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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가 약을 빨았다. 이젠 프로그램을 내기만 하면 무조건 빵빵 터지는 것 같다. IPTV에서 JTBC 월정액을 끊어 보는 보람을 느낀다. 썰전,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비정상회담, 마녀사냥에 이어 또 하나의 예능을 내 놓았다. 그건 바로 "냉장고를 부탁해"이다. MC는 김성주와 정형돈이고, 쉐프 6명이 나와 의뢰인 2명의 냉장고 속에 있는 요리를 1대1 배틀 형식으로 하여 승자를 가리는 예능이다. 


의뢰인의 냉장고를 집에서 그대로 떼어 와서 현장에서 공개를 하고, 쉐프들의 순서를 의뢰인이 정하여 대결을 하게 된다. 즉, 어떤 쉐프들이 서로 붙을지 모르며, 배틀이 진행될수록 냉장고 속의 재료는 점점 고갈되게 된다. 뒤에 배치된 쉐프일수록 불리하며, 어떤 의뢰인을 만나느냐에 따라서도 할 수 있는 요리와 없는 요리가 가려지게 된다. 시식단이 있어서 투표를 통해 승자를 가려내며 승자가 되면 이긴 쉐프의 음식 및 진 쉐프의 음식도 이긴 의뢰인이 먹게 된다. 





한식대첩 + 해피투게더


이 프로그램은 여러 요리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였다.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여러 요리 프로그램들의 장점만 가져다 쓴 것 같은 느낌이다. 우선 한식대첩의 간소화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올리브TV에서 방영 중인 한식대첩은 벌써 시즌2가 끝나가고 있는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요리 프로그램 중에는 가히 최고라 할 수 있다. 우선 한식대첩의 MC는 김성주이고, 심사위원 중 한명이 최현석 쉐프이기도 하다. 한식대첩 시즌2에 김성주가 투입되고 난 후 훨씬 재미있어졌으며, 최현석 쉐프 또한 맹활약을 하고 있다. 이들이 냉장고를 부탁해에 나옴오기에 한식대첩의 느낌을 안받을 수 없다. 또한 포맷 또한 한식대첩과 비슷하다. 냉장고가 재료대이고, 그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재료들을 담아온 후 그 재료만으로 요리를 한다. 요리하는 과정들을 설명해주고, 승자에게는 스타 뱃지를 달아주는 것 또한 한식대첩의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식대첩처럼 무겁지 않고, 오히려 가볍게 다루고 있다. 쉐프들과 MC의 간극이 매우 좁고 거의 패널급으로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요리 과정을 설명하는 것 또한 스포츠 중계하듯 정신없는 설명을 하고, 요리에 관한 설명은 아예 못하여 요리에 참가하지 않는 쉐프들이 요리 과정에 대해 설명해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해피투게더의 야간매점 느낌도 살리고 있다. 야간매점에서는 요리하는 과정은 보여주지 않고, 뒤에 숨은 쉐프가 요리를 해서 나오면 밤에 먹을 수 있는 저렴하면서 간단한 요리들을 내놓고 시식단의 평가에 의해 명예의 전당에 올려진다. 요리에 관한 스토리와 그 과정에서의 에피소드들을 예능으로 풀어낸다. 





냉장고를 부탁해 역시 기존의 요리 프로그램보다는 가볍게 가고, 컨셉 역시 냉장고 안의 재료로 15분 안에 요리를 완성해야 하기 때문에 누구나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요리라는 느낌을 준다. 실제로 요리들을 보면 매우 간단하게 만들어졌고, 집에서도 쉽고 빠르게 해 먹을 수 있는 요리들이다. 또한 의뢰인들을 통해 토크를 유발하고, 에피소드들을 만들어낸다. 물론 저렴하고 빠르게 요리하는 간단 요리 프로그램들은 많이 있다. 올리브TV의 신동엽과 성시경의 "오늘 뭐 먹지"가 바로 그런 컨셉이다. 하지만 여기에 "쉐프"라는 신뢰성을 넣어 주었다는 것이 "냉장고를 부탁해"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한때 3000원으로 밥상 차리기 시리즈가 인기를 끈 적이 있다. 나중엔 2000원, 1000원짜리도 나왔지만, 요리라는 것을 대중에게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식재료에 빠르게 할 수 있으면서 맛있는 요리를 해야 한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그런 지점을 정확하게 잡아냈고, 1회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몰입도 있게 스토리를 가져갔다. 1회 시청률은 1.8%로 나쁘지는 않지만, 조만간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 높은 시청률을 내지 않을까 싶다. 


연출의 힘


공중파에서 이와 비슷한 포맷의 쿠킹 프로그램으로는 쿡킹 코리아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연예인과 쉐프가 한팀이 되어 요리를 하는 프로그램인데, 지금까지 보았던 요리 프로그램 중에 최악이라 할 정도로 정신 사납고 예능 교과서를 보고 만든 듯한 느낌을 받았다. 우선 쉐프들이 예능 욕심이 너무 많고, 연예인 또한 너무 캐릭터를 살리려는 모습이 강하다. 또한 요리 하는 도중에 심사를 받고, 어떻게 요리가 진행되는지 자세히 보여주지 않으며, 요리하는 요리대도 너무 좁아서 답답해보인다. 한식대첩도 아니고, 마셰코도 아니고 야간매점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맛의 프로그램이 되고 만 것이다. 





반면 "냉장고를 부탁해"는 의뢰인이라는 소재를 넣음으로 집중도를 높여주었다. 리얼로 의뢰인의 집에서 가져온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의뢰인의 냉장고를 직접 들고 옴으로 인해 그 안에서 스토리를 끌어낸다. 한국에 와서 사기를 당해 돈이 없어서 달걀만 먹었던 로빈의 이야기 또한 냉장고 속의 재료를 소개하다가 나온 에피소드다. 장위안 또한 유통기한 넘은 음식들이 잔뜩 있는 것을 통해 자취남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요리하느 과정을 마치 스포츠 중계하듯 김성주 특유의 진행 방법을 통해 설명해주었고, 먹는 것에 빠지면 서러운 정형돈과의 캐미까지 잘 맞아서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었다. 연출의 힘이라고 밖에 할 수 없을 정도로 여러 재료들을 잘 섞어서 맛있는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아쉬운 점


첫회이기에 아쉬운 점이 몇개 보였다. 우선 냉장고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아마도 냉장고가 아닐까 싶다. 냉장고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고 끝난다. 프로그램의 컨셉을 명확하고 함축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냉장고이기 때문이다. 냉장고 안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고, 의미들이 있다. 냉장고를 가져오는 과정에서 리얼리티를 살려야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감이 더 커질 것 같다. 우선 냉장고를 의뢰인의 집에서 떼어서 오는데 중간에 무엇을 넣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매우 강하게 들었다. 그 과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제작진의 의도에 따라 냉장고 안의 재료들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은 프로그램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장위안의 취두부같은 것은 정말 취두부가 거기 있었을까. 아니면 제작진이 넣은 것일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취두부로 인해 재미를 줄 수 있는 꺼리들이 많이 있기에 그런 의심이 더욱 드는 것이다. 한번 의심하기 시작하면 다른 것도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닭죽과 갈비찜 얼린 것까지 모두 거짓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게 만든다. 





시청자가 들게 만드는 의심은 아예 차단하는 것이 좋다. 예전에 더 지니어스 시즌2가 논란이 되었을 때 데스매치 게임이 가장 화두였다. 데스매치 게임이 다른 출연자들이 도와줘야 하는 게임이 있고, 플레이어 자신의 힘으로만 해야 하는 게임이 있는데 이를 데스메치에 갈 사람이 누군가를 보고 제작진이 살리고 싶은 사람에게 유리한 게임을 선정한다는 의심들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시즌3에서는 게임이 시작하기 전에 아예 오픈된 쇠창살에 데스매치 게임이 적힌 카드를 넣은 후 나중에 데스매치가 결정되면 그 때 중립적인 딜러가 자물쇠를 열어서 게임을 확인하게 함으로 게임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고 더욱 긴장감 넘치게 만들었다. 


냉장고 역시 그런 장치들이 필요할 것 같다. 몰래 카메라 식으로 평소 생활을 관찰하다가 기습적으로 덥쳐서 냉장고를 사수하고, 자물쇠를 채운 후 시청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곳에 열쇠를 맡긴 후 프로그램이 시작할 때 오픈을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야 긴장도나 몰입도가 더 높아지고 신뢰도도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의심의 여지 없는 리얼한 냉장고여야 쉐프들의 실력 또한 빛을 발할 수 있고, 거기서 나온 요리들의 맛이 더욱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더하여 회가 진행될수록 식상해지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냉장고 속의 재료들이 다 거기서 거기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재료들로 할 수 있는 요리가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첫회만 해도 로빈의 냉장고에서는 닭가슴살로만 3개의 요리가 나왔는데 만약 다른 의뢰인의 냉장고에서도 닭가슴살이 나온다면 좀 지루해질 것 같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야간매점의 명예의 전당을 벤치마켕하는건 어떨까 싶다. 시즌제로 가기에는 프로그램이 너무 가볍고, 만장일치된 요리를 명예의 전당에 음식들을 올린다면 의외로 식상함을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랜만에 집에서 해 먹고 싶어지는 요리 프로그램이 나와서 반갑기도 하고, JTBC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다니 더욱 기대되기도 한다. 냉장고를 더욱 탈탈 털어서 맛있는 요리를 해주길 바라며 2회,3회도 본방사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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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삼켜라'가 시작했다. 시작하자마자 수목드라마의 1위를 석권하며 새로운 강자로 등극하였다. 시티홀의 시청률에는 반 밖에 못미치는 수치이지만, 첫 시작을 1위로 시작하였으니 순조로운 시작이다. TNS 시청률 14.8%로 2위인 파트너(9.9%)에 비해 5% 정도의 차이를 보이며 처음부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트리플의 불만은 수목드라마의 전체 시청자가 적기 때문에 트리플의 시청률도 낮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일지매나 베토벤 바이러스등 많은 수목드라마가 30%가 넘는 시청률을 보이며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드라마가 수목에 안하기 때문에 시청자가 보지 않는 것이지, 일부러 수목요일에만 TV를 안본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

이제 태양을 삼켜라가 다시 수목드라마의 전성기를 다시 열지 않을까 싶다. 첫회부터 시선을 집중시키며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진구의 연기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리얼하고 멋있었다. 진구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 2008/08/20 - [채널3 : 영화] - <트럭> 유해진, 진구 단독인터뷰 ) 그는 매우 친절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부드러운 남자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런 그에게서 카리스마 넘치는 파워풀한 모습을 보니 역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태양을 삼켜라가 수목드라마의 새로운 강자가 된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시티홀을 영향이 있다. 시티홀의 후속작인만큼 전작의 영향은 조금이라도 받는다. 시티홀이 마지막까지 수목드라마의 선두자리를 지킴으로 해서 태양을 삼켜라 또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약간 아쉬운 것은 스페셜을 하지 않았으면 그 효과를 더 크게 얻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점이었다. 최근들어 스페셜이라는 것을 드라마 시작하기 전에 많이 활용을 하는데 영화의 메이킹 필름처럼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대강의 줄거리를 요약해 줌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스페셜의 가장 효과적인 활용이라 하면 바로 경쟁작을 견제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다. 에덴의 동쪽이 이 스페셜을 매우 잘 활용하였는데, 스페셜을 방영하고 그 다음 날 연달아 두개의 방송을 함으로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기에 이 스페셜은 치열한 눈치 작전의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자명고의 경우는 이 스페셜을 잘 사용하지 못하여 오히려 독박을 쓴 경우라 할 수 있다. 에덴의 동쪽의 연장방송을 견제하기 위해 스페셜을 급조했지만, 복병인 WBC 방송으로 인해 결국 실패를 하고 말았다.


태양을 삼켜라는 현재 뚜렷한 경쟁작이 없다. 트리플이나 파트너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적수가 없는 상황에서 스페셜은 흐름을 끊는 역활을 했다. 시티홀의 영향을 그대로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스페셜 방영은 드라마에 대한 호기심만 떨어뜨리고 경쟁 드라마의 견제도 제대로 못하는 꼴을 만들어내었다. 스페셜 방영은 시청률 7.8%로 당일 파트너가 12.1%를 만들게 한 원인이기도 했다. 즉 경쟁 드라마를 살려주고, 전작의 흐름을 끊어버린 악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양을 삼켜라는 바로 수목드라마를 바로 석권하였다. 아프리카와 라스베가스, 제주도를 오가는 화려한 액션과 영상, 그리고 유오성, 지성, 진구, 안내상등의 굵직한 연기력, 오랜만에 나온 성유리까지 합세하여 시청자의 눈을 오랜만에 시원학 해 주었다.

게다가 올인을 제작했던 작가와 감독이 다시 뭉쳐 만들어서 그런지 올인 느낌이 많이 들었다. 진구나 지성의 모습에서 이병헌의 모습을 보기도 했다. (그러면 유오성은 허준호, 성유리는 송혜교? ) ^^;; 헬기와 사자까지 동원하여 처음부터 돈 쓴 티를 팍팍 내준 태양을 삼켜라는 이제 수목드라마를 삼켜버릴 기세이다.


스토리만 끝까지 완성도를 지켜나가면 이 드라마의 대박 조짐은 첫회부터 느낄 수 있다. 특별한 경쟁작도 없고, 트리플, 파트너 모두 이제 시작인 드라마이기에 태양을 삼켜라의 상승세는 아마도 롱런하지 않을까 싶다.

다음 주에 2회부터 전광렬이 합세하여 한층 더 굵은 선의 연기력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20%가 넘는 시청률을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수목드라마에 시청자가 없어서 시청률을 내지 못한다는 어이없는 변명을 뒤집어 줄 태양을 삼켜라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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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의 독설이 다시 한번 구설수에 올랐다. <명랑히어로>의 <명랑한 독서 토론회>에서 T팬티 이야기를 하다가 여자 게스트가 해변에서 남자가 T팬티를 입고 다니는 것을 보았다고 하자 김구라는 "홍석천이겠지"라며 농담식으로 독설을 내뱉었다. 나중에 그 말을 수습하기 위해 홍석천이랑 친하다고 얼버무리고 말았지만, 홍석천과 친하다면 그런 식의 독설은 더 더욱 내뱉어서는 안되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김구라는 독설로 뜬 개그맨이다. 인터넷 욕설가에서 방송을 타면서 독설가로 변신한 김구라는 자신의 독설이 인기를 끌어주었던 강력한 동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김구라에 대해 가시를 드러내지 않으면 김구라는 오히려 더 독해져야 겠다며 너스레를 떨곤 한다. 확실히 김구라는 독설로 떴고, 독설 캐릭터로 인해 여러 프로그램을 맡아서 하고 있다. 김구라에게 독설이 없다면 그에게 방송 생활을 끝내라는 것과 같을 정도로 독설은 그의 생존력이라 할 수도 있겠다.

악순환의 시작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구라의 독설이 매우 위험하다 생각이 드는 것은 그것이 선순환이 아닌 악순환을 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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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때문이다. 무명일 때는 독설이 선순환을 일으켰다.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말들을 내뱉으면서 사람들을 자극했고, 다른 면으로는 예의 차리기에 바쁜 사회에서 시원한 돌파구를 마련해 준듯 신선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 선순환은 김구라를 여러 프로그램의 MC로 만들어주었고, 상까지 쥐어주었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입장에서도 그의 독설은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시켜줄 수 있는 자극적이고 신선한 소재가 되기에 고마운 캐릭터일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유명해지기 시작하면서이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여전과 다르게 신선함보다는 불쾌감을 더욱 주기 때문이다.

그의 독설이 인기를 끌자 많은 연예인들이 독설가를 자청했고,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다. 그리고 독설은 자극적이었던만큼 점차 신선함을 잃어가고 불쾌함으로 바뀌고 있다. 또한 독설에 있어서 자유롭지 못한 김구라는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한자에게는 강한 비겁한 독설을 퍼붓고 있기 때문에 악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발언의 대상인 홍석천은 성적 소수자이다. 소수는 항상 소외받기 쉽상이고, 약자의 입장에 있다. 그런 그를 웃음의 대상으로 삼고 독설을 내뱉은 것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쾌함을 주었다. 더욱이 친하다는 이유로 얼버무릴 일은 아니었다. 실언임을 느꼈다면 죄송하다고 한마디 하면 끝났을 일을 친하니까 괜찮다는 말은 더욱 불쾌감을 주었다. 친한 홍석천은 얼마나 더 불쾌감과 더불어 배신감까지 느끼지 않았을까?

예전엔 무명 시절엔 김구라가 약자의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강자인 연예인을 씹어대는 일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그는 강자의 입장에 있고, 그가 공격하는 대상은 주로 약자이다. 그래서 그이 독설은 불쾌감을 주고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그런 불쾌감이 확산되면 시청자들은 김구라에게 환멸을 느낄 것이며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면 김구라가 나오는 프로그램에도 안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프로그램들도 김구라를 기피하게 될 것이다. 김구라는 자신의 인기가 작아지면 자신의 독설이 약해져서라고 원인을 판단하기에 더욱 더 독한 독설을 퍼부을 것이고, 원인을 잘못 파악한 독설은 시청자를 더욱 불쾌하게 하여 결국 부메랑으로 자신을 치게 될 것이다.

선순환으로 환기

지금의 경우가 바로 이런 악순환을 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안티의 문제를 넘어서서 그의 독설에 박수를 쳐주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문제의 원인은 그가 약해졌기 때문이 아니다. 문제의 원인은 그 독설의 타겟이 약자에게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약자에게 더욱 더 큰 독설을 퍼부을수록 악순환의 가속도는 빨라질 것이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선순환으로 환기시키기 위해서는 독설의 타켓을 강한 자에게 맞춰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김구라가 명랑히어로에 있을 때 가장 이미지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명랑히어로가 있지만, 변하기 전의 초창기 시사 토크를 하던 명랑히어로 시절 그의 독설은 매우 적절했다.

사회를 향한, 부조리를 향한 거침없는 독설들은 그의 독설에 힘을 실어주었다. 하지만 명랑히어로가 갑자기 형식을 바꾼 이후로 김구라의 독설 또한 약자를 향하기 시작했고, 그의 악순환이 시작되었다. 신정환의 캐릭터를 같이 흡수하면서 강자에게는 비굴한 모습을 개그의 소재로 많이 사용하였으며 약자에게는 거침없는 독설을 퍼부음으로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권력에 의한 엄청나고 괴기한 일들에 대해 독설은 온데 간데 없다. 권력의 몽둥이와 군홧발을 맞기 싫어서 독설을 못하겠다면, 연예계의 강자에 대한 독설을 퍼부어라. 연예계 안에 있는 비리들과 폐습들, 특히 권력에 의한 어두운 면을 공략한다면 그의 독설은 더욱 힘을 얻게 되지 않을까 싶다.


최근 tvN의 ENEWS에서 연예인 스폰서에 대해 파고 들어 스폰서의 존재와 행태 그리고 연예인 스폰서 파일까지 얻는 성과를 가져왔다. 그리고 그것은 많은 이슈가 되고 있다. 케이블이지만 ENEWS의 영향력이 큰 이유는 바로 이런 강자에 더 강한 면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연예계에 몸 담고 있다면 공공연히 다 아는 사실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권력과 힘이 무서워서 쉬쉬하며 관습과 폐습으로 여겨왔던 일들을 ENEWS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얻어낸 성과인 것이다. 그리고 ENEWS는 시청자들에게 많은 신뢰를 받고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김구라의 독설 또한 이렇게 변했으면 좋겠다. 독설을 하지 말라는 것은 방송을 떠나라는 말과 같다. 김구라에게 독설은 김구라 자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독설이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독설에도 두가지 종류가 있다. 남을 죽이는 독설과 남을 살리는 독설 말이다. 강력한 힘에 의해 죽음의 위기에 있는 사람을 향해 독설을 날린다면 그것은 남을 살리는 독설이 될 것이다. 김구라의 활인설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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