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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의 전설을 보고 왔다. 어제 시간이 남아서 아내와 함께 무작정 극장으로 가서 골랐는데 어제가 개봉일이었나보다. 솔직히 별 기대 없이 보았다. 주먹의 전설... 남자들에게는 끌리는 제목이긴 한데 지금껏 이런 제목으로 화끈한 액션을 보여준 한국 영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아내와 함께 봐야 하는데 피 튀기는 장면만 계속 나오면 싫어할 것 같아서... 그러나 아내가 고른 영화이기에 책임을 떠 넘길 생각으로(?) 주먹의 전설을 보았다. 



평가부터 하자면 ★★★★☆ 4개 반이다. 반을 뺀 것은 중간 중간에 더 이야기했으면 좋겠는 아쉬움이 남아서이다. 뭔가 궁금증이 남는 여운들이 있기 때문인데, 그 외에는 모두 만족할만했다. 또한 아내도 의외로 재미있었다는 평이 나와서 별을 후하게 주었다. 전설의 주먹은 XTM에서 진행했던 주먹이 운다를 배경으로 한다. XTM에서 했던 주먹이 운다는 정말 재미있게 보았는데, 거의 시즌 하나를 하루에 다 몰아서 볼 정도로 남성들에게는 아드레날린이 마구 분출되게 하는 그런 리얼 액션 프로그램이다. 

주먹 좀 쓴다는 사람들이 나와서 서로 겨룬다는 내용. 자연스럽게 학창 시절로 넘어가며 과거와 현재를 오가게 된다. 이런 스토리 전개를 어디서 많이 보았다 했는데 아내가 이거 써니 남자 버전이네 하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써니와 스토리 전개가 매우 비슷했다. 과거 학창 시절 껌 좀 씹었던 우정과 여러 에피소드들. 그리고 한참이 지나 성인이 된 이후에 다시 찾게 되는 우정. 뭐 그런 스토리. 

주먹의 전설의 원작이 웹툰이라는데, 그래서 그런지 스토리는 기본은 깔고 가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그것을 어떻게 소화해내는가의 문제였는데 황정민의 연기는 역시 다시 한번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기에 충분했다. 순수한 것 같으면서도 무서움이 숨이었는 황정민만이 나타낼 수 있는 감정이 주인공인 임덕규를 잘 표현해낸 것 같다.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친구같은 영화. 물론 그렇다고 내가 학창시절에 껌 좀 씹고 쌈 좀 하는 사람은 전혀 아니었지만 반에 이런 애들 한명씩은 꼭 있었으니 그 애들은 이렇게 살아가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동창회 같은 거 한번도 가본 적 없지만 나이들어 동창회에 가면 저런 분위기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게 만든 것 같다. 

써니가 여자들의 학창시절을 추억하게 만들었다면, 주먹의 전설은 남자들의 학창시절을 추억하게 만드는 영화인 것 같다. 액션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한번 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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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동계올림픽은 그 어떤 동계올림픽보다 사람들의 관심이 큰 것 같습니다. 또한 여러 종목이 부각됨으로 보다 다채로운 경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데요, 그 원인에는 두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김연아 선수의 활약이었고, 또 하나는 영화 국가대표의 흥행이라 생각합니다.

영화 국가대표는 과속스캔들이나 친구 관람객보다 더 많은 850만명이 봤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받았던 영화죠. 특별한 광고를 하지도 않았지만 입소문의 확산으로 꼭 보아야 하는 영화로 추천되었던 영화입니다. 이번 설에는 TV로 방영하여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그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는데요, 저 역시 영화로 보고도 TV로 다시 보았는데 두 번 봐도 그 감동이 그대로인 영화였습니다.

TV에서 방송한 것은 절묘한 타이밍이였는데요, 전략적인 방송이었겠지만,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방영한 국가대표는 스키점프 경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응원을 극대화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전반적인 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도 커지게 만들었죠.

영화 국가대표를 보면서 한국 스키 점프의 현실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는데요, 현재 스키점프 국가대표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영화 국가대표에서 나온 이야기들이 다른 건 몰라도 열악한 환경의 면에서는 영화와 크게 다를 점이 없다고 합니다.

Young and Brave
Young and Brave by ~Darin~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현재 스키점프 라지힐(K-125)에서 김현기는 123m를 날아 33위에 올랐고, 최홍철 또한 122.5m를 날아 34위에 랭크되면서 결선 라운드로 향했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21일) 결선에서 아쉽게도 1차 시기에서 김현기 선수와 최흥철 선수가 42위와 49위에 그쳐 2차 시기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비록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은 실패했지만, 이런 기록을 낼 수 있었던 것은 현재의 환경에 비하면 불가능한 기록일지도 모릅니다. 다른 외국 선수들은 스키와 바닥의 마찰을 줄여주는 왁싱 작업만 따로 해 주는 전담 코치가 있는데, 한국 국가대표들은 스스로 왁싱을 하고, 선수복까지 시합 전날 재봉틀로 수선을 해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상황이죠.
 
또한 점프에 앞서 마음의 안정감을 주는 심리치료사가 다른 외국 선수들은 있는 반면, 우리 선수들은 선수 스스로가 서로의 심리치료사가 되어 마음을 안정시킨다고 합니다. 그런 와중에도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는 스키점프 국가대표들은 영화 속 국가대표의 모습과 동일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스키점프팀은 밴쿠버에서 23일 귀국하여 휴식을 취한 후 3월 초부터 시작하는 월드컵 시리즈와 월드컵 파이널에 대비한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 합니다. 동계올림픽에서 응원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이 필요할 때입니다.

영화 스키점프와 실제 스키점프의 다른 점이 있다면 충동적으로 선수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영화에서는 스키 선수였다가 혹은 그냥 구경만 하다가 충동적으로 스키점프 선수가 되지만, 실제로는 어릴적부터 체계적인 훈련을 받아왔던 선수들이라 합니다. 영화를 보고 선수를 하고 싶다는 전화가 오곤 한다고 하더군요. 언뜻 생각하기엔 점프만 하면 되는데 뭐가 어려울까 생각할지 모르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K-95는 95m이상을 날아야 하고, K-125는 125m를 날아야 하는데, 스키 없이 10m만 날아도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스키점프는 생과 사의 경계가 가장 불투명한 종목이기에 아무나 할 수 없죠. 아파트 20층 높이에서 시속 93km의 경사로를 내려와 15초 안에 100m 이상을 날아야 하는 스키점프는 그 어떤 종목보다 더 위험하고 더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않으면 안되는 종목이기도 합니다.

Wee Doggies
Wee Doggies by ~Darin~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영화 국가대표와 실제 스키점프는 무엇보다 보는 사람에게 감동을 준다는 것이 가장 큰 공통점이자 매력일 것입니다. 영화 국가대표가 흥행을 한 이유는 입소문에 있었습니다. 스키점프라는 생소한 주제는 아무리 광고를 해도 직접 보지 않고는 그 감동을 느낄 수 없죠. 특히 영화 국가대표가 하기 전에는 스키점프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았기에 흥행의 이유로는 직접 영화를 본 사람들이 소문을 내어 퍼진 것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퍼진 이유는 그 안에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이 특별한 일을 하는 것에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과 같은 보통 사람들이 스키점프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면서 특별해지는 것을 보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희망과 응원의 감동이 밀려오는 것이 가장 큰 흥행 요소였을 것입니다. 더불어 실제 스키점프 국가대표를 보면 그들의 열악한 환경은 다시금 우리의 일상과 교차됩니다. 매일 매일 쳇바퀴 돌아가듯 경제적, 정신적 피폐함 속에 찌들려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일상과 말이죠.

Spectators
Spectators by Joaaso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영화에서 봤던 것처럼 실제로 그들이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인간의 오랜 소망이었던 하늘을 나는 꿈을 실천하는 모습에 자유와 희망 그리고 꿈을 보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원하게 날아 오르는 그 모습은 삶과 죽음의 모호한 경계선에 서 있는 모습이 아닌 자유와 열정, 그리고 희망이 가득한 모습이기에 우리에게 더욱 감동을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화 국가대표와 실제 스키점프에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공통적인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동계올림픽의 스키점프를 시청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당신이 진정한 국가대표라는 것이죠. 우리가 영화 국가대표와 실제 스키점프를 향해 환호하고 응원하는 것처럼 사회를 구성하는 각 요소에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영화 국가대표와 실제 스키점프 국가대표들이 응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23일 귀국하는 스키점프 국가대표에게 힘찬 박수와 격려 그리고 앞으로의 경기에 대한 응원이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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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녀석들의 시사회를 보았다. 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하는 거친녀석들은 나치 때의 일을 이야기한 것이다. 스포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줄거리는 이야기하지 않겠다. 평점을 내린다면 별 5중 5개를 주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쏙 드는 영화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실험정신에 점수를 주고 싶다.

가장 첫번째 실험은 브래드 피트의 연기 변신이었다. 맛깔스런 연기를 보여준 브래드 피트는 과연 브래드 피트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멋진 연기를 보여주는데, 특유의 미국 사투리 억양은 영어를 잘 모르는 내가 들어도 특이하면서 캐릭터를 잘 나타내 준 것 같다.

이미 2007년에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이긴 하지만,(국내에서는 2009년 10월 29일 개봉 예정이다) 바스터즈, 겨친녀석들은 국내엔서도 충분히 신선한 자극을 줄만한 영화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독특한 전개 방식은 심오한 주제를 가볍게 다루어 해학과 유머를 주기도 한다. 또한 리얼한 묘사를 통해서 긴장감과 공포감을 극대화 시켜주어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폭력의 미치광이들을 보여주고 있는 거친 녀석들에는 액션, 스릴, 공포, 애로, 드라마, 코믹 등 다양한 요소가 다 녹아들어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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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도 레인역을 맡은 브래드 피트도 연기를 잘했지만, 한스 랜다역을 맡은 크리스토프 왈츠의 연기는 감탄의 연속이었다. 섬세하면서도 잔인한 연기를 보여준 크리스토프 왈츠는 거친녀석들을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또 하나의 요소인 것 같다.

코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할리우드의 천재 악동이라 불리운다. 그의 작품만 보아도, <저수지의 개들>, <펄프 픽션>, <킬 빌>을 만들어내며 그만의 작품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거친녀석들은 그의 또 하나의 명적이 아닐까 싶다.

요즘 영화들은 너무 식상한 면이 많다. 영웅, 영웅, 그리고 영웅. 한국 영화는 슬픔, 슬픔 그리고 또 슬픔. 가벼우면 너무 가벼워 날아갈 것 같고, 무거우면 식음을 전폐할 정도로 너무 무겁고 슬프다. 즉, 강약 조절을 잘 못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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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녀석들에는 적절한 강약이 들어가 있다. 극악스러울 정도의 잔인함으로 충분한 자극을 주는가하면, 따뜻한 멜로로 마음을 녹여주기도 한다. 그 안에 비극과 희극이 대조를 이루며 균형을 맞춰주어 거친녀석들이란 제목에 딱 걸맞게 울퉁 불퉁 자극적이고 거친 흐름이 이어진다.

어쩔 수 없이 한가지 스포를 하자면, 총을 며칠 동안 쏴 대는 영화를 보며 히틀러 및 나치 장교들은 열광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의 내용은 그저 총을 쏴서 죽이는 것이 반복될 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말이다. 그런데 나치들은 그것에 열광한다. 자극적인 것을 찾아 유혹당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 같았다. 술을 마시면, 더 자극적인 독한 술을 마시고 싶고, 그러다보면 담배도 피고, 더 독한 시가도 피고, 그러다 마약을 하며 극도의 자극만 찾아 중독의 늪으로 빠져 미치광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인간의 본성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불나방처럼 불을 향해 뛰어드는 어리석은 죄의 본능에 총을 쏴 갈기며 화염 속에 가둬 태워버리는 거친녀석들의 스케일과 영상, 음향, 전략 모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거친녀석들의 아주 일부를 이야기했지만, 그 속에는 이런 요소들이 수많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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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이면 끓일수록 더 깊은 맛을 내는 육수처럼 보면 볼수록 더 많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가 바로 거친녀석들이라 생각한다. 아버지와 함께 거친녀석들을 관람했는데, 아버지 역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아버지와 공통된 의견은 어머니나 아내와 함께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었다. ^^;;

거친녀석들은 남자들에게 최적화되어 있는 것 같다. 여자들은 거친녀석들보다는 예쁜녀석들을 더 좋아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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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처럼 나비처럼을 보았다. 조승우와 수애가 나오는 이 영화의 시사회에 당첨되어 다녀왔는데 보는 내내 조승우만 보였다. 수애도 없고, 나머지 배역들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 앤딩이 올라오는데 그곳에는 야설록이란 이름을 보았다. 야설록, 그는 만화가 아닌가. 그래서 그런지 영화가 아니라 만화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었나보다.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명성황후와 명성황후를 사모하는 무명(요한)이 그녀를 지키고 반대세력과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명성황후 시해 사건까지 이어지는 이 영화는 자뭇 심각하고, 진지하고 경건하기까지 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명성황후 뮤지컬이 전세계적으로 성공해서 그런지 불꽃처럼 나비처럼도 명성황후에 대해 다루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너무도 많았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말해야 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최근 40%가 넘는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는 선덕여왕과 매우 차이가 난다. 그래서 어떤 점이 선덕여왕과 차이가 나는지 살펴보았다.

1. 주인공이 누구야?


선덕여왕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미실, 덕만, 유신, 알천랑, 칠숙, 문노, 소희, 비담... 우리는 그들에 대해 너무도 자세히 알고 있다. 선덕여왕은 마치 바톤터치라도 하듯 번갈아가며 각 캐릭터에 대해 충분히 배경과 입장을 설명해 준다. 만약 선덕여왕만이 주인공이었다면 지루해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불꽃처럼 나비처럼의 주인공은 바로 무명이었다. 명성황후를 사랑했던 아무것도 없는 막무가내 무명. 조승우의 빛나는 연기는 불꽃처럼 나비처럼이 자랑할 수 있는 최후의 무기이다. 역사적인 배경 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힘든 스토리가 더욱 무명만을 바라보게 하는 것 같다.

2. CG의 어색함과 자연스러움


아무래도 불꽃처럼 나비처럼의 가장 큰 이슈은 CG일 것이다. 정말 누가 CG를 맡았는지 기술은 좋은데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듯 했다. 엄숙하고 장엄해야 할 분위기에서 관객들은 폭소를 터트린다. 바로 CG 때문에...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CG의 남발은 기술력을 자랑하기 보다는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든다.

CG기술자가 본다면 굉장히 파격적이고 놀라운 기술의 CG일수 있다. 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봤을 때 스토리를 고려하지 않은 CG의 남발은 오히려 삐걱거리는 기계 소리처럼 거슬리고 소름끼치는 경험이 될 수 밖에 없다. 또한 명성황후라는 소재 자체가 매우 엄숙하고 경건하기까지 한데 CG는 분위기를 반전시킨다기 보다 감정의 흐름을 망치고 있다.

그런데 이 CG는 선덕여왕에서 아주 적절하게 잘 사용되고 있다. 과거의 모습을 재현하거나 군사의 수를 방대하게 보이기 위해 쓰이는 CG는 스토리 안에 녹아들어가 CG의 거슬림보다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결투를 하는 장면에서는 CG를 사용하지 않는다. 액션에 CG가 들어가면 멋있을 것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액션에 CG가 들어가면 중국 무협 영화 밖에 되지 않는다. 슝슝 날아다니고 칼 타고 왔다 갔다하고..이미 80년대에 중국 무협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기법이기에 CG가 현대적이지 않고 유치하게 느껴진다.

선덕여왕은 오히려 이런 부분에서는 실제 싸우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약간은 어설플지 몰라도 액션의 최고는 현실감이다. 퍽퍽, 챙챙 소리가 나는 효과음이 아니라 실제로 맞아서 나는 둔탁한 '퍽!' 소리 하나가 더 리얼하고 짜릿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아마도 CG의 남발은 야설록의 원작을 가지고 만들다보니 만화적인 요소를 넣으려고 그러했을 것 같다. 그래서 불꽃처럼 나비처럼을 보고 난 후 만화 영화를 본 느낌이 났나보다.

3. 난해함과 명쾌함

불꽃처럼 나비처럼. 왜 제목이 불꽃처럼 나비처럼인지 아직도 이해가 안된다. 영화 요소 요소에는 진지함 속에 가벼움을 넣어 해학을 주려 했는지 난해한 부분이 보인다. 아마도 명성황후가 시해되는 세드엔딩이기에 더욱 그러했을 수 있다. 무명이 보여주는 가벼움과 명성황후가 보여주는 무거움은 깊이와 넓이를 가져다주지 못하고 난해함을 가져다 주었다. 그래서 불꽃처럼 나비처럼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그저 애절한 사랑 이야기라면 할 말 없지만 말이다.

선덕여왕에는 명쾌함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주고 그 해결의 시원함을 느끼게 해 준다. 미실이 어떻게 세주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는지 사다함의 매화로 궁금증을 유발하고, 책력으로 그 답을 풀어주었다. 덕만이 공주가 되기 위해 펼쳤던 지략들도 궁금증과 해소를 보여주었다. 최근에는 김춘추를 통해서 또 다시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미생과 함께 다니며 주색을 즐기는 김춘추가 과연 어떤 의도를 숨기고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 매우 궁금하고, 그것이 해소되었을 때는 시원함과 명쾌함이 있을 것이다.

불꽃처럼 나비처럼과 선덕여왕을 비교한 것은 같은 사극임에도 많은 차이가 나서이다. 개인적으로 무협 영화을 좋아하고, 무협 만화를 좋아한다. 하지만 역사를 배경으로 할 때는 좀 더 친절하고 약간은 딱딱한 모습을 보여주어 깊이를 주어야 할 것이다. 불꽃처럼 나비처럼이 완성도를 높히려 했다면 CG를 없에고 스토리에 집중했던가, 아예 역사를 바꿔서 명성황후가 시해 당하지 않고 무명에 의해 지켜져 둘이 사라졌다는 반전이 만들어졌어야 했다.

아쉬움이 많았던 불꽃처럼 나비처럼이었지만, 조승우의 연기만큼은 정말 박수를 쳐 주고 싶었다. 그런데 제목이 왜 불꽃처럼 나비처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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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대전2를 위드블로그 시사회에 당첨되어 보게 되었다. 원래는 시사회로 보게 되었던 것인데 위드블로그의 사정에 의해 예매권으로 받게 되었다. 마침 영화예매권이 2장 있어서 친구 커플과 함께 우리 부부는 같이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

삼국지는 어릴 적 대학 수능을 위해 몇번 읽었던 기억이 난다. 중국 비디오로도 본 적이 있긴 했다. 친구와 나는 아무래도 남자이다보니 삼국지를 한번은 접해보았으나 여자들은 삼국지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는 듯 하였다. 유비, 장비, 관우에 대해서만 알지 심지어 적벽대전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고 한다.

모두 적벽대전1은 보지 못했고, 적벽대전2를 처음 보는 것이었고, 아무런 정보도 없이 급하게 정하게 되어 보게 된 영화였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 남자와 여자의 평은 완전히 엇갈렸다. 모두 삼국지에 대한 지식도 없고, 영화에 대한 사전정보도 없이 그냥 보았는데, 남자는 손에 땀을 쥐었다며 기대 이상의 재미에 호들갑을 떨었고, 여자들은 보다가 잤다느니, 영화 300을 보는 느낌이었다니 혹평이 계속되었다.

이와 같이 적벽대전2는 남자를 위한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적벽대전2는 확실히 삼국지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된 것 같았다. 오히려 삼국지에 대한 다박한 지식이 있었다면 원작과는 매우 다른 내용에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영화이지만 그 중에서도 남자가 좋아할만한 코드를 위주로 짜여진 듯한 느낌이었다.

웅장한 전쟁

인원에서부터 대작임을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중국의 스케일을 보여주듯 웅장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니 옛날에도 소설처럼 충분히 수만의 병사들이 일제히 명령에 따라 움직였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첫번째 입이 벌어지게 만든 장면은 제갈공명이 주유에게 활을 10만개 가져오겠다고 확언을 하고 짚으로 만든 허수아비 배를 만들어 안개의 힘을 빌어 적의 활을 가져온 장면이었다. 정말 10만개는 되어보이는 활들이 소나기가 오듯 허수아비 배를 향해 꽂히는 것이 장관이었다. 현대의 폭탄이 무섭다고 하지만, 옛날의 화살도 이에 못지 않은 파괴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두번째 장면은 주유가 조조의 진영으로 선두에 불을 붙인 배를 이끌고 가미가재식 공격을 하는 장면이었다. 보통은 그런 장면에 모형 배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마치 진짜로 배를 부딪힌 듯 리얼한 맛을 느끼게 해 주었다. 계속되는 공격과 복잡한 전쟁 중에도 괘를 짜고 전법을 구사하는 장면도 명장면이었다.

이런 장면들은 평소 무협지를 즐겨 읽거나 군대를 다녀온 예비군들에게 특히 큰 공감과 재미를 부었다. 하지만 서로 죽고 죽이는 야만적인 장면은 여자들에겐 지루하고 잔인한 장면으로 밖에 보이지 않나보다. 심지어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그 장면에서 자느라 못보았다고 하니 영화가 지루할만도 하다.

남자들의 의리

제갈공명이 주유의 진영에 남아 돕는 것이나, 관우, 장비가 주유를 돕기 위해 온 것, 조조를 살려주는 주유와 그의 무리들... 남자들이 가장 중요시 하는 의리. 무협지는 그런 의리를 최대한 살린다. 최악의 상황에서 어떤 불리함과 위험함에도 불구하고 이익과 권력에 치우치지 않고 소신것 의리를 지키는 것이야 말로 남자들에게는 최대 덕목이다.

그런 장면을 보면서 남자들은 "과연 남자답다"라며 손을 꽉 쥐고 감동으로 온 몸에 소름까지 돋는다. 때로는 그들의 의리에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리고 나도 저런 멋진 남자가 되어야지라며 다짐하곤 한다.

하지만 여자들에는 이해 못할 장면들이다. 왜 조조는 주유의 부인이 오자 죽이지 않고 차 마시다 전쟁을 그르치는지, 조조는 왜 안죽이고 살려두는지 말이다. 그러니 스토리가 이해가 안되고, 개연성이 없으니 지루할만도 하다. 또한 남자들의 의리로 인한 손해를 보고 어리석은 남자를 비판하기도 한다. 그런 여자들을 향해 남자들은 저게 진정한 남자라며 흥분하고, 여자들은 그런 남자들을 보며 한심해 하는 것 같다.

적벽대전2는 확실히 잘 만든 작품이다. 배경 지식이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영화 300에 전혀 뒤지지 않는 동양의 자존심인 삼국지를 가지고 만든 블록버스터급 영화는 세계적으로 먹힐 그런 영화가 아닌가 싶다. 다만 아쉬운 점은 중국 문화인 삼국지만이 아닌 우리나라의 사극의 힘을 토대로 적벽대전2와 같은 세계적인 영화를 만들 순 없을까 하는 것이었다. 남녀노소 즐기는 국내 사극의 힘을 빌어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영화를 만든다면 우리 나라의 입지도 그만큼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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