴이 덜컹 거렸다. 충분히 쉬어야 할텐데 그러지도 못하고 또 다시 링에 몸을 내던져야 했던 정형돈은 뇌진탕의 두려움을 안고 경기에 임했어야 했을 것이다. 이제 새신랑인 정형돈은 안그래도 집 때문에 고민이 많을텐데 WM7으로 인해 뇌진탕까지 걸리고 앞으로도 경기날까지 계속 뇌진탕의 위험을 안고 경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을 것 같다.

정준하

WM7을 보며 정준하의 배려심을 보게 되었다. 1박 2일의 엄마가 김C였다면, 무한도전의 엄마는 정준하였다. 가장 힘이 셌고, 어떤 기술이든 다 흡수하던 프로레슬러가 천직인 것만 같은 정준하는 무리한 기술들을 도맡아 하게 되었고, 모든 기술을 보면 가장 안전하고 배려심 있게 해 왔다. 유재석에게 자신에게 충격이 가해지지 않으면 팔꿈치로 다 충격이 가기에 자신에게 충격이 와야 한다고 했던 정준하. 그래서 정형돈에게 초크슬램을 할 때 실수한 것이 가장 마음 아팠을 것 같다

허리로 하는 동작이 많아서 그 충격이 누적되었는지 리허설 때 허리 근육이 뭉쳐 응급실에 실려가게 된다. 허리를 다치거나 근육이 뭉쳐본 사람은 알겠지만, 허리를 다치면 정말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몸에 힘이 하나도 줄 수 없게 된다. 결과는 이미 모두 알듯 정준하는 응급실을 나와서 경기장으로 향하게 된다. 의사가 만류하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진통제를 맞고 다시 경기에 임하는데 그 경기는 다름 아닌 허리를 가장 많이 써야 하는 경기였다.

유재석

무한도전의 리더로서, 가장 중압감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WM7이 끝나고 눈물을 가장 먼저 흘렸던 것은 아닐까. 당연하지를 외치며 괜찮다는 말만 했던 유재석은 손스타와 마찬가지의 중압감과 책임감으로 인해 스스로 본이 되려 아픔과 고통을 참았을 것이다. 오히려 숙연한 분위기를 개그로 승화시키려 했고, 어색한 분위기도 회식으로 풀려했다. 그것 또한 책임감과 부담감에서 비롯되었던 것이었다.

경기에 대한 부담감도 컸을 것이다. 프로레슬러들의 반응도 그랬을 것이고, 시청자들에 대한 미안함도 있었을 것이다. 다른 멤버들의 고통도 같이 느껴졌을 것이고, 자신의 경기 내용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가 무한도전의 저질체력에서 무도인으로 거듭난 것도 이와 같은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김태호PD


사진출처- MBC 무한도전

마지막으로 김태호PD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1년간의 프로젝트. 달력 프로젝트와 벼농사 뭥미 프로젝트와 맞먹는 중요한 프로젝트였던 WM7. 하지만 결과는 잘 나오지 않고, 자꾸 삐그덕하는 소리만 들린다. 서로간의 오해를 풀어야 하고, 그동안 고생해오며 만든 프로젝트의 생사가 자신의 손안에 달려 있기에 누구보다 걱정과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잘해도, 못해도 모든 욕은 김태호 PD에게 돌아오게 되어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김태호PD 자신이 더 잘 알았을 것이다.

그의 신념과 원칙이 아니었다면 WM7은 성사되지 않았을 것이다. 무한도전에 대한 믿음과 신뢰, 그리고 열정이 WM7이 있게 만들어 준 것이 아닌가 싶다. 몸이 열개여도 모자를 것 같이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동시에 진행해오고 있는 그는 멤버들이 한명씩 다칠 때마다 가장 마음이 아팠을 것 같다.

무한도전의 업그레이드

사진출처- MBC 무한도전


이번 무한도전은 너무 슬펐다. 누가 못하고 잘하고를 떠나서 각각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WM7은 단순한 프로젝트가 아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목표였던 프로젝트가 아니었나 싶다. 사람들은 무모했다 말한다. 하지만 그것이 무한도전의 원칙이고 신념이다. 무모한 것에 도전하는 것. 그것을 성공시키던 실패하던 그것은 중요치 않다. 무한도전의 진정한 실패는 "열정"에 있다. 도전하는데에 필요한 것은 열정이다. 자신과의 싸움을 위해 그 열정을 불사르는 것, 그것이 도전의 참된 의미가 아닌가 싶다.

제빵왕 김탁구에서 구마준과 김탁구가 게임이 되지 않는 이유와 같다. 구마준은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빵을 만들지만, 김탁구는 누군가를 위해 빵을 만든다. 무한도전 역시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도전하지 않는다. 두려움에 도전조차 하지 않는 누군가를 위해 도전하고 도전하는 것이다.

WM7으로 인해 무한도전은 업그레이드 되었다. 다음 주에 있을 WM7 경기는 안봐도(물론 꼭 볼 것이지만) 벌써부터 감동이 다가온다. 그들은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이겼고, 많은 사람들에게 도전 정신을 일깨워 주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왜 그렇게 위험한 것을 하냐고, 왜 제대로 된 코치나 감독을 두지 않았냐고, 왜 처음부터 그렇게 큰 대회였다고 말해주지 않았냐고.... 그 누군가를 위해 무한도전은 봅슬레이를 했고, 에어로빅을 했으며, 댄스 스포츠를 했고,WM7을 하는 것이다.

매일 매일을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살아가고, 갇혀진 틀 안에서 절대로 나오려 하지 않고, 철밥통이 최고인 것처럼 느끼며 치열하게 남을 밟고 올라서기 위해 경쟁하며 숨막히게 살아가는 인생들에게 이들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무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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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과 1박 2일에 대한 시청자 의견을 보면 재미있는 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 무한도전에서는 어떻게든 의미를 찾아내려 하고, 의도를 알아내려 한다. 그리고 의미와 의도를 알아내었을 때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기뻐한다. 반면, 1박 2일에서는 어떻게든 연출된 장면을 찾아내려 한다. 무엇이 조작되었는지 어떤 의도가 숨어있었는지 말이다. 그리고 그 조작과 의도를 찾아내었을 때 사람들은 비난하고, 힐난한다. 더불어 1박 2일 멤버들에 대해 불똥이 튀기도 한다. 무한도전은 의도를 숨기고 연출하며 할수록 더욱 칭찬을 받는 반면, 1박 2일은 리얼로 했는데도 거짓이라며 비난을 받고 있다.

무엇이 이렇게 시청자들이 이중적 잣대로 바라보게 만드는 것일까? 똑같이 주말에 가장 잘 나가는 리얼 버라이어티고, 롱런한 프로그램인데, 한 쪽은 의도를 알아채면 환호성을 지르고, 한 쪽은 의도를 알아채면 비난을 하니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그래서 그 이유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았다.

숨겨야 할 것과 드러내야 할 것



사진출처: KBS 1박 2일 / MBC 무한도전

거짓말에도 하얀 거짓말과 새빨간 거짓말이 있다. 선의의 거짓말은 들통나면 사람들에게 동정을 받지만, 새빨간 거짓말은 들통나면 비난의 대상이 된다. 사실에도 거짓말과 같이 2가지가 있다. 그건 바로 진실과 부분적 사실이다. 진실에는 밝혀지면 사람들이 공감하지만, 부분적 사실은 밝혀지면 힐난의 대상이 된다.

똑같은 거짓말이고, 사실인데도 어떻게 들통나고 밝혀지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 숨겨야 할 것은 숨겨야 한다. 그리고 드러내야 할 것은 드러내야 한다. 이 순서를 거꾸로 적용하면 비난의 대상이 되고 마는 것이다.

즉, 1박 2일은 숨겨야 할 것은 드러내고, 드러내야 할 것은 숨기고 있기 때문에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고, 무한도전은 숨겨야 할 것을 숨기고, 드러내야 할 것을 드러내기 때문에 환호를 받는 것일테다.

1박 2일이 최근 많은 비난을 받은 조작설은 CSI를 버금케 하는 시청자들로 인해 낱낱이 밝혀졌고, 나영석PD가 직접 해명까지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럼에도 MC몽의 소환조사 기사가 나오자 다시 불거지기 시작해서 어제 1박 2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서 숨겨야 했던 것은 MC몽이 반성하고 있다는 것이었고, 드러내야 했던 것은 더 디테일한 촬영 정황이었다.

MC몽이 얽혀있는 문제는 매우 민감한 이슈여서 1박 2일의 입장에서는 무한도전이 그러한 것처럼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려 하는 것 같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어떤 액션도 취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지금의 상황에서 시청자 입장에선 MC몽의 행동 하나 하나가 곱지 않을 수 밖에 없다. MC몽과 1박 2일의 전략은 방송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응하려는 것 같다. 그렇다고 대놓고 숙연해하며 반성을 할 것까지도 없다. MC몽의 문제를 1박 2일 방송 중에 은연중 자막으로 의미를 두고 깔아둔다거나 1박 2일 멤버들이 은유적으로 MC몽의 군문제에 대한 이슈를 꺼내었으면 시청자들은 그 의미를 캐치하게 되었을 것이고, 반응 또한 지금보단 훨씬 좋았을 것 같다.

조작설 역시 그냥 PD의 말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디테일한 정황을 영상으로 보여주어 어제 방송 첫부분에 넣었다면 조작설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조작설이 나영석PD의 말대로 루머에 불과하다면 언제나 그런 루머는 디테일에 약하기에 자세히 영상과 함께 보여주었다면 그동안 금갔던 1박 2일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무한도전은 7을 통해 숨겨야 할 것을 잘 숨겼고, 드러내야 할 것은 잘 드러내었다. 무한도전은 드러내는 것보다는 숨기는 것을 더 잘하는 편인데, 무한도전 안에 여러 의도적 장치를 통해 사람들 각자가 주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해 준다. 특히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절대로 직접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의도가 있었다는 것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저 시청자들이 그렇게 느끼고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의미를 파해쳐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밝혀졌을 때 사람들은 환호하고 역시 무한도전이라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다.

WM7에 대해서도 무한도전은 김태호PD가 직접 나서서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소통했다. 드러내야 할 것은 과감히 드러내는 것이 무한도전의 힘인 것이다.

메세지의 유무


사진출처: KBS 1박 2일 / MBC 무한도전


메세지의 의미를 논하기 전에 메세지의 유무만으로 1박 2일과 무한도전에 대한 이중적 잣대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1박 2일은 정해진 포맷이 있기에 패턴이 반복되고, 지역을 홍보하는 것 외에는 그냥 웃고 즐기는 것이 전부이다. 반면 무한도전은 메시지를 정해두고 포맷을 정해나가는 것 같아 보인다. 명확한 메시지를 토대로 하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무한도전을 본 후 곱씹어 볼수록 계속 어떤 의미있는 메세지들이 나오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1박 2일에 메시지를 담을 수 없는 이유는 복불복 때문이다. 복불복은 제작진조차도 예상할 수 없기에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는 수 밖에 없지만, 그것은 또한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로 갈 경우 컨트롤 할 수 없기에 미리 메시지를 정해 놓고 숨길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복불복의 가장 큰 매력은 리얼을 최대한 강조할 수 있고, 순간의 재미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지만, 그만큼 금새 지루해지고, 일회성으로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무한도전을 볼 때마다 사람들은 기대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메세지를 발견하면 "역시"라는 탄성을 쏟아내게 되는 것이다.

이중적 잣대로 본 1박 2일의 돌파구


1박 2일은 현재 위기 상황이다. MC몽은 소환 조사를 받고, 김종민은 제대로 실력조차 발휘를 못하고 있고, 강호동은 안티만 더욱 늘어나고 있다. 더구나 나영석 PD에 대한 신뢰감 또한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박 2일이 어떤 것을 하던 현재로서는 엄한 곳에 불똥만 튈 뿐이다. 잘해도 욕먹고, 못하면 난리나는 진퇴양난의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1박 2일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소통에 있다. 소통에 있어서 어느 프로그램보다 신속하게 반응하고 적용하기에 이번 위기는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웅크림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 돌파구는 지금까지 살펴본 이중잣대에 있는 것 같다.

MC몽과 김종민이 아무리 힘든 상황에 있다고 해도, 무한도전의 정준하나 하하만 못하다. 길은 더 힘든 상황에 처해 있었다. 그럼에도 무한도전은 멤버의 사생활과 상관없이 캐릭터로 밀고 나가고 있다. 즉, 현재 문제는 멤버들이 아닌 1박 2일 자체에 있다는 것이다. 해결책 역시 1박 2일 자체에 있다.

1박 2일이 시청자와 통했을 때는 박찬호 특집 때와 이외수 특집, 그리고 시청자와 함께하는 1박 2일 때였다. 즉, 어떤 메세지를 담고 있을 때 그 의미가 확산되고 오래도록 롱런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주는 것이다. 1박 2일의 목표는 복불복이 되어서는 안되고, 대한민국을 홍보하는 것이어야 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스타와 함께하고, 그들의 고향을 알리는 역할을 하며 복불복과 여러 게임을 통해 의미를 부여하고 메시지를 전한다면 충분히 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백두산에 갔던 것처럼 독도에 가면 어떨까? 독도에서 야외취침을 하며 독도를 지킨다면 여러 시너지를 낼 수 있지 않을까? 물난리가 난 단동에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 수해 복구를 도와주며 동포들과 북한 주민들의 어려움을 살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박지성 선수와 함께하는 1박 2일은 박찬호 선수 못지 않은 인기를 얻을 수 있을텐데 말이다.

버라이어티는 그저 웃음만 주면 된다고 누가 말하던가. 가볍고 헤픈 일회성 웃음은 공허한 웃음일 뿐이다. 순간의 웃음도 있지만, 뚝배기처럼 오래도록 훈훈히 웃을 수 있고 나아가 가슴 한켠이 뭉클해지는 감동까지 더해진다면 롱런하는 버라이어티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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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납량특집 세븐(7)은 버라이어티의 지평을 넓힌 획기적인 기획이었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무한도전의 세븐은 블랙코메디처럼 블랙 버라이어티를 꿈꾸는 것인 아닌가 싶다.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파티를 한다며 파티 장소에 오게 하기 위해 미션을 부여한다. 그리고 7개의 힌트를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며 얻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재래시장도 홍보하고, 최창묵 선생님을 찾으며 민속운동인 씨름도 알린다. 미션 하나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며 알아낸 7개 미션의 답은 "한국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아산리 373-1 "였다.

파티장에 도착한 무도 멤버들은 문이 닫히고 미션이 주어지며 파티장으로의 모임이 파티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함정임을 알게 된다. 게임이 시작되고, 서로의 금칙어를 정해 그 말을 하면 독방에 갇히게 되는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유재석은 "에이~", 박명수는 "잇몸웃음", 정형돈은 "미스에이 안무", 정준하는 "쿨한 모습의 괜찮아", 노홍철은 "번데기 발음인 th발음", 길은 "식탐", 하하는 "힘낼게요"로 정해졌다. 금칙어를 서로 유도하며 금칙어를 사용했을 경우 암전이 되며 걸린 멤버는 끌려나가게 되고, 무한도전 피규어에도 피가 칠해지게 된다. 


7의 의미는?



7은 무도 멤버의 수이기도 하지만, 이번 특집에서는 7은 죄를 의미한다. 성서에서 나온 7가지 죄가 그 답이다. 잠언 6:16-19에 나오는 죄악은 오만(Pride), 색욕(Lust), 탐욕(Greed), 폭식(Gluttony), 질투(Envy), 나태(Sloth), 분노(Wrath)이다. 이를 다룬 많은 문학 작품들이 있다. 단테의 신곡이나 이를 토대로 스릴러물을 만들어 낸 영화 SEVEN이 바로 그것이다. 인간의 7가지 죄악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고, 이는 서로 돕지 않고는 다스릴 수 없다. 성경에서 제시하는 마지막 하나의 계명이 바로 "네 몸을 네 이웃과 같이 사랑하라"임을 생각해보면 파티장에서 거울에 있던 주인이 했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비록 부러지지 말아야 했던 회초리 뭉치가 괴력의 소유자 쩌리짱의 손에 분지러지긴 했지만 말이다.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평균 이하를 표방하며 무한 이기주의를 강조한다. 인간의 속성을 더욱 부각시켜 캐릭터화 시킨 무한도전은 이번 7특집을 통해 재미와 공포를 동시에 가져다 주었다.

무한도전 7은 애거서 크리스티가 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그대로 패러디했다. 소설에선 10명의 손님이 초대되고, 그 안에서 인물이 하나씩 죽는 살인 추리소설이다. 그리고 한명씩 죽을 때마다 10개의 나무병정 인형들이 파손되는 내용이고 결국 10명 모두가 죽는다는 내용이다. 무한도전 7 역시 7명의 멤버들이 모두 파티에 초대되고, 게임에 의해 한명씩 독방에 갇히게 된다. 그리고 한명씩 나갈 때마다 캐릭터 피규어는 피로 범벅이 된다.

그리고 그들의 캐릭터를 피 범벅이 되게 한 게임의 핵심은 바로 협동이었다. 금칙어를 서로 정하고, 그 말을 하는 사람은 끌려나가게 되고, 말을 하도록 유도하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처음의 힌트처럼 서로 도왔다면, 금칙어를 공유하거나 말도 안되는 금칙어를 쓰거나 서로 금칙어를 말하지 않도록 대화를 유도했어야 했다. 그러면 파티를 즐길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방송 분량도 나와야 하고, 게임이나 재미있게 해야 하고,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또한 무한도전의 캐릭터가 7가지 죄악의 표본이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인간의 즐거움과 공포가 죄악된 모습에서 나온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고 섬뜩하기도 하다. 멤버들은 박명수처럼 자신이 판 함정에 자신이 빠지는 어리석음도 보여주고, 최후의 하하처럼 어색한 정형돈이 존댓말을 사용하는 것을 역이용하여 영악하게 함정에 빠뜨리는 모습도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패러디를 완성하기 위해 하하는 스스로 자멸한다. 확대해석하면 세상의 종말은 결국 인간 스스로에 의해 온다는 것이 아닐지...


정치 풍자?


4대강 수질 오염 개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아신리는 사람들 사이에 무한도전이 4대강을 염두하고 비판한 것이라 말하고 있다. 또한 금칙어를 세운 것은 할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하고, 정부에서 정한 금칙어를 말하면 잡아가는 현실을 꼬집어 이야기한 것이라 말하기도 한다. 두바이 레스토랑에 간 것 또한 이란 제재로 인해 두바이도 제재에 참여했고, 그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을 풍자했다고도 한다.

딱딱 들어맞긴 하지만, 어떤 곳에서도 무한도전은 직접적으로 정치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단지 현실이 그렇다보니 맞아 떨어졌을 뿐이다. 그리고 그것이 무한도전의 힘이고 매력인 것 같다. 다양한 메시지를 주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으니 말이다. 이슈를 만들어내고, 시청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이상을 말할 수 있다. 웃음과 메시지를 동시에 전해주는 이것이 진정한 버라이어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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