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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남자'가 끝나고 '남자이야기'가 그 바통을 넘겨 받았다. 비록 시청률의 바통까지 넘겨받지는 못했지만, 월화 드라마의 삼파전을 예고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박용하가 주인공 '김신'역을 맡으며 김강우와 라이벌로 호흡을 맞추게 되었다. 송지나 작가의 야심찬 기대작이기도한 '남자이야기"는 이제 3회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스토리 전개를 할 모양이다.

'남자이야기'에 대한 여러가지 호평과 혹평들이 나왔지만, 개인적으로는 기대를 걸고 있다. 1,2회에서 보여준 스토리 전개는 역시 송지나 작가라는 말이 나오게 할 정도로 흥미진진했다. 물론 박용하의 연기는 안습이었지만, 김강우의 연기가 있기에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 게다가 2회에서 본격적으로 보여준 김강우의 연기력은 '카인과 아벨'의 소지섭 못지 않았다.

'남자이야기'가 기대되는 이유

1. 스토리

올드보이 느낌도 나고, 프리즌 브레이크 분위기도 나고, 데스노트의 긴장감도 감도는 '남자이야기'의 스토리는 일본 만화책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만큼 극적인 요소를 극대화하고 긴장감을 높여주고 있는데, 사채, 감옥, 깡패, 자살같은 1,2회의 키워드만 보아도 그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게다가 3회부터는 텐프로라는 키워드까지 등장하니 충분히 자극적인 소재들이 준비되어 있는 것 같다.

잠시 1,2회의 내용을 간추려보면, 머리 좋은 백수인 주인공 김신은 탱자 탱자 놀고 먹으며 만두공장을 운영하는 형 집에 얹혀산다. 그러다 어느 날 만두파동이 일어나게 되고, 갑자기 궁지에 몰린 형은 공장이 부도나게 된다. 무혐의로 밝혀지지만, 일파만파 퍼진 언론은 잠재울 수 없게 되고, 설상가상 급하게 빌려쓴 사채로 인해 형은 결국 자살을 하게 된다. 사채업자들은 계속 형의 가족들을 괴롭히게 되고, 이를 보다 못한 동생은 다른 사채를 끌어 쓴 후 형을 죽음으로 내 몬 기자를 쳐들어가 석궁테러를 하여 스스로 감옥으로 들어가게 된다.

감옥에 들어가지만 깽판부리다 재수없게 조폭 두목의 코피를 내게 되고, 감옥 내 조폭 무리들에게 생명의 위협을 당하게 된다. 그러다 형의 죽음에 대한 모든 일들이 한 재벌의 욕심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3회에서는 여자친구인 경아가 김신의 사채빚을 갑기 위해 텐프로에 뛰어들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형을 죽음으로 내 몬 채도우와 만나게 되면서 극의 긴장감을 더욱 극대화 시킬 예정이다.

결국 복수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조폭과 사채업자, 텐프로, 재벌과 천재들이 얽히고설키며 복수에 복수를 거듭할 것 같은 스토리는 매우 기대가 된다.

2. 경쟁작

'남자이야기'는 운이 좋은 드라마에 속할지도 모른다. 월화드라마의 경쟁작들 중에 유독 뛰어난 작품들이 없기 때문에 '남자이야기'는 충분히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남자이야기'의 경쟁작은 '내조의 여왕'과 '자명고'이다. '내조의 여왕'은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시트콤 마냥 코믹하고 발랄한 느낌은 좋지만, 극으로 빨려들어가게 하는 충성도는 약간 부족한 편이다. '자명고'의 경우는 많은 돈을 들이긴 했지만, 연기력의 부재와 스토리 구성의 난잡함등으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비록 '남자이야기'가 '꽃보다 남자'의 시청률을 손가락 사이로 다 흘려보내긴 했지만, 다시 모아올 수 있는 여지는 매우 크다. 쪽대본같은 완성도를 해치는 일만 없이 이대로만 흘러가주면 다시 '꽃보다 남자'의 영광을 재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떻게 보면 매우 운이 좋은 것도 같다.


3. 사회 비리 풍자

'남자이야기'는 처음부터 만두 파동으로 시작하였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만두 파동. 당시 냉동실에 있던 물만두를 모두 버렸던 기억도 생생하다. 실제로 만두 파동으로 인해 자살한 사람들도 나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남자이야기'에서 나왔던 일들이 실제로 일어났을 수 도 있을 것 같다는 섬뜩한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악플러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왔다. 형이 자살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바로 악플이었다. 채도우가 푼  댓글 아르바이트생의 악플로 인해 김신의 형은 미안하다는 말만 남긴 채 자살을 하고 만다.

채도우의 아버지는 요즘 언론을 통제하기가 쉽다면서 언론 매수하고, 댓글 아르바이트생 수백명만 풀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서 개연성을 지닌 발언을 했다. 실제로 돈만 있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이야기들이다. 채도우는 그것을 통해 자신이 갖고 싶어하는 기업의 주가를 내리고, 주가를 내리기 위해 업계 자체를 흔들어놓아버렸다.

주가 조작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얼마 전 박용하가 주연한 영화 '작전'도 재미있게 보았는데, 그 비슷한 내용들이 채도우에 의해 그려질 것 같다. 댓글로 분위기를 만든 후 떨어진 주식을 조금씩 매수하고 있는 채도우는 아이큐 180의 천재적인 머리로 작전을 펼친다. 아마도 후에 김신과 그 일당들이 똑같은 방법으로 채도우를 망가뜨리지 않은까하는 생각도 든다.

김신의 여자친구인 서경아는 김신의 사채빚을 갚기 위해 룸싸롱으로 들어가 텐프로에 입성하게 된다.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텐프로의 실체에 대해, 특히나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스폰서에 대한 루머까지 모두 파해쳐주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텐프로의 실체에 대해 낱낱히 보여준다고 하니 기대해 볼만도 하다.

이처럼 '남자이야기'에는 실제같은 사회 문제들을 많이 다루고 있다. 감옥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사채업자들의 횡포등 사회의 음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주는 듯한 사회 풍자 코드는 실제와 연결되어 사람들의 관심을 끌 것 같다. 게다가 정말 사실적으로 그려낸다면 여러 사회적 이슈를 다시 형성시킬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요즘같이 언론의 통제가 심할 때 이런 풍자들이 나와준다면 더 없이 좋을 것 같다.

'남자이야기'는 남자들이 좋아할만한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액션과 두뇌 싸움, 주식과 사채, 텐프로등 남성들의 관심을 잔뜩 끌만한 이야기들로 되어있어서 남성 시청자들의 관심을 충분히 끌만하다. 어차피 여성 시청자들은 '내조의 여왕'와 코드가 맞기 때문에 남성 시청자와 김강우와 박용하를 좋아하는 여성팬들에게 타켓을 맞추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욱 긴장감 넘치고 빠른 흐름의 스토리 전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은 감정의 흐름을 중요시 하지만, 남자들은 순간적 감정을 즐기기 때문이다. 과연 '남자이야기'가 다시 '꽃보다 남자'의 시청률을 회복할 수 있을 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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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저녁이 되면 항상 고민이 된다. '미워도 다시 한번'을 볼 것인지, '카인과 아벨'을 볼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처음엔 '카인과 아벨'이 더 재미있었지만, 요즘들어서는 '미워도 다시 한번'이 좀 더 재미있어 지고 있다. '미워도 다시 한번'은 막장 드라마로 불릴 수도 있었지만, 최명길과 전인화의 명품 연기 덕에 명품 드라마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아내의 유혹'에서나 나올만한 스토리가 나왔음에도 그 인기는 더욱 커지고 있는 것 같다.

한명인 회장의 첫사랑이자 민수의 친아버지인 김유석이 죽은 줄로만 알았는데 갑자기 살아서 돌아온다. 그리고 한바탕 소용돌이를 만든 후 미국으로 떠난다. 그로 인해 한명인 회장은 자신의 아들인 민수에게 회사를 넘겨주려하고, 민수의 마음을 바로 잡기 위해 최윤희와 계약을 하고 애인 행세를 하게 한다. 하지만 최윤희는 계약으로 만나기는 했지만, 민수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그와 결혼을 한다.

그러다 뜬금없이 사고뭉치인 최윤희의 삼촌이 큰 일을 치고야 만다. 원래 은혜정과 이정훈 부회장 사이에서 아이가 하나 있었는데 태어 나자마자 죽은 줄로만 알았었다. 그런데 그 아이를 이정훈의 어머니가 몰래 빼내 사생아로 버리게 된다. 그 일을 최윤희의 삼촌이 맡게 되고, 최윤희의 삼촌은 애를 가질 수 없는 자신의 매형네에 업둥이로 입양을 시킨다.

결국 은혜정과 이정훈의 숨겨진 딸이 최윤희였음이 밝혀지면서 상황은 더욱 꼬이게 된다. 정말 우연히도 은혜정은 자신의 딸이 최윤희였음을 알게 되고, 그 사실은 일파만파 퍼져나가고 있다. 한명인 회장에게도 이 사실이 들어가게 되고, 결국 한명인 회장은 최윤희와 자신의 아들 민수와의 결혼 계약을 무효화 시키려 하는 곳에서 끝이 났다.

최윤희가 은혜정이 딸이라는 것이 밝혀짐으로 상황은 매우 꼬이게 되었는데 우선 자신의 남편인 민수를 키워준 아버지가 자신의 친아버지가 되는 것이고, 그 친아버지의 숨겨둔 애인이 자신의 친어머니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자신의 친어머니와 원수인 한명인 회장은 자신의 시어머니가 되는 것이기에 상황은 매우 우습게 되어버리고 말았다.

게다가 자기 남편의 할머니가 자신을 버린 장본인이라니 이보다 더 꼬일 수도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남동생은 자신의 친여동생인 은수진과 사랑에 빠져버렸으니 지금까지 전개된 모든 스토리들을 한번에 반전시켜주는 히든카드가 아니었나 싶다. 마치 바둑에서 모든 진을 다 치며 기다린 끝에 내린 회심의 한 수 같이 말이다.

이로써, 미워도 다시 한번은 다시 한번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내의 유혹은 마지막 반전으로 진짜 민소희를 투입하지만, 그 반전이 하향세의 결정적 이유가 되었다. 미워도 다시 한번 또한 마지막 반전으로 최윤희의 출생 비밀 카드를 내놓았다. 그리고 그 반전이 어떻게 진행될지가 매우 궁금하다. '카인과 아벨'의 상승세가 무섭게 올라가고 있지만, '미워도 다시 한번'의 마지막 스퍼트 또한 매우 긴장감이 넘치고, 재미있게 흘러가는 것 같다. 물 오른 연기자들의 연기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스토리의 전개 속도이다. 생각할 틈도 없이 빠르게 진행되는 전개는 약간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어도 이해할 수 있을만하다. 이런 속시원한 전개 속도와 순식간에 상황을 반전시켜놓는 스릴감과 인물의 관계도를 여러 측면으로 해석해볼 수 있게 만드는 복잡함들이 미워도 다시 한번에 힘을 실어주지 않을까 싶다.

목요일 방송 중간 부분에서 재미있는 PPL을 발견했다. 최윤희의 고향으로 신혼여행을 간 최윤희와 민수는 최윤희가 살던 방에서 첫날밤을 보내게 된다. 잠옷으로 갈아입고 갑자기 약간 어색하다 싶더니 민수가 영화를 보자고 한다. 시골에서 뜬금없이 웬 영화? 처음엔 노트북을 가져왔나 싶기도 했고, 벽에 누워 창문 밖 하늘을 보며 별을 감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반전스럽게도 뜬금없이 프로젝터폰이 등장했다. 통속 드라마에서 이런 최첨단 기계가 나오다니 좀 의아했긴 했지만, 충분히 효과는 있었던 것 같다.


민수가 영화를 프로젝터폰으로 벽에 쏘자 50인치정도 되는 큰 화면이 음성과 함께 흘러나왔다. 화질도 꽤 괜찮았고, 시골에서 첫날밤 분위기 잡을 때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우 신선한 시도였던 것 같다. 나부터도 지름신이 잠시 다녀갔을 정도이니 홍보는 톡톡히 된 것 같다. 그래서 어디서 판매를 하나 살펴보았는데 프로젝터폰 햅틱빔 을 믿을만한 싸이트인 폰셀에서도 판매하고 있었다. 극의 흐름상 단조로울 수 있었던 부분에서 제품의 특징을 잘 전달하면서도 극의 흐름도 깨지 않는 정말 적절히 잘 배치된 반전 PPL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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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과 아벨]은 성경에 나오는 아담의 자녀들 중 하나이다. 카인은 동생인 아벨을 죽이고 에덴의 동쪽으로 쫓겨나게 된다. 제목에서부터 악인과 선인의 대립을 극명하게 나타내주고 있는 [카인과 아벨]은 카인=악인, 아벨=선인으로 그려지게 된다. 카인이 형이고, 아벨이 동생이기에 드라마 속에서 카인은 이선우이고, 아벨은 이초인일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극명한 선과 악의 대립을 그려내고 있다.

드라마에서 선과 악의 대립은 가장 자극적이면서 극에 쉽게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최근들어 선과 악의 구분이 흐려지면서 선인도 없고, 악인도 없다는 분위기로 나아가긴 하지만, 시청자들은 선과 악을 나누는 대립구조를 가장 재미있게 느낀다. 현실에서는 처음부터 악인이 없고, 처음부터 선인은 없이 모두 각자의 상황과 이유에 의해 선인과 악인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르지만, 드라마에서는 다르다. 드라마는 리얼이 아니기 때문이다.

[카인과 아벨]에서 악역은 당연히 카인인 이선우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선우는 교묘하게 포장되어 당위성을 가지게 되었다. 신현준의 이미지 때문에 그런 것일까? [장군의 아들]때부터 악역으로 손색이 없었던 신현준의 캐스팅은 좋았으나 이선우를 너무 포장함으로 인해 악역으로서 포스를 잃고 있다. 머리에 종양을 가지고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이선우, 아버지에게 단 한번도 인정받지도 사랑을 받지도 못한 체 열등감에 사로잡혀 살아야 했던 이선우, 사랑하는 사람을 놔둔체 치료를 위해 몰래 오랜 시간동안 잠적했어야 했던 이선우, 어머니의 야망과 사랑을 외면할 수 없는 이선우, 친동생도 아닌 이초인 때문에 항상 두번째로 밀려야 했던 이선우, 결국 병원까지 동생인 이초인에게 넘겨주어야 했던 이선우는 악인이 아니라 처량하고 안쓰러운 약자이고, 당위성을 가진 어쩔 수 없이 악역을 맡게 된 셈이다.

이선우가 이초인을 죽이려 하는 것도 악행으로 느껴지지 않고, 연민이나 동정으로 느껴지는 이유도 아무리 냉정하고 단호하게 해도 시한부 인생이라는 점이 모든 것의 당위성을 갖게 해준다. 동생의 애인을 속여서 가로챈 것도 용서가 될 정도이다. 이선우를 선택한 서연도 이해가 되는 것이 이초인은 이선우가 죽고 난 후에도 사귈 가능성이 있지만, 이선우에게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같은 사랑의 무게라면 이선우에게 기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카인과 아벨]이 선과 악의 대립을 이루며 극적인 재미와 긴장감을 충분히 살려주고 있는 이유는 바로 최치수 때문이라 생각한다. 아벨은 이초인이고, 카인은 최치수인 셈이다. 최치수는 어떠한 당위성도 가지고 있지 않다. 욕심에 눈이 멀어 리더이 오강철을 죽이고, 오강호까지 죽이려 했고, 대한민국에 와서도 마약을 팔아 큰 돈을 마련한 후 돈을 위해서 이초인인 오강호에게 모든 누명을 뒤집어 씌우는 뻔뻔함도 보여준다. 최치수는 공산주의인 북한의 특수공작원이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돈이라면 의리든, 살인이든 서슴치 않는 철저히 자본주의에 쪄든 개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은 뉘우치지 못하고 자신을 시궁창으로 던져버린 이초인을 향한 분노와 증오가 그의 악행을 더욱 잔인하게 만들어 버린다. 오영지를 죽이려 하고, 이초인을 죽이는 것이 지상 최대의 목표가 되어버린 최치수는 [카인과 아벨]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의 입에서 "개대가리 새끼"라는 말이 나오면 오금이 다 저릴 정도로 그의 악역은 아무런 이유도, 당위성도 없이 그저 악인이기 때문에 악행을 일삼고 있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최치수를 빛나게 하는 것은 그의 연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북한말을 가장 잘 소화해내고 있는 최치수를 처음 보았을 때 조선족이나 탈북자를 캐스팅한 줄 알았다.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토지, 외과의사 봉달희등의 드라마에 예전부터 출연했던 경력과 실력 있는 배우이다. 그리고 [카인과 아벨]은 그를 최치수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게 만들어 준 것 같다. 앞으로도 많은 악역 전문 배우로 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그의 선한 모습도 한번 보고 싶은 것이 그의 매력이기도 한 것 같다. 날카로운 눈빛과 시니컬한 썩소, 말랐지만 깡다구 있는 몸매와 구성진 사투리 등 어느 것 하나 악인으로서 손색이 없는 명품 연기를 펼치는 최치수는 [카인과 아벨]을 견인하고 있는 간지 연기의 지존 소지섭을 유일하게 맞상대 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카인과 아벨]에서 선인인 이초인을 상대해 악역으로서 균형을 맞춰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몇 번 나오지 않았지만, 이선우보다 더 확실히 악인으로 각인시킨 최치수는 이선우가 당위성을 가진 악인으로 약해진 부분을 채워주는 [카인과 아벨]의 진정한 악인이라 생각한다. 드라마에서 악역은 주연이나 마찬가지이다. 선인과 악인의 구별이 뚜렷할수록 악인의 연기는 빛이 나기 마련이다. 때로는 악역이 더 주목받기도 한다. 배트맨에서 조커가 배트맨보다 더 유명해진 것처럼 말이다.

[카인과 아벨] 14회의 마지막 장면에서 최사장 작당에게 끌려가는 이초인을 나무 뒤에서 썩소를 날리며 날카로운 매스를 들고 있던 최치수의 모습은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로 싸늘하고 긴장되었다. 끝까지 악인으로서 악역의 진수를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최치수는 소지섭 외에 [카인과 아벨]을 기다리게 하는 또 다른 재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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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조의 여왕]이 [꽃보다 남자]가 끝나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꽃보다 남자]를 보는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결국 대만판 [유성화원]만 보고 [꽃보다 남자]는 못보게 되어 아쉽긴 하지만, [자명고]와 [내조의 여왕]이 있어서 월,화요일이 즐겁다.

[내조의 여왕]은 가볍게 웃으며 볼 수 있는 코믹한 드라마이다. 김남주와 이혜영의 망가짐과 세련미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내조의 여왕]은 어릴 적 퀸카였던 천지애(김남주)와 친구 양봉순(이혜영) 사이에 한 남자 한준혁(최철호)가 등장하며 관계의 골이 깊어지는 삼각관계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리고 한준혁을 차지하기 위해 양봉순은 처절한 몸부림을 치고, 천지애에게 심한 상처를 받는다. 그리고 천지애는 온달수(오지호)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며 4각관계로 발전한다.

퀸카와 서울대생이었던 천지애와 온달수 부부는 외모와 지식을 모두 갖추었지만, 백수 가정으로 살아간다. 반면, 못생겼던 양봉순은 성형수술을 하여 예뻐지고, 한준혁은 대기업의 부장이 된다. 그리고 온달수가 그 대기업에 취직을 하기 위해 부인인 천지애가 부인회에 들어가는 등의 내조를 그린 드라마이다.

그러다 양봉순과 천지애의 대립이 시작되고, 한준혁은 다시 천지애를 그리워하며 오달수를 괴롭히게 되며 코믹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기업의 사장 내외가 사장은 천지애에게, 사장 부인은 오달수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야기는 더욱 재미있게 흘러가고 있다.

극적인 표현을 위해 과도한 동작과 비약들이 일어나긴 하지만, 코믹 드라마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웃으며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렇게 편안히 웃으며 볼 수 있는 드라마이지만, 웃음 뒤에는 약간의 씁쓸함과 슬픔이 있는 것 같다.

부인회

부인회가 과연 존재할지는 모르겠으나 내조를 위해 여자들끼리의 정치적 관계는 매우 탄탄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대기업의 부인회 모습이 실제로 그러한 지는 모르겠지만, 집안의 대소사까지 정치적 유대로 인해 서로의 라인에 따라 아부하기 바쁜 모습을 보니 참 씁쓸했다.

모든 국민은 평등하다고 하나, 자본주의의 현실 속에 엄연히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계급이 나타나고 있는 부인회의 모습은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의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학교에만 가 보아도 공부를 잘하는 아이의 엄마가 가장 파워가 쎄다. 그리고 나머지는 어떻해서든 공부 잘하는 아이의 엄마 옆에서 정보를 하나라도 더 들으려 자연스레 권력이 형성되곤 한다. 하지만 그것 또한 대기업 부인회 같이 상위권 학생들에게서만 일어나는 그들만의 리그이다.

외모지상주의, 물질만능주의

양봉순이 천지애에게 구박을 받고 수모를 당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외모 때문이다. 한준혁이 자신을 좋아하는 양봉순 앞에서 천지애만 찾았던 이유도 외모 때문이다. 결국 양봉순은 성형외과 의사(최양락)에게 부탁하여 예쁜 외모로 변신하게 된다.

예쁘면 모든 것이 용서가 되고 모든 특혜와 권력을 갖게 되는 외모지상주의나 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물질만능주의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기회를 앗아가고, 일부 사람들에게 모든 가능성을 부여해준다. 무적 아이템을 득템이라도 한 마냥 모든 것을 외모와 돈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려 한다.

물론 외모를 단정히 하고, 돈을 능력있게 버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갖추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쳐서 도를 넘어 신상녀나 된장녀가 판을 치고 있는 이 시대에, 더군다나 경제도 안 좋은 요즘은 더욱 씁쓸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가장의 실업

인턴직의 서러움이나 계약직의 서러움도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다. 청년 실업이 아무리 높다고 하지만, 가장 안타까운 것은 가장의 실업이 아닐까 싶다. 최근 경제의 회복세가 보이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 2의 IMF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그리고 체감으로 경제가 회복되기에는 아직도 시간을 두고 지켜보아야 하기 때문에, 당장에 하루가 급급한 사람들에게는 최악의 나날이일 것임이 분명하다.

인턴직에서 짤리게 된 온달수는 아내 천지애와 아침에 자명종이 울리자 부리나케 출근 준비를 한다. 하지만 이내 곧 자신의 처지를 알게 되고 막막한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드라마에서는 온달수가 다시 복직이 되지만, 실제로 실업자가 된 가장들은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버리고 만다.

먹여 살려야 하는 처자식도 있고, 사회는 그렇게 녹록치 않고, 세월은 점점 흘러 청년들이 치고 올라오고, 그런 청년들 또한 대기수요가 많으니 씁쓸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내 자신이 한 가정의 가장이 되다보니 아무래도 가장의 실업이 가장 마음 아프게 다가왔다. 하루 빨리 경제가 좋아져서 모든 가정의 가장들이 안정된 직장을 갖게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내조의 여왕]은 코믹하고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마이긴 하지만, 풍자와 해학이 담겨져 있어 사회 비판적인 요소를 많이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내조의 여왕]을 보고 있으면 웃기기도 하면서 잠시 후 슬퍼지기도 한다. 하지만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그 슬픔은 웃음과 재미로 승화될 것이라 생각된다. 온달수의 성공과 천지애와 양봉순의 관계 회복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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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과 아벨]의 쪽대본 논란에도 불구하고 [카인과 아벨]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쪽대본이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우리 나라의 제작 환경이 열악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다만 완벽할 것이라 믿었던 [카인과 아벨]의 인기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 정도였다. 쪽대본 논란으로 완성도면에서 치명타를 입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안그래도 중국 비하니, 한지민 안티니 여러 이야기가 스믈스믈 올라오고 있었는데, 거기에 쪽대본으로 인한 스토리 및 대사에 대한 불신이 생기면 일파만파로 안티가 생성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경쟁 프로그램들이 녹록치 않은 [미워도 다시 한번]과 완성도면에서 뛰어난 [돌아온 일지매]가 바짝 뒤쫓고 있기에 쪽대본 논란으로 멈칫하면 금세 추월당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우려들을 모두 뛰어넘을 수 있게 해 주었던 것은 소지섭 때문이었다.


막장드라마

쪽대본으로 들을 수 있었던 피해는 바로 "막장 드라마"에 대한 논란이 아니었을까 싶다. 최근 유행하기 시작한 "막장"이란 단어는 "갈 데까지 간","막 나가는"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막장 드라마가 치명타인 이유는 시청률을 떠나서 사람들의 선입견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배우에게까지 그 영향이 미친다.

"막장 드라마"가 시청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의아해 하지만, "막장 드라마"는 시청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 그야말로 "갈 데까지" 갔기 때문이다. 작품성이나, 연기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체 더 강한 자극을 주어 관심을 계속 받으려 한다. 적당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극장가에 유행하였던 외설적인 연극이 막장 드라마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작품성이 뛰어나고 연기가 일품인 연극이 인기를 끌기 마련이지만, 이도 저도 안되기에 관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자극적으로 옷을 벗는 막장을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관객 몰이엔 성공하지만, 그것이 작품성이 뛰어나거나 좋은 연극이라 할 수 없는 것처럼 막장 드라마 또한 사람들에게 관심은 받지만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한다.

막장드라마의 요소라고 하면 스토리와 연기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카인과 아벨]이 위험했던 이유는 쪽대본이 스토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쪽대본임이 알려진 이후에 대사가 약간 어색하게 느껴지고, 스토리의 빈틈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작품성과 연기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막장드라마라는 오명을 쓸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지섭의 연기력은 그 모든 우려들을 한번에 날려주고 있다. 오강호와 이초인을 넘나드는 그의 연기는 분명 소지섭 한 명인데 순간적으로 오강호로 보이게 만들기도 하고 이초인으로 보이게도 한다. 또한 그 두명의 모습이 겹쳐보이기도 한다. 한지민의 어색한 사투리도 소지섭이 커버해준다. 신현준의 부각도 소지섭이 더 부각됨으로 커버해준다. 채정안의 어색한 표정 조차 소지섭과 함께하면 다양한 표정으로 인식될 정도로 소지섭의 영향력은 [카인과 아벨]에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소지섭이 아닌 다른 배우가 이초인 역할을 했다면 쪽대본 논란과 함께 막장 드라마의 비난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고, 배우들에게는 발연기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을 것이다. 하지만 소지섭의 인지도, 이미지, 연기력등과 함께 [카인과 아벨] 전체가 리드당하고 있기 때문에 막장 드라마의 비난을 피해갈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카인과 아벨]이 계속해서 앞으로 질주하기 위해서는 소지섭에게 좀 더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남자인 나도 한지민이나 채정안을 보기 위해서가 아닌 소지섭을 보기 위해 [카인과 아벨]을 볼 정도이니 [카인과 아벨]에 있어서 소지섭 효과는 특별하다 할만하다.



예전에 외과의사 봉달이를 할 적에 드라마를 찍는 건물에서 일했던 적이 있다. 같은 건물에서 촬영을 했기 때문에 밥 먹을 때도, 퇴근할 때도 촬영 장면을 자주 보았었다. 당시 마지막회가 방영되던 날이었는데 방영이 되기 2시간 전까지 촬영이 계속되고 있었다. 분명 마지막회가 조금 있으면 방영이 되어야 하는데 몇시간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계속 촬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그들이 사는 세상]을 보며 열악한 제작 환경을 보고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쪽대본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제작 환경에서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쪽대본으로 제작되어지고 있지 않나 싶다. 그 와중에서도 많은 좋은 작품들이 나오고 있고, [카인과 아벨] 역시 좋은 드라마이다. 쪽대본에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 아무래도 약간의 영향을 주긴 하겠지만, 소지섭이 있어서 안심인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소지섭이라해도 스토리 전체가 어중뜨게 흘러가면 다시 쪽대본에 대한 논란이 불거져 나올 것이 뻔하다. 이제 본격적인 복수라인이 시작한만큼 전열을 가다듬고 소지섭을 최대로 활용하여 멋진 스토리로 수목드라마를 견인해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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