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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의 새로운 강자 SBS <카인과 아벨>이 강력한 경쟁작 MBC <돌아온 일지매>를 앞지르고 있다.

<돌아온 일지매>는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점차 탄력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황. 이런 가운데 <카인과 아벨>이 첫 출발을 알린 것은 어찌 보면 행운이었다.

두 작품의 경쟁에서 누가 승리할지 아직 점치긴 어렵지만 <돌아온 일지매>가 <카인과 아벨>의 무서운 질주를 견제해야 입장에 섰다는 점은 분명하다.

<카인과 아벨>이 이처럼 위력을 떨칠 수 있는 것은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

미적지근한 <돌아온 일지매>의 캐릭터와 스토리에 비해 자극적이면서도 신선한 <카인과 아벨>의 도발적 등장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소지섭 브랜드 파워는 여전!

소지섭이란 강력한 브랜드는 <카인과 아벨>의 가장 큰 무기이자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다.

소집 해제 이후 광고와 영화 외에는 만나보기 힘들었던 소지섭은 드디어 <카인과 아벨>을 통해 시청자들 곁으로 돌아왔다. 그가 맡은 이초인 역은 촉망받는 의사이자 순수한 청년으로 악한 무리들로부터 핍박을 받는 역할이다.

소지섭은 그동안 강하고 무뚝뚝한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은 반면, <카인과 아벨>에서는 부드럽고 순수한 매력을 뿜고 있어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한층 성숙해진 연기력 또한 그의 귀환이 반가운 이유다. SBS <발리에서 생긴 일>과 KBS <미안하다, 사랑한다>에 비해 향상된 그의 연기는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기 충분하다.

또한 <카인과 아벨> 여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채정안과 한지민의 존재는 서로 대조적인 매력을 바탕으로 드라마 인기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연 역을 맡은 채정안의 관능미는 <카인과 아벨>에서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매력 중 하나. 또한, 한지민의 유창한 중국어와 어설픈 조선족 사투리 속에 묻어나는 앙증맞은 매력은 팬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하다.

소지섭을 두고 벌이게 될 두 여인의 사랑싸움은 극명하게 대비되는 캐릭터로 인해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여 더욱 기대를 모은다.


자극적인 소재와 희소성 있는 배경들

초반 뇌신경에 대한 수술 장면은 가학적이다 싶을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두피를 잘라낸 후 드릴로 구멍을 뚫어 두개골 조각을 빼내는 것으로 시작되는 수술 장면은 의학드라마이기에 가능한 장면.

그러나 지금까지 의학드라마에서 나온 수술 장면이라 해도 이와 같은 수준의 파격이 없었다는 점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또한, 드라마 특성상 향후에도 이 같은 파격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수술 장면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고도의 긴장감을 끌어낸 것은 물론, 숱한 화제를 만들어내는 효과로 이어져 현재로선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독특한 배경들 역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카인과 아벨>에 나온 둥그런 모양의 마을은 토루로 불리며, 200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한 독특한 건축물이다. 일반적인 중국의 이미지와 상반되는 배경은 그 희소성만큼이나 시청자들의 시선을 끈다.

또한 드라마에 등장하는 ´텅거리 사막´은 중국에서 네 번째로 큰 사막으로 예고편에서 소지섭이 총을 맞은 채 죽어가는 명장면의 배경이다. 끝도 없이 펼쳐진 사막은 소지섭의 뛰어난 연기력과 어우러지며 시청자들의 기대를 극대화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카인과 아벨>의 시선 끌기 전략은 식상하거나 부담스럽지 않는 수준에서 자극적이지만 참신한 요소를 적용해 이뤄지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스토리가 전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드라마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첫 출발에서 <카인과 아벨>이 <돌아온 일지매>를 앞서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카인과 아벨>이 초반 기세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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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드라마 <돌아온 일지매>가 본격적인 인기몰이 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초반 ‘책녀 논란’에 휩싸이면서 주춤했지만, 곧바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정일우의 연기논란과 여러 가지 어색한 포맷은 시청자들을 당황케 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참신함을 무기로 재미를 더해가고 있다.

비슷하고 자극적인 막장드라마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현 드라마 시장에 일격을 가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여전히 어색한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드라마가 가진 묘한 매력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지금까지는 일지매의 성장 과정에 대해 배경 설명이 주를 이뤘다면 앞으로는 본격적인 일지매의 활동을 다루는 만큼,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위트를 가진 ´책녀´

드라마가 방영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책녀 논란이 불거졌다. 전지적 작가 시점의 책녀가 모든 것을 말해줘 흥미를 잃게 만든다는 것이 그 요지였다. 마치 꼭두각시놀이처럼 ´누가 무엇을 했다´라고 하면 그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어찌 보면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편함에 지나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책녀는 만화책의 해설부분을 드라마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만화책을 읽을 때 인물들이 말하는 대사뿐만 아니라 그 위의 짧은 설명을 읽으며 배경을 이해한다. 또한 만화책은 해설과 대화를 같이 보는 방식에 익숙하다. <돌아온 일지매>의 책녀는 이 해설을 드라마 속으로 끌고 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능 프로그램의 자막을 드라마 속으로 가져온 느낌도 준다.

책녀는 사극과 다큐멘터리의 나레이션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사극과 다큐멘터리는 해설의 틀을 절대 넘어서지 않는다. 따라서 부드러운 목소리라 해도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책녀는 위트가 있다.

가볍게 틀을 깨주는 자유로움은 책녀가 지닌 최대 장점이다. 농담을 던지기도 하고 엉뚱한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전지적 작가 시점이지만, 책녀가 있는 시간대는 현재다. 즉, 작가나 감독의 시점이 될 수도 있고, 시청자의 시점이 될 수도 있는 것. 그것이 책녀의 매력이다. 틀을 따라 가는가 싶더니 한 번씩 이탈해주는 묘미 말이다.

또 다른 해설자 ´배선달´

책녀가 현재의 전지적 작가 시점을 가지고 있다면, 또 한 명의 해설자인 배선달은 3인칭 관찰자 시점이다.

이 같은 장치는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다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든다. 지금까지의 드라마가 2차원이었다면 3차원을 시도한 격이다.

배선달은 일지매를 따라다니며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한다. 스토리상으로도 배선달의 기록이 후대까지 내려와서 현재를 살고 있는 누군가가 일지매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사실 배선달은 일지매에서 없어도 무방한 인물이지만 그의 역할은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백미 중 하나다. 비록 실전에선 매우 약하지만 웬만한 무술을 모두 섭렵한 인물인 만큼, 일지매의 무술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군더더기 없는 대사 ´무언극 느낌?´

책녀와 배선달의 존재로 인해 가끔은 무언극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해설자가 2명이나 있어 따로 등장인물을 설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해설자가 없는 보통의 드라마들은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대사 안에 친절한 설명을 첨가한다. 가령, 주인공이 연인과 이별을 고할 때 단순히 "헤어져"라는 말 한마디로 끝나지 않고, 친절하게 그간 있었던 일들을 요약해주는 센스를 발휘하는 식이다.

하지만 <돌아온 일지매>의 대사는 군더더기가 없고 상황에 맞는 대사만 하는 만큼 좀 더 침묵의 시간이 길어진다. 이는 자연스레 배우들의 표정 연기가 더욱 두드러지는 효과로 이어져 침묵의 시간을 연기로 채워나가야 하는 배우들에겐 큰 부담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잘 만든 드라마일수록 시청률 부진에 시달리는 기현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방영됐던 SBS드라마 <일지매>와의 차별화에 성공했고, 일지매 역을 맡은 이준기와 정일우의 비교도 영리하게 피해가면서 방영 전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또한 앞으로 진행될 스토리가 더욱 흥미진진해지는 만큼 시청률도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돌아온 일지매>가 막장드라마 논란에 휩싸여있는 안방극장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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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주말사극 <천추태후>(극본-손영목/ 연출-신창석)의 주요 갈등은 주로 여자에 의해 움직이며 그 비중은 절대적이다.

기존 사극과 차별화된 이 같은 구조는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어 향후 극 전개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가 높다.

<천추태후>는 고려시대 경종의 부인이자 성종의 여동생인 천추태후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채시라를 비롯한 연기자들의 연기변신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천추태후(채시라 분)는 경종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지만, 그녀의 오빠인 성종은 천추태후와 그녀와 아들을 떨어뜨려 놓게 한다.

성종을 왕위에 올려준 신라계의 신하들은 성종에게 상극인 천추태후를 죽이든지, 아니면 그녀의 아들과 떨어뜨려놓을 것을 요구했고, 차마 자신의 여동생을 죽일 수 없었던 성종은 그녀의 아들은 왕실에서 키우고 천추태후는 아들을 3년에 한번 정도만 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천추태후(헌애왕후)의 아들은 후에 목종이 되는 왕송이다. 하지만 외삼촌인 성종이 신라계 신하들의 말에 따라 성종의 제2비인 문화황후의 손에 길러지게 된다. 자녀를 낳지 못하던 문화황후는 왕송에 대한 모성애를 느끼게 되고 그것이 천추태후와의 갈등을 불러온다.

또한 후에 병으로 죽긴 하지만 제1비인 문덕황후는 천추태후에게 자신의 딸을 맡기는 등 깊은 신뢰감을 표한다. 하지만 성종과 문화황후를 신뢰하지 못해 왕실 생활에 진저리를 칠 정도의 갈등을 겪는다.

이처럼 얽히고설킨 왕후들의 갈등은 갈수록 긴장감을 더하고 있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 가운데 팽팽한 배우들의 연기대결도 갈수록 불꽃을 튀고 있다.

드라마 이끄는 여성의 힘?

이 작품에서 천추태후 역을 맡은 채시라는 강하고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펼쳐 보인다.

천추태후는 북방을 넓히는데 강감찬, 김치양, 강조 등과 함께 전쟁을 하며 웬만한 남성 못지않은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하지만 외아들인 왕송에 대한 사랑은 그들이 떨어진 기간만큼이나 애절하다. 천추태후의 이미지는 오랜 만에 모습을 드러낸 채시라를 더욱 강한 인상으로 변모시켰다.

천추태후와 갈등을 겪는 문화황후 역의 문정희 역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끈다. SBS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당당하고 직설적인 남유희의 모습을 보여준 그녀는, 자신이 기른 아들이 친모에게 넘어갈까 노심초사하며 천추태후를 견제하는 문화황후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온화한 성품과 강한 모성애를 지닌 문화황후와 카리스마 넘치는 천추태후의 갈등구도는 갈수록 긴장감을 더하며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채시라와 문정희의 연기대결은 드라마의 백미라 할 수 있다.

헌정황후 역을 맡은 신애의 변화도 관심거리. 신애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각인된 이미지를 벗고, 한 남자만을 사랑하는 순애보이자 왕후의 분위기를 한껏 내뿜는 신비로운 이미지로 변모했다.

알렉스의 여자에서 우아한 왕후로 변신에 성공한 그녀는 벌써부터 화장품 CF가 밀려들 정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물론 최재성, 김호진, 김석훈 등 많은 남자 연기자들의 활약도 볼만하지만, 여성파워가 워낙 강해 빛을 보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만큼 여성들의 섬세하고 미묘한 연기대결은 드라마 <천추태후>의 뼈대라 할 수 있다.

드라마 <천추태후>는 왕후의 역사를 그리고 있는 만큼 여자 배우들의 영향력이 크다. 따라서 배우들의 연기 변신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도 높다. 특히 채시라는 강한 모성애와 남자와 같은 카리스마로 한층 업그레이드 된 연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 펼쳐질 천추태후와 강조, 김치양 사이에서 형성되는 삼각관계도 재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천추태후>가 여성들의 알력다툼과 사랑 그리고 질투가 스펙터클한 전쟁 장면과 만나 사극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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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온 일지매는 원작의 힘과 독특한 스타일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한자리 숫자를 기록하고야 말았다. 저조한 시청률이 의미하는 바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포멧과 여러 새로운 시도들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한 점도 있고, 지지부진한 스토리의 전개나 SBS 일지매의 돌풍이 너무 큰 탓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중에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일지매를 들고 싶다.

주인공 같지 않은 주인공


돌아온 일지매의 일지매 역을 맡은 정일우는 주인공 같지가 않다. 큰 틀을 생각한다는 황인뢰 감독의 스타일 때문일까? 예전에 웅크린 감자님이 쓴 글에서 정일우가 꼭두각시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보면서 느끼는 것은 큰 틀보다는 꼭두각시의 이미지이다. 정일우의 연기력을 큰 틀로 넣어버려 배우의 지명도에 상관없이 드라마를 이끌어간다기 보다는 큰 틀은 그저 꼭두각시 인형에 붙어있는 실과 나무로 밖에 안보이고,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더 받는 것 같다. 이런 느낌을 받는데에는 익숙하지 않은 생소한 포맷 때문일 것이다. 생소하기에 더욱 단점이 부각되어 보일 수도 있고, 어색해 보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말 안하는 일지매의 모습에 신비한 느낌을 받기보다는 답답한 느낌이 더 많이 들고, 액션 장면조차 와이어에 묶여다니는 것이 꼭두각시의 모습으로 비춰진다. 주인공이라면 좀 더 주인공답게 부각되고, 드라마를 이끌어 나가는 카리스마를 보여주면 좋을텐데 말이다. 핸콕처럼 괴력을 가지고 있는 평범한 영웅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도 같다. 하지만 돌아온 일지매에서 일지매는 햄릿같은 답답한 영웅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 아쉽다.

희노애락의 절제?

정일우의 연기를 보고 있자면 참 답답하다. 무언가 절제된 듯한 느낌의 연기이지만, 꽉 막힌 듯한 느낌도 받는다. 어느 기사에서 정일우가 말하길 황인뢰 감독이 자기 안의 정일우를 드러내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하는데 그런 점이 더욱 연기를 방해하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가장 좋았던 장면은 달이가 참수형에 당하고 분을 못이긴 일지매가 시장 바닥을 돌며 보이는데로 부시고 때리며 분을 풀었던 장면이었다.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폭주해버리는 모습이 더욱 인간다운 영웅이 아닐까 싶다. 정일우 또한 연기하기가 더욱 편했지 않았을까 싶다. 스토리상의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지금처럼 억제된 감정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답답하게만 느끼게 한다.

절제와 억제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감정 이입이 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안되기 때문에 더욱 답답하다. SBS의 일지매와 어쩔 수 없이 비교하자면, 이준기의 경우는 억울함에 대해 자신의 애드립과 연기력을 일지매에 풀어내어 희노애락이 분명한 캐릭터를 만들었다. 사람들은 일지매에 몰입할 수 있었고, 때론 그것을 이준기와 착각을 할 정도였다. 이준기를 사랑하는 팬들은 자연스럽게 일지매를 사랑하게 되었고, 일지매에 몰입되었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준기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나도 후자 중 한명에 속한다.

자신의 감정에 좀 더 확실하고 솔직하여 답답함보다는 긴장감을 더욱 이끌어내는 돌아온 일지매가 되었으면 좋겠다. 정일우만의 일지매를 보여줄 수는 없는 것일까? 정일우라는 배우를 통해 일지매를 아는 것도 좋지만, 동시에 일지매를 통해 정일우라는 배우를 알게 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비록 한자리 숫자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난 일지매를 매우 재미있게 보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돌아온 일지매가 다른 쟁쟁한 수목드라마 못지 않은 시청률도 가져오리라 기대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긴장감이 없이 지루하게 엮어나간다면 기존에 있던 애청자들도 떨어져나가지 않을까 우려된다. 돌아온 일지매라는 제목처럼 일지매가 좀 더 존재감을 가지고, 카리스마있게 드라마를 이끌어 나갔으면 좋겠다. 다시 약진하게 될 돌아온 일지매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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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과 아벨>의 재미가 남다른 것 같다. 의학드라마인 것 같은데 액션과 스릴러, 약간의 공포와 괴기스러움까지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뇌 의학이라는 생소한 분야는 충분히 자극적임에도 불구하고 의학이라는 명분으로 잘 포장되어 가감없는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머리에 총을 맞고 피가 분출되며 사막에서 쓰러지는 소지섭의 모습은 의학 드라마가 아니었다면 너무도 충격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뇌 수술을 위해 드릴로 머리를 뚫고 칼로 째는 모습은 다른 신체부위보다 유독 잔인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어려운 의학 용어를 쏟아내면 해결이 된다. 의학이니까 말이다. <카인과 아벨>은 이런 의학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꼭 의학적인 내용만이 아닌 납치와 전투, 사랑과 복수를 모두 보여주려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장르는 주인공 4명에 의해 다른 색으로 보여지고 있다. 각기 다른 주인공 4명의 4가지 색을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1. 액션 소지섭

<총 맞은 것처럼>이란 백지영의 노래처럼 소지섭은 정말 머리에 총을 맞았다. 머리에 한방, 허리에 한방. 잘 나가던 착하고 사랑스러운 소지섭은 가족의 야욕으로 인해 사지로 내몰리게 된다. 그리고 사막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된다. 하지만 총 맞은 머리는 기억을 잃게 만들었고, 그는 탈북 용사들과 한패가 되어 북한 군대에 맞서 게릴라전을 수행한다.

5명이 전부인 탈북 게릴라는 마약을 판매하여 남한으로 들어오려 북한의 추적을 피하고 때로는 맞서 싸우기도 한다. 소지섭은 북한 추격자들을 유인하는 미끼로 활용되고 그 때부터 화려한 전쟁신이 펼쳐진다. 미리 모래 속에 숨겨두었던 수류탄으로 기선제압을 한 후 모래 속에 숨어있던 게릴라가 등뒤에서 사격을 하기도 한다. 인정 사정없는 사투가 일어나고 그 와중에 소지섭은 적군을 살리려 인공호흡을 시도한다.

덥수룩한 수염과 날카로운 눈매의 소지섭은 이제 기억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날 것이고, 그 기억의 저편에는 불타는 복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의술로든 액션으로든 자신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형과 어머니에게 복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2. 의학 신현준

소지섭의 형이자 아버지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는 야욕 많은 의사로 나오는 신현준은 존스홉킨스를 나온 수재이다. 뇌 수술에는 독보적인 존재가 되어가고 있는 신현준은 온갖 수술을 도맞아 하고 있다. 신현준 대사의 80%는 알아들을 수 없는 의학 용어인 것 같다. 한 문장안에 3,4개의 의학용어가 들어가다보니 자막도 쉴세없이 넘어간다. 그나마 빠르게 지나가는 의학용어의 설명을 보면 설명 조차 이해가 안되는 것들도 있으니 문맥상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기 일 수 이다.

덕분에 신현준의 이미지는 더욱 유식한 의사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럼으로 그가 보여주는 뇌수술 장면은 잔인하다고 생각하면 안되고, 사람을 살리는 신성한 과정으로 보게 만드는 것이다. 날나리 양아치가 사람의 머리를 쪼개는 것과 알 수 없는 전문용어를 남발하는 의사가 머리를 쪼개는 것은 천지차이인 것이다.

뇌 지도를 완성시키겠다는 그의 의학적 욕심을 앞으로도 많은 뇌 수술 장면을 보여주겠다는 것으로 들린다. 하지만 동생인 소지섭이 그를 능가하는 의학 기술을 가지고 있기에 소지섭의 복수나 신현준의 의학적 컴플렉스에 의한 복수가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 평소에 약을 많이 챙기고 다녀 약사라는 별명이 붙은 신현준에게 이번 역할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을 것 같다.

3. 하트 채정안

소지섭과 신현준 사이의 하트 그 자체인 채정안은 어릴 적부터 심장병을 앓는다. 그리고 신현준과 소지섭의 사랑을 받게 되고, 그들이 의사로 진로를 정하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어릴 적부터 삼각관계를 유지해오다 신현준과 사랑을 하게 되지만, 신현준은 간질을 치료하기 위해 무작정 떠나버리고 만다. 그리고 그 빈 자리를 소지섭에 채워주게 되어 사랑을 고백하게 되지만, 결국 소지섭도 납치되어 떠나버리게 되고 만다.

다시 소지섭의 빈자리를 채우려는 신현준. 신현준은 채정안이 싫어서 떠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현준의 간질이 알려진다면 채정안은 다시 신현준에게 자신의 하트를 넘겨줄 지도 모른다. 또한 죽은 줄만 알았던 소지섭이 기억을 상실한 체 돌아오게 되면 다시 삼각관계로 빠져들게 되고, 가까스로 사랑을 되찾은 신현준은 안절부절하지 못하며 자신의 사랑을 빼앗기지 않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 같다.

소지섭의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본래 성격은 다시 채정안의 마음을 흔들어놓을지도 모른다. 또한 한지민의 등장으로 소지섭은 채정안과 한지민 사이에서 행복한 비명을 지를지도 모른다. <카인과 아벨>에서 카인과 아벨인 신현준과 소지섭을 묶어줄 혹은 더 멀어지게 만들 위치에 있는 채정안은 성경에 나오는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에서 카인이 아벨을 죽이게 만든 것이 하나님의 사랑 혹인 인정이었던 것처럼 그 하나님의 사랑 혹은 인정을 대신하는 역할인 것 같다

3. 북한 한지민

많이 연습한 것 같지만 약간 어설픈 중국어와 많이 연습한 것 같지만 매우 어슬픈 북한 사투리는 한지민을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번 오영지 역할을 보면서 한지민과 신이가 교차되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한다.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일만큼 연기를 잘한다는 뜻으로 해셕해주기 바란다.

한지민은 소지섭이 몸담고 있는 북한 게릴라의 수장이자, 북한의 엘리트 동지의 친동생이다. 북한의 추격을 받으며 근근히 돈을 모아 남한으로 오려는 그녀의 모습은 실제 우리의 무관심속에 있던 탈북자들의 생사고락을 보는 듯 하여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매 순간 쫒기듯 살아가야 하는 그들의 삶과 지금도 위조 여권을 만들어 밀항선으로 들어오는 그들을 떠올리게 하는 것 같다.

한지민은 결국 남한으로 오게 될 것 같고, 거기서 다시 소지섭을 만나게 될 것 같다. 소지섭의 기억을 더듬어줄 사람으로 더불어 사랑까지 꽃피우게 될 그 둘의 만남이 기대된다. 그리고 채정안과의 새로운 삼각관계를 만들어 섹시한 채정안과 귀여운 한지민의 매력 대결도 기대된다.


<카인과 아벨>의 시청률은 아직 상승세를 타고 있지는 못하지만, 기대가 되는 드라마이다. 많은 제작비는 차지하고라도 4인 4색의 복잡한 스토리는 새로운 완성도를 가져다 줄 것 같기 때문이다. 잘못하면 여러 모습을 보여주려다 산으로 갈 수도 있지만, 4인 4색을 잘 엮어 하나의 스토리로 엮는다면 대작의 느낌을 가져다 주지 않을까 싶다. 오랜만에 소지섭의 연기를 볼 수 있어서 반갑고, 채정안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서 더욱 반가운 <카인과 아벨>의 멋진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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