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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은 화려했다. 선덕여왕은 39%의 시청률을, 천사의 유혹은 23%의 시청률을 올렸다. 수많은 캐릭터들이 장렬한 최후를 맞으며 마지막 회를 수놓은 두 드라마는 그동안 한번도 비교되지 않았지만, 진작에 비교되었어야 했던 드라마인 것 같다.

선덕여왕

선덕여왕은 방영 내내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유지했다. 특히 미실인 고현정이 나오는 동안은 40%를 상회하기도 했다. 수많은 이슈를 이끌어내며 제 2의 대장금 역할을 어느 정도는 수행했다고 할 수 있는 선덕여왕은 어린 덕만-미실-유신-덕만-춘추-선덕여왕-비담으로 이어지는 유동적인 중심이동으로 꾸준한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마지막은 비담이 장식했다. 사랑하기에 죽음을 선택한 비담의 이야기는 선덕여왕의 죽음까지 묻어버릴 정도로 장렬했다. 김유신의 손에 죽임을 당한 비담은 죽으며 "덕만아"라는 말을 남기는데 이는 선덕여왕과 비담의 암호같은 것이었다. 반란과 사랑을 함축하는 "덕만아"라는 단어는 딱 10보 앞에서 선덕여왕에게 입 모양으로만 알려줄 수 있는 신호였던 것이다.

춘추도 안나오고, 죽방, 고도나 나머지 인물들에 대한 친절한 설명은 없었지만, 이미 역사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 비담에 집중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천사의 유혹


천사의 유혹은 처음부터 큰 이슈를 끌어내었다. 부정적인 이슈이긴 했지만 아내의 유혹 속편으로 여자가 아닌 남자가 주인공인 드라마이다. 유행어가 된 막장드라마의 대표 드라마이기도 한 천사의 유혹은 아내의 유혹만큼이나 막장스러웠다. 그래도 점만 찍어 모두를 못알아보게 한 것보단 성형수술로 패이스오프를 한 것은 그나마 좀 나아졌다고 할 수 있으나 이왕 막장으로 간 것, 확실하게 막장으로 가지 어설프게 막장으로 가서 덜 막장스러웠던 것이 아내의 유혹 시청률을 따라잡지 못한 이유이기도 한 것 같다.


마지막은 역시 자살이었다. 막장의 끝은 자살이나 살인일 것이다. 갈때까지 간 것이라는 뜻을 함포하고 있기에 말이다. 보통 우울한 감정은 자살로 흐르고, 분노의 감정은 살인으로 치닫는다고 한다. 천사의 유혹은 복수와 분노의 드라마인 것 같지만, 결말을 보면 분노 속에 숨겨져있던 자기연민과 우울을 다룬 드라마인 셈이다. 물론 분노와 우울은 일맥상통한 면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신현우의 엄마가 브레이크 고장으로 죽게 되고, 그 살인범으로 주아란을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몰래 숨어서 여생을 살려했던 주아란은 남주승이 찾아내게 된다. 자신의 복수 대상이자 엄마를 죽인 주아란을 용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주아란은 경찰의 포위망에 둘러쌓이게 되고 자살을 선택함으로 마무리가 된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신현우의 엄마는 스스로 브레이크를 고장을 내어 자살을 선택했던 것으로 복수의 고리는 끊어지게 된다. 결론은 복수를 아무리 해도 결말은 행복하지 않기에 용서를 하자라는 것인 것 같다



이 두 드라마의 공생 관계

천사의 유혹의 타이밍은 절묘했다. 8시 50분에 시작하여 10시 5분쯤 끝나는 천사의 유혹은 절묘하게 선덕여왕의 앞부분을 잘라먹었다. 그리고 선덕여왕은 그에 맞서 처음 5분 정도는 이전 회 이야기로 채워넣는다.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절묘한 공생관계처럼 보였다.

천사의 유혹의 경쟁 상대는 9시 뉴스였다. 9시 뉴스 자리를 꿰차고 나온 천사의 유혹은 굉장히 파격적이고 공격적인 시간대를 점령한다. 집안에서는 채널권 싸움이 시작되고 천사의 유혹이 더 똑똑했음은 시청률로 밝혀졌다.



보통 집안에서 아버지는 뉴스를 보시자고 한다. 현대인은 뉴스를 봐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뉴스를 보지 않으려 하는 어머니는 미개한 식으로 몰고가며 말이다. 하지만 어머니의 따발총은 아버지를 두손 들게 만든다. 뉴스야 컴퓨터에서 보면 되고, 만날 똑같은 이야기나 하는 뉴스를 보는 것보다 이게 더 재미있다며 말이다. 결국 아버지는 스포츠뉴스라도 보려는 심산으로 어쩔 수 없이 천사의 유혹을 보게 된다.

막장스런 천사의 유혹의 자극적인 스토리에 아버지는 어느새 몰입되게 되고, 저딴 드라마를 만들다니 요즘 세상 말세라 그러면서도 매일 챙겨보게 되 버리고 만다. 그나마 기대했던 스포츠 뉴스마저 천사의 유혹이 끝나자마자 선덕여왕으로 잽싸게 넘어감으로 포기해야 했고, 결국 나이트뉴스를 보시다 주무시게 된다.

천사의 유혹은 9시 뉴스와의 경쟁에서 이겼고, 선덕여왕은 월화드라마를 모두 잡아먹어 버렸다. 그리고 천사의 유혹과 선덕여왕은 어정쩡한 공생관계가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두 드라마에서 배울 점은?

다른 드라마들은 푸념을 한다. 선덕여왕 때문에, 아이리스 때문에... 못해 먹겠다며... 비겁한 변명에 불과하다. "재미없기" 때문에 안보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이다. 스토리가 얼마나 꽉 차 있는지 말이다. 선덕여왕같은 제작비가 있으면 모두가 성공할 줄 안다. 하지만 우리는 돈만 쏟아부은 수많은 드라마들을 알고 있다.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짜임새 있는 스토리다.

그리고 천사의 유혹을 통해서는 마케팅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스토리가 없어도 마케팅이 있으면 시청률은 나온다. 하지만 스토리가 없는 마케팅은 부정적인 여론을 만들고, 아무리 시청률이 높아도 나쁜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다. 마케팅만 훌륭한 건강에 안좋고 자극적이기만 한 패스트푸드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음식에 마케팅까지 더해진다면 선덕여왕같은 드라마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스토리와 마케팅이 적절히 조화된 그런 드라마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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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에서 미실의 죽음이 50회에서 이루어졌다. 마치 50부작이 끝난 것처럼 아름다운 여운을 남기며 미실의 최후를 그려내었다. 미실의 죽음은 희화되지도, 과장되지도 않고, 최대한 절제된 가운데 많은 의미를 담으며 솔직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것이 감동이 되어 선덕여왕을 미실의 입장에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것처럼, 이긴 자의 입장에서 씌여지게 된다. 진 사람은 반역자이고, 대역 죄인으로 역사 속에서 사라지게 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역사이다. 아이리스 같은 스릴러물에 자주 등장하는 음모론은 이런 역사를 비판하며 시작된다. 숨겨진 역사, 이면사에 대한 의문점에서 시작되는 것이 보통이다.

선덕여왕도 미실과의 싸움에서 이긴 덕만의 입장이 아닌 진자인 미실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그것이 바로 이면사일 것이다. 관점을 바꿔 미실의 입장에서 선덕여왕을 한번 바라봐 보았다.



1. 사랑이란 아낌없이 빼앗는 것이다.
진흥왕 때 미실은 진흥왕을 도와 신라의 국경을 확장하고 신라의 기틀을 마련한다. 덕만과의 대화에서 미실은 덕만이 그저 비담과 같이 순진한 어린 아이와 같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피를 흘려 국경을 세우고, 수많은 계략과 술책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미실이 선택해야 했던 것은 누구보다 더 신라를 사랑하고, 갖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런 미실을 보고 독하다고 손가락질 했지만, 미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녀는 누구보다 신라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러기 위해 사랑을 철저히 이용한다. 사랑하는 것을 갖기 위해 사랑을 이용하여 쟁탈하려 한다. 사람을 통해 나라를 얻기 위해 그녀는 인재들과 결혼을 하게 되고, 수많은 아이를 낳게 된다.

그리고 이용하는 사랑이 나라를 얻을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다면 가차없이 그 아이까지 내쳐버리는 것이 미실이다. 사랑을 나누는 것. 그것은 이미 사랑이 아니리라. 사다함을 사랑했던 미실. 사다함이 죽었기 때문에 사다함을 영원히 사랑할 수 있었던 것처럼, 미실은 죽음으로 신라에 대한 사랑을 영원히 간직한다.


2. 아들을 향한 사랑
그녀의 아들은 미실의 사랑을 받으며 자란다. 천방지축 하종과 듬직한 보종, 자신의 반대편에 있는 비담까지 그녀의 사랑은 한정이 없다. 바록 자신의 최종 사랑이 신라라고는 하지만, 실수 투성인 하종을 탓하지 않고, 비재에서 진 보종을 나무라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을 감싸고 안아준 것이 미실이다.

비록 비담은 자신의 사랑을 가로막은 진지왕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지만, 그를 죽이지 않고 그냥 싸개로 싸서 왕실에 내려놓는다. 그리고 성장한 비담을 마주친 자리에서도 미실은 비담을 항상 살려준다. 미실이 죽기 전 비담은 자신이 듣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다. "사랑한다","미안했다"... 하지만 미실은 사랑은 빼앗는 것이라는 자신의 가치관을 전해준다. 누구나 사랑한다, 미안하다는 것을 말할 수 있지만, 미실의 그것은 자녀를 걱정하는 어머니만이 할 수 있는 것이었다.

3. 덕만만 없었다면...
왕실은 미실의 장난감과 마찬가지였다. 병부와 모든 관리들이 모두 미실의 세력이었으니 왕실은 명목상의 왕실일 뿐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난데없이 덕만이 나타났다. 그것도 자신을 제법 따랐던 낭도로서 말이다. 누구도 자신의 적수가 될 수 없었기에 자신의 수를 알려주며 훈수까지 두는 여유를 부리며 덕만을 자신의 경쟁자로 키웠지만, 결국 그 덕만이 청출어람하여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차지하게 된다.

덕만만 없었다면 미실은 여왕이 되었을 것이다. 덕만이 없어도 김춘추가 돌아와 골품제 이야기를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머리가 좋은 김춘추라도 미실의 세력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었을테고, 그랬다면 역사는 미실을 여왕으로 기록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미실이 왕이 되었다면 신라는 더 흥했을지도 모른다. 김유신 못지 않은 칠숙과 보종이 있고, 전략과 책략으로는 설원을 따라갈 자가 없다. 또한 김춘추의 비상한 머리는 미생이 대신할 수 있는데다 알천랑 못지 않은 화랑들이 미실을 따랐을 것이다.


그랬다면 신라는 당나라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삼국을 통일할 수 있었을테고, 더 큰 영토와 국력을 과시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실은 졌고, 덕만에서 자신의 사랑을 넘겨준다. 한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백제가 쳐들어와 국경이 무너질 수 있었기에 자신의 사랑이 위험에 쳐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회를 버린다. 미실은 여왕의 자격이 충분하였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3대 왕을 모두 보필한 미실. 그녀는 선덕여왕 전에 이미 신라의 왕이 아니었을까...

무엇보다 미실의 연기를 맡은 고현정의 연기가 일품이었다. 앞으로 고현정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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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지만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평강이 새롭게 시작했지만, 선덕여왕의 시청률은 46%에 육박하며 타의 주총을 불허했다. 이평강으로서는 선덕여왕이 끝날 때까지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선덕여왕이 지루해졌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끝까지 이렇게 많은 장치를 두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드라마는 별로 없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선덕여왕의 시청률 상승세에는 이유가 있다. 미실에서 덕만 아역으로, 그리고 알천에서 비담으로, 비담에서 다시 미실로 돌아오는 여정을 거치며 선덕여왕은 끊임없는 추진체를 태우며 가속도를 내고 있다.

어제 선덕여왕이 시작할 때 가장 궁금했던 것은 미실의 화살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였다. 결국 미실은 덕만을 죽일 생각이었고, 덕만이 팔을 벌린 것은 굉장히 무모한 짓이었다. 덕만의 가슴에 있던 소엽도에 미실의 화살이 맞아 덕만은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실과의 대결에서 이긴 덕만은 너무도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 않나 싶다. 어쩌면 대의명분을 따랐던 미실이 절대로 자신을 죽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자신이 죽더라도 자신을 이을 춘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액션이었을 수도 있다.

아무튼 룰렛게임과 같이 무모한 시도였고, 소엽도 덕분에 살 수 있었다. 그리고 전세는 덕만에게 향하는 듯 했으나 이제 비담과 미실에게 포커스가 맞춰졌다. 덕만의 왼팔인 비담과 덕만의 적인 미실. 이 둘 사이가 모자 관계라는 것으로 인해 이 게임은 끝나지 않게 된다.


미실의 모성애

미실은 모성애가 특히 강하다. 권력욕이 모성애보다 강해서 그렇지 선덕여왕에서 미실은 모성애가 가득한 모습으로 나왔다. 비재에서 자신의 아들인 보종이 져서 풍월주 자리를 유신에게 내 주어야 했을 때 미실측 모든 사람은 보종을 탐탁지 않게 여겼지만, 미실은 아무 말 없이 꼭 앉아주었다. 그리고 난 후 보종은 미실에 대한 신뢰가 급상승하며 어제 설원이 "미실을 위해 죽어라"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죽겠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충성도를 나타내었다.

미실의 권력은 사랑에서 생겨났다. 수많은 남자들이 미실에게 충성하고 그녀의 남편이었다. 사다함 외에는 모두 전략적으로 사랑을 하게 된 것이지만, 여자 카사노바 마냥 그녀의 사랑을 받은 남자들은 모두 그녀가 자신만을 사랑한다고 느낀다. 이를 토대로 미실은 막강한 권력을 움켜쥘 수 있었으며 왕실을 장악할 수 있었다.

권력욕에 대한 욕심은 진지왕 때 황후가 되고 싶은 마음에 진지왕을 꼬셔서 비담을 낳게 되지만, 진지왕이 자신을 황후에 올릴 계획이 없다는 것을 알고 비담을 버림과 동시에 진지왕을 폐위하고 진평왕을 왕의 자리에 올려놓기도 한다.

여기서 미실은 비담을 죽일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는다. 정말 진지왕에 대한 분노가 사무쳤다면 죽여도 시원찮을 것이었을지 모르지만, 모성애가 가득한 미실은 아무리 권력욕이 강하다하여도 자신의 아들을 죽일 수 없었던 것이다.

비담은 문노의 손에 자라게 되었고, 덕만을 도와 미실의 앞에 나타났을 때 미실은 불안함보다는 미안함이 더 컸을 것 같다. 그 후 덕만이 미실을 가까스로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비담 때문이었고, 비담은 미실이 계속 살려주었다.

어떻게 보면 미실은 비담이 자신의 편에 서지 않기를 원했을지도 모른다. 비담이 덕만을 사랑하고 있기에 쉽지는 않았을테지만, 미실은 비담을 자신의 편으로 데려올 수도 있었다. 비담이 그토록 원하는 따뜻한 엄마의 손길을 한번 주기만 하면 비담은 분명 흔들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수리의 새끼처럼 높은 벼랑으로 끌고 가서 밀어버리고는 바닥에 추락하기 바로 직전에 날개로 받아 훈련시키는 것처럼 미실은 비담을 계속 살려주며 덕만의 편에 있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엔 권력욕보다 모성애가 더 강해져 자신이 여왕이 될 수 있던 기회를 놓치게 된다.


미실 자신이 죽으면 자신의 식솔들은 모두 죽거나 어렵게 될 것이라는 것을 미실은 알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자녀 중 한명이라도 덕만의 편에 남아 살아남기를 원해서 비담을 덕만의 편에 두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끝까지 미실은 비담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내지 않고, 자신을 왜 죽이지 않았냐는 비담의 질문에 미실은 "실수다"라고 말하게 된다.

비담은 미실을 단번에 넘어뜨릴 수 있는 편지를 덕만에게 건네주지 않게 되고 오늘 저녁 미실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후 비담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 역사로 보면 선덕여왕이 죽기 3일 전 비담은 난을 일으키고 유신과 알천에게 제압당해 결국 죽게 되고 만다.

비담과 미실이 없었다면 선덕여왕은 앙꼬없는 찐빵일 것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는 미실이 비담을 향한 모성이 있었기에 더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냉혹할 것만 같은 미실 속에 있는 따뜻한 어머니의 정이느껴지는 선덕여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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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의 인기가 하늘을 모르고 치솟고 있다. 보통은 막판으로 갈수록 용두사미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선덕여왕은 끝까지 스파트를 내어 전보다 더 재미있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논란이 되었던 이요원의 연기력도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고, 선덕여왕의 캐릭터를 확실히 잡아가고 있다.

선덕여왕의 재미라면 무엇보다도 선덕여왕을 돕기 위해 나타나는 캐릭터들이다. 이들은 마치 게임 아이템처럼 선덕여왕의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비밀무기로 하나씩 득템을 하게 된다. 이미 만랩이었던 미실과 대적하기에는 너무도 애송이였던 덕만은 비밀병기들 덕에 선덕여왕이 되어 미실과 맞짱 뜰 수 있게 되었다. 과연 선덕여왕에게는 어떤 비밀병기들이 있을까?


1. 죽방

일지매에서도 최고의 조연이었던 쇠돌역을 멋져버리게 소화해내더니 선덕여왕에서는 죽방으로 류담까지 더불어 인기덤에 올려놓은 최고의 감초역할을 하고 있다. 죽방은 덕만이 문노를 찾아 신라로 오게 되었을 때부터 인연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죽방 도사로 덕만에게 사기를 칠 요량이었으나 덕만의 슬기에 반하여 생사고락을 같이 한 후 덕만공주의 비밀병기가 되었다.

죽방의 특기는 바로 입소문이다. 만약 죽방이 지금 시대에 태어났다면 분명 파워블로거가 되어있을 것이다. 입소문의 효과를 제대로 알고 있는 죽방은 여론 형성을 통해 확성기 역할을 하고 있다. 덕만 공주가 무슨 일만 하면 특유의 말솜씨로 좌중을 휘어잡으며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죽방은 전투력이나 전략에는 약하지만, 없어서는 안될 최고의 비밀 병기다.


2. 김유신

김유신 또한 죽방을 만났을 때 만난 화랑이다. 김유신 덕에 용화향도에 들어가게 되었으며 공주의 신분임이 밝혀지고 난 후 가장 적극적으로 선덕여왕을 지지한 인물이다. 에너자이저 건전지 광고를 보는 듯한 백만 스물 하나의 목검 휘두르기는 그의 우직한 성품을 말해준다. 성실하고 우직한, 때로는 고집이 센 유신은 선덕여왕의 가장 믿을 수 있는 비밀병기이다.

애틋한 감정까지 느끼고 있는 김유신은 서로에게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고 있으며, 김유신이 없었다면 지금의 덕만이 없다고 해도 될만큼 선덕여왕에게 김유신은 절대적이다. 선덕여왕을 위해서 자신을 미실 가문의 여자와 혼인을 할 정도로 충성심이 강한 김유신은 가야인으로 정치적으로도 가야인과 신라인의 화합을 만들어 세력을 넓힐 수 있는 면도 있고, 전투력과 지략이 모두 뛰어난 가장 핵심적인 비밀 병기이다.


3. 비담

자신의 감정을 처음으로 발견하게 만든 사람이 덕만인 비담은 밝고 쾌활하지만 어릴적의 상처로 인해 ADHD 증상을 보이고 있다. 비담은 훗날 선덕여왕을 배반하고 죽게 되지만, 홀로 선덕여왕을 연모하게 되기도 한다. 미실과 진지왕 사이에서 나온 아들인 비담은 지금은 선덕여왕의 편에 있지만 언제고 미실의 편으로 돌아갈 지 모르는 상황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니 말이다.

가장 아슬 아슬한 비밀병기이지만, 워낙 막강한 병기이기도 하다. 전투력은 최강이며, 문노의 제자이기에 감히 나설 자가 없을 정도이다. 김유신과 맞먹지만, 폭주하면 김유신도 못당할 것 같은 내공을 가지고 있다. 특히 감정적으로 매우 냉철하고, 별 생각없이 쾌활하게 살기 때문에 공격을 위해 가지고 있어야 할 중요한 아이템이다.

4. 김춘추

천명공주의 아들로서, 선덕여왕의 조카이기도 한 김춘추는 중국물을 먹고 와서 선덕여왕과 대결을 펼치려 했다. 미실과 덕만공주 모두를 가지고 놀 요량이었던 김춘추는 어린 나이이지만 천재적인 머리를 가지고 있어서 충분이 그들과 대결을 할만 했다. 하지만 역시 경험 부족으로 인해 미실을 잠에서 깨게 만들고, 덕만공주의 밑으로 들어가게 된다.

덕분에 덕만공주는 이제 선덕여왕으로 면모를 갖춰갈 수 있게 되었으며, 김춘추의 지략까지 얻게 됨으로 여왕의 자리에 한발 더 다가섰다. 또한 언니인 천명공주에게도 마음적으로 위안이 될 수 있기에 정신적 안정을 가져다주는 김춘추는 조카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외에도 알천랑, 소화등이 있을 것이다. 덕만공주는 이제 지략과 책략, 그리고 전투력까지 겸비한 선덕여왕으로 변모해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미실은 무리수를 두어 대응할 전략으로 보인다. 미실까지 여왕이 되기로 마음을 먹은 이 상황에서 선덕여왕이 어떻게 이 비밀 병기들을 사용하여 여왕의 자리를 선점하게 될 지 매우 기대가 된다.

월화의 가장 기다려지는 드라마로 연장된 것이 반가운 몇 안되는 드라마인 선덕여왕이 끝까지 지금과 같이 전편보다 더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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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의 재미가 날로 더해지고 있다. 이제 비담과 덕만의 러브라인이 진행되고, 춘추의 본심이 들어나기 시작하면 점점 더 재미있어 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정치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가 되고 있는데 보면 볼수록 현실과 닮은 점이 많이 있는 것 같다.

드라마 속에 현실을 담은 것일수도 있겠지만, 그 시대나 지금이나 수백년이 지나도, 수천년이 지나도 정치의 속성은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옛날에는 보이는 계급과 왕이 있었고, 현재는 보이지 않는 계급과 왕이 있다는 것 뿐이다.

과연 어떤 점이 현 정부와 닮았는지, 꼭 현 정부만이 아니더라도 과거의 정치와 어떤 닮은 점들이 있는지 느낀대로 써보고자 한다.


1. 당파 싸움과 주먹다짐

고등학교 때 배웠던 헤겔의 변증법에 정반합이라는 말이 있듯 무엇이든 정이 있으면 반이 있어야 더 나은 것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파 싸움은 다르다. 정과 반만 있고, 합은 없는 것이 당파 싸움이다. 당파 싸움으로 인해 일제 식민지 시절이 오게 되었고, 온갖 오랑케에게 한반도를 내 주어야 했다.

오늘 날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정과 반만 있고, 합은 없다. 신라 시대에도 미실과 덕만편만 있지 합은 없었다. 그나마 나은 것은 덕만이 미실에게서 배우려 하고, 미실은 덕만을 부러워 한다는 점 정도이다. 앞으로 미실이 덕만을 도와 꿈을 이루어나간다면 그야말로 알흠다운 장면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어제 선덕여왕에서 하종과 용춘이 주먹다짐을 벌였다. 오늘 날 여의도에서 흔희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정치판인지 싸움판인지 모를 정도로 폭력적인 국회의 모습은 비단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똑같이 펼쳐지는 현상이긴 하다.

하종과 용춘이 주먹다짐을 벌인 이유는 더 재미있다. 정치 현안에 대한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하대 했다고 열받아 주먹다짐을 한 것이다. 오늘 날 국회에서 주먹다짐을 하는 이유도 똑같을 것이다.


2. 처벌은 폭풍처럼

미실이 덕만에게 해 준 한마디가 덕만을 변하게 만들었다. 그저 착하기 착한 덕만이 미실이 된 것이다. 덕만의 리더십을 세우기 위해 선택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하기엔 덕만의 얼굴에 묻은 피가 초반에 미실이 소화를 놓친 병사를 죽이고 튄 피 묻은 얼굴이 너무도 닮아보였다.

미실은 덕만에게 군주론에 대해 팁을 하나 알려준다. '처벌은 폭풍처럼 가혹하게, 포상은 천천히 그것이 지배의 기본이다' 참으로 섬뜩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보통 처벌을 폭풍처럼 가혹하게 하고 포상은 천천히 하는 것은 애완견에게나 하는 짓이니 말이다. 아니 요즘은 애완견에게도 그렇게는 안한다.

그래서 결국 자신과의 약속을 어긴 백성을 단칼에 베어버린다. 이로서 공포정치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다. 백성들은 이게 시범사례가 되어 죽을까 두려워 덕만의 말을 따르게 될 것이고, 덕만은 이제 편하게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이다. 정권을 잡기만 하면 국민들을 몽둥이로 잡아 족쳤던 군부정권 때가 생각나기도 하고, 얼마 전이 생각나기도 한다. 그리고 군대에서도 자주 보았던 장면이다. 어떤 규율이 새롭게 생겨나면 항상 처음을 조심해야 한다. 첫빠따로 걸리면 국물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사병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사병이었던 나의 생각은 이러했다. '더러워서 참는다...'

현재 덕만의 백성들이 생각하고 있는 생각은? '와~ 우리 공주님 포스 짱이얌! 반해썸!'이기 보다는 '더러워서 참는다..." 일 것이다. '더러워서 참는다... ...!'


3. 경제 대통령


덕만은 경제를 살려서 민심을 잡으려 한다. 매점매석을 없에려 군량미까지 풀어버리고, 무기를 만들어야 할 철을 가지고 농기구를 만들고 있다.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을 실천하려는 듯 현재 미실에게 가 있는 민심을 덕만에게 돌리기 위해 경제라는 것을 선택했다.

MB정권도 같은 슬로건으로 당선이 되었다. 경제를 살리자! 딱 이것만 보고 뽑은 것이다. 그리고 경제가 살아나는 것처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살아나는 것인지, 연기금 퍼부어 살아나는 것처럼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경제 지표는 살아나고 있다.

덕만도 같은 생각이다. 결과가 중요한 것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덕만은 임기가 죽을 때까지이기 때문에 모로가든 백성들이 땅을 가지고 자급자족하며 살게 해 주면 되는 것이고, MB는 임기동안 결과치만 나오면 되는 것이다. 아마 현재 국민들의 마음도 수치만이라도 좋게 해 달라는 심정일 수 있다.


미실과 덕만의 차이는 바로 꿈이 차이였다. 덕만은 미실에게 진흥대제 이후 발전이 없는데 그 이유는 꿈이 없기 때문이라 한다. 그 말에 심히 동감한다. 그 꿈은 자신의 야심, 야망이 아니라 다수를 위한 꿈일 것이다. 선덕여왕의 그 꿈은 진덕여왕과 무열왕 김춘추에게 이어져 통일신라의 기초를 마련할 수 있었다.

MB정부에도 야망과 야심이 아닌 꿈이 있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일까? 선덕여왕을 통해 현 정권을 바라볼 수 있었다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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