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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에 최초 외국인 게스트가 등장했다. 사지 없는 인생의 대표이자 성공한 강연자인 닉 부이치치는 태어날 때부터 사지가 없었다. 사회에서 무언가 핸디캡을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큰 어려움이고, 차별을 당해야 하는지 상상할 수 없다. OECD국가인 우리나라도 아직 장애인을 위한 시설들이 부족하고, 인식도 부족한 상황이다. 각 지자체마다 법을 마련하여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생활 편의 시설들을 만들고 있긴 하지만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닉 부이치치가 겪어왔을 불편함과 시선들은 어디를 가나 따라왔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성공한 강연자로, 누구보다 밝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인 우니나라. 신체적으로, 환경적으로 닉보다 더 안좋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닉은 이런 우리나라 청소년들을 위해 강한 메세지를 주었다.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것에 집중하라고 말이다.

SBS 힐링캠프에 나온 닉 부이치치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우리는 비교를 하며 살아간다.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 말이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속담에도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비교하고 경쟁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부추겨지고 있다. 이는 태어날 때부터 시작된다. 산후조리원은 어디가 좋고, 산후조리원 동기를 만들기 위해 수천만원을 사용하기도 한다. 어린이집 대신 놀이학교를 보내고, 유치원 대신 영어 유치원을 보낸다. 국공립 초등학교 대신 사립 초등학교를, 중학교 대신 국제중학교를 보내기 위해 애쓴다. 태어날 때부터 계속하여 비교되고 경쟁하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다. 또한 이것은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 아니 더 심해진다. 고등학교에 가면 대학을 가기 위해 경쟁한다. 대학을 가면 취업을 하기 위해 경쟁한다. 취업을 하면 진짜로 살아남기 위해 죽기 살기로 버틴다. 모든 과정에서 그 윗단계로 가지 못하면 우리는 사회에서 낙오되었다고 말한다.

내 친구가 명품을 들고 있으면 나는 더 좋은 명품을 들어야 하고, 외제차를 타면 나는 더 좋은 외제차를 타야 직성이 풀린다. 그렇지 못하면 우울해지게 되는 것이 경쟁과 비교의 결과이다. 닉 부이치치에 비하면 참 부질없는 경쟁이고 비교인 셈이다. 팔과 다리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해야 할 것이다. 또한 팔과 다리가 없어도 누구보다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닉의 비결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라 하였다.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면 그 상황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탈 수 있는 스케이드 보드를 타는 것. 그것이 닉이 말하고 있는 행복의 조건이다. 우리는 모두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KBS 굿모닝 대한민국 인터뷰 중.


얼마 전 어린이 안티카페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우리 사회가 뭔가 잘못돌아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어린이나 무결점 스타들에게 욕을 하는 안티카페가 무분별하게 생겨나고 있다. 이런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비교하고 비교 당하는 사회 속에서 그것이 심화되었을 때 일어나는 일인 것 같다. 너무 무분별하게 생겨나다보니 놀이문화로 인식될 정도이다. 이는 언론에 노출되는 어린이나 스타들에게 생긴다는 공통점이 있다. 비교되는 사회와 물질만능주의가 심화되다보니 TV에 나와서 주목을 받는 사람은 절대로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비교 대상자가 되고, 그를 통해 자신을 비교해 보았을 때 초라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자신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준다고 느껴서 안티카페를 만드는 것이다. 누군가와 비교하며 살아가는 것이 초래하는 결과인 것이다.  

닉 부이치치는 나무와 꽃을 보라고 말한다. 완벽한 나무는 어떤 나무일까? 완벽한 꽃은 어떤 꽃일까? 어디에도 완벽한 나무나 완벽한 꽃은 없다. 각각의 나무는 나무이기 때문에 멋지고, 꽃은 꽃이기 때문에 아름답다. 그 존재 자체로 멋지고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들 또한 그러하다. 누가 더 잘나고, 누가 더 못나고는 없다. 누구나 그 존재 자체로 멋지고 아름다운 것이다. 그럼에도 현상을 왜곡하는 프리즘을 가지고 우리는 살아간다. 멋지고 아름다운데 못생기고 부족하다는 메세지를 자신에게 계속 주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점점 자신을 분노 혹은 우울로 이끌어가게 되고, 분노에 감정을 집중하면 살인으로, 우울에 감정을 집중하면 자살로 귀결되고 만다. 즉, 모두 죽음인 것이다. 자신에게 못생기고, 부족하다는 메세지를 계속 심는 것은 자신에게 죽음의 독극물을 퍼트리는 것이다. 누군가와 비교하고 경쟁하여 완벽한 무언가가 되려고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죽음인 것이다. 

시원한 수박과 따뜻한 고구마.

SBS 출생의 비밀 중



어제 드라마 출생의 비밀이 막을 내렸다. 회사에서 비리를 저지르고, 그 비리를 무마하기 위해 아이를 납치하라는 명령을 받은 정 본부장은 비리가 알려져 자신의 삶을 얼룩지게 할 수 없고, 아이를 납치하는 것도 용납될 수 없어서 자살을 택한다. 그 때 홍경두가 나타나 그에게 이런 말을 한다. 죽어도 곱게 죽자고 말이다. 인생은 살아볼만하다며 여름에는 시원한 수박도 달고, 겨울에는 따뜻한 고구마도 맛있다고 말하여 자살을 막는다. 

사지가 없는 닉 부이치치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부모 잘 만나서 대학도 다녔구나라는 생각? 운도 좋게 예쁜 마누라 얻어서 애까지 가졌으니 나보다 낫다는 생각? 성공한 강연자라니 돈도 많겠지라는 생각? 그 모든 것을 갖고 당신의 삶에 사지가 없다면 행복할 수 있겠는가? 당신에게 좋은 부모와 예쁜 마누라와 아기, 부를 준다면 당신의 사지를 내줄 수 있는가?

인생은 시원한 수박과 따뜻한 고구마라고 닉 부이치치는 말한다. 살아보면 사지가 없어도 스카이다이빙도, 골프도, 축구도, 다이빙도, 수영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사지가 없어서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그 모든 것을 닉 부이치치는 하고 있다. 우리는 쉽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살아가길 포기한다.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지레 포기하는 것이다. 이겨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미리 져 버리는 것이다. 닉은 시원한 수박과 따뜻한 고구마를 먹자고 말한다. 살다보면 예쁜 마누라도 얻게 되고, 귀여운 아기도 얻게 된다. 살다보면 시원한 수박도 따뜻한 고구마도 먹을 수 있게 된다. 가끔은 씀박귀같은 쓴 것을 먹을 때도 있지만 그것은 내 몸에 좋은 약이 될 것이다. 

SBS 힐링캠프. 넘어져도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닉 부이치치



사지가 없는 사람이 넘어지면 어떻게 될까? 일어설 수 없을까? 사지가 없는 닉 부이치치는 직접 넘어져서 스스로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사지가 있는 우리는 얼마든지 일어설 수 있음에도 넘어지면 다시는 일어설 수 없을 것처럼 넘어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살아간다. 넘어지면 아프겠지만 넘어지면 또 배우는 것이 있고, 그것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준다. 넘어졌다면 닉 부이치치와 같이 스스로 일어나자. 또한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보다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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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방송에서도 대선으로 인해 대권 후보들이 나오면서 후끈 정치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얼마 전엔 문재인 후보의 블로거간담회도 다녀왔다. 대선 후보들이 여러 방면으로 자신을 알리기 위해 노력 중인 것 같다. TV 중에도 드라마와 예능만 좋아하는 내가 정치에 대해 알 턱이 없지만, 요즘들어서 계속 정치인들을 보다보니 조금은 무엇인지 알 것 같기도 하다. 물론 내게 정치를 가르쳐준 스승은 "나꼼수"이다. 

이번에 힐링캠프에서 안철수 원장이 나온 후 여기 저기서 민감한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원장은 정치인도 아닌데 정치인들이 다들 난리다. 다들 힐링캠프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는지 초미의 관심사였다. 김문수 새누리당 경선 후보는 힐링캠프에 자신만 안나온다고 힐링캠프부터 힐링하라며 대변인을 통해 말하기도 했다. 

힐링캠프 CP는 대선까지 더 이상 정치인의 출연을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기에 다른 정치인들은 상대적인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는 달리 말하면 힐링캠프가 정치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바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 하나가 정치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이러다 조만간 런닝맨이나 스타킹에 정치인들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위즈돔의 스타트업하다에서 만난 안철수 원장. SBS 캡쳐 사진 쓰기 겁나서 대체 사진입니다. ^^;



힐링캠프가 안철수 원장을 출연시킨 것은 영리했다. 시청률만 보더라도 힐링캠프 최고의 시청률인 18.7%를 기록했으니 말이다. 유재석의 놀러와가 2.7%, 신동엽과 컬투의 안녕하세요가 7.4%를 기록한 것을 보면 힐링캠프가 얼마나 선전했는지 알 수 있다. 고소영이 13.2%, 11.9%를 기록한 것을 보면 안철수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다른 후보가 나왔다면 당연히 고소영보다 한참 아래일 것이기 때문에 힐링캠프로서는 당연히 안철수 원장을 선택하는 것이 상식선이었던 것이다. 

또한 안철수 원장은 힐링캠프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중요한 말들을 했다. 지금까지 대선은 그저 공약이 넌무하고 네거티브만 쏟아내는 이념 전쟁이었으나 안철수 원장의 말을 듣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원칙에 대해서 말이다. 지금까지 상식과 비상식 중에 비상식만 있었기에 투표를 해도 비상식 중에서 비상식을 선택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원칙을 지키고, 기본 마인드가 잘 서 있는 사람을 먼저 찾고, 상식적인 사람이 나오길 기대하는 것이 상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복지, 정의, 평화라는 3대 과제를 제시한 안철수 원장은 균형잡힌 모습을 보여주며 힐링캠프의 질문에 명쾌하게 답변하였다. 간단하게 자신의 대선 출마 의지를 국민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의사 표명도 했다. 

힐링캠프는 민감한 질문을 과감하게 하고, 답변에 대해 재치있게 넘기며 진행함으로 예능과 정치를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또한 이로서 명실상부하게 무릎팍도사를 이어받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무릎팍도사 안철수편은 16.6%를 기록했었다. 힐링캠프 안철수편이 18.7%를 기록하며 무릎팍도사의 영향력을 넘어선 것이다. 적어도 무릎팍도사의 영향력 이상을 내고 있다.

무릎팍도사에 우직한 강호동이 있었다면 힐링캠프에는 노련한 이경규가 있다. 이번에 정치와 예능의 줄타기를 한 후 이경규의 주특기인 스포츠로 바로 간다. 다음 편부터는 런던에서 런던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을 만나 힐링을 하게 된다. 정치권의 이슈는 시청률로 다 끌어들이고 그 시청률을 런던 올림픽으로 이어가며 힐링캠프는 점점 커나가게 될 것이다.

위즈돔의 스타트업하다에서 만난 안철수 원장. SBS 캡쳐 사진 쓰기 겁나서 대체 사진입니다. ^^;



어떻게 보면 힐링캠프와 안철수는 닮은 점이 있다. 힐링캠프는 순수한 의도와 명분히 확실한 목적 속에 시작되었다. 방송의 목적은 시청률이라고 하지만, 시청률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방송이 되지 않고, 열심히 더 나은 방송을 위해 노력하는데에 집중했다. 힐링이란 주제는 재미있지도 자극적이지도 않다. 오히려 따뜻하고 평온하고 밋밋한 느낌이 있을 뿐이다. 스타들을 모셔오고 싶었겠지만 삶의 우여곡절이 있어서 스토리가 있는 사람들을 더욱 선호했다. 아이들이나 걸그룹이 나오면 시청률이 반짝 뜰 수 있겠지만 그보단 패티김이나 윤제문, 채시라, 최민식, 최경주 같은 스토리가 있는 연예인등를 위주로 출연시켰다. 열심히 힐링을 했을 뿐인데 현재는 시청률이 저절로 따라왔다. 시청자가 인정했기 때문인 것이다.  

앞으로도 너무 정치적이지도, 가볍기만 하지도 않은 접점을 잘 찾아 각 분야를 연결하고 영향력을 끼치는 힐링캠프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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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의 부재는 많은 프로그램에 기회를 가져다 주었다. 1박 2일은 침몰의 길에 서 있고, 예능 1인자로 군림한 유재석의 런닝맨이 치고 올라가고 있다. 여기에 정글의 법칙이 가세함으로 일요일이 좋다는 막강 라인업을 갖게 되었다. 무엇보다 수요일밤의 독재자였던 무릎팍도사의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이었다.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무릎팍도사를 대체한 프로그램은 바로 힐링캠프인 것 같다. 

무릎팍도사는 연예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도사라는 캐릭터로 끄집어내어 홍보 또는 면죄부를 가져다 주었던 컴백 필수코스 프로그램이었다. 루머에 대한 진실도 낱낱히 파해침으로 사라지게 만들 정도로 디테일에 강하고 진정성이 묻어나는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는 물론, 연예인들에게도 사랑받는 프로그램이었다. 비단 연예인 뿐만 아니라 안철수나 이외수같은 전분야에 걸친 고수들을 끄집어내어 이슈화시키는데에도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너무 강호동 위주로 흘러가다보니 강호동의 부재는 프로그램 폐지로 갈 수 밖에 없었다.

    더 강력해진 캐릭터


아무리 두꺼운 줄이라도 얇은 줄이 모인 삼겹줄보다는 못하다. 힐링캠프에는 얇은 3개의 줄이 모인 삼겹줄같은 느낌이다. 이경규라는 굵직한 캐릭터가 있지만, 강호동에 비하면 그 포스는 약하다. 그럼에도 이경규의 오랜 연륜은 프로그램을 리드해나가는데 있어서 부족함이 없다.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이경규는 요즘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듯 하다. 방송사를 넘나들며 활약을 하고 있는 이경규는 힐링캠프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내는데, 연륜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임을 느끼게 해 준다. 딱딱해진 분위기를 풀어갈 수 있고, 웬만한 연예가 대소사를 다 겪었기 때문에 게스트가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김제동의 출연은 의외였다. 이경규가 강호동 역할을 맡았다면, 김제동은 유세윤의 건방진 도사 역할을 맡았을 것이다. 김제동의 입담은 이미 대구에서부터 유명했지만, 정치적인 색깔이 너무 강해서 프로그램에 과연 맡을까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역시 김제동의 입담은 건재했다. 정치적 색이 다른 박근혜가 나왔을 때도 재미있게 풀어갔고, 유세윤처럼 건방진 컨셉은 아니지만 프로그램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경규와 김제동은 이미 잘 알려진 명MC들이라 해도, 힐링캠프의 가장 홍일점인 한혜진은 물음표였다. 과연 저 두 기 센 남자 둘을 제압할 수 있을까? 역시 기우였다. 한혜진은 두 남자 뿐 아니라 게스트까지 마음대로 요리할 수 있는 더 기 센(?) 여자였다. 한혜진의 발견은 예능의 보물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거침없는 입담과 직설화법은 힐링캠프를 진정성과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만들어낼 수 있게 해 주었다. 무릎팍도사에서도 내놓은 캐릭터인 우두커니 우승민 캐릭터를 맡았을텐데 마치 우승민이 유세윤과 강호동을 가지고 노는 정도의 그런 충격과 비슷한 충격을 주었다. 

    더 강력해진 컨셉


무릎팍도사의 포맷은 정해져 있었다. 프로필을 말하고, 근황을 이야기하다가 고민 해결을 해 주고, 희망을 준 후 훈훈하게 팍팍 사진찍고 끝. 하지만 힐링캠프에는 아직 정해진 포맷이 없다. 하지만 컨셉은 더욱 강력해졌다. 예측 가능한 포맷으로 인해 인위적인 느낌이 났던 무릎팍도사와 달리 대화의 흐름에 따라 흘러가는 포맷으로 전혀 예측할 수 없었기에 컨셉이 더욱 두각을 나타내었고, 힘을 받게 되었다.

무릎팍도사나 힐링캠프의 컨셉은 바로 "진정성과 공감"이다. 시니컬하게 말하면 출연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거나 홍보를 하게 해 주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진정성과 공감이 없으면 시청자는 그 프로그램을 신뢰하지 않게 되고, 그건 곧바로 출연자들에게 돌아간다. 시청률이 높더라도 그건 출연자에게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컨셉은 매우 중요하다. 강심장같은 프로그램은 시청률은 높지만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꼭 눈물을 쥐어짜는 사연이 나오지만 아무리 진심을 담아 이야기해도 강심장은 홍보에 너무 컨셉을 주다보니 진심이 느껴지지 않고, 감동적인 사연을 아무리 말해도 어차피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게 된다. 

힐링캠프에도 홍보하러 나온다. 총선을 홍보하러 박근혜와 문제인이 나왔고, K팝스타 시즌2 홍보를 위해 박진영과 양현석이 나왔다. 홍보임을 알아도 힐링캠프는 사람에 집중하게 만든다. 다소 무거운 주제일지라도 이경규와 김제동의 노련한 리드로 양념을 쳐 주어 재미있게 만들어주기에 진정성과 재미라는 두가지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한혜진은 힐링캠프의 컨셉을 가장 명확하게 해주는 MC이다. 그녀의 직설화법은 그녀의 성격을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궁금한 것은 못참는 시청자 마인드. 힐링캠프를 보면서 궁금한 것이 생길 때마다 한혜진이 툭툭 던지는 질문은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 하다. 이런 프로그램에 나오면 이젠 다들 당연히 아~ 영화 나왔나보구나, 드라마 찍었나보구나 하는 생각이 자동을 들게 된다. 그래서 이미 정해진 질문과 답변 속에서 인터뷰가 진행된다는 생각을 기저에 깔게 된다. 그리고 그 각본대로 갔을 때, 출연자는 만족할지 모르겠지만 시청자는 뻔한 이야기에 실망하게 된다. 그런데 한혜진은 그런 흐름을 확 깨준다. 출연자가 난감해할만한 질문을 던지는 한혜진은 출연자는 난감할지 모르겠지만 시청자는 허를 찌르는 질문에 환호하게 된다. 그리고 난감해하는 출연자의 표정을 보면 더욱 확신이 선다. 그러면서 그 스토리에는 더욱 진정성이 느껴지게 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공감을 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강호동이 무릎팍도사에서 뜸을 들이다가 게스트를 배려하는 척 하며 시청자를 운운하여 곤란한 질문을 던지던 것이 시청자들에게 먹혔듯, 한혜진은 게스트가 난감해하든 말든, 그냥 자기가 궁금해서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물어보고, 심지어 시청자 운운하지도 않아 더욱 쿨하게 받아들여진다. 그건 한혜진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은가 싶다. 미녀 배우가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물어보는데 어떤 게스트가 화를 낼 수 있겠는가. 또한 시청자들에겐 속시원한 질문을 대신 해주니 예능 신동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더 강력해져야 할 시청률




힐링캠프는 월요일 저녁 예능 프로그램으로 터줏대감 "놀러와"와 떠오르고 있는 "안녕하세요"가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놀러와는 유재석이 있지만 매너리즘에 빠졌고, 안녕하세요가 가장 위협적인 경쟁 프로그램인 것 같다. 신동엽, 컬투, 이영자로 파워풀한 구성은 아니지만 소재 자체가 시청자들이 직접 보낸 사연으로 공감성을 체크하는 컨셉으로 한번 시청률을 잡으면 쭉 이어가는 프로그램이다. 반면, 놀러와나 힐링캠프는 게스트발이 주요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시청률도 게스트에 따라 요동치게 된다. 안그래도 기라성같은 경쟁 프로그램들로 채워진 치열한 월요일 저녁 예능에 힐링캠프는 더욱 강한 체질로 바뀌어 나가야 할 것이다. 

G드레곤과 대성이 나왔는데 시청률은 7.2%라는 굴욕적인 시청률을 보여준 것은 아직 프로그램의 브랜딩이 덜 되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만약 무릎팍도사에 빅뱅이 나왔다면, 20%는 훌쩍 넘는 시청률을 보여주었을테니 말이다. 다행인 점은 무릎팍도사 효과를 힐링캠프가 흡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에서 열거한 이유들로 점점 힐링캠프를 많은 사람들이 알아가고 있고, 힐링캠프만의 맛을 보여주기에 한번 보면 그 매력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시청률을 안정적으로 하려면 캐릭터가 확실해지고, 프로그램 컨셉이 명확해져야 한다. 그래야 게스트가 누가 나오건 우선 채널을 고정해두고 보고 때문이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법륜스님이 나온 것은 적절하다. 하지만 패티김이 나왔던 것은 아쉬웠던 부분이다. 신은경, 이효리, 박진영으로 상승 추이를 만들어갔는데 패티김으로 다시 오르락 내리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박진영 다음에 양현석으로 바로 갔다면 상승선을 보여줄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아직은 게스트에 따라 등락이 심하므로 꾸준한 스타들을 모셔와서 상승세를 확실히 만들어준다면 그 다음에는 게스트가 누가 나오건 우선 채널을 고정해두고 보는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시대에는 힐링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연예인들은 더욱 더 힐링이 필요하다. 예전에 한 사업가가 대박 사업 아이템이 있다며 알려준 것이 있다. 그건 연예인들을 위한 멘토링 서비스였다. 스타라는 자리, 혹은 스타라는 자리를 향해 가고 있는 예비 스타들은 그 자리로 인해 고독해진다. 수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들의 마음 상태는 그야말로 맨붕상태인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그들에게 멘토링 서비스를 만들어준다면 사업성이 있다고 그 사업가는 판단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건 사업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라 생각된다. 그런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 힐링캠프가 아닐까 싶다. 힐링캠프를 통해 많은 게스트들이 힐링을 받고, 동시에 시청자들 또한 힐링을 받는 사회적 가치를 낳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으로 롱런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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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 힐링캠프에는 박진영이 나오더니 이번에는 양현석이 나왔다. 다음 번엔 보아가 나오려나? 힐링캠프가 SBS이다보니 K팝스타에 대한 이슈를 계속 만들어가려 하는 전략인지도 모르겠다. (강심장에서도 K팝스타 참가자들이 나온 것으로 보아 시즌2를 위한 홍보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 전략이나 홍보를 떠나서 이번 기획은 참 적절히 잘 된 것 같다. 언제 박진영과 양현석을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을 수 있겠는가. 힐링캠프는 영리하게도 무릎팍도사의 빈자리를 채워가고 있는 것 같다. 스타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무릎팍도사가 사라지고 고해성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없었는데 힐링캠프가 그 자리에 포지셔닝을 잘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박진영 리더십


힐링캠프를 통해 본 양현석과 박진영은 완전 반대의 스타일이었다. 먼저 나온 박진영은 깜짝 놀랄 정도로 치밀하고 규칙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아침 8시에 일어나고, 15분 안에 정해진 루트와 식단에 의해 건강식을 챙겨먹고, 1시간동안 목을 푼 다음에 자신이 만든 음악에 맞춰 스트레칭까지. 집은 그 모든 일을 하기에 최단 루트로 최적화 되어 있고, 1분 1초를 아끼기 위해 박진영의 하루 시작은 시작된다. 15년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해오고 있는 습관이라니 이 정도면 편집증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박진영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본이 되기 위해서이다. 잠시 나왔다가 사라지는 반짝 스타가 아닌 지속 가능한 가수가 되기 위해서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을 직접 보여준 것이다. 그래야 소속사 가수들에게도 자신이 하는 말이 먹히기 때문이다. 언행일치를 위해 뼈를 깎는 수행을 직접 하는 것이다. 그래서 소속사 가수들에게 박진영은 주문이 많다. K팝 스타에서 나왔던 박진영의 코칭 스타일을 보면 아침에 목풀고, 스트레칭하고, 숨을 쉬는 방법까지 디테일하게 가르쳐준다.

소속사 가수들과는 또한 친구처럼 지내기도 한다. 형, 동생 사이로 허물없이 지내며 여러 조언들도 해 준다. 또한 자신도 직접 앨범을 내고 무대에 서기 때문에 동료가수로서의 동질감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때문에 박진영은 누구보다 자신을 앞세운다. 노래를 하고 싶어서 가수가 되었고, 가수를 하다보니 연예기획사를 차리게 되었고, 후배를 양성하게 되었으며, 해외 진출도 했지만, 여전히 그는 가수임을 잊지 않고 그 열정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

박진영같은 리더는 우선 자신이 잘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것이다. 애플의 스티브잡스, 인텔의 엔디 그로브나 현대의 정주영, 축구 감독 차범근 감독이나 현재 기아의 감독인 선동렬 감독이 이런 케이스에 해당하는 것 같다. 

이런 리더십은 리더의 부재는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박진영이 타격을 입으면 전체가 흔들리는 것이다. 리더가 사라져도 리더십은 남아 있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리더의 부재는 조직의 붕괴까지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러운 점이다. 또한 완벽주의를 추구하다보니 잔소리 많은 엄마같이 느껴질 수 있다. 조직원들은 자신을 믿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고, 리더의 그늘에서 벗어나려고 할 수 있다. 

좋은 점은 조직 전체가 리더가 제시하는 하나의 비전을 향해 갈 수 있고, 일사분란하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리더가 제시한 비전이 인사이트가 있는 비전이라면 그 조직은 최고의 결과물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매우 날카로운 창과 같은 파괴력을 가질 수 있는 조직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박진영 리더십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양현석 리더십


반면 양현석은 자고 싶을 때까지 잔다. 심지어 그의 좌우명은 "누우면 자고, 주면 먹는다"이다. 가수보단 제작자가 자신에게 더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닫고 어떻게 하면 더 후배들을 잘 양성해내고 뒷바라지를 할까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다. 양현석은 또한 위계질서를 만들어 지킨다. 그의 말을 빌리면 소속가수들과 겸상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빅뱅과 데뷔 이래 2번 같이 술을 마셨을 정도로 사적인 자리를 갖지 않는 양현석. 회사에 무서운 존재가 한명 있어야 매니저들이 소속 가수들을 컨트롤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SM과 비슷한 리더십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상징성은 있지만, 가수들을 키워내고 회사를 경영하는데에 초점을 맞추는 것 말이다. SM은 회사의 경영에 보다 초점을 맞추어 욕을 많이 먹었다면 YG는 후배가수 양성에 보다 초점을 맞춰서 소울있는 가수들을 배출한다는 평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

양현석과 같은 리더는 회사의 분위기나 문화를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리더의 부재에도 흔들리지 않고 그 문화와 분위기기 리더십으로 작용하여 계속 조직을 이끌어갈 수 있다. 다른 리더가 와도 그 리더십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조직원들은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할 수 있지만, 뚜렷한 가이드는 없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박진영 리더십 아래에서 조직원들은 박진영의 디테일한 메뉴얼에 따라 영어도 배우고, 역사도 배우고, 음악적인 스킬들도 배우면서 나아갈 수 있지만, 양현석 리더십 아래에서 조직원들은 자율적인 경쟁에 의해 자신만의 색깔을 분명해 날 수 있는 개성이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박진영 리더십은 실력파를 만들어낸다면, 양현석 리더십은 실력파만 살아남는 구조인 것이다. 

YG엔터테인먼트나 JYP엔터테인먼트 두 회사 모두 굴지의 회사들이고, 잘 경영되고 있는 회사들이다. YG는 친동생이 경영하고 있고, JYP는 SKY를 나온 친구가 경영하고 있다. 스타일 자체가 완전 다른 YG와 JYP. 어떤 리더십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기업 문화가 중요하고, 하나의 뚜렷한 컨셉이 있는 회사가 잘 운영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힐링캠프만을 보고 반대 성향의 두 리더를 통해 리더십을 정리해보았다. 무엇보다 박진영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양현석의 후배 양성에 대한 열정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점이었다. 뚜렷한 비전을 보여주고, 그 비전을 향해 조직이 움직였을 때 리더십을 빛을 발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뚜렷한 비전은 열정에서 비롯되고, 그 열정은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때에야 나오는 것 같다.

취업이 고민되고, 인생이 고민되고, 승진이 고민되고, 사업이 고민될 때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아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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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는 언제 가면 제일 좋을까? 햇살이 따사로운 여름도 좋고, 눈의 많이 내리는 겨울도 좋고, 싱그러운 봄도 좋지만, 가장 매력적인 계절은 아마도 가을이 아닌가 싶다. 메이플 로드에 펼쳐지는 단풍은 세계적으로 손 꼽히는 절경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단풍의 최고로 치는 곳이 바로 알곤퀸 파크이다. 토론토에서 자동차로 4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알곤퀸 파크는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기 위해 언제나 캠핑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알곤퀸 파크에 캠핑 자리를 예약하기 위해서는 반년 전에 해야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10년 전에 알곤퀸 파크에 와보고 다시 찾은 알곤퀸 파크. 이번엔 좀 특별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바로 Log Cabin에서 2박 3일간의 캠핑을 하게 된 것이다. 오프로드를 달리고 달려서 산 속 깊은 곳에 인적이 없는 곳에 한참을 와서야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아무런 표지판도 없이 그저 네비게이션의 위도와 경도 자료로만 찾아온 곳. 딸랑 통나무집 한채와 장작들이 쌓여 있던 모습이 log cabin의 첫인상이었다. 
(Log Cabin : http://www.voyageurquest.com/algonquin-lodge.php

 
2박 3일 동안 머물 내 숙소이다. 전기도 안들어오고, 전화 통화도 안된다. 통신이 안되니 인터넷도 차단되고, 전기가 안들어오니 충전도 안되고, 문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덕분에 알곤퀸 파크에선 소셜 여행을 할 수 없게 되었으나 굉장히 소중한 경험들과 추억들을 쌓고 올 수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숙소 안의 모습이다. 해가 지면 손전등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방 안에서도 말이다. 낮에도 해가 안들어오는 곳은 매우 어둡기에 도착한 시간이 낮이었음에도 복도에 호롱불을 켜 두었다. 처음엔 심심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아늑하고 고요하고, 자연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따뜻한 보금자리였다. 

 
이곳은 매우 친환경적이었다. 화장실은 수세식처럼 보이지만 물이 거의 안나온다. 발로 레버를 열어서 볼일을 보아야 하는 구조인데, 얼마 전 TV프로그램에서 수세식 변기가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라는 것을 보고 난 후라서 그런지 더욱 친근하고 자연을 친화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앞의 뚜껑을 열면 안에는 제너레이터가 들어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꼭 필요한 전기는 자가 발전을 하여 사용하는 것 같았다. 그것도 뜨거운 물을 데우는 것 외에는 전기가 들어갈 것들은 없었다. 집 안은 항상 따뜻했는데, 뒤에 있는 장작들이 항상 집 안을 따뜻하게 덥혀준다.


벽난로 앞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하며 보낸 시간들이 생각난다. 자작 자작 장작 타는 소리를 들으며 깊어가는 밤을 이야기로 지새우는 낭만은 마치 수학여행을 온 듯한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어릴적 보던 수동 펌프를 이곳에서 다시 보게 되었다. 싱크대의 물은 이 펌프를 사용하는데 물이 제법 힘차게 나왔다. 어린 아이들은 신기해서 서로 해 보겠다고 하고, 어른들도 추억에 빠져 자꾸 펌프를 사용하게 된다. 물은 청정지역이라 그런지 그냥 나오는 물을 마셔도 된다. 


아일랜드에서 온 에블린이다. 안락한 쇼파에 앉아서 장작 불을 쬐며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알면 알수록 멋진 분이셨다. 슬하에 자녀가 5명이 있고, 그 중 막내가 토론토에서 결혼을 해서 결혼식에 참여했다가 남편과 함께 여행을 왔다. 손자, 손녀들도 이미 보신 할머니이지만, 현재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계시다. 젊은 시절 회사를 다녔지만, 은퇴하고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화가의 길을 걷고 있다는 에블린. 이미 나보다 며칠 일찍 와서 카누 트립을 즐기고 계셨다. 낯설어 하는 동양인에게 어머니처럼 항상 잘 챙겨주셨던 에블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통신도, 전기도 안들어 와서 그런지 밤이 되면 아이들을 재우고 어른들끼리 이야기 꽃은 오랫동안 계속된다. 내가 있는 동안에는 4가족과 그리고 내가 이 집에서 같이 머물머 캠프를 즐겼다.

 
식사는 꼭 다 같이 모여서 먹는다. 종을 치면 식사를 하라는 뜻이다. 얼른 내려와서 자리를 잡으면 음식이 나온다. 같이 식사를 해서 그런지 캠프를 하는 가족들과 금새 친해지게 되는 것 같다.


아침, 점심, 저녁 모두 건강한 영양식으로 나온다. 토스트와 스테이크, 디저트까지 럭셔리한 음식들이 준비가 되어 있다. 요리사도 함께 있기 때문에 이런 호화스런 음식들을 즐길 수 있었다. 캐나다를 다니며 먹은 음식들 중에 최고로 맛있고, 럭셔리한 음식들이었다. 


캐빈에서 오솔길을 따라 1,2분 정도 걸어가면 호수가 나온다. Smyth Lake인데, Surprise Lake라도고도 불린다. 가끔 댐에서 물을 대량으로 발출하면 큰 파도가 일어서 붙여진 닉네임이라고 한다. 이 호수에 펼쳐지는 일출과 석양은 황홀 그 자체이다. 특히 석양은 30분 정도 피크를 이루는데,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색과 호수의 색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저녁이 되면 더욱 경이로운 장관이 펼쳐진다. 하늘에 별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밤이 되면 다 같이 나와서 호수가에 누워서 별을 감상한다. 별동별도 많이 보이고, 쏟아질 듯한 별들은 호수에 비춰서 하늘과 땅 모두 별들로 가득 채워지게 된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호수인지 모를 정도로 아름답게 펼쳐지는 알곤퀸 파크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영혼까지 치유되는 느낌이다. 고요한 자연 속에 가끔 들리는 야생 동물들의 울음 소리는 우주의 한 가운데 온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만든다. 아무 말 없이 바라보고만 있어도 감동이 몰려오는 이곳. 바로 알곤퀸 파크이다.

 
저녁엔 호수에 카누를 타고 나가서 섬 주변을 돌며 비버 소리를 듣는 야간 카누 여행도 한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트에서 자세히 이야기해보겠다. 아이패드도 안되고, 스마트폰도 안되지만, 하루종일 할 일도 많고, 볼 것도 많고, 즐길 것도 많고, 이보다 더 즐거울 순 없는 것 같다.

 
모두가 모여서 진지하게 무언가를 보고 있다. 무엇을 하는 것일까?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데, 누가 계란을 가장 빨리 이동시키는지 게임을 하는 것이었다. 1등에겐 다음 날 아침 식사에 계란을 하나 더 주겠다는 소박한 상품이 걸린 게임이었지만, 다들 치열하게 1위를 하기 위해 열심히 응원하고 게임을 즐겼다. 

 
카누가 있는 반대편에서 시작하여 반대편 선착장까지 먼저 도착하는 팀이 우승. 하지만 중간에 물풀들이 가는 길을 방해하고 있다. 단 한군데가 풀이 없이 열려 있는 길이 있는데 그 길로 보내기 위해 제각기 다른 방법을 통해 경쟁을 하게 된다. 영국에서 온 두 여자 아이의 아버지인 리차드는 달걀을 나무 껍질로 꽁꽁 묶어서 단숨이 던지는 방법을 선택했다. 결과는....도착은 했는데 달걀이 사라졌다..ㅎ

 
문명의 이기들과 벗어나 청정 자연 속에 폭 안겨서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여행도 하고, 게임도 하고, 식사도 하고, 별도 보는 알곤퀸 파크에서의 이틀은 내 영혼까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토론토에 간다면 꼭 권하고 싶은 캠프인 알곤퀸 파크에서의 캠프. 좋은 사람과 함께라면 더더욱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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