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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세븐도 있지만, 행운의 네잎클로버도 있다. 남자의 자격, 평균 40대(정확히 40.5세)의 남자들이 모여서 숫자 "4"로 감동의 물결을 만들어냈다. 장장 416일동안 연습을 해 온 남자의 자격 밴드. 그리고 아마추어 밴드 경연대회에서 예선을 통과하고 본선까지 올라가 4등으로 동상을 받게 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열정의 4분



본선 당일, 이경규와 김태원을 제외한 모든 멤버들이 녹화 일정이 잡혀있어서 리허설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이정진은 일본에서 영화 촬영을 하고 있었고, 김성민은 목이 성대결절인데 뮤지컬 연습이 공연 바로 전까지 있었다. 가까스로 공연장에 모두 모인 남자의 자격 멤버들은 다시 한번 좌절할 수 밖에 없었다. 총 10팀이 나오는데 한곡씩 들을 때마다 기가 죽게 된 것이다. 세련된 음악과 무대 메너까지 보여준 본선에 오른 막강한 밴드들.

김태원은 우리가 너무 자만했다며 후회를 하고, 바짝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한곡 한곡이 끝날 때마다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보는 사람도 들 정도였으니 당사자들은 얼마나 더 했을까. 본선에 참가한 밴드들 중 한 밴드는 중간에 기권까지 했다. 1000명이 넘는 사람들 앞에서 아마추어 밴드가 공연을 펼친다는 것. 그리고 그 전의 밴드들이 프로같은 실력으로 기를 죽게 하였으니 기권을 할만하다.

하지만 남자의 자격 밴드에겐 피할 수 있는 카드는 없었다. 단, 단장인 김태원이 말한 "4분을 위해 준비한 것이 아니라, 4분이 있기에 그동안 즐겨올 수 있었다."라는 것에 의지하며 식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드디어 시작되었다. 성대결절이었지만, 김성민의 스타트가 좋았다. 그리고 '사랑해서 사랑해서'가 시작된다. 아뿔사! 드러머인 이윤석이 박자를 맞추는 메트로놈을 귀에서 떨어뜨리고 만 것이다. 드러머에겐 박자가 생명이고, 그 박자를 맞춰주는 것이 메트로놈이기에 그것을 떨어뜨린 것은 음악을 망칠 수도 있는 것이었다.

남자의 자격 밴드를 위기에서 기회로 바꿔준 것은 다름 아닌 열정이었다. 메트로놈이 빠졌기에 점점 빨라진 비트는 결국 최고의 비트로 다다르게 되었지만, 다른 악기들과 보컬이 그 비트에 맞춰서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고, "사랑해서 사랑해서"는 더욱 흥겹고 신나는 노래로 변했다. 이경규의 속사포랩은 아웃사이더가 울고 갈 정도였다. 관객들도 같이 즐기기 시작했고, 4분동안 그들은 그 시간 자체를 즐김으로 열정으로 똘똘 뭉친 폭발적인 무대를 만들어내었다.

승리의 4등


4분동안 모든 열정을 뿜어낸 남자의 자격 밴드는 고요함 속에 허탈함과 아쉬움, 그리고 기대감으로 음악의 묘미를 느끼게 되었고, 밴드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그 결과 예상치도 못하게 기권을 포함한 10개의 밴드 중에 당당히 4등을 하여 동상을 얻게 된다. 작가도 PD도 아무도 예상 못한 결과.

1등이 아니면 기억되지 않는 세상이라지만, 남자의 자격에 4등은 1등보다 더 값지고 소중한 승리의 상이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에, 너무도 아쉬운 것이 많았기에, 그저 최선을 다했고 즐겼기에 그들에게 주어진 상은 그 어떤 귀한 상보다 더 값진 보상이었던 것이다.

또한 앞으로 남자의 자격 멤버들에겐 "자신감"이라는 것이 생겼다. 평균 연령 40대. 불혹의 나이라고 불리우는 40대.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도 늦은 것 같아 자신감이 없는 40대에게 이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김태원의 말처럼 시작은 물음표로 시작했지만, 느낌표로 끝내는 멋진 남자들이 된 것이다.

아름다운 416일


남자의 자격 밴드의 공연 후 김태원에게 공연의 점수를 매긴다면 몇점으로 매길 것이냐고 물어보았다. 그리고 김태원의 대답은 "아름다움"이었다. 감히 점수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그들의 도전과 성취는 많은 시청자들에게도 감동과 즐거움을 주었을 것이다.

연예인들이 나와서 인기몰이 하고 동상을 거머졌다는 말은 어떤 곳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그들은 연예인이기에 더욱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이다. 무려 416일동안 말이다. 드럼 학원을 다니며 실력을 향상시켰고, 자신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악기라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최선을 다했다. 성대결절이 날 정도로 열심히 했고, 방송에는 맨날 노래만 나오는데도 시청자는 즐거웠다.

그래서 그 416일은 열정의 4분을 만들어내었고, 승리의 4등을 만들어내었기에 아름다웠다. 우리의 인생에 아름다움도 단 4분이 결정할지라도 그 전에 416일이라는 연습과 노력의 시간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아름다운 인생은 우리가 꿈꾸는 인생이다. 죽기 전에 꼭 해봐야 할 버킷 리스트를 적어보자. 물음표였던 그것들을 하나씩 느낌표로 만들어가자. 그것이 4000일이 걸려서 4분에 그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도 도전해보고 또 도전해보면 그 인생은 저절로 아름다워질 것이다. 남자의 자격은 새로운 버라이어티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아이돌이 나오지 않아도, 걸그룹이나 짐승돌이 벗고 나오지 않아도, 톱스타들이 나오지 않아도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남자의 자격이 앞으로 펼칠 수많은 도전들이 기대되고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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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의 자격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아직까지는 가야할 길이 멀긴 했지만, 패떴에 잘 대응하며 배꼽잡는 장면을 많이 연출하고 있다. 특히 김태원의 예능감은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저번 주에 방영된 아이돌 미션은 유세윤의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다. 이모티콘 하나로 많은 분량을 뽑아내며 세대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문제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허걱! 나름 쉽다고 낸 문제들일텐데 모르는 문제가 너무 많아서 충격이었다. 연예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지만, 세대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나도 가물 가물한 노래들을 이경규와 김태원, 김국진이 맞힐리 만무하다. 유세윤의 화를 돋구며 결국 이경규가 끝까지 못 맞힌 체 끝나고 말았지만, 내 생각엔 그건 설정이 아니라 리얼일 가능성이 크다.


더 배꼽 잡는 장면은 그 다음에 나왔다. 아이돌 그룹 댄스를 춘 후 UCC로 올리라는 미션이었다. 연습 삼아 디카로 사진 찍어 올리는 것부터 했는데 아주 가관이었다. 전원을 찾지 못하는데부터 시작하여, 메모리 카드를 빼는데에 국문과 박사까지 나서서 겨우 30분만에 꺼냈으니 말이다. 컴퓨터에 옮기고 미니홈피에 접속한 후 올리는데까지... 정말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어쩜 저렇게 모를 수 있을까 싶다가도 부모님을 생각하면 백번 공감이 가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이경규와 김국진, 이윤석, 김태원, 김성민은 남자의 자격을 통해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김태원은 리얼인지 컨셉인지 모를 정도로 리얼한 캐럭터를 잡아서 좌중을 폭소케 만든다. 김성민 또한 무엇이든 열심히 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밉지 않고 정이 간다. 밥줘에서의 모습은 정말 상상이 안갈 정도로 말이다.

이경규 또한 남자의 자격에서 가장 큰 활약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에서도 김국진과 함께 활약을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아이들이 있다보니 버럭 개그를 쉽게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남자의 자격에서는 이경규와 김국진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되는데 남자들만 있다보니 더욱 편해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다만 윤형빈과 이정진이 아직 제대로 캐릭터를 잡지 못하고 벙 떠있는 느낌이다. 윤형빈이 유세윤이 했던 역할을 잘 맡아주면 좋을텐데, 왕비호로서의 컨셉 자체가 윤형빈의 성격과는 다른 것 같다. 왕비호는 독설로서 뻔뻔하고 자뻑 수준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데, 윤형빈은 정경미를 무척 사랑하고, 마음 약한 청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리얼 예능이라고는 하나 캐릭터를 다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캐릭터를 잡아야 할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왕비호를 염두하여 윤형빈을 캐스팅했을텐데,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이정진은 얼굴 마담의 역할만 하고 있다. 작가들의 열렬한 서포트를 받고 있는 이정진은 좀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번 2PM과의 안무 연습에서도 김태원과 이경규는 못할지라도 열심히 따라하려 하는데, 이정진만 어쩔 줄 모르며 서 있기만 했다. 춤을 잘 못추고, 그 상황에 어찌할 줄 몰라서 그런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나 같아도 동일한 행동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정진 자신의 어색함 때문에 망쳐버리는 것은 피해야 할 것 같다. 특히나 연배가 훨씬 많은 이경규나 국민 시체인 김태원까지 안되는 것을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는데 이정진이 시늉조차 하지 않고 웃으며 서있던 모습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살펴보면 남자의 자격에서 배꼽을 잡게 하는 사람은 아저씨들이다. 김국진, 이윤석, 이경규, 김태원, 이 아저씨들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좀 더 분발하여 아저씨의 활약에 확실히 서포팅을 해 준다면 남자의 자격이 패떴을 뛰어넘어 1박 2일과 함께 해피선데이를 일요일 대표 버라이어티로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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