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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가 떴다의 차승원편은 회심의 히든카드였다. 차승원 특유의 카리스마와 유머가 합쳐져 재미있는 장면을 많이 만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김수로-차승원의 대결구도, 이효리-차승원의 대결구도를 만듦으로 패떴 멤버들의 다양한 참여를 유도할 수 있었다. 능청스런 연기로 힘쎈 남자였다가, 세심한 주부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로서의 능력이 십분 발휘되었던 방송이었다.

차승원은 1타 3피까지는 아니라도 1타 쌍피는 끌어내었다. 패떴의 히든카드로서 역할을 충분히 함으로 예능감이 죽지 않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시티홀의 시작과 딱 맞물려 드라마의 시청률까지 올리는 쾌거를 올렸기 때문이다. 계획하였든, 우연이었든 타이밍 한번 제대로 였다. 게다가 시티홀에서의 조국 역할은 카리스마가 있으면서도 빈틈이 많은 코믹 캐릭터이기 때문에 패밀리가 떴다를 통해서 조국의 이미지까지 같이 만들고 들어가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게 되었다.


패밀리가 떴다의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차승원편을 통해 확실히 드러난 것은 패떴이 게스트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 멤버들 고유의 역할이 사라진 체 게스트에 따라 우왕 좌왕하고 있는 것이다. 유재석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캐릭터를 잡지 못하고 약간 떠 있는 느낌이 든다.

김수로는 차승원과 대결 구도에 있을 때는 그 역량을 충분히 발휘했지만, 그 외의 시간에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방관하고 있을 뿐이다. 김수로가 누구인가? 꼭지점 댄스를 유행시키고, 예능 프로에서 십외 1순위였던 게스트가 아닌가. 차승원처럼 히든카드로 나와서 좌중을 배꼽잡게 했던 김수로가 패떴에서는 하품만 하고 있다는 것은 김수로가 잘 못해서라기보다 패떴에서 김수로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대성의 경우에는 더 처절하다. 대성이 처음 패떴에 나왔을 때만 해도 정말 신선하고 캐릭터를 잘 만들어갔다. 하지만 김종국이 들어오면서부터 대성의 역할은 작아지기 시작했고, 김종국이 유재석에게 붙었다가, 이효리에게 붙었다가 하면서 졸지에 대성과 박예진은 갈피를 못잡게 되었다.

예능 신인이나 마찬가지인 대성에게 지금의 상황은 절박하다. 유재석이 있어도 대성의 캐릭터가 살까 말까인데, 김종국은 이효리와 과속스캔들을 만들며 유재석에게 의존함으로 김종국-이효리<-유재석의 모양을 만들어놓고 대성과 박예진의 캐릭터는 방치되게 만들어버렸다. 김종국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저번 주에 했떤 "따줘" 홍보는 정말 황당했다. 그게 무슨 벌칙인지...홍보하는게 벌칙이면 맨날 벌칙 당하겠네...그걸 또 하기 싫어하는 척하는 김종국은 뭔지...물론 김종국 탓은 아닐 것이다. 소속사와 제작진이 시켜서 한 일일테니 말이다.


이천희는 박예진과 함께 김종국-이효리에 맞서 새로운 러브라인을 만드는 것 같은데, 이왕 러브라인을 만들거면 대성과 삼각관계가 좋을 것 같다. 산에서 업고 가는 장면에서 어설프게 카메라맨이 옆에서 찍고 있어서 이효리-김종국이 다 보일텐데 그걸 못보는 척하는 이효리-김종국이나 안보일거라고 생각하는 박예진-이천희나 하면서도 깨나 민망했을 것 같다. 대성이도 좀 끼워줬으면 좋겠다.

지금 이대로는 이도 저도 아닌 죽이 되어버리고 말 것 같다. 이제는 게스트의 비중을 좀 낮추고 캐릭터에 신경써서 나아갈 때가 아닌가 싶다. 이왕 이렇게 된 것 예전의 덤앤더머나 천데렐라, 달콤살벌은 물건너 갔다. 다시 새롭게 판을 짜서 내실을 다져야 할 때인 것 같다.

고인 물은 썪기 마련이고, 자전거 바퀴는 굴리지 않으면 넘어진다. 즉, 무엇으로든 변해야 산다. 패떴은 지금 정체되어 있고, 매번 바뀌는 게스트에만 의지한 체 이도 저도 아닌 모양세가 되어 유재석을 제외한 멤버들은 갈피를 못잡고 심지어 의욕을 잃기까지 했다. 즉 이런 상황에서는 유재석 정도의 내공이 없다면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다행인지 남자의 자격도 아직 자리를 못잡고 있고, MBC의 일밤에서는 계속 헛다리만 짚고 있다. 제일 잘하던 윤손하를 빼고 감 잃은 신동엽을 넣어 퀴즈쇼를 하겠다니...그것도 신동엽 부인이 기획하는 프로그램을... 보글 보글이 아니라 속이 부글부글한다.

아무튼 패밀리가 떴다에게는 호재이고,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기회이다. 패밀리가 떴다만의 강력한 캐릭터 구축으로 유기적인 연결이 이루어지고, 좀 더 색다른 포맷으로 변화해 나간다면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하면 패떴이 죽었냐? 하는 패떴 악플 워리어들이 있는데 제발 우주유 플리즈... 알죠? ^^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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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바보가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 황정민 때문일까, 황정민의 연기를 칭찬하는 기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바보를 보면서 느낀 점은 스타의 연인과 내용이 비슷하다는 점이었다. 스타의 연인은 최지우와 유지태가 주연을 했던 드라마로 한류스타 최지우와 명연기의 유지태가 나왔음에도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린 드라마이다. 스타의 연인은 일본 드라마인 스타의 사랑을 리메이크한 드라마라고 하는데 알몸 사건으로 유명한 초난강이 출연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2회째 본 후 스타의 연인과는 약간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작진들도 스타의 연인을 많이 염두 해두었지 않을까 싶다. 아무래도 톱스타와 평범한 시민의 사랑을 다룬다는 스토리가 비슷하니 말이다. 어떻게 보면 그바보의 황정민이야 말로 신데렐라맨이 아닐까 싶다. 스타의 연인이 이미 실패를 했기에 그바보는 심기 일전하여 스타의 연인의 실수를 보완하면 될 것이다. 그바보가 스타의 연인과 다른 점을 무엇일까?


어디에 초점을 맞추었는가?


스타의 연인은 오랫동안 연기를 쉬며 신비주의 전략을 사용했던 최지우의 컴백 무대였다. 그래도 제목처럼 스타에 초점을 맞추었다. 최지우가 얼마나 톱스타인지, 얼마나 이쁜지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그래서 최지우는 온갖 귀여운 척, 이쁜 척을 하지만, 반응은 최악이었다. 최지우가 예전처럼 더 이상 톱스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기파 배우 유지태 역시 묻혀버리고 말았다. 최지우를 띄워주려 할수록 최지우는 가라앉았던 스타의 연인은 한번도 이슈화 되지 못하고 사라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바보는 제목부터 그저 바라 보기만 하는 황정민에 초점을 맞추었다. 우체국 보험 영업직의 평범하다 못해 바보 같은 한 시민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그려내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황정민이 할 것은 바보처럼 보이는 것 뿐이다. 어떻게 하면 더 순수하고 바보처럼 보일까에 집중하게 되고, 순수한 척, 바보인 척 연기를 한다. 그리고 그 연기는 황정민의 이미지와 너무도 잘 맞아 떨어지며, 그바보의 인기를 견인해나가고 있다. 그래서 그바보에 대한 기사는 대부분 황정민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찬 것이 아닐까 싶다.

스타에 초점을 맞추었을 때와 시민에 초점을 맞추었을 때가 무엇이 다를까? 우선 스타, 그것도 톱스타의 일상을 궁금해하긴 하지만, 얼마나 톱스타가 잘났고, 사인 몇 장 해주면 다 해결되는 파워를 가지고 있는 지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톱스타가 겪는 아픔들은 그저 사치에 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미 톱스타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꼭두각시 인형같이 살아가는 톱스타라고 해도 동정심조차 들지 않는 것은 자신이 그 길을 선택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자리에 이미 올라가 있기 때문이다. 톱스타의 자리에서 얻는 수많은 것들에 비하면 그 정도 고통은 감내할만하다 생각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보통 사람들은 그 수많은 혜택들이 없이도 충분히 그보다 더 큰 고통들을 감내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타를 사랑하는 시민에 초점을 맞추었을 때는, 그것도 바보 같은 사랑을 하는 시민에 초점이 맞추어졌을 때는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우선 거부감이 없다. 보통 주위에 한 명씩은 있는 사람이며, 그것도 그 정도까지 바보 같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친구가 되고 싶어할 것이기 때문이다.

매일 보는 우체국 아저씨, 그리고 잘생기진 않았지만, 곰돌이처럼 푸근한 외모, 손해보는 짓만 골라하지만 그럴수록 도와주고 싶은 순수하고 편한 구동백은 내가 될 수도 있고, 내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지나가는 어떤 사람이 될 수 있기에 더욱 공감이 되고 감정이입이 잘 된다.


반장선거를 할 때도 공부 잘하는 싸가지 없는 친구와 공부는 못해도 사교성 좋은 친구 중 후자의 친구에 한 표를 던져주듯 스타의 연인과 그바보는 이름 자체에서도 그바보에 한 표를 던져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바보가 스타의 연인과 비슷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그려내는 방법에 있어서는 약간 다른 느낌이 든다. 스타의 연인이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면 그바보는 충분한 공감대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황정민이라는 네임벨류가 더해져서 더 큰 인기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스타의 연인처럼 김아중에 초점을 맞추어 김아중의 아름다움과 유명함만 부각시킨다면 그 전철을 밟게 되지 않을까도 싶다. 그바보가 아직 수목드라마 중 꼴찌를 달리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매우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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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희낙락이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대를 가지고 보았다. 하지만 보는 내내 안쓰러운 마음만 들었다. 나름 잘 나간다는 개그맨들이 모여서 야심차게 만든 희희낙낙은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 것인지 알 수 가 없었다. 사람마다 웃는 포인트가 다르다고는 하지만, 희희낙낙은 너무도 실험 정신이 강한 것이 아닌가 싶다.




자극적이지만 웃기지 않은 몸개그


개그에 대한 이론적인 내용은 모른다. 하지만 웃고 안 웃고는 개그맨이 아닌 시청자의 몫이다. 몸 개그는 사람의 가장 원초적인 자극을 건드리는데에서 시작한다고 본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넘어지고, 맞고, 때리는 것이 몸 개그인데 이제는 아무리 자극적이어도 웃기지 않고 식상하기만 하다.

토크는 전혀 되지 않고, 어색하기만 하다. 게다가 꽁트 역시 넘어지고 억지로 짜 맞추고, 이상한 특수효과로 상황만 더 어설프게 만든다. 리얼 버라이어티가 인기인 이유는 신선한 자극이기 때문이다. 억지 웃음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그래서 리얼 버라이어티에서도 짜고 치는 모습이 보이면 거침없는 불만이 재기되고 인기도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다.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웃음을 요구하는 시청자들은 어쩌면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지금 희희낙락에서 보여주는 개그는 식상한 자극 뿐이다.

시청자 평가단

처음 시작 때 시청자 평가단이 개그를 평가한다고 해서 기대를 했다. 더구나 냉정한 평가를 한다는 소리에 정말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재미있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꽁트가 재미없으면 재미없다고 이야기해주어야 꽁트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냉정하게 시청자의 입장을 대변해줄 평가단이 있다면 아무리 식상한 개그라도 시청자들의 반응에 공감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시청자 평가단이 나왔다는 것은 소통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요즘 적절한 판단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청자 평가단의 역할은 바람잡이에 불과했다. 분량도 매우 적을 뿐더러 적당히 봐 주는 선심 평가단이었다. 평가단이라 하기에도 뭐하다. 그저 희희낙락의 멤버들의 기를 살려주고자 나온 방청객 수준이었다. 냉정한 평가는 온데간데 없고 억지로 재미없는 부분 중 그나마 나은 부분을 찾아주는 것 같았다.

희희낙락이 개콘이나 웃찾사와 차별화를 가지고 새로운 개그 영역을 만들고자 한다면 정말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청자의 평가가 필요할 것이다. 사람들은 전혀 웃기지 않은데 개그맨들끼리 웃기다고 낄낄대면 그건 개그가 아니라 학문에 불과할 것이다.

리액션

리액션이 너무 티난다. 모든 꽁트를 재미있다고 부추기기만 하고, "와~ 대단하다", "와~ 어떻게 저런걸", "와~ 대박이다"만 연발하는 리액션은 듣기에 거북할 정도이다. 정말 재미없는데 자기들 스스로 포인트를 짚어주며 저건 재미있다고 말한다. 분명 프로그램 하기전에 서로 모니터링을 다 해주었을텐데 말이다. 동료애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과도한 리액션은 짜증만 부추길 뿐이다.

어느 정도 재미있을 때, 같이 웃어주거나 살짝 리액션을 보여주면 상승 효과가 있다. 하지만 정말 재미없는데 과도한 리액션을 보여주며 배꼽을 잡으면 황당하고 어이없으며 더 재미없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설령 조금 재미있는 것도 재미가 없게 느껴질 정도이다.

희희낙락에서 그나마 건질 것이 있다면 김준호쇼였다. 소녀시대를 사채업자로 둔갑시킨 김준호는 박중훈쇼를 패러디하며 절묘한 편집으로 웃음을 주었다. 그 부분에서는 멤버들의 리액션도 별로 없었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재미있게 느껴졌던 것 같다.

남희석은 미녀들의 수다에서, 신봉선은 해피투게더에서, 유세윤은 무릎팍도사에서, 이수근은 1박 2일에서 큰 웃음을 주고 있는 개그맨들이다. 개그 트랜드의 선두에 있는 이들이 만든 개그 프로그램이라 기대가 컸지만, 오히려 거꾸로 역행하는 개그를 보여주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보니 안타깝기만 했다.

물론 정통 개그라는 명분이 붙을 수도 있지만, 웃기지 않는 개그는 개그가 아니지 않겠는가. 이론적으로 아무리 정통성을 추구한다고 해도 웃기지 않으면 소용없다. 개그맨들이 웃음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맞춰가는 것이 진정한 개그맨이 아닐까?


발명을 잘하는 발명가들이 흔히 빠지는 실수가 자신이 좋은 제품을 만들면 사람들이 어이쿠나 하면서 모두 살거라는 환상에 빠지는 것이다. 즉 공급이 있으면 수요가 따라온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시장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소비자의 편리와 필요가 없다면 구매하지 않는다. 즉 수요가 공급을 만드는 것이다. 발명가가 제품의 구매를 강요할 수 없듯, 개그맨도 개그를 시청자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희희낙락이 제대로 자리잡고 새로운 개그 영역을 넓혀가기 위해서는 시청자 평가단의 정말 냉정하고 냉혹한 평가가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멤버들로만 보아도 충분히 최신 트랜드를 선도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개그맨들이다. 시청자 평가단의 냉정한 평가는 그들의 재능을 자극하여 새로운 개그 영역을 넓혀갈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정말 예전 유머 1번지나 웃으면 복이 와요 같은 재미있는 개그들이 쏟아져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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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처음 나온 성적표는 시티홀의 완승이다. 카인과 아벨의 후속작이라 그런지 수목드라마 중 유일하게 두자릿수 성적을 내며 처음부터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는 신데렐라맨의 제일 재미있긴 했지만, 시티홀과 그바보 또한 아직 시작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세 드라마 모두 유쾌, 상쾌, 발랄한 드라마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든든하게 뒷받침되고 있는 남자 주연 배우들이 자리잡고 있다. 과연 이 세사람은 어떤 차별화를 가지고 수목드라마를 이끌어갈 지 궁금해졌다. 각 드라마의 남자 주연 배우들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았다.

1. 차승원

시티홀은 정치 드라마이다. 청와대를 목표로 하는 야심찬 정치인들의 이야기들이 바로 시티홀이다. 많은 남성 시청자를 사로잡을만한 시티홀은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속사포처럼 쏟아져나오는 정치 용어에 어리둥절해 질 것 같다. 소재로 정치를 잡은 것은 매우 신선한 것 같다. 정치에 관련된 이야기와 심리 게임은 남성들이 매우 좋아하는 장르가 아닌가 싶다. 정치 만화책인 시마과장처럼 말이다.

그래서 중요한 역할이 바로 남자의 역할인데 차승원의 코믹하면서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가 야심차지만 10급 공무원 김선아 앞에서는 자꾸 실수하는 모습이 잘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김선아 또한 코믹하고 능청스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차승원과 코믹 연기를 펼치는 데는 환상의 콤비가 아닐까 싶다. 특히 도배를 하다가 김선아가 넘어지려하자 차승원이 김선아의 가슴을 잡고 버티던 장면은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힐 것 같다.

차승원의 장점이자 단점이라면 바로 코믹한 이미지일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왔다 하면 높은 시청률을 몰고 왔던 차승원은 그 동안 영화에서도 코믹한 모습만 나옴으로 사람들에게 웃을 준비를 하게 해 준다. 모델로서의 훤칠한 키와 뚜렷한 외모와는 반대로 빈틈이 많고 표정이 다양한 차승원은 이미지가 코믹으로 한정되고 있다는 단점도 있지만, 코믹으로는 따라올 자가 없을 정도로 장점이기도 하다.


2. 황정민

그바보는 이름부터 참 잘 지은 것 같다 그바보라는 이름을 지어놓고 풀어서 제목을 만든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바보"와 "그저 바라 보다가" 이 두 단어는 드라마를 충분히 설명해주고도 남는다. 바보같이 한 사람만을 바라만 보는 해바라기같이 순수하고 고소한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 말이다.

첫 회를 보자마자 떠오른 것은 유지태와 최지우가 열연했던 스타의 연인이었다. 스타의 연인은 망했었는데 그바보는 어떻게 될지 기대가 된다. 스타의 연인이 실패했던 이유는 최지우를 너무 이쁘게 보이게 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유지태 또한 스크린에서 브라운관으로 넘어오면서 잘 적응을 하지 못하였다. 최지우는 발음도 교정하여 나왔지만, 시간의 흐름은 어쩔 수 없었다.

평범한 사람이 우연한 기회에 어쩔 수 없이 스타의 연인이 되어버리고, 그 둘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그바보"가 비슷한 스토리인 "스타의 연인"의 참패를 회복할 수 있을 지 기대가 된다. 기대가 되는 이유는 바로 황정민 때문이다. 황정민 또한 유지태와 마찬가지로 스크린에서 브라운관으로 왔지만 스크린에서의 모습 그대로 멋진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카인과 아벨이 소지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면 그바보 역시 황정민의 영향을 많이 받는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싶다. 스타의 연인과 비교해 다행인 것은 스타의 연인에서는 스타가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여 얼마나 유명하고 이쁜 스타인지에 집중했다면, "그바보"에서 스타의 비중이 좀 낮고, 스타를 좋아하는 평범한 남자에 촛점이 맞추어짐으로 시청자들이 공감하기 쉽게 만들어놓았다.

스타의 연인이 스타 최지우에 집중했다면, 그바보는 바보 황정민의 비중이 더 큰 것이다. 황정민은 차승원 못지 않은 코믹한 이미지도 가지고 있고, 동시에 순수한 이미지고 가지고 있다. 연기력이라면 수목드라마 주연 중 최고로 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김아중과의 호흡을 얼마나 잘 맞출 수 있냐는 것인데 그 목표는 차승원과 김선아 커플이 되어야 할 것이다.


3. 권상우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권상우가 한참 밀리는 듯한 느낌이다. 차승원과 황정민이 빵빵 터트리고 있을 때, 권상우는 안티들의 그늘 때문에 잘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자업자득이겠지만, 평소의 이미지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연기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아니 오히려 권상우의 연기는 물이 올랐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 동안의 이미지가 발목을 잡고 있다. 연기로 대답을 하는 것이 배우이지만, 그 대답을 할 수 있던 기회를 차승원과 황정민이 들어옴으로 무색하게 되어버릴 것 같다.

끊임없이 지적되오고 있는 발음 논란은 솔직히 그저 트집같다. 그 정도면 크게 나쁘지 않고, 권상우 또한 고치려고 노력한 흔적도 많다. 오대산과 이준희를 넘나드는 연기도 꽤 잘한다. 신데렐라맨에 딱 적격인 권상우는 하지만 이미지에서 묻혀버리고 말았다.

소녀시대 윤아도 김선아와 김아중에 비하면 아직은 병아리 수준이다. 권상우가 잘 리드해나가고 있지만, 권상우-윤아 커플이 차승원-김선아, 황정민-김아중을 따라가는 것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번 주 방영이다. 카인과 아벨, 그리고 미워도 다시 한번이 동시에 끝나는 호재를 맞이했음에도 그것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스토리 자체가 하필이면 수요일에 가장 지루하고 답답한 장면만 나왔으니 말이다. 화려한 액션과 코믹하면서 급박한 스토리로 몰고 가도 시티홀과 그바보를 견제하기 버거울판에 윤아와 한은정의 신경전만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권상우에게 시급한 것은 이미지이다. 연기력도 많이 늘었고, 발음도 많이 고쳐졌다. 하지만 이미지는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나빠지고 있는 것 같다. 워낙 쟁쟁한 경쟁자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권상우가 조금만 이미지 관리를 했어도 연기력으로만 평가받을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신데렐라맨이 제일 재미있고, 가장 기대되는 드라마이다. 하지만 뚜껑은 열어보아야 하고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알 것이다. 막 뚜껑이 열린 참에는 시티홀이 우세하다. 차승원의 패떴 출연은 패떴에게도 시티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이제 패떴에 김선아만 한번 더 출연한다면 완전 쐐기를 박을 수 있을 것이다. 그바보 역시 만만치 않다. 아직은 그저 스타의 연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지만, 황정민의 연기에 점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카인과 아벨, 미워도 다시 한번이 있었을 때도 무엇을 볼 지 고민하게 만들었었는데, 역시 수목드라마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것 같다. 과연 차승원, 황정민, 권상우, 각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들 중 누가 승자가 될 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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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남자 이승기. 바른 생활 청년으로 알고 있었던 이승기는 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5년이나 힘든 생활을 했다고 한다. 핸드폰이 없는 이유도, 술을 마시지 않는 이유도 모두 착한 남자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 였다고 한다. 야심만만에서 그의 그동안 고충에 대한 이야기들은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그렇게 힘들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하였다. 학교에서 절대로 전력질주를 하지 않고, 최근 진학한 대학원에서는 전공 책을 들 때도 제목이 보이도록 잘 들어야 하며, 밥 먹을 때도 말아먹거나 밥, 국 그릇을 절대로 들어서는 안되는 여러 행동을 제어하며 이미지 관리를 해 왔던 것이다.

자기 전과 아침에는 무조건 세수를 하고, 아침 밥은 꼭 먹어야 하는 바른 생활 청년 이승기는 그동안의 이미지가 모두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설정이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그리고보니 1박 2일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았다. 친구 특집에서 이승기는 아침 식사 복불복을 하는 과정에서 제작진이 화살표를 잘못 올려놓아서 엉뚱한 곳을 헤매다가 지게 되었다. 친구에게 아침 밥도 못주고, 아침부터 엉뚱한 곳을 헤매게 만든 제작진을 향해 분노를 터트리는데 그 과정에서 평소의 이승기와는 약간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건들 건들하며 주머니에 손을 넣고, 짝다리를 짚으며 "부셔버릴꺼야!"를 외치며 시니컬하게 분노하던 그의 모습은 약간 낯설기도 하면서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친구를 위해 분명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고, 제작진의 어쩔 수 없다는 발언에 화가 날 만도 하다. 강호동은 이승기가 변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누가 보아도 이승기가 더 이상 착한 남자를 고집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때로는 나쁜 남자로 비춰지기도 했다.

그런데 아뿔사. 새로 시작한 이승기 주연의 "찬란한 유산"에서 이승기의 그런 모습이 그대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찬란한 유산에서 선우환역을 맡은 이승기는 그 드라마에서 완전 나쁜 남자이다. 고은성(한효주)를 향해 술값을 내라고 하고, 가방을 돌려주지 않으며, 핸드폰을 발로 밟는 등 나쁜 일을 일삼고, 부잣집 아들로 할머니와 트러블이 많은 사연있는 삐뚤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워도 다시 한번의 이민수나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같은 느낌인 선우환은 요즘 트렌드인 나쁜 남자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착한 남자 이승기가 나쁜 남자 역할을 하니 약간 낯설기도 했지만, 그 동안 야심만만과 1박 2일등에서 보여주었던 행동들과 자연스럽게 매치되면서 나쁜 남자의 캐릭터가 동떨어지게 느끼지지는 않았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승기가 5년 동안 지켜왔던 착한 남자 이미지를 갑자기 던져버린 것이 이상하다. 그렇게 어렵고 고통스럽게 만들어온 착한 남자 이미지를 왜 폭로하고 전혀 반대의 나쁜 남자로 되려 했던 것인지 이해가 된다.

아마도 새로운 드라마 "찬란한 유산"을 염두해 둔 새로운 이미지 관리가 아닌가 싶다. 그 덕분인지 '찬란한 유산'에 이승기 효과는 시청률로 나타났고, 순조로운 출발을 하고 있다. 스토리나 다른 배우들의 연기력도 좋긴 하지만, 이승기의 나쁜 남자 변신은 유독 눈에 들어왔다.

저번에는 1박 2일에서 찬란한 유산을 촬영하다 바로 분장을 그대로 한 채 오기도 했다. 예전에 돌아온 일지매의 주연을 맡았을 때는 1박 2일에서 덤블링을 했던 기억도 난다. 물론 돌아온 일지매는 일본 촬영까지 하고 정일우로 바뀌긴 했지만 말이다.

이승기가 그동안 착한 남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자기 자신이 아닌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힘들 것 같기도 하다. 최근 초난강이 알몸으로 공원을 활보한 사건 또한 이런 콤플렉스가 쌓여서 터진 일이 아닌가 싶다. 유재석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고, 이승기도 이런 착한 남자를 대표하는 사람 중 한명이었다. 나쁜 남자가 설정이 아닌 착한 남자 이미지 만들기가 너무 힘들어서 이제 벗어던지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이승기는 이미지 관리의 천재이다. 자신의 모습을 착하게 때로는 나쁘게 보이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노력과 전략이 많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도 이승기와 그의 소속사 직원들은 어떤 포지셔닝을 가지고 나아갈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을 것 같다. 자신을 그만큼 잘 관리하고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 참 놀랍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제는 나쁜 남자 이승기, 아니 선우환으로 찬란한 연기를 펼칠 이승기가 어떻게 나아갈 지 기대가 된다. 1박 2일에서는 어떤 캐릭터로 나아갈지도 말이다. 이제 1박 2일에 착한 이미지는 김C밖에 안 남았는데, 김C가 덕분에 인기를 좀 끌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남자의 변신은 무죄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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