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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창생을 보았다. 아무 생각 없이 보러 갔는데, 의외로 재미있었던 영화이다. 얼마 전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보아서 그런지 그와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었던 영화이다. 영화의 배경은 김정일이 죽기 전 북한의 세력들이 힘겨루기를 할 때로 김정은이 되기 전 북한 내부에서도 여러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땟목을 타고 북한에서 월남했던 것 또한 기억하는데, 동창생은 당시의 팩트들을 기반으로 하여 만들어낸 영화인 것 같았다. 


동창생은 액션이 볼만하다. 빅뱅의 탑이 펼치는 액션은 많은 연습을 한 것이 티가 날 정도로 액션 배우로 거듭난 것 같다. 고등학생으로 온 간첩이 펼치는 사랑과 우정에 관한 이야기로 빅뱅의 탑 뿐 아니라 한예리나 윤제문, 조성하, 김유정등의 배우들이 나와서 탄탄한 연기를 보여주어 더 흥미진진하게 해 준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보다 재미있게 보았는데,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위트가 포함되어 약간 허무맹란한 이야기같이 보인다면 (바보 설정이나 록스타 설정같은) 동창생은 실제로 있었던 일처럼 묵직한 느낌으로 극을 계속 끌고 가며 주인공인 리명훈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빅뱅의 탑, 최승현은 평소의 빅뱅 모습과 달리 고등학생의 엣된 모습이 나타나서 새로운 모습이었다. 동생을 찾기 위해 살인기계가 되는 리명훈은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데, 겉은 강하고, 속은 여린 리명훈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한예리 역시 이번 동창생을 통해서 한번 찾아보게 된 배우였다. 동창생으로 나오는 한예리는 왕따인 이혜인역으로 나오는데, 한예종에서 무용을 전공한 것을 잘 살려서 보여주었고, 수수하면서도 묘한 매력을 주는 배우였다. 연기 또한 안정적이었고, 주연으로서 부족함이 없었다.  



동창생을 보면서 남한에 간첩이 그렇게 많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 만들었다. 보통 간첩하면 숨어서 지내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일반 시민으로 혹은 부자로 살아가는 간첩들이 모습이 그려지는 것을 보면서 생각해보니 정말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동창생의 재미있는 설정은 간첩이 고등학생으로 온다는 것이었다. 새로운 발상이었고, 리명훈이 고등학교로 가서 학교생활을 하는 모습은 신선했다. 아쉬운 것은 리명훈의 학교 생활이 좀 더 길게 나왔으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럼 학원물이 되었겠지만, 이혜인을 괴롭히던 양아치들을 제압하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또한 간첩으로서의 삶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영화였다. 간첩의 고충. 자신의 인생은 없고 국가에서 주어준 가치관이 곧 인생관과 신념이 되어 명령에 복종해야만 하는 그들은 시켜서 오고, 시켜서 먹고, 시켜서 살고 죽는다. 누군가의 지시에 의해 내 삶이 결정된다는 것은 정말 끔찍한 것 같다. 리명훈 역시 단지 자신의 동생을 만나고 싶었을 뿐인데 그 간단한 것조차 자신의 마음대로 하지 못하여 국가관과 가족애, 우정, 사랑이 충돌하면서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일텐데 그런 부분이 잘 전달되어서 더 재미있게 보았다. 

화려한 액션을 좋아한다거나 빅뱅의 탑의 팬이라면 재미있는 영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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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블로그 강의를 하고 왔다. 요즘 16개 도시를 돌면서 블로그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떻게 블로그를 만들고 어떻게 블로그를 운영하고 블라 블라... 하지만 정작에 나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봉착하게 되었다. 강의에서는 블로그는 지속가능해야 한다고 말해 놓고 정작에 나는 블로그를 방치하고 있다. 

부담감에서였을까. 컨셉을 잡기 위해 TV익사이팅에는 TV이야기만 올리고, 투어 익사이팅을 또 만들어 여행 이야기를 담았었다. 진행하는 프로젝트마다 블로그를 만들어서 내가 관리하는 블로그만 5개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운영할 수 없었다. 컨셉을 잡고 한가지 주제로 쓰는 것은 이론적으로 맞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꾸준히 글을 계속 쓰는 것이 중요하다.

블로그에 대한 책까지 쓰고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니 창피하기도 하지만 이제 다시 돌아가려 한다. TV익사이팅에 다시 다 모으기로. 어제 잠시 생각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날린다고 한 날이기도 했다. 만약 북한이 미사일을 날린다면? 그래서 전쟁이 난다면? 군대에 있을 때 미사일 부대에 있었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시나리오는 대충 알고 있다. 전쟁이 시작되면 그냥 모두 죽는거다. 죽음. 매일 죽음을 피해가며 삶을 연장해가며 살고 있긴 하지만 막상 죽음이 임박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난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갖게 되었다.

블로그 컨셉을 잡기 위해 내가 기록하고 싶은 것들을 기록하지 못한다면 주객이 전도된 것일테다. 매일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한데 블로그가 5개나 되다보니 매일 써도 각 블로그마다 1개씩 밖에 올라가지 않게 되는 것이다. 블로그 말고도 페이스북 페이지도 5개가 넘게 관리를 하고 있다. 또한 벌려 놓은 프로젝트들도 많다. 앞으로 벌릴 일도 많고 말이다. 그래서 하나로 모으기로 했다. TV익사이팅으로.

앞으로 TV이야기가 잘 안올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내 아이들, 내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더 많이 기록해 나가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TV익사이팅의 컨셉은 사라질 수 있겠지만, 정체성은 더 뚜렷해지는 것이다. 그래도 TV는 계속 보겠지만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의 위기라는 것은 위대한 것 같다. 진실을 볼 수 있게 해주니 말이다.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가족이었다. 꽥꽥 소리지르며 말썽 피우는 내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돌보느라 애쓰고 있는 아내. 이 소리와 장면들이 내게는 가장 소중하다. 그래서 TV익사이팅에는 이 이야기들을 담으려 한다. TV익사이팅이 곧 내가 되도록 만들어나가겠다. 후에 아이들이 이 블로그를 보고 아빠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았었구나 하고 볼 수 있도록 말이다. 

오늘은 위즈돔에서 나를 인터뷰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대부분 블로그에 대한 질문이었다. 소통이란 무엇인 것 같냐는 질문에 난 소통은 공감이고, 공감은 여유에서 시작된다고 답했다. 공감을 할 수 있을만큼의 마음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소통을 할 수 있다고 이어서 이야기했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서로 각을 세우고 내 의견이 맞다고 주장할 때 지금 남북 상황과 같이 대립 상황이 펼쳐지고, 대화는 단절되게 된다. 그것은 일촉즉발의 불안정함으로 이어지게 된다. 반대로 한발씩 물러날 수 있는 여유를 가진다면 공감대가 형성이 되고, 그것을 토대로 소통이 이루어진다. 그것만으로도 평화가 이루어진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잃었던 것 같다. 무언가에 쫓기듯 글을 쓰고, 안쓰면 불안했으니 말이다. 안쓰는 날이 더 많았으니 불안한 날이 더 많았으리라. 죽음의 위기에서 난 마음의 여유를 찾게 되었고, 다시 블로그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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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의 2회 역시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재미를 가져다 주었다. 첫회부터 25%의 시청률을 보이며 수목드라마의 강자로 등장한 아이리스는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장을 열어주었다고 생각한다. 그건 바로 미드의 영역이다. 블록버스터급 드라마는 꽤 많았다. 올인같은 흥행 드라마도 있었지만 태왕사신기나 태양을 삼켜라 같은 돈값 못하는 드라마가 대부분이었다.

블록버스터급이라는 말은 곧 어설픈 드라마라는 이야기로 들릴 정도로 기대를 안했었는데, 이제야 블록버스터 다운 드라마가 하나 나온 것 같다. 한국 드라마에 익숙해져 있던 나는 우연한 기회에 미드에 빠지게 된다. 처음 시작한 미드는 24였는데 젝바우어가 꿈에 나올 정도로 미친듯이 보았다.


문화적인 충격이라 느껴질 정도로 미드의 재미는 상상을 초월했다. 영화보다 더 재미있고 영화같은 영상과 스토리를 24개의 애피소드로 시즌별로 나오니 말이다. 현재 7시즌까지 나왔으니 24의 인기가 어디까지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24 이후 엘리어스, 몽크, 4400, 히어로스, 브라더 앤 시스터스, 더 힐즈, O.C, 앙투라지등 다양한 미드를 섭렵해오고 그 때마다 밤을 새는 일은 기본이었다. 그만 보고 싶어도 너무 재미있어서 그만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가끔 좋은 미드를 발견하면 밤을 새서라도 최신 시즌까지 다 봐야 직성이 풀릴 정도이다.

그런데 아이리스에서 이런 미드의 향기가 솔솔 풍겨온다. 아이리스에 대한 평은 둘로 나뉜다고 한다. 하나는 나처럼 대박이라는 평가와 또 하나는 여러 미드를 짜집기 한 것이라는 평가이다. 두 의견에 모두 동의한다. 분명 아이리스에서는 미드의 향기가 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24와 엘리어스를 합쳐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NSS라는 국가안전국은 24의 CTU(대테러본부)와 비슷한 성격을 띄었다. 하는 임무도 비슷하다. 테러범을 찾아내어 테러를 저지 시키는 일이다. NSS의 구성은 CTU의 인원 구성과도 비슷하다. CTU에서도 해커와 필드요원과의 긴밀한 연결이 중요한 요소였듯, NSS에서도 첨단 기법을 사용한 필드 요원과 해커의 관계는 아이리스의 긴장감을 견인해나가는 요소이다.

엘리어스와는 비밀 조직이라는 점이 비슷하다. 엘리어스의 묘미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비밀조직의 실체였고, 비밀조직 안에서 나오는 비밀병기들이 큰 재미를 가져다 주었다. 강한 음모론이 막판으로 갈수록 산으로 가게 되지만, 엘리어스의 천재적인 재능은 김현준(이병헌)과 비슷하다.

하지만 이것만을 가지고 짜집기 했다고 하기에는 아이리스가 너무도 재미있다. 그리고 또 하나, 미드에서는 절대로 다룰 수 없는 북한이란 존재는 아이리스에 더욱 큰 힘을 실어준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아이리스가 해외로 수출되어 시즌제로 아이리스 시즌2, 시즌3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한드의 바람을 다시 미국으로 보내었으면 좋겠다.

아이리스에는 충분히 그런 매력이 숨어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시작하는 단계이지만, 첫 단추는 매우 잘 끼운 것 같다. 미드의 향기를 넘어서 한드만의 독특한 향기를 내는 아이리스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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