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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호동의 은퇴 후 다양한 반응이 일어나고 있다. 예능판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강호동의 존재감은 컸다. TV가 왠지 허전하게 된 것 같은 느낌은 지울 수 없고, 특히 주말에는 그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 강심장, 무릎팍도사, 스타킹, 1박 2일 모두 강호동이 없는 상황에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되었고, 최대한 빨리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럼에도 예능은 강호동 없이도 잘 굴러가고 있다. 큰 조각이 하나 빠졌지만, 빈 자리에 물이 채워지듯 다시 채워진 후 언제 그랬냐는 듯 잘 돌아가게 될 것이다. 다만 그 빈자리를 누가 어떻게 채우냐는 것은 관심을 가져볼만 할 것 같아서 강호동의 후폭풍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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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사이익



강호동이 은퇴함으로 강호동에게 의존했던 프로그램들은 경쟁 프로그램에 뒤지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프로그램은 1박 2일이다. 일요일 밤의 왕좌는 십여년간 MBC의 일밤이었다. 이것을 처음으로 빼앗은 것은 바로 KBS. 일밤을 살리지 못한 이경규의 탓보단 KBS의 1박 2일이 워낙 잘 만들어졌고, 그에 대응할만한 프로그램이 없었을 뿐더러 과거의 영광에 휩쌓여 이경규와 김국진을 KBS의 신정환, 탁재훈과 트레이드를 한 것이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내었다. 이 후 일밤은 프로그램이 계속 바뀌면서 고전을 하게 되었고, 1박 2일은 승승장구를 하며 남자의 자격까지 궤도에 올려놓게 된다. 해피선데이는 일요일 밤의 강자 자리를 절대로 내주지 않았고, SBS와 MBC에서는 계속 새로운 프로그램을 내 놓게 되지만 1박 2일의 그늘에 가려질 뿐이었다.

하지만 강호동이 은퇴하게 되자 1박 2일은 서서히 말라가고 있다. 5명이 똘똘 뭉친다지만 구심점이 없는 1박 2일은 겉돌 뿐이다. 그만큼 강호동에게 너무 많이 의존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 기회는 MBC와 SBS에게 다시 돌아왔다. SBS의 런닝맨이냐, MBC의 바람에 실려와 나가수냐가 일요일 예능의 판도를 결정지을 것이다. 강호동 은퇴와 함께 런닝맨의 가파른 시청률 상승은 주목할만하다. 왕좌를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시청률 상승이라는 반사이익은 양사가 모두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화요일 밤 또한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강심장은 화요일 예능이라는 무주공산에 입성하여 1위를 기록하며 연예부 기자들에게 대량 떡밥주는 포맷으로 승승장구를 압도하고 있지만, 이제 이승기 원톱으로 가야 하고, 이는 화요일에 새로운 코너가 등장하면 바로 승부가 엇갈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승승장구 또한 시청률 상승이라는 반사이익을 얻게 되지 않을까 싶다. 

가장 큰 이득은 토요일 밤이 될 것 같다. 시청률을 위해 자극적인 소재와 조작 방송으로 물의를 일으키면서도 강호동의 네임벨류로 시청률만 쏙쏙 빼 먹던 스타킹에 강호동이 빠지게 되었으니 이는 그대로 무한도전의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무한도전이야 워낙 퀄러티가 높은 프로그램이고 한번 보면 매니아가 될 수 밖에 없는 프로그램이기에 신규 유입 시청자들의 의미는 매우 크다. 프로그램의 퀄러티에 시청률까지 얹어진다면 무한도전은 예능 전체의 왕좌를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미 레전드이긴 하지만 말이다. 

2. 새로운 예능 기대주
 


강호동을 이을 예능 기대주는 누가 될까? 당분간은 유재석 원톱으로 가겠지만, 그 자리를 채울 인물들은 반드시 나오게 될 것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김병만, 이수근, 붐, 박명수, 정형돈 정도라고 생각하지만 새로운 얼굴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개그콘서트를 보면 정말 유망주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기도 하고, 리얼 버라이어티에 맞는 개그맨들도 점차 많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이수근, 김병만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수근은 강라인에 편승함으로 자신만의 개그 스타일과 강호동에게 배운 MC 자질이 잘 섞여 있는데다 순발력이 좋아서 그 뒤를 이을 가능성이 높다. 예전에 있었던 불미스런 일로 인해 도덕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리스크를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워낙 언론의 속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 같다. 이수근보단 김병만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다.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고, 달인에서 보인 순발력과 노력은 MC로서도 충분히 자질이 있다고 생각된다. 

지켜볼만한 예능 기대주로서는 붐과 이승기가 있다. 붐은 최근 전역을 하고나서 예비역들에게 까임방지권을 얻었고, 많은 PD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웬만한 유명 프로그램에는 모두 출연하고 있는 중이고, 최근에는 라디오 영스트리트의 진행자까지 되었다. 아직은 감을 잡지 못하고 있고, 약간 거품인 것 같은 느낌도 있지만, 예전의 감을 찾는다면 차세대 MC로서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다만 붐은 요령을 많이 피워서 불안하긴 하다. 현역으로 가서 까임방지권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연예사병으로 포상휴가를 엄청 받아서 일반 사병보다 3배 휴가를 더 많이 나온 것이 최근 이슈가 되기도 했는데, 예비역들은 공감하겠지만, 이렇게 포상휴가를 자주 얻으려면 행정병을 구워 삶았거나 장교들에게 잘 보였다거나 했다는 것인데, 이로보다 저로보나 뺀질이 스타일임은 분명한 것 같다. 정석으로 가도 힘든 길에 요령을 피우다간 다시 예전의 붐으로 돌아갈지도 모르겠다.

붐과는 상반되어 보이는 이승기는 강호동에게 다이렉트로 MC의 기술에 대해 전수받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노래는 이선희에게 배웠어도 예능은 강호동에게 배웠다. 이승기의 진행 능력은 박명수나 정형돈보다도 매끄럽고 깔끔하다. 순발력도 강해졌고, 유머도 자신만의 색을 찾았다. 최근 1박 2일에서 김종민이나 엄태웅이 남긴 구멍을 대부분 이승기가 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직하고 성실한 이미지는 유재석과 비슷한 이미지를 갖는 MC로서 성장해 나갈 가능성이 엿보인다. 다만 이승기의 가장 큰 걸림돌은 군대이다. 군입대를 해야 할 나이가 이미 되었기 때문에 국민MC가 된다고 해도 그 임기는 짧을 것으로 예상된다. 

3. 강라인의 몰락


강호동에게 기대어 있는 예능인들이 꽤나 많이 있다.  황금어장의 유세윤과 올밴, 1박 2일의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 김종민, 스타킹의 붐등이 대표적인 강라인일 것이다. 우선 올밴과 김종민은 설자리가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유세윤 또한 재능이 아쉽지만 딱히 설 자리가 없다. 건방진 컨셉은 최강이지만, 비슷한 컨셉의 개그맨들이 꽤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수근,은지원, 이승기, 붐은 각자 제 살 길을 찾을 것이고, 강라인을 타기 전에 이미 가수로서 많은 팬들을 사로 잡고 있는 이승기는 강라인으로 타격보단 이득을 보는 케이스인 것 같다. 강심장도 이승가 단독으로 가게 되었으니 말이다. 

강호동의 은퇴는 강라인을 해체 시켰고, 결국 유라인을 강화시키는 결과로 나오게 되었다. 앞으론 강라인보다는 하하나 정형돈, 박명수, 노홍철, 게리, 길, 광수(광수는 배우인데 왜 개그맨 같을까...)같은 유라인이 득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강호동의 세금 탈루 의혹, 잠정 은퇴 선언, 평창 땅 투기 의혹은 3연타로 강호동을 완전히 골로 보내버렸다. 세상 일이라는 것이 다 그렇긴 하지만, 언론은 정말 무서운 것 같다. 이미 중국이나 일본등 동남아에선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며 한류의 한축을 담당했던 국민MC 강호동이 한순간에 이렇게까지 몰락할 수 있다니 말이다. 잠정 은퇴라는 최후의 카드로 인해 강호동이 다시 살아나는가 했더니 평창 땅 투기 의혹으로 강호동은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 이는 평창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그 순간까지도 계속 이슈가 되지 않을까 싶다. 거래 제한 구역으로 묶여 팔지도 못하게 되어있고, 2만여 평방미터의 땅을 투자의 목적으로 샀다고 하는데 그 땅에 공장을 세우거나 농사를 짓거나 목장을 짓지 않는 이상 투기로 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 강호동이 말하는 투자는 돈을 넣어 불리는 재테크의 의미로 사용되었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이는 어떻게 변명을 해도 투기로 밖에 해석할 수 밖에 없다. 평창 특수로 땅값 상승을 노린 것이니 말이다. 환금성 어쩌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땅 투기가 왜 예전부터 사회적인 문제가 되었는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본다면 강호동이 자기 돈 가지고 뭘하든 상관 말라는 이야기는 못할 것이다. 물론 이것만으로 강호동이 국민MC의 자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언론은 계속 물고 늘어질 것이고 잠정 은퇴의 기간은 점점 길어지지 않을까 싶다. 혹시 10년 후 주병진처럼 무릎팍도사를 통해 컴백하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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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예능에 비상등이 켜졌다. 바로 강호동의 하차로 인해 1박 2일이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비상이지만, 런닝맨과 나가수에게는 호재 중의 호재임이 틀림없다. 런닝맨은 최근에 동북공정 자막 실수로 인해 홍역을 치렀고, 나가수는 인순이 탈세 의혹으로 인해 곤혹을 치르고 있다. 1박 2일은 강호동과의 이별 여행 없이 강호동을 하차시키고 바로 이어가기로 했다. 1박 2일은 당분간 인기몰이를 하기 힘들 것이다. 강호동의 강력한 리더십은 1박 2일 전체를 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영향력은 강호동이 빠지고 나서 더 실감나게 느끼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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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남자의 자격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청춘합창단은 감동도, 재미도 주지 못하고 있다. 너무 늘어지는 경향도 있고, 남자의 자격을 위해 급조한 듯한 KBS 전국 합창 대회 또한 긴장감이 떨어졌다. 참여한 어르신들의 스토리는 진정성이 있고, 존경하고 싶은 분들이시지만, 남자의 자격 멤버들이 워낙 활약을 못하고 있어서 재미면에서 급격히 떨어진다. 중간 중간에 다른 장기 프로젝트들도 보여주긴 하지만, 청춘합창단에 묻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나가수는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게 생겨버렸다. 앞으로 몇가지 호재들이 있긴 하지만, 인순이의 탈세 의혹은 강호동과 맞물리면서 강항 후폭풍을 몰고 올 기세이다. 나가수 측은 인순이를 그대로 데려가자니 문제가 되고, 하차시키기에는 너무도 큰 존재이고. 인순이가 자진 하차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싶다. 자진 하차를 한다해도 나가수에는 그보다 더 레전드급을 데려와야 하는데 그러기엔 인순이의 영향력이 너무 쎘다. 조용필이 특별 출연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경연에 참여하는 가수로 나온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호주에서 열리는 나가수 콘서트가 있긴 하지만 10월에 열리고 방송으로 나오려면 10월 말쯤은 되어야 하기에 이미 그 안에 승부는 정해지게 될 것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런닝맨이다. 솔직히 런닝맨의 포맷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잘 보지 않는데, 요즘 하도 볼 것이 없다보니 런닝맨을 보게 된다. 이번 만리장성 특집은 재미있게 잘 보았다. 런닝맨의 한계는 바로 랜드마크가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 런닝맨 멤버들이 뛰어다닐 공간이 별로 없다. 게다가 연예인이기에 낮에 활동하기란 무리가 있다. 이미 한국에서 할만한 곳은 다 뛰어다녔을 것이다. 하지만 해외로 눈을 돌린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중국을 공략한 것은 멋진 전략이었다. 한류에 대한 것도 보여줄 수 있고, 한번 해외 촬영을 하면 그걸로 몇주를 뽑아낼 수 있는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시청자도 해외 특집에 3주~4주 정도 할애하는 것에 대해서 별 거부감이 없을 것이다. 아무래도 돈이 많이 들었을테니 말이다. 

런닝맨이 1박 2일이 휘청한 사이 달음질해 간격을 매우고 선두를 잡으려면 더 빨리 더 멀리 뛰어야 할 것이다. 요즘 방사능 때문에 여행객이 없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는 일본이나 호화 리조트가 많은 동남아 지역을 공략한다면 크지 않은 제작비로 해외 랜드마크를 소개하고 뛰어다니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장애물도 많이 있다. 우선 유재석의 출연료도 지급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인데 과연 해외 촬영을 감행할 정도의 제작비가 충분하냐는 것이다. 또한 최근에 송지효가 양약 부작용이 생겨서 몸도 안좋은 상태다. 계백의 촬영 환경이 매우 열악한데다 살인적인 스케줄이라고 하는데, 계백에서 의자왕과 계백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만들어가는 여주인공이어서 해외 촬영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 중국 촬영에서도 하루 늦게 도착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또한 최근 블로거 라이프대구님이 밝힌 동북공정 자막 실수에 대한 글에서도 런닝맨에 대한 인심을 읽을 수 있었다. 다행히도 런닝맨 제작진은 바로 사과문을 올려서 진화에 나섰다. 발빠른 대응은 런닝맨이 많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또한 최근 소녀시대를 등장시켜 스포일러까지 나돌아 1박 2일을 떠난 시청자들을 잡을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을 잡은 것 같다. 현재로서는 가장 가능성이 있는 프로그램은 런닝맨이라 생각된다. 그래도 유재석이니 말이다. 

새로운 복병, 바람에 실려. 


최근 임재범의 기사로 뉴스가 도배가 되었다. 미국 공연에서 극찬을 받았다는 이야기와 버클리에서 많은 학생들이 와서 감동을 받았다는 등의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임재범이 미국을 횡단하며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고, 자신의 꿈을 이루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에 실려이다. 미국 현지에 한국의 음악을 알리고 한류가 거품이 아니라는 것도 알려줄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우선 현재 K-POP이 전세계를 강타하며 트랜드가 되어가고 있는 상태에서 타이밍은 좋은 것 같다. 게다가 한국인이 자부하는 임재범이 나오기에 더 기대가 크다. 

메인MC가 임재범이기에 리스크도 크지만, 그만큼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주게 될 것 같다. 전문 MC가 아니기에 핸디캡도 주어지고 기대치도 낮을 것이기에 조금만 성실하고 재미있게 진행한다면 호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나가수 전에 시작을 하기에 나가수에 임재범이 나오는 것 같은 효과를 주어 나가수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다. 시간대는 나가수보다 먼저 시작하고, 런닝맨, 남자의 자격과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일밤이 내 놓은 전략 프로그램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밤이 나가수에 조금 힘을 빼고 바람에 실려에 총력을 다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임재범의 음악에 대한 진정성.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그 점이다. 임재범의 음악을 알고 싶고, 듣고 싶고, 보고 싶은 것이다. 그것에 충실히 한다면 바람에 실려는 일밤이 다시 일요일을 탈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이미 일밤은 나가수에서 그런 기회를 얻었었다. 강호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가수는 1박 2일을 꺾을 수 있는 포맷과 기획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었었다. 그러나 제작진의 계속되는 판단 미스와 독단으로 인해 점점 존재감이 흐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강호동이 없어도 1박 2일을 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바람의 실려가 잘 기획되고, 시청자의 의견에 귀를 열고 잘 걸러내서 받아들인다면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바람의 실려가 잘되면 나가수도 덩달아 빛을 볼 수 밖에 없다. 우선 바람의 실려를 보던 시청자들은 런닝맨으로 갈 수 없다. 런닝맨의 중후반쯤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음악에 대한 감동이 남아 있기에 나가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 

강호동의 파장이 예능 전반에 걸쳐서 일어나고 있다. 강호동이 이렇게 은퇴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하고 정말 인생 덧없다는 것을 느끼게 하지만, 이로 인해 긍정적인 효과도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새로운 MC들이 탄생할 것 같고, 빛을 못보던 프로그램들이 재조명받기 시작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준 것이고, 강호동에게 몰렸던 제작비가 분산됨으로 예산의 여유가 생겼을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장치들도 재투자 될 것이고, 프로그램들은 더욱 알차게 될 수도 있다. 강호동 1회 출연료를 생각해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시청자의 입장에선 강호동을 못보다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새로운 스타MC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고, 다양한 장르의 MC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일요일 밤의 왕좌는 누가 차지할까? 런닝맨일까, 일밤일까, 아니면 1박 2일이 유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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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 딱 이 말이 떠오른다. 시즌3까지 오면서 연출력, 즉 편집력으로 케이블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경이적인 시청률과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성장한 케이블 대표 프로그램 슈퍼스타K는 방송 프로그램들을 올킬하며 슈퍼스타로 떠 올랐다. 약자에 대한 응원도 섞여 있었다. 공중파보다는 불리한 환경에 있는 케이블이기에 기존 권력층인 공중파를 이긴다는 것은 환희까지 가져다 주었다. 슈스케가 성장한 동력은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편집 방향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공중파보단 제제가 덜 하다보니 수위가 높은 편집이 가능했고, 강한 소스의 매력에 빠져들다보니 중독되고 슈스케를 제외한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은 모두 아류에 불과해 보였다. 

그러나 슈스케이건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이건 부인할 수 없는 동력은 바로 오디션 참가자이다. 오디션 참가자들이 허접하면 프로그램의 연출력이나 편집력이 아무리 좋아도 망할 수 밖에 없다.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오디션 참가자는 심사위원이 아무리 잘 평가한다고 해도 대중 속에 이미 탈락이다.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은 두가지인 것 같다. 하나는 명분이 바로 선 것이고, 또 하나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것으로 선동하는 것이다.



슈스케는 명분보단 자극적인 것을 선택했다. 악마의 편집이라 불리우는 편집술은 한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했다. 시즌2에서는 김그림이 희생양이었고, 시즌3에서는 신지수가 희생양이었다. 비단 신지수에게서만 이런 반응이 나왔다면 신지수의 문제라 치부할 수 있겠지만, 현재의 상황을 보면 오디션 참가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제작진의 무리한 편집이 여기까지 사태를 키워온 것 같다. 이번엔 예리밴드가 합숙소에서 이탈을 했다. 아직 사람들은 예리밴드에 대한 분노를 금치못하고 있지만, 상황을 한발짝 떨어져 살펴보면 예리밴드의 문제가 아니라 슈스케의 고질적인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리밴드는 우연히 녹음을 하기 위해 숙소를 나왔다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자신들의 이미지가 편집에 의해 희생당한 것을 알게 되었고, 그로 인해 TOP10에 올라갔음에도 하차를 결심했다.

이를 두고 한예슬 사태를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한예슬 사태도 따지고 보면 제작 환경의 문제였다. 조직에 힘없는 개인이 당했을 뿐. TOP10의 자리에 올라가는 것은 이번에 모인 180만명의 지원자들의 소원이기도 했다. 경쟁이 치열한만큼 TOP10의 자리는 영광스런 자리이다. 그러나 그 자리를 박차고 TOP10의 자리를 떠났다는 것은 180만명 중에 10명에 속한 기쁨보다 악마의 편집으로 인해 자신들의 이미지가 훼손당한 분노가 더 컸다는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슈스케 합숙소는 모든 통신과 정보에 차단되어 있다고 한다. 만약 신지수가 지금의 상황을 보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녀 역시 포기하지 않았을까? 

똑같은 유재석이 나오는데 무한도전엔 열광하지만 런닝맨엔 무관심이다. 왜 그럴까? 무한도전에는 명분이 있고, 런닝맨에는 자극적인 무료함 밖에 없기 때문이다. 쾌락은 자극적인 데에서 오지만, 쾌락을 느끼려면 계속 더 자극적이 되어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무료함을 느끼게 된다. 반면 무한도전의 경우는 명분이 서 있기에 그 안의 메시지를 찾는 끊임없는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 슈스케의 경우는 시즌1,2보다 더 쎈 편집으로 가야만 지금의 자극적인 소스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수용할 수 있는 자극의 한계를 넘어선 듯 하다. 악마의 편집은 더 이상 긴장감이나 스토리텔링으로 다가오지 않고, 노이즈 마케팅으로 밖에 다가오지 않는다. 보는 동안은 몰입되어 신지수를 밉게 보거나 울랄라를 응원하게 되며 편집 의도대로 따라가지만, 그 편집의도대로 따라가는 것이 기분 나쁘고, 싫은 것이 그 의도 안에는 명분도 없고, 그저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시청자를 가지고 노는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악마의 편집은 좋게 말해 악마의 편집이지 이 정도까지 되었으면 이제 막장 편집이라 불러도 될 것 같다. 명분이 없는 의도는 결국 그 힘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시즌2와 현재 슈퍼위크가 진행되고 있는 시즌3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슈스케가 그렇게 원하는 시청률은 TOP10으로 가야 제대로 힘을 발휘하여 20%까지 치고 나가는데 현재 여론의 분위기론 시청률이 깎일 가능성이 높다. 슈스케3가 처음엔 이번 오디션 참가자들의 수준이 높다는 것을 그렇게 강조하더니 현재는 그런 오디션 참가자들을 그저 막장 편집의 소스로 밖에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예리밴드의 경우만 보아도 TOP10까지 올려 놓고선 이탈을 하니 바로 버리고 다른 팀을 올리겠다고 공식 보도를 했다. TOP10이건 TOP1이건 슈스케가 싫으면 참가자가 떠나라는 식인 것이다. 편집에 신경쓰기보다 수준 높은 오디션 참가자들을 잘 케어하고 그들 모두를 위너로 만들 편집을 했다면 지금쯤 시즌3는 시즌2를 넘어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슈스케3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것만큼 실망도 컸으며, 반대로 슈스케와 라이벌인 위탄2에 대한 기대감은 낮았는데 오히려 슈스케3보다 더 잘 만들고 있는 느낌이 든다. 위탄 시즌1은 슈스케의 아류에 불과했지만, 시즌2는 확실한 위탄만의 색을 가지고 가고 있으며 오히려 슈스케가 위탄의 멘토제를 따라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위탄 시즌2에는 오디션 참가자들이 적게 몰려 수준이 낮을거라 예상했지만, 슈스케3보다 더 나은 실력가들이 참여했고, 멘토제도 확실히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또한 편집 방향도 자신만의 색을 찾음으로 슈스케의 악마의 편집과 비교되면서 더 빛을 발하고 있다. 지금의 상황으로서는 위탄이 슈스케의 자리를 가지고 갈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타이밍 상으로도 슈스케는 슈퍼위크에서 현재 이런 상황이 발생했고, 위탄은 이제 예선을 보았을 뿐인데 이런 반응을 받고 있으니 지금까지 스코어는 위탄의 승리이다. 


슈스케3에 이번 사건이 터진 것이 성장통이라 생각하고 싶다. 이 위기를 넘기는 방법은 단 한가지 밖에 없다. 편집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새로운 명분있고, 모두 상생하는 편집 방향을 찾아야 한다. 현재 슈스케3가 더 욕먹는 이유는 모든 책임을 오디션 참가자에게 두고 있다는 것이다. 원본 공개를 한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하고, 미디어 파워를 이용하여 한 사람을 적당한 선에서 바보로 만들기도 한다.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편집 방향은 분명 잘못되었고, 그것이 오디션 참가자 모두를 죽이고 있다. 심지어 시즌2 참가자들도 죽이고 있다. 자극적으로 가면 더 계속 자극적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지금 끊지 않으면 슈스케는 그저 막장 오디션으로 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시청률은 대중의 선택으로 인해 나오는 시청률이지만, 시청자들은 그 시청률을 위해 케이블이 나오는 술집에 간다거나 인터넷으로 유료 결제를 해서 본다거나 어려운 방법을 통해서 보고 있다. 지금과 같이 계속 사과도 안하고 해명도 안하고 그저 오디션 참가자들의 탓으로만 돌리기만 한다면 시청자들은 언제건 TV를 보는 쉬운 방법을 택할 것이고 시청률의 악순환 속으로 빠져들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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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의 배신이 먼저였다. 1박 2일은 KBS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으로 성장했고, 일요일의 패권을 가져온 혁혁한 공을 세운 프로그램이다. KBS에 1박 2일이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는 개국공신인 강호동이 있었다. 강호동은 KBS의 가장 큰 공로를 세웠고, 국민MC로서 양대산맥의 한 축이 되었다. 1박 2일은 강호동에게도 중요한 의미이고, KBS에도 중요한 의미다. 그렇게 암묵적 합의가 있어보였다. 1박 2일=강호동이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듯한 비중 있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강호동은 종편행을 감행한다. 

새로운 도전이었을까? 아니면 교만이었을까? 자신을 최고의 위치로 올려준 프로그램을 버리고 아직 시작도 안한 종편으로 향한다는 것은 위험한 모험이었다. 게다가 1박 2일 하차 선언까지 했으니 이건 KBS에게 엿먹어봐라는 것이나 다름없는 선택인 것이다. 뭔가 KBS가 강호동에게 불편하게 했던 점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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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의 배신에 KBS는 초강력 대응을 한다. 바로 1박 2일 폐지다. 40%의 높은 시청률을 올리던 1박 2일의 시청자들은 1박 2일 폐지 소식에 황당해할 수 밖에 없고, 강호동이 그 원인이라는 점에 대해 분노를 강호동에게  표출할 것이라는 계산에서였다. 어차피 1박 2일에 강호동이 없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에 내린 수이기도 하다. 더불어 강호동이 그렇게 아꼈던 동생들이 모두 일자리를 하나 잃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KBS는 6개월 뒤 폐지라는 예고 폐지를 함으로 시간도 벌고, 위와 같은 이득도 보았다. 6개월 동안 총력을 다해 1박 2일과 버금가는 프로그램을 만들기만 하면 강호동 사태의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었을 것이다.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오디션으로 트렌드가 넘어간 상황이나 1박 2일 후속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까지 진행되었을 때만해도 1박 2일을 살리자는 쪽에 무게가 더 실렸다. 강호동이 원인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암묵적으로 강호동이 1박 2일 폐지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점은 갓난아이가 봐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강호동에게 그렇게 많은 화살이 꽂히진 않았다. KBS 입장에선 강호동이 죽어야 종편으로 가던, 어디로 가던 힘을 발휘하지 못하기에 가장 피해를 적게 볼 수 있을텐데 말이다. 



그런데. 절.묘.하게 후속타가 나왔다. 거의 카운터펀치나 다름없는 핵폭탄급이었다. 바로 세금탈세. 강호동이 세금을 덜 냈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비난은 극에 달했다. 강호동이 돈을 많이 버는 것이야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1회 출연이 수천만원은 유재석이나 강호동이나 마찬가지다. 세금은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사람이 더 이상하다. 세무조사 한번 하면 누구나 털리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 아무리 깨끗한 사람이라도 말이다. 법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이상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강호동이 세금 문제를 맡긴 세무 회사는 절세를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연구했을 것이다. 그것이 세무 회사들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남들과 다 똑같이 내면 왜 매달 돈을 주면서 세무사를 이용해야 할까? 경쟁이 치열한 세무사 세계에 능력을 보여주는 방법은 합법적으로 절세를 얼마나 잘 하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그런데 국세청은 기획수사를 하기 시작했고, 이 기준에서 세무사가 한 절세 방법이 국세청이 제시한 방법에 맞지 않았다. 그리고 그 부분을 탈세로 규정지었다. 

강호동은 세금을 안 내겠다고 하지 않았다. 안 낸 것도 아니다. 세무사를 통해서 합법적인 줄 알고 냈고, 맘 먹고 수사한 국세청은 꼬투리를 잡아서 탈세자로 둔갑시켜 버렸다. 탈세로 규정지은 금액도 강호동은 낸다고 했다. 그러나 이미 후속타로 다른 연예인도 탈세자로 만들었고, 연예계에 2명 정도의 탈세자가 더 있다며 쐐기를 박아버렸다. 결국 강호동은 탈세자가 되었고, 법에 대해 엄격한 시청자들은 전후사정 불문하고 범법자로 강호동을 내몰기 시작했다. 돈을 그렇게 많이 벌면서 세금을 안내냐는 것이 명분이었다. 이렇게 번지기 시작한 여론은 강호동을 날개없는 추락을 시키기 시작했고, 수십년 쌓아온 이미지는 한순간에 날아갔다.



강호동이 MC몽처럼 질질 끌며 자신은 무죄라고 외쳤으면 그대로 매장이었다. 복귀 가능한 시점은 점점 멀어져가는 것이다. 강호동은 승부사였다.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았다. 기자회견을 열어 말을 최대한 아끼며 "잠정 은퇴"라는 영리한 수를 내 놓았기 때문이다. KBS에서 원하는 것은 강호동을 죽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강호동은 죽기로 맘 먹는다. 필사즉생의 카드인 것이다. 하지만 살기 위한 묘수를 남겨두었으니 바로 "잠점"이란 수식어다. 잠정 은퇴 발표 후 다들 패닉상태로 빠졌다. 1인자인 강호동이 돌연 은퇴라니! 잠정보단 은퇴에 더 초점이 맞춰지기 시작했고, 강호동에게 돌을 던지던 시청자들은 돌연 강호동에 동정표를 던지기 시작한다. 그 정도 가지고 은퇴라니, 강호동의 대안은 누구인가, 강호동 없으면 다른 프로그램들도 다 못보는 것인가? 등등의 의견들이 나오며 강호동 구제 서명 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강호동은 여론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버렸다. 

강호동은 KBS가 썼던 수를 그대로 이용했다. 1박 2일을 폐지하겠다고 하여 비난의 화살을 강호동에게 돌리고, 예고 폐지라는 신조어로 시간도 버는 일거양득의 KBS의 수 말이다. 그 방법 그대로 강호동은 잠정 은퇴라는 수를 썼다. 은퇴하겠다고 하여 자신에게 돌아왔던 비난의 화살을 구원의 손길로 바꾸고, 잠정 은퇴라는 교묘한 단어로 다시 복귀할 여지도 남겨두었다. 이는 마치 KBS에게 보란듯한 필사즉생의 카드가 아니었나 싶다. 

KBS가 원했듯 강호동은 은퇴를 함으로 죽었고, 여론의 흐름까지 한번에 바꿔놓았다. 여론이 바뀌지 않았으면 굉장히 위험한 수였는데, 역시 승부사는 승부사였다. 강호동은 필사즉생으로 살아났고, 이제 시간만 벌면 된다. KBS에 대한 반격은 그 이후로 두어도 될 것이다.


KBS와 강호동의 수들은 모두 시청자들을 어떻게 이용하는가에 달려 있었다. 누가 더 여론을 잘 형성하고 컨트롤하는가로 기싸움을 한 것이다. 연예인은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산다지만, 꼭 팬들의 사랑이 아니어도 다른 생계 수단들이 있다. 그러나 방송사는 절대적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먹고 산다. 시청자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 방송사의 현실이다. 그래서 시청률에 목숨을 걸고 몇몇 PD들은 자신의 신념 따윈 잊은지 오래다. 그 이야기는 얼마나 시청자를 잘 활용하고 컨트롤 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주기도 한다. 그래서 KBS는 자신들을 물먹인 강호동에게 여론의 힘을 보여주었다. 절묘하게 국세청까지 타이밍을 맞춰서 터트려줘서 강호동은 날개없는 추락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강호동도 지금까지 올라온데에는 시청자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군중심리에 대해 어느 정도 선수급에 올라 있는 상태이다. 필사즉생의 카드로 여론을 한방에 바꾼 것은 KBS에게 강호동의 건재함을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다. 더군다나 KBS가 썼던 그 방법 그대로 돌려주었으니 명확한 메시지를 남겨주었을 것이다. 잠정 은퇴가 KBS에게 직격탄을 날리진 않았지만, 언제든 맘만 먹으면 여론의 화살을 KBS로 돌릴 수도 있다는 무언의 경고는 아니었을까.

오늘 뉴스를 보니 김미화가 트위터로 강호동의 손을 잡아주겠다고 했단다. 역시 김미화는 정치적이다. KBS와 악연을 가지고 있는 김미화는 SNS에서 인정을 받고 있고, 현재의 분위기상 SNS는 강호동의 동정 여론이 대세다. 여기에 김미화가 손을 잡아준다는 멘션을 남김으로 김미화는 KBS에 조금이라도 타격을 입히겠다는 노림수가 있는 듯하다. 의도하지 않았다고 해도 강호동의 잠정 은퇴의 공격을 조금이나마 KBS로 돌리게 되었다.  


앞으로의 게임은 더욱 재미있게 흘러가지 않을까 싶다. 종편행 거절로 여론도 얻고, KBS의 신뢰도 한번에 받은 나영석PD와 강호동의 전쟁말이다. 아직 6개월 남았다. 강호동은 나영석PD의 손아귀에 있다. 나영석PD는 강호동은 6개월 동안 손안에서 요리할 수 있다. 바로 편집으로 말이다. 슈퍼스타K에서 악마의 편집을 보았다면 PD의 힘이 얼마나 쎈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연예인 하나 피말려 죽이는 것은 일도 아니다. KBS에 충성을 맹세한 나영석PD가 KBS와 정면승부를 보고 있는 강호동을 상대로 어떤 충성심을 내보일지 기대가 된다. 또한 이에 대처하는 강호동의 노련한 승부도 궁금하다.

1박 2일이 예전보다 흥미가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이런 시선으로 본다면 예전보다 훨썬 더 재미있어질 것이다. 확실한 건 KBS나 강호동이나 시청자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권력을 손에 쥐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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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3의 슈퍼위크가 시작되었다. 시즌2와는 또 다른 재미를 느끼는 이유는 최고의 실력가들의 모였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밴드도 함께하여 그룹으로 따로 미션을 받게 되어 더욱 흥미진진하다. 악마의 편집으로 중독성과 집중도를 최고조로 올린 슈퍼스타K3는 슈퍼위크에 들어서면서 실시간 검색어를 모두 잠식하는 위력(?)을 발휘했다. 실력과 별개로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슈퍼스타K3는 어제, 오늘 모두 신지수라는 키워드를 양성해내기 시작했다. 



신지수는 허각의 교회 동생으로 주목을 끌었지만, 그보다 완벽한 실력으로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지면서 더욱 큰 관심을 끌었다. 윤종신은 신지수에게 허각보다 더 잘한다는 호평을 했다가 허각팬들에게 공격을 당해 이번 심사평에는 무마용 멘트를 날리기도 했다. 삼박자가 아니라 사박자가 모두 다 맞는다는 천재적인 보컬, 신지수. 그녀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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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도화선을 만들어냈던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김그림이다. 시즌2에선 슈퍼위크 때 조장이 멤버를 정하는 방식으로 미션이 진행되었다. 이 때 김그림은 조장이었고, 조장이 되어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황을 보여주었다. 팀원들에게 화를 내기도 하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행동들을 하여 시청자들의 비난을 한몸에 받아 마녀사냥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이후 스토리가 하나씩 생기며 슈퍼스타K2는 관심과 주목을 받으며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게 되었다. 

시즌3에서는 슈퍼위크의 방식이 조금 바뀌었다. 자신이 원하는 곡에 가서 줄을 서고, 그 멤버들이 조가 되어 그 중에 조장을 스스로 선출하게 된다. 좀 더 민주적(?)이 된 것처럼 보이지만, 시즌2와 비교해보면 좀 더 심리적인 갈등을 만들어내도록 철저히 계산된 방식이었다. 조장이 팀원을 선출하게 되면 팀원이 된 것이 조장의 책임이 되기에 팀원들은 수동적인 입장이 된다. 반면 자신이 원하는 곡에 가서 서고, 그 중에서 조장을 선출하는 방식은 콜라보레이션의 미션 성격 상 멤버들 간의 심리전이 더욱 강해질 수 밖에 없게 된다. 자신이 잘 부를 수 있는 곡에 가서 섰기 때문에 멤버들은 스스로 조를 정하게 된 것이고, 그에 대한 책임도 각자가 지게 된다. 또한 서로 실력가들이기에 어떤 파트를 부를 것인가에 대한 갈등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번 미션은 멤버들 간의 갈등을 어떻게 융화시켜 나가느냐에 포커스를 두었고, 그 안에서 갈등은 스토리를 만들어내기에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구조였다.



그리고 이번 희생양은 바로 신지수였다. 신지수는 스스로 조장이 되겠다고 한 후 독선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멤버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했다. 스스로 조장이 되기로 한 후 부터 책임감이 발동을 한 것인지 아니면 독선적인 모습을 원래 가지고 있었던 것인지 다른 사람의 의견은 안중에도 없이 오직 자신의 의견만 표출했다. 멤버들이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 커트를 하고,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도 가차없이 의견을 짤라버렸다. 남자들에게는 여자 곡이라는 이유로 한마디도 안되는 분량을 주고 자신은 조장이기에 뒤에서 받쳐주겠다고 한 후 결국은 자신이 원하는 부분을 동의없이(강제 동의 후) 선택하게 된다. 여자 멤버들에게도 그들에게 맞지 않는 부분을 분량으로 주게 되고, 결국은 모두가 불만을 갖게 되지만 신지수의 독선적인 행동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불만만 점점 쌓여가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본 시청자는 당연히 신지수의 독선적인 행동에 대해 이상하게 여길 수 밖에 없다. 누가보아도 신지수는 권위주의적이고, 독제적인, 그리고 강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것도 멤버들의 동의 없이 얻은 작은 권력으로 횡포를 부렸으니 실력은 이제 눈에 보이지 않게 된 것이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인성이 안된 사람에게 마음이 절대로 가지 않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기에 신지수는 슈퍼스타K3 방송 이후 각종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하였고, 신지수 미니홈피는 성지화가 되어가기 시작했다.


슈퍼스타K3가 끝난 후 바로 슈퍼스타K3 투나잇이란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생방송으로 슈퍼스타K3를 분석하고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들을 수 있으니 마치 슈퍼스타K3의 해설지같은 느낌이다. 트위터의 의견과 실시간 검색어를 수시로 알려주며 현재 트렌드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주는데, 신지수가 모든 포탈 검색에서 1위를 차지하고 후에는 신지수 미니홈피가 1위로 올라가자 모두 신지수를 걱정하는 멘트를 날리며 신지수를 마녀사냥하지 말아달라는 무마용 멘트를 하기 시작했다. 촉박한 시간 가운데 심리적 압박이 강하다보니 카리스마적인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입을 모아 한결같이 이야기하는 멘트였다. 더불어 신지수의 행동은 오히려 잘한 행동이라는, 멋진 행동이었다는 멘트도 남발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 다음이다. 진행자가 갑자기 시즌2의 김그림이 생각난다고 하더니 김그림의 시즌2 때의 모습이 아주 잘 편집되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1시간도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 급조해서 편집했을 수도 있겠지만, 맥락 상 신지수가 슈퍼스타K3가 끝난 후 갑자기 마녀사냥의 중심에 서게 되었고, 생방송 중에 MC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말했는데 그 다음에는 아주 잘 편집된 김그림의 내용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슈퍼스타K가 이 모든 상황을 계획해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또한 신지수에 대해 옹호하는 발언들과 마녀사냥이 우려된다는 멘트를 계속 날려놓고 갑자기 불 난데 기름을 퍼붓는 김그림이란 단어를 말하고 뒤이어 아주 잘 편집된 김그림에 대한 상세 설명을 넣었다는 것이 제작진의 계획된 연출이라는데에 확신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리곤 다시 신지수를 옹호하는 손발이 오글거리는 멘트들을 진행자들이 모두 한마디씩 남기고 마무리를 지었다. 이번엔 개인 참가자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겠다는 슈퍼스타K는 이렇게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신지수는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입이 닳도록 말하고 있지만, 실은 모든 상황을 이렇게 만든 것은 슈퍼스타K였다. 

이 글의 제목 역시 내가 생각해 낸 것이 아니라 슈퍼스타K 투나잇을 보다가 나온 잘 정리된 영상을 보고 생각해 냈으니 슈퍼스타K PD가 제안한 제목이 된 셈이다. 


슈퍼스타K3 투나잇 진행자들이 말하는 신지수 옹호 발언에는 큰 허점이 있다. 짧은 시간 안에 강한 압박을 느껴서 그런 카리스마있는(?)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고 하지만, 이미 크리스티나는 같은 상황에서 어머니 리더십을 보여줌으로 극명히 신지수와 비교가 되었다. 영어권과 한국어권이라는 언어의 장벽이 있었음에도 갈등을 피하고 화합을 가져다 내었고, 모두가 한국인이고 홀로 외국인인 크리스도 팀 내에 융화될 수 있도록 독려해주고 힘을 얻게만든 사람은 바로 크리스티나였다. 박솔의 통역을 담당해주기도 했고, 노래 첫부분에 박솔이 긴장하자 괜찮다며 눈짓을 보낸 것도 크리스티나였다. 결국 초유로 모두가 합격하는 드라마틱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신지수가 어떤 변명을 내 놓아도 통할 수 없게 만들었고, 신지수를 더욱 코너로 몰고 가게 만들 것이다. 신지수의 리더십은 카리스마가 아니라 독재였고, 독선이었다. 제작진은 그렇게 편집했다. 악마의 편집으로 말이다. 아주 긴 시간동안 신지수팀을 조명하며 신지수가 조장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식으로 편집을 해 놓고 이슈가 되자 김그림이란 떡밥까지 시청자에게 친절히 알려준 후 그 중간 중간엔 신지수를 보호한다며 온갖 오글거리고, 논리적이지 않은 무마용 멘트만 잔뜩 남발하며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슈퍼스타K3가 시작하고 투나잇이 끝나기까지 2시간 안에 이루어진 상황이다. 철저한 연출과 계획 속에 "신지수"라는 키워드를 만들어내고 스토리를 단시간 내에 만들어내었다. 어떤 누가보아도 신지수에게 좋은 말을 할 수 없는 편집이다.게다가 신지수는 시즌2 우승자인 허각과 친분이 있기도 하니 표적이 될만한 요건은 다 갖추었다. 또한 실력도 겸비했기에 TOP10까지 가며 혹은 TOP4까지 가며 이슈를 계속 양산해낼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김그림이 악플에 시달리고 있듯, 신지수 또한 우승을 한다해도 지금의 독선적이고 독단적인 이미지는 쉽게 없에지 못할 것 같다. 허각에게 충분히 슈퍼스타K의 속성에 대해 들었을텐데 이와같이 강한 캐릭터로 나간 신지수 또한 아무리 발버동쳐도 쉽게 캐릭터를 떨쳐내진 못할 것 같다. 



편집도 팩트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제작진에서는 원본 공개라는 초강력 대처방안이 있긴 하지만, 이미 신지수에게 만들어진 캐릭터는 쉽게 없어지지 못할 것이다. 제2의 김그림이란 캐릭터 말이다. 시청률은 충분하다. 신지수가 아니더라도 슈퍼스타K3는 최고다. 신지수가 설령 정말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었어도 정말 신지수를 위했다면 편집으로 분량을 줄였어야 했다. 악마의 편집은 스토리 양성이란 좋은 칼이기도 하지만, 언제든 윤리적 문제로 한방에 훅 갈 수 있는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국민MC 강호동도 윤리적 문제로 잠정은퇴라는 곳까지 추락했다. 슈퍼스타K3가 정말 레전드로 남기 위해선 악마의 편집으로 인해 피해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신지수 안티와 실시간 검색어는 네티즌이 만든 것이 아니라 슈퍼스타K3가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글도 슈퍼스타K3 PD의 계획 속에 있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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