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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온 일지매를 일컬어 돌지매라 부르는 것 같다. 어감은 별로 안좋지만, 이준기의 일지매와는 확실히 차별화를 둘 수 있는 제목인 것 같다. 돌지매가 파격적인 구성으로 시작하여 차별화를 꾀하였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생소하여 적응하기 불편한 드라마일 뿐이었다. 하지만 돌지매는 드라마 공식에 얽메인 요즘 막장드라마에 경종을 쳐 주는 잘 만든 드라마이다. 생소하고 어색해서 그럴 뿐, 익숙해지면 매우 재미있는 드라마인데 익숙해지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걸릴 뿐인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승부수를 띄워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카인과 아벨의 시작으로 인해 돌지매는 위기의 기로에 서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목드라마에 강자가 없었지만, 이제 카인과 아벨의 등장으로 인해 돌지매는 약간의 긴장을 해야 할 것 같다. 카인과 아벨은 소지섭의 브랜드 파워와 자극적인 뇌 수술 장면, 희소성 있는 배경등으로 초반에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카인과 아벨은 독특한 의학드라마로 돌지매와 충분히 비견될 수 있을만큼 잘 만들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돌지매는 이제 가지고 있는 히든카드를 던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그 승부수는 과연 무엇일까? 여러 카드가 있겠지만, 돌지매를 애청하는 시청자로서 돌지매의 강점을 한 번 살펴보고자 한다.

1. 일지매의 활약

줄거리가 너무 길었다. 일지매를 슈퍼맨으로 만들기 위한 여정이 너무 길었던 것이다. 일지매가 중국, 한국, 일본을 거치며 온갖 무술을 익히는 과정을 좀 더 길게 만들었다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았지만, 우선 그 부분은 짤막한 애피소드 쯤으로 해서 넘어갔기에 슈퍼맨이 되고 나서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구자명과 월희에 관한 스토리로 인해 일지매의 활약은 계속 늦춰지고 있다.

이제 익힐 무술도 다 익혔고, 구자명과 협력할 명분도 확실히 생겼고, 월희와도 어느 정도 애정을 잘 보여주었으니 일지매의 무차별적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일지매가 재미있는 이유는 러브라인도, 원수를 갚는 것도 아닌 탐관오리들을 보기 좋게 골탕 먹이고 소탕하는 장면일 것이다.

특히나 요즘같이 시국이 불안한 상태에 정부에 대한 불신까지 커진 시점에서 일지매의 활약은 사람들에게 더욱 공감대를 형성시켜 주고 감정이입을 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배운 모든 무술을 다 보여주며 일지매가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카인과 아벨의 초반 러쉬를 방어함과 동시에 일지매의 재미를 더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 책녀와 배선달


초반부터 문제가 되었던 책녀는 돌지매가 어색한 가장 큰 이유였다. 다큐멘터리의 나레이션처럼 은은한 목소리로 깔렸던 책녀는 가끔 엉뚱한 말로 다큐의 그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책녀의 시도는 매우 참신하고 새로운 모습인 것 같다. 사극이나 다큐의 나레이션과 같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 차이를 뉴스의 자막과 예능 프로그램의 자막의 차이라 말하고 싶다.

뉴스의 자막은 내용을 함축해서 차분하게 말해주지만, 예능의 자막은 피디의 말을, 혹은 시청자의 말을 재미있게 구성하여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한 예능에서 이런 자막 신공은 큰 파란을 가져왔으며 그 효과는 매우 뛰어나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요소이기도 하다.

돌지매의 책녀는 이런 예능 자막의 드라마판이라 생각한다. 드라마에 직접 자막을 넣을 수 없기에 전지적 작가시점에서 PD의 생각 혹은 작가의 생각이 들어간 책녀의 목소리는 분명 새롭고 충분히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배선달의 역할은 일지매 주위를 돌아다니며 그의 행보를 기록하는 역할이다. 즉 3인칭 관찰적 시점으로 극 중에서 일지매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면서 그 상황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는 책녀와 함께 돌지매를 매우 입체적인 구조를 띄게 만들어 준다.

지금까지 드라마를 한쪽면에서만 보게 하였다면 책녀와 배선달은 위에서 옆에서 보게 만듦으로 시청자에게 3차원적 드라마를 즐길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이런 책녀와 배선달의 역할을 십분 활용한다면 다른 드라마와 차별화를 둠과 동시에 시청자에게 더 큰 재미를 불어넣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3. 정일우의 활약

일지매의 활약과는 또 다르게 정일우의 활약이 있었으면 좋겠다. 황인뢰 감독의 스타일이 전체의 틀을 강조한다고 해도 정일우는 드라마의 주인공이지 꼭두각시가 아니다. 사람들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기 마련이고, 이준기의 일지매가 약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도 시청자들이 심하게 이준기에 몰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일우는 차분한 미소 외에는 딱히 지금까지 보여준 것이 없다. 무술도 얼굴을 가리고 하기에 스턴트맨이 했을테고, 몇마디 없는 대사에 침묵이 여백의 미를 장식하듯 일지매로서 정일우의 인간적인 모습이 너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정일우의 연기력이 그렇게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꾸 연기를 해야 느는 것이 아니겠는가. 좀 더 밝고 슬프고, 화나고 기쁜 감정의 표현을 하며 농담도 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려나가야 일지매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전체적인 틀을 통해 신인들만 가져다 놓아도 드라마가 완성될 수 있게 만드는 힘은 훌륭하다 생각하지만, 너무 부각되지 않는 주인공을 보고 있으니 드라마도 무미건조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카인과 아벨은 벌써 소지섭의 사막 연기 한장면으로 인해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고, 시청자들의 강한 신뢰를 얻고 있다. 이제 정일우도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돌지매는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만화를 그대로 드라마에 옮겨놓은 듯한 재미를 주는 잘 만든 드라마이다. 이런 드라마가 그냥 묻히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분발하여 '카인과 아벨'과 함께 수목드라마를 견인해 나갔으면 한다. 카인과 아벨이 무섭게 추격해오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제는 어떤 카드이든 가지고 있는 히든카드가 있다면 꺼내어 승부수를 펼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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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비밀. 진부하지만 언제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드라마 공식이다. 하지만 출생의 비밀처럼 재미있는 것 또한 없는 것 같다. 모든 구성원들에게 극적 반전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에덴의 동쪽은 출생의 비밀을 철저하게 활용하고 있다. 동욱과 명훈의 엇갈린 운명과 그로 인한 복수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 복수는 아이러니하게 복수를 품은 사람들은 모두 복수를 할 수 없게 된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성경의 말이 말도 안되는 것 같은 상황처럼 보여지지만 결국 어쩔 수 없이 원수를 사랑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복수가 낳게 되는 비극적 상황에 대한 해결책도 용서와 사랑밖에 없음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복수자 1. 이동철 가족


이기철의 가족들은 자신의 가장을 땅 속에 파묻어 죽인 신태환을 증오하고 복수를 위해 일평생을 받친다. 이동철은 동생을 위해 죽음을 불사하고, 이동욱은 검사가 되기 위해 모진고초를 겪는다. 양춘희 여사도 평생을 남편의 복수를 하려는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게 된다. 모든 가족들이 신태환을 복수 상대로 삼고 증오와 분노를 다스리며 철저한 복수를 위해 헌신한다.

그 중에서도 복수의 핵심인 이동욱을 검사로 만들기 위해 온 전력일 기울이지만, 결국 이동욱은 자신의 편이 아닌 원수 신태환의 핏줄임이 밝혀진다.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매우 난감하게 되었다. 가장 아끼고 믿었던 그들의 창이 원수의 창이었기 때문이다. 만날 씹어먹어도 시원찮을 놈이라 불렀던 자가 바로 자신이 가장 사랑하고 의지했던 자임을 알게 된 순간 큰 혼란이 일어난다. 심지어 양춘희 여사는 정신이 나가기까지 한다.

이제 이동철 가족은 이동욱에 대한 고민 외에 또 다른 고민에 빠지게 된다. 바로 신명훈에 대한 입장이다. 실제 핏줄인 신명훈은 자신의 선택이 아닌 타의적으로 원수의 집에서 살게 되고 자신의 가족을 학대하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간 아무리 잘못을 했다 하더라도 신명훈의 선택이 아니었기에 가족들은 신명훈을 비난할 수 만은 없다. 그리고 원수의 손 아래서 자란 자신의 자녀를 계속 원수의 자식으로 삼고 복수를 할 수는 없다.

신명훈에 대한 사랑과 이동욱에 대한 사랑을 모두 가져가야 하는 이동철 가족의 운명은 복수를 품고 평생을 살아왔지만 결국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사랑과 용서를 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복수자 2. 레베카

신태환은 레베카의 뱃속의 아이를 산 채로 꺼내 죽인다. 당시 유미애 간호사였던 레베카는 자신의 첫사랑이자 자신의 아기를 죽인 신태환에게 사랑보다 더 한 분노를 갖게 된다. 그리고 신태환의 아들 이동욱과, 이기철의 아들 신명훈을 신생아 때 바꿔치기를 한다. 신태환의 파멸을 위해 복수의 칼날을 다듬은 레베카는 복수라 생각하고 했지만 결국 그 결과는 자신에게 분노하는 사람들만 만들어내게 된다.

이동욱의 식구들에게 또 다른 원수가 되어버렸고, 신태환의 식구들에게도 원수가 되어버렸다. 신태환이 아파하길 바랬지만, 정작에 고통받는 사람은 이동욱의 가족들이 되어버렸다. 레베카의 복수는 결국 또 다른 복수를 낳게 되었고, 레베카 자신도 자신의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받지 못한 체 신태환과 똑같은 취급을 받게 되었다

복수자 3. 지현

이동욱을 열렬히 사랑했던 지현. 그녀는 동욱을 사랑하지만 신태환에 대한 복수를 열망하던 양춘희 여사의 반대로 인해 그럴 수 없게 되었다. 국경도 없는 사랑을 막아버린 양춘희 여사에 대한 복수를 품고 살았던 지현은 그 이후로 180도 변해버리게 된다. 결국 신명훈과 강제로 결혼을 하게 되고 양춘희에 대한 복수심으로 신태환의 자손을 낳고 태성 그룹의 중추적인 역할을 함으로 신태환에게 힘을 실어주게 된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아들이 신태환의 손자가 아닌 이기철의 손자임을 알게 되고, 자신이 신태환의 며느리가 아닌 양춘희 여사의 며느리임을 알게 된다. 복수의 대상이었던 양춘희 여사의 집안에 속하게 된 지현은 자신이 끔찍히 아끼는 아들 조차 원수의 집안 혈육이 되었으니 아들을 위해서라도 용서하고 사랑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에덴의 동쪽에는 한가지 히딘카드가 있는 듯 하다.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어제의 예고편에서 지현이 가지고 있는 출생의 비밀을 암시하는 듯한 멘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어머니를 아냐고 신태환에게 묻는 모습이 나왔는데 아마도 지현의 아버지가 신태환이 아닐까 싶다. 지현의 어머니는 초반부에 나왔었다. 어디에선가 아이를 임신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지현의 어머니는 철도원인 할아버지의 집에서 자라나게 되고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나오지 않았었다.

태성 그룹을 신태환의 절대적 신임을 받으며 일으켜온 지현은 신태환이 가장 좋아하기도 하고, 이동욱을 열렬히 사랑하기도 했다. 만약 지현이 신태환의 딸이라면 상황은 더욱 재미있게 흐른다. 지현은 악의 축인 신태환의 자손이고, 명훈은 선의 축인 이기철의 자손이다. 그리고 그 둘이 결혼하여 자녀인 태호를 낳게 된다. 악과 선의 만남인 태호는 평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래서 악의 축 신태환조차 태호를 보면 평안해지곤 한다. 태호를 중심으로 복수는 사랑과 용서로 변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 에덴의 동쪽이 아닌가 싶다.

4회를 연장한 에덴의 동쪽이 앞으로 어떤 내용을 더 담아낼지 모르겠지만, 복잡한 가족사와 출생의 비밀로 복수와 사랑을 엮어가는 모습이 흥미진진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에덴의 동쪽이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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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매가 돌아왔다. 방송이 되기 수개월전부터 이슈가 되었던 일지매는 SBS의 일지매가 시작할 당시부터 비교의 대상이 되고는 했다. 지금까지는 일지매하면 이준기였지만, 돌아온 일지매가 그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이준기의 일지매는 일지매 열풍을 몰고 왔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게 되었다. 더불어 나온 쇠돌이 같은 조연들도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다.

판권과 배우와 연출 등 무엇하나 빠지지 않는 돌아온 일지매가 SBS 일지매의 열풍을 이어갈지, 그리고 그 아성을 깰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주인공 또한 이승기에서 정일우로 바뀌고, 11월 방영 예정이었던 것도 1월로 바뀔 정도로 우여곡절이 많았던 돌아온 일지매는 예상과 다르게 SBS의 일지매와는 매우 상이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고우영 화백의 판권과 황인뢰 감독의 연출력만 해도 많은 이슈를 불러일으켰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듯 싶었나보다. SBS의 일지매와는 다른 차별화를 둠으로 다시 일지매 열풍을 몰고 올 것만 같은 돌아온 일지매는 파격과 신선 그 자체였다. 불편했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그것이 불편한 것은 익숙치 않아서이지 않을까? 이제 시작을 했기에 지켜보아야겠지만, 1회를 보고 느낀 점은 매우 풍부하였다. 무엇이 달랐는지 차별화된 점을 짚어보도록 하자.

1. 돌아온 일지매

역시 처음부터 눈에 띄였던 것은 일지매라는 원작의 제목을 버리고 "돌아온"이란 단어를 앞에 붙인 것이다.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도 "일지매"는 SBS의 일지매로 연결되고, "돌아온"을 붙여야 MBC의 일지매로 연결된다. 단지 단어하나를 붙였을 뿐인데 기존의 일지매와는 차별화를 확실히 두게 된 것 같다.

우선 "돌아온"이란 단어를 통해 기존의 일지매를 과거속에 묻어둔다. SBS의 일지매는 과거의 일지매과 다시 돌아온 일지매에 대해 논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다름을 나타낸다. "돌아온"이란 것에서 기존의 것에서 다름만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이란 의미도 느낄 수 있다. 업데이트되어 돌아온 이란 뜻만 같은 "돌아온"이란 단어는 어찌보면 일지매에 있어서 가장 큰 차별화가 아닌가 싶다.

사전적 의미의 "돌아오다"는 "원래 있었던 곳으로 다시 오는 상태가 되다", "본래의 상태로 회복되다"라는 뜻이다. 즉, 원래 있었던 것이 잠시 외도를 했다가 원래의 자리로 돌아온 경우를 뜻한다. 예를 들어보면 이해가 쉽다. "돌아온 탕자", "돌아온 백구", "돌아온 슈퍼맨" 기존의 탕자, 백구, 슈퍼맨이 잠시 방황을 했다가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기에 "돌아온"이란 단어는 적어도 그 전의 것보다는 나은 것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기존의 것으로 돌아온 것이지만, 그 사이에 안좋게 외도를 했기에 기존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만 해도 업그레이드의 뜻이 내포되어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맞춰보면 고우영 화백의 "일지매"가 방황을 하다 다시 원래의 명성과 모습으로 "돌아온"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돌아온"이란 단어는 일지매와 운율의 부분에 있어서도 3-3으로 발음하기도 매우 리듬감이 있어서 친숙하고 편안한 느낌이다. "돌아온 일지매"는 그 제목부터 기존의 일지매와는 큰 차별화를 두고 있고, 앞으로 불리게 될 일지매는 기존의 일지매보다 "더 나은"이란 뜻으로 "돌아온 일지매"가 되지 않을까 싶다.

2. 내레이션

내레이션은 매우 파격적이었다. 가끔 역사적 상황이나 배경을 설명하는 의미로 사극에서 내레이션이 사용되었지만, 돌아온 일지매에서 보여주었던 내레이션은 기존의 내레이션과는 매우 다른 역할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다큐에서 자주 사용되는 내레이션이 우리에게 익숙한 나레이션일 것이다. 해설자의 입장을 고수하던 내레이션은 돌아온 일지매에서는 전지적 작가 시점을 강조함으로 딱딱하고 지루한 설명이 아닌 적극적이고 대화를 시도하는 내레이션을 도입했다.

매우 창의적인 시도가 아니었나 싶다. 명품 목소리 김상현 성우의 내레이션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신뢰감과 편안함을 가져다 주었고, 지루한 내레이션이 아니라 시청자와 대화를 시도하는 독특한 내레이션은 때로는 웃음을 가져다 주기도 했다. 상황을 설명해주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글씨를 읽어주기도 하고, 인물의 심리상태나 배경을 이야기하기도 하여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들게 만들어준다. 시청자와의 대화는 소통이라는 의미에서 더욱 신선하고 가깝게 다가온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자막이 인기이다. 자막의 퀄러티에 따라 예능의 재미가 판가름나기도 한다. 무한도전의 유앤미 특집은 김태호 피디의 자막력이 얼마나 대단하지를 나타내주는 계기였기도 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돌아온 일지매에서 내레이션은 예능의 자막과 같은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시청자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PD의 의도를 전달하기 위해 넣은 자막처럼, 내레이션도 감독이나 작가의 의도를 전달하기 위해, 혹은 더 감칠맛나게 볼 수 있도록 이끄는 장치가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3. 퓨전 사극

기존에도 퓨전 사극이 많이 시도되었지만, 돌아온 일지매는 퓨전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않았나 싶다. 원작을 각색한 것이기에 원작의 깊이와 각색의 흥미를 더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현대와 과거를 섞은 퓨전은 아예 현대와 과거를 같이 보여주고 있다.

첫 시작 장면에 첨단 장비를 가지고 빌딩 사이를 날아다니는 일지매를 보고 매우 깜짝 놀랐다. 밑밥은 사극으로 던져놓고, 실제로는 현대극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파격적인 스타트였기 때문이다 보통은 어릴적 모습부터 시작하지는데 일지매는 거꾸로 짚어가는 스토리나 현대와 과거를 왔다 갔다하는 통사적 구조는 매우 신선하고 파격적이었다.

현대의 첨단 카메라로 기록하는 모습과 과거의 붓과 종이로 기록하던 모습도 흥미로웠고, 일지매의 시대를 오가는 모습 또한 재미있었다. 사극의 시각에 한정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이어줌으로 진정한 퓨전을 시도하고 있지 않나 싶다. 나중에 타이머신 이런 것만 안나온다면 정말 재미있는 스토리가 만들어질 것 같다.

돌아온 일지매를 본 소감은 파격과 신선, 그 자체였다. 위의 3가지 차별점 외에도 기존의 일지매와는 많은 차별화를 두고 있는 것 같다. 그만큼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아닌가 싶다. 야심차게 돌아온 일지매가 다시 한번 이 시대에 일지매 열풍을 불러일으켰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혼란하고 폭정으로 억압된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이 일지매같은 영웅이 아니겠는가? 자신의 결핍을 민중들의 고통과 열망으로 채워냈던 인간적 영웅 일지매이기에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앞으로 펼쳐질 돌아온 일지매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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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출발한 MBC 월화드라마 < 에덴의 동쪽 > 이 어느덧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당초 50부작으로 기획됐던 < 에덴의 동쪽 > 은 4회를 연장해 54회를 끝으로 막을 내릴 예정이다.

신태환 회장만 모르고 있는 출생의 비밀은 후반부에 본격적으로 다루게 된다. 비밀을 알게 될 신태환 회장의 반응과 각 캐릭터의 이해관계는 벌써부터 시청자들로 하여금 기대를 품게 한다.

< 에덴의 동쪽 > 은 신태환 회장과 동욱의 관계, 동철과 명훈의 관계, 신태환 처벌여부 등 결말을 향할수록 더욱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자극적이고 황당한 스토리 ´막장 드라마 탄생?´

< 에덴의 동쪽 > 은 그 출발부터 범상치 않았다.
MBC 는 제작보고회를 비롯해 여러 이벤트 및 홍보 활동에 공을 들였고, ´스페셜 방송´ 또한 2회분을 연속 방송하는 파격을 보였다. 엄청난 제작비와 톱스타가 대거 투입된 < 에덴의 동쪽 > 은 방송 전부터 연일 언론을 통해 이슈를 만들어냈다.

출발은 성공적이었다. 첫 방송부터 높은 시청률로 호평을 받았고, 아역들의 빛나는 연기력으로 많은 기대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성인 연기자들이 본격적으로 투입되면서 시청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했다.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 때문에 ´발연기´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으며 내용은 점점 자극적이고, 황당한 이야기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조직 폭력배 수십 명을 간단히 물리치고, 야쿠자와 삼합회 같은 국제적 폭력조직의 형님이 되는 등 자극적이고 황당한 스토리가 이어지자 시청자들은 ´막장드라마´라며 비아냥거렸다.

스토리가 기획 의도와 달리 변질되자 연기자들의 불만도 폭발하면서 이다해 하차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드라마는 많은 구설수로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 꽃보다 남자 > 급부상…막판 스퍼트 가능할까?

후반부로 들어선 < 에덴의 동쪽 > 은 출생의 비밀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막판 스퍼트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 에덴의 동쪽 > 이 끝까지 힘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KBS 월화드라마 < 꽃보다 남자 > 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그 동안 < 그들이 사는 세상 > , < 타짜 > , < 연애결혼 > , < 떼루아 > 등 경쟁 드라마들은 < 에덴의 동쪽 > 의 그늘에 가려 큰 빛을 보지 못했다.

특히 < 그들이 사는 세상 > 은 훌륭한 연기와 연출, 스토리를 가진 수작임에도 불구, 빛을 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F4를 앞세운 < 꽃보다 남자 > 는 드라마의 작품성과는 관계없이 < 에덴의 동쪽 > 의 아성을 조금씩 무너뜨리고 있다.

실제로, < 에덴의 동쪽 > 은 꾸준히 3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최근 < 꽃보다 남자 > 의 돌풍에 부딪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 에덴의 동쪽 > 이 시청자의 충성도가 비교적 높은 드라마라는 점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출생의 비밀이 모두 밝혀지면서 흥미를 더한다면 기존의 시청자들은 충분히 붙잡을 수 있다는 것.

어쨌든 < 에덴의 동쪽 > 이 안팎에서 불어 닥친 위기를 극복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려면 좀 더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와 성숙된 연기가 우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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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드라마의 야심작 천추태후가 기대된다. 1,2회에서 채시라가 괴성을 지르며 나와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곧 3회부터 아역으로 바뀌며 천추태후가 보여주었던 처음의 무게감은 많이 가벼워졌다. 강조(최재성)의 창술 외에는 별 뚜렷한 액션이나 긴장감이 없었다.

스토리 전개를 위해 초반에 상황을 설명해야 하기에 긴장감은 약간 약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경종 최철호였다. 신들린 듯한 그의 연기는 경종의 종잡을 수 없는 괴팍한 성격과 그 안에 있는 여린 감성까지 잘 잡아내었다.

막장 드라마와 발연기가 판치는 요즘 드라마에 최철호의 경종 연기는 단물과 같이 달았다. 그의 광기 어린 철없는 행동들을 보면서 무슨 왕이 저럴까 싶었지만, 아버지에게 억울하게 죽은 어머니의 모습을 본 경종은 큰 상처를 받았을 것이고, 그 후로 그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가시처럼 괴팍한 성격으로 자신을 둘러싼 것임을 그의 연기를 보고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천추태후가 회임을 하자 모든 가시들을 걷어내고 본래 자신의 여린 마음을 보여 준 경종의 모습 또한 매우 신선하였고, 공감이 되었다. 이제 경종은 이번 주면 병으로 죽음을 맞이함으로 최철호의 연기도 이번 주까지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역들도 함께 이번 주까지 나오기 때문에 다음 주부터는 채시라가 그 바통을 넘겨받아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

채시라의 연기를 보고 처음에는 무척 어색했다. 채시라의 연기보다는 여자 무사의 이미지를 사극에서 좀처럼 접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갑옷을 입고 칼과 활로 기합을 넣으며 싸우는 채시라의 모습은 그녀가 왜 채시라인지 증명해주는 듯 했다. 어릴 적부터 남자 옷을 입고 화살 쏘기 대회에 나가고, 발해인들 돕기 위해 자신의 신분을 망각한 체 의리와 의협심을 앞세워 경종에게 죽임을 당할 뻔할 정도로 어떻게 보면 철이 없고, 어떻게 보면 용감하고 의지가 강한 천추태후의 모습을 잘 살려내고 있는 것 같다.

채시라의 표정과 행동 하나 하나가 그런 천추태후의 모습을 잘 담아내면서도 자신만의 캐릭터로 소화해내는 것을 보니 채시라의 연기력 또한 주인공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연기를 잘하다고 하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연기자가 실제 그 인물과 같다고 느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연기를 잘하는 악역의 경우 실제로 사람들에게 머리 끄댕이를 잡으시거나 욕을 듣기도 한다고 한다. 어떤 연기자들은 연기를 하다가 그 캐릭터에 자신을 너무 몰입시켜서 자신과 그 캐릭터를 혼돈하는 빙의의 상황까지 몰고가 그 휴유증을 심하게 겪기도 한다.

최철호와 채시라의 연기가 천추태후에 있어서 큰 존재감을 갖게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캐릭터를 자신의 것으로 잘 소화해 냈기 때문인 것 같다. 최철호는 실제로 경종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그 아픔이나 분노, 사랑 등의 감정이 대사로만이 아닌 감정과 얼굴 근육 하나 하나에서 느낄 수 있었다. 채시라 또한 여전사라는 생소한 이미지로 다가왔음에도 금새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채시라가 천추태후인 것처럼 느껴지도록 말이다.

천추태후의 앞으로 활약이 기대된다. 아직 아역이 나오는 부분인데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 다음 주부터 채시라 및 성인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전쟁신도 더욱 많아질 것이고, 권력의 구도도 더욱 긴장감이 넘치게 될 것 같다. 효과음에도 많이 신경을 쓴 천추태후가 펼칠 흥미진진한 전쟁신과 채시라를 필두로 김석훈, 최재성, 이덕화등의 성인 연기자들의 연기도 기대된다. 더욱이 오랜만에 신애의 모습도 볼 수 있어서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천추태후가 주말드라마의 전성기를 다시 열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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