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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의 적극적인 소통의 자세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1박 2일은 가장 소통을 잘하는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다. 예전부터 시청자 의견에 귀를 기울여 온 노력이 많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만들다보면 감 놔라 콩 놔라 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인기를 얻을수록 그런 요구는 많아진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은 귀를 닫고, 독불장군처럼 달려 나가기 마련이다. 1박 2일에도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지만,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대부분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러 구설수 후의 1박 2일 초심 특집 또한 시청자들이 초심을 잃었다는 걱정 어린 충고가 나오자마자 실행되었다. 솔직히 시청자들은 이러 이러 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감정만 표현할 뿐이지, 구체적인 행동사항은 제시해주지 않는다. 때문에 시청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실행에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고, 많은 노력과 고통이 수반된다. 1박 2일의 초심 특집은 생각만큼 큰 효과와 반응을 얻어내지는 못했지만, 시청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는 것에는 매우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그 이후에도 1박 2일은 정체된 체 한 방향으로만 나아가는 것을 고집한 것이 아닌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된다. 기자를 초청하기도 하고, 게스트 제도를 도입하기도 한다. 상근이의 비중도 많이 줄였다. 그러다 명사를 초청한 특집에서 박찬호 특급이라는 대박을 터트리게 된다. 박찬호 특집이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 또한 1박 2일의 열린 마음과 열정이 있었기에 이루어낸 쾌거라 생각한다.

또한 그에 이어 시청자와 함께 하는 1박 2일로 시청자를 향한 구애에 성공하게 된다. 기업은 고객을 중요시한다. 심지어 '고객이 왕이다'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실제로 고객을 왕처럼 대하는 기업은 성공하기 마련이다. 또한 고객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언제나 촉각을 고객에 맞추는 기업은 업계를 주도해나갈 수 있다. 시청률에 큰 영향을 받는 프로그램에게 고객은 시청자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시청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니즈를 찾아내는 것이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목표는 시청자의 잠시 지나가는 관심이 아닌 시청자의 마음을 얻는 신뢰일 것이다.

무한도전의 경우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시청자를 견인해가는 입장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무한신뢰를 받고 있다. 이와는 또 다르게 1박 2일은 아예 시청자를 프로그램 안으로 끌여들였고, 그 초반부만 보여주었을 뿐인데도 큰 호응을 만들어내었다.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장르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나 싶다. "리얼"이라는 것이 최근들어 뭇매를 받는 키워드가 되었고, 이에 "우결"이 먼저 타격을 받았긴 했지만 "패떴"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되었다.

지금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리얼"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그리고 1박 2일은 가장 슬기롭게 이 키워드를 잘 사용하였고,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1박 2일의 열린 마음과 소통의 마인드에 있지 않나 싶다. 각기 각층의 시청자와 함께한 1박 2일은 시청자들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었고, 특히 딱밤 소녀(딱밤 태후)를 탄생시킨 강호동의 역할은 지대했다. 리얼이란 키워드에 다수의 시청자는 신뢰성을 더해 주었고, 아무도 그 상황이 조작되거나 대본에 의한 각본이라고 의심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리얼 그대로의 모습을 시청자를 통해 보여줌으로 1박 2일만의 힘을 보여주었고, 시청자들은 또한 블로그를 통해 그 때의 상황들을 알려줌으로 더 큰 신뢰와 입소문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시청자들의 참여는 1박 2일에 큰 신뢰를 가져다주게 되었고, 앞으로도 그 영향력은 1박 2일이란 브랜드를 만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지 않을까 싶다. 매번 시청자 특집을 만들 수는 없겠지만, 일정 시간을 두고 1박 2일만의 문화로 만들어나간다면 다른 프로그램들이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 또한 시청자로서, 1박 2일을 보며 '나와 다른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나와 같은' 시청자들이 나옴으로 쉽게 그 안에 동화될 수 있었고, 연예인들과 대화하고 노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1박 2일의 이런 새로운 시도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는 그 안에는 소통이란 마인드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도 더욱 재미있는 1박 2일을 시청자와 함께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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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을 보다보면 유난히 MC몽이 맞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물론 다름 멤버들도 서로 장난으로 치고 받긴 하지만 MC몽을 향한 구타가 유난히 자주 보인다. 나만의 생각일 수 있지만, 강호동을 필두로 하여 요즘은 은초딩까지 MC몽 구타 장면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다. MC몽이 그만큼 사교력이 좋아 큰 친밀도를 가지고 있다는 뜻도 되긴 하지만,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약간 안쓰럽기도 하다.

왜 멤버들은 하필 MC몽을 자주 때릴까? 공연히 그런 의문점이 들었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았다. 개인적인 생각이니 다른 생각은 어떤 것인지 댓글로 달아보아도 좋을 것 같다.

1. 친해서

가장 처음 생각이 들었던 것은 MC몽이 다른 멤버들과 친해서 때려도 이해해줄만 하니 그러는구나 싶었다. 남자들끼리는 친하면 툭툭 치면서 장난치기도 하지 않는가. 물론 맞는 사람은 기분이 나쁠지 모르지만, 성격 좋은 친구라면 그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다면 다른 멤버들은 MC몽만큼 친하지 않다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강호동은 맨날 승기를 부르는데 승기는 별로 때리지 않는다. 게다가 은초딩도 MC몽 외에는 때리지 않는다. 친한다고 무작정 때리고 보면 그것도 좀 이상한 것 같다. 유독 MC몽만 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2. 구타유발자

친해서 때리는 것이 아니라면 밉상이라서? 괜히 미워보이는 애들이 있다. 아무 짓도 안했는데 말이다. 그런 것이 왕따를 만들어내고,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키기도 하는데, MC몽이 그런 왕따 부류일까? 강호동 및 1박 멤버들은 MC몽을 보면 때리고 싶어지는 것일까?

깐족되어서? 깐족되는 것은 이수근이 더하다. 만만하기도 이수근이 키도 작고 왜소하기에 더 구타를 유발한다. 깐족거리기로는 은초딩도 만만치 않다. 깐족되어서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못생겨서? MC몽 정도면 옷도 잘 입고 잘 생겼다. 못생긴 걸로 치면 미안하지만 김C도 있지 않은가.

3. 캐릭터

결론은 캐릭터로 결정했다. 생각해보니 때리는 사람들도 꽤나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 가끔 1박 2일 시청자 게시판에 가보면 "MC몽 오빠 좀 그만 때려요!!"라는 글을 보게 된다. 그럼에도 최근까지 MC몽 구타는 계속되고 있다. 때리는 사람도 MC몽의 팬들을 생각하고, 시청자들의 반응을 생각한다면 자신의 이미지 상 매우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특히나 강호동은 천하장사로 힘이 그야말로 장사인데 살짝 때려도 일반 사람에겐 살인적일 것이다.

우스갯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외국에서는 태권도 유단자는 싸우기만 해도 살인미수라는데 천하장사가 때리는 꿀밤 한대는 유단자 정권 지르기보다 몇배는 더 세지 않을까 싶다. 힘 조절은 하겠지만, 맞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게 아닐 수 있다. 그리고 때리는 사람도 그걸 알텐데 자신의 이미지 갉아먹으며 때리고 싶겠는가.

은초딩이나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일거다. 아무리 강호동보다 약한 파워라하지만, 그래도 가해자는 항상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 밖에 없다. 때리는 사람이 그렇게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MC몽을 때려주는 이유가 분명 있을 것 같다.

MC몽은 그동안 구설수에 많이 오르내렸다. 담배피다 걸리고, 욕하다 걸리고, 숭어조작설까지... 예전에 라디오에서 MC몽의 동고동락을 듣다가 MC몽이 자신의 안티가 너무 많아져서 걱정이라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MC몽의 예전 이미지는 매우 거칠고 반항적이고, 투박했던 것 같다. 하지만 맞고 난 뒤에는 그런 그의 구설수와 이미지들이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우선 나부터도 MC몽에 대한 측은지심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맨날 저렇게 당하다니', '왜 자꾸 MC몽만 때리는거야!'라는 생각이 들때가 많다.

사람들은 약자에게 편을 들어주고 싶어한다. 물론 이익을 따를 때는 약자에게 더 강하지만 말이다. 방송에는 강자보다 약자가 인기가 많다. 그 예로 맹구나 영구, 마빡이등을 들 수 있다. 코메디에서 약자는 최고의 캐릭터이다. 요즘들어 왕비호나 건방진도사처럼 강한 척하는 캐릭터들이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사랑을 받는 캐릭터는 약자이다.

MC몽이 택한 것은 바로 그런 캐릭터가 아니었나 싶다. 힙합 가수와 온갖 산전수전을 다 겪은 거친 강한 MC몽이 아니라 맨날 당하고 맞는 약한 MC몽으로 말이다. 때리는 사람도 강호동 정도 되기에 때릴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튼튼한 입지를 다져놓았고, 왠만한 정도로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이미지이기에 MC몽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맞는 것은 보는 사람에겐 재미도 있다. 그 정도가 강하면 부정적인 피드백을 얻기도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임을 감안하면 때리고 맞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몸개그이다. 물론 모두 나의 상상이지만, MC몽이 맞는 이유는 약한 캐릭터로 인한 동정심 유발 및 재미를 더하기 위한 일거양득 전략이 아닌가 싶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MC몽이 이제 적당히(?) 맞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억울한 구설수들에서도 벗어나 MC몽의 역량을 발휘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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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틀면 강호동이나 유재석의 얼굴을 어느 채널에서나 볼 수 있다. 종횡무진 방송 3사를 주름잡고 있는 MC 양대산맥 강호동과 유재석은 방송 연예 대상도 둘 사이에서만 거론될 정도로 그 장벽이 매우 높다. 예전만해도 이혁재, 이휘재, 지석진, 김제동, 박명수, 김구라 등 양대산맥을 넘기위해 치고 올라올 사람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 격차가 더 벌어진 듯한 느낌이다. 현재 MC들 중에는 그 둘을 대신할만한 사람이 없다고 해도 될 정도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 둘의 진행만을 볼 수는 없다. 새로운 경쟁자가 있을 때 더 발전하고 재미있어지기 때문이다. 신인들 중에 혹은 후배들 중에 MC계의 꿈나무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지만, 버라이어티의 MC는 그 층이 매우 얇은 것 같다. 신봉선과 김신영 정도 있긴 하지만, 아직 내공을 쌓으려면 멀고 먼 길이다.

최근에 바람같이 나타난 최양락의 등장은 이런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주는 것 같다. 이봉원과 함께 예능선수촌에 나왔던 최양락은 아예 야심만만을 꿰차고 들어왔다. 서인영과 전진 그리고 김제동이 야심만만에서 하차하면서 새롭게 최양락이 들어오게 된 것이다. 야심만만으로서는 회심의 수를 둔 셈이다.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는 최양락을 급진적으로 투입함으로 얻게 되는 것은 모 아니면 도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최양락을 그렇게 재미있다고 생각해보지 않았다. 오히려 이봉원을 더 좋아했다. 그런데 돌아온 최양락은 달랐다. 좀 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최양락의 입담은 요즘 코드에도 잘 맞는 것 같았다. 능청스런 충청도 특유의 말투로 진행하는 것을 보면 강호동의 순발력이나 유재석의 재치에 밀리지 않을 정도인 것 같다.

엊그제 명랑히어로 회고전에 이봉원이 메인으로 나왔었다. 그리고 게스트들로 최양락, 김정렬이 나왔다. 처음엔 이봉원 위주로 가는 듯 했으나 어느 순간부터 분위기는 최양락 쪽으로 기울게 되었고, 최양락의 회고전인지 이봉원의 회고전인지 모를 정도가 되었다. 그만큼 최양락의 흡입력이 크다는 것 같다.

예능선수촌에서 최양락은 단 몇마디로 캐릭터를 만들어버렸다. "왕년에 잘 나갔던 소심한 왕자병 아저씨"로 말이다. 김구라까지 각 잡고 앉게 만든 최양락의 포스와 능글 능글함과 청산유수같은 입담은 MC로서 전혀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충분히 강호동과 유재석의 양대산맥에 도전할만 한 것 같다.

실은 최양락이 먼저였고, 강호동과 유재석에게 최양락이 MC를 물려준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이제 다시 강호동과 유재석을 위협할만한 포스로 돌아왔으니 왕의 귀환이라 할만하다. 그리고 다시금 MC의 왕좌를 노리는 경쟁자가 되었다.


최양락이 강호동과 유재석에 비길 MC가 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지원군들이다. 최양락의 주변엔 이봉원, 박미선, 김정렬, 이경실, 조혜련 등 쟁쟁한 중견 코미디언들이 있다. 또한 30대 이상의 팬은 확보한 상태라 보면 된다. 최양락을 모르는 세대는 아마 20대 초반이나 그 이하 뿐일 것이다.

10대와 20대에게 어필하고 30대 이상에게 새로움을 주기 위해서 최양락은 과거의 영광을 벗을 필요가 있다. 스스로도 왕자병이라 말하였지만, 더 이상 왕년의 이야기들은 곤란하다. 왕년의 이야기는 컴백 때 잠시 써 먹을 수 있어도 자꾸 우려먹기를 하면 식상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왕년에 잘 나간 이야기들과 에피소드들은 10대와 20대에게 공감대를 이끌어내기에 무리가 있다. 또한 30대 이상들도 두,세번 들으면 질리기 마련이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최양락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빅뱅의 대성이나 MC몽, 전진 등 어린 후배들과 스스럼없이 지내고, 소녀시대나 원더걸스 멤버의 이름 정도는 알아주는 센스까지 발휘한다면 쉽게 10대와 20대에게도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최양락을 복귀시킨 아들에게 모니터링을 받는다면 가장 좋은 결과를
내지 않을까 싶다.

김정렬의 도사, 이봉원의 시커먼스와 동작그만, 최양락의 네로 24시같은 꽁트야 말로 진짜 고차원 개그라 생각한다. 토크쇼나 버라이어티는 가수도, 배우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연예인들의 신변잡기일 뿐이다. 하지만 예전의 꽁트들이야 말로 개그맨으로서 차별화를 주는 요소가 아닌가 싶다. 그런 내공을 잘 살린다면 충분히 최고 MC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이를 계기로 심형래나 이창훈, 오재미같은 실력있는 개그맨들도 TV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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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영웅 박찬호의 1박 2일 3번째 방송이 끝났다. 대본 공개 후 후폭풍이 거센 패떴을 보고 난 후 1박 2일을 보아서 그런지 더욱 그 감동과 재미가 컸었다. 패떴에 쓰인 색안경은 더욱 짙어졌고, 그 상대적인 효과로 1박 2일에 대한 색안경은 옅어지는 것 같았다. 예능이 모두 대본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라 하여도 그 느낌은 매우 달랐다. 마치 재미있게 보던 몰래카메라가 다 대본에 의해 이루어진 가짜였다는 것을 알게 된 허탈함이랄까. 물론 방송이 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지만 그것이 시청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1박 2일은 그 위기를 잘 넘긴 것 같다. 1박 2일 역시 사직구장 사건으로 인해 도마에 올랐었지만, 위기를 넘고 코리안특급 박찬호와 함께 강속구처럼 힘차게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위기를 넘는데는 박찬호의 공이 컸다. 박찬호를 섭외한 PD의 능력도 대단하지만, 박찬호가 나와서 보여준 순수하고 재미있는 의외의 모습들은 1박 2일에게 매우 큰 힘을 실어주었다고 생각한다.

대본 공개로 인해 후폭풍이 거센 예능계에서 1박 2일도 그 대상 중 하나였지만, 박찬호 특집은 그 누가 보아도 인위적이거나 작위적이지 않았을 정도로 리얼했다. 거기에 감동도 더했다. 물론 대본에 의해 VJ로 분장하고 공도 던지고 했겠지만, 그런 차원의 대본은 시청자도 이해한다. 만약 박찬호에게 대본을 주며 공을 왼쪽으로 던지고, 은지원을 외계인이라 부르라고 시켰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대본에서 나오는 캐릭터가 아닌 즉흥적인 멘트와 행동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었기에 리얼의 맛을 살림과 동시에 대본 후폭풍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만약 그것이 대본에 의한 연기였다면 박찬호는 지금 당장 배우로 나와도 성공할 수 있을 정도이다.

 
1. 순수한 박찬호
 

1박 2일에게 가장 큰 힘을 실어준 것은 바로 순수함이라는 것이다. 1박 2일은 그동안 순수함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평가를 잘 받아들이고 바꾸려 노력하는 1박 2일은 초심 찾기 프로젝트를 통해 순수함을 찾으려 부단히 노력했지만, 열정이 지나쳐 오해를 사기도 했다. 그리고 의도했는지 모르지만, 전혀 다른 명사 특집을 통해 순수함이라는 키워드를 되찾았다.

박찬호의 캐릭터는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박찬호 그 자체였다. 중학교 시절 산에서 밤까지 연습을 하며 무서움을 이겨내던 박찬호가 썼던 일기장에 "외롭다", "죽고 싶다", "힘들다", "나는 뭐가 될까?"라는 단어는 지금의 박찬호를 잘 설명해주었다. IMF시절 우리에게 큰 힘을 주었던 코리안특급 박찬호. 그의 어린 시절은 IMF때나 지금의 국민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 하다. 외롭고, 죽고 싶고, 힘들고, 앞으로 어떻게 될까라는 어려운 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했을 때 코리안특급이 되어 세계를 호령할 수 있는 사람이, 나라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그의 순수함에서 나온 힘일 것이다.


 
2. 재미있는 박찬호
 

박찬호의 순수함에서 나오는 재미 또한 1박 2일에 다시금 재미를 가져다 주었다. 특히 박찬호의 불같은 애드리브도 재미있었다. 초딩짓을 하는 은지원에게 "은지원씨는 정말 외계인 같애"를 말하는 것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 같았다. 계속 외계인이라 놀리다가 은지원의 열혈팬인 매표소 직원에게 한방에 무너지는 굴욕도 재미있었다.

딱밤굴욕, 여중생굴욕, 다트와 구석 굴욕, 매표소 굴욕까지 어느 것 하나 재미없었던 것이 없을 정도로 박찬호의 예능끼는 다분했다. 격세지감을 느끼는 박찬호의 얼굴과 행동에서도 재미를 느꼈지만, 박찬호를 몰라보는 어린 학생들의 반응이 더 재미있었다.

계룡산 얼음물 속으로 들어간 것도 박찬호였기에 가능했고, 여러 굴욕 시리즈들도 박찬호였기에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1박 2일 멤버들 속에서 이제 바닥난 것만 같았던 개그 소재들이 박찬호의 투입과 동시에 무한한 웃음거리를 만들어 준 느낌이었다. 앞으로 이와같은 게스트들의 파워를 이용한 재미는 더욱 신선하고 마르지 않는 샘물을 얻은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3. 감동적인 박찬호
 

억지 감동에 대한 이야기는 백두산 때부터 불거진 것 같다. 유난히 감동을 많이 추구하던 1박 2일은 감동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억지 감동의 논란에 휩쌓인다. 감동적인 것을 좋아하는 나는 재미있게 보았지만, 그에 대한 거부반응은 매우 컸었다. 그리고 그 억지 감동의 논란은 사직구장에서 터져버렸고, 1박 2일은 수직 추락하기 시작했다.

예능 방송에는 두가지 코드가 있다고 들었다. 하나는 감동 코드이고, 하나는 재미 코드이다. 이 두 코드에 대해 의견이 나뉘었고, PD에 따라 추구하는 코드가 다르단다. 1박 2일은 감동을 우선적으로 추구하였던 것 같고, 패밀리가 떴다는 같은 포맷임에도 재미를 우선적으로 추구하여 그 둘의 명암은 항상 엇갈리는 것 같다.

1박 2일은 박찬호로 인해 순수함과 재미를 다시 찾았을 뿐 아니라, 감동 코드도 제대로 찾은 것 같다. 공주 중학교에서 벌인 박찬호 몰래카메라는 아이들의 순수함으로 더욱 빛을 발했다. 그냥 찾아가 박찬호가 왔음을 알려도 아이들의 반응과 놀라는 표정들을 잡아낼 수 있었겠지만, 1박 2일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박찬호를 VJ로 분장시켜 혹시나 들킬까바 바람막이 마스크까지 하고 카메라를 짊어진체 몰래카메라를 진행하였다.

1박 2일이 공주중학교 야구부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은 박찬호가 왔을 것이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전날 박찬호가 왔다는 소식을 1박 2일의 활동을 통해 소문이 났을 것이다. 1박 2일은 그런 점을 간파하고 박찬호를 분장시키고 박찬호가 왔다는 것을 예측했어도 어디에 있는지, 언제 나타날지 모르도록 꾸몄다.

그리고 멤버마다 공을 던져보며 김C를 앞세워 박찬호의 등장을 예측하지 못하게 연막을 피웠다. 박찬호는 눈에 띄게 VJ역할을 했지만 강호동이 구박덩이 카메라맨으로 만드는 기지를 발휘하여 그 가운데서도 캐릭터를 잘 만들어 주었다. 실수투성인 카메라맨으로 캐릭터를 잡은 박찬봉 VJ는 아이들을 깜쪽같이 속이게 되고, 강호동의 제안으로 고등학교 때까지 운동을 한 VJ로 소개해 공을 던져보게 된다.

공을 일부러 엉터리로 던지니 아이들은 더욱 속아넘어가게 되고, 아이들의 야유속에 열받은 척 하는 연기를 펼치며 박찬호는 옷을 벗으며 강속구를 유감없이 뿌려준다. 여기서 놀랐던 점은 아이들을 위한 투구이니 대충 던질 줄 알았는데 미리 5분전에 나가서 몸을 푸는 모습이었다. 자신의 몸을 관리하기 위해 그랬을 수도 있지만, 아이들에게 좀 더 진지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선배의 마음이 느껴져서 더욱 감동적이었다.

유감없이 뿌린 강속구에 깜짝 놀란 아이들과 포수는 그래도 눈치채지 못한다. 던질수록 빨리지는 메이저리그 투구에 아이들은 입이 벌어지게 되고, 적절한 때 강호동은 박찬호를 밝히게 된다. 놀란 아이들은 처음에는 믿기지 않는 듯 어안이 벙벙해졌지만, 조만간 박찬호 선수임을 깨닫고 즐거워한다. 특히 포수는 박찬호 선수의 볼을 받아보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었는데 그것이 이루어져 더욱 감동적이었다. 1박 2일의 몰래카메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1박 2일의 시청률은 아무도 굉장히 높았을 것 같다. 아직 시청률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1,2탄에 이은 박찬호 3탄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을 것이다. 그리고 완벽한 투구처럼 흠잡을 곳이 없는 3탄을 만들어 삼진아웃을 시켰다. 졸업시험으로 빠졌던 이승기마저 새벽 6시에 서울로 올라가 시험을 보고 다시 서울에서 그날 바로 내려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 1박 2일 멤버들이 1박 2일에 대한 애정이 높음 또한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어느 것 하나 흠잡을 곳이 없었던 1박 2일은 이제 완전히 회복하여 다시 확실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대본 공개로 인한 후폭풍을 맞고 있는 패떴 또한 1박 2일의 위기 극복처럼 현명하게 위기를 넘겼으면 좋겠다. 또한 1박 2일이 앞으로 있을 명사 특집에도 사람들이 예상못한 멋진 명사와 재미있는 구성으로 누구 때문에 정말 속상하고 힘든 국민들의 마음 속에 청량한 웃음과 감동 그리고 희망을 가져다 주길 기대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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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4일 방송된 KBS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 - 1박2일>(이하 1박2일)이 40%가 넘는 순간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이는 지난해 7월 ´장수편´ 이후 최고의 시청률로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수치다.

<1박2일>은 지난해 의욕적으로 준비한 ´백두산 특집´이 조선족과의 마찰과 억지 감동이라는 구설에 오르면서 급격한 하향세를 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부산 사직구장´ 응원논란은 추락을 더욱 부추겼고 들끓는 비난여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1박2일>은 연말 연예 시상식에서 대상을 비롯한 주요부문 상을 휩쓰는 등 유종의 미를 거뒀다. 따라서 ´박찬호 특집´을 계기로 자신감을 회복한 <1박2일>의 향후 행보는 더 큰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명사 특집의 가능성

´박찬호 특집´은 명사 특집의 시작이었다.

비슷한 포맷을 차용한 <패밀리가 떴다>가 게스트 제도를 도입해 긍정적인 효과를 누리자, 게스트에 관한 심도 있는 고민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조금은 차별화된 게스트 제도로 ´명사 특집´을 내세웠다. 명사의 고향을 소개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명사 특집´은 특급 게스트를 통해 ´Win-Win´ 하겠다는 <1박2일>의 야심작인 셈이다.

그리고 ´박찬호 특집´의 성공으로 추후 ´명사 특집´을 추진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이끌어냈다. 이는 시청자들로부터 명사 출연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상쇄 효과 → 고속 상승

그동안 <1박2일>은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가학적인 모습이나 인위적인 모습, 억지적인 장면들이 부각되며 구설에 올랐기 때문.

그러나 이번 ´박찬호 특집´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는 상당부분 상쇄됐다는 평가다. <1박2일>이 지난해와 같은 논란만 벌어지지 않는다면 <1박2일>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90년대 후반 IMF 시대와 맞물려 깊은 의미를 가진다. 외환위기로 극심한 불안감과 좌절에 빠져있던 국민들에게 박찬호는 꿈과 희망 그 자체였다. <1박2일>에 출연한 박찬호가 미국에서 인종차별을 받으며 힘들었던 일들을 고백하는 장면은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나를 욕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욕하는 것과 같이 느껴졌다”는 박찬호의 말은 그로 인해 자존심을 지키고 자부심을 느꼈던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박찬호의 이 같은 이미지는 <1박2일>에 녹아들며 프로그램 자체의 이미지마저 쇄신하는 계기가 됐다.

3주 동안 펼쳐지는 ´박찬호 특집´은 현재 마지막 편만을 남겨두고 있다. 마지막 편에서 박찬호는 초등학교를 찾아 꿈나무들을 위한 이벤트를 열게 되는데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명사의 고향 소개 ‘여행 명분 찾았다’

명사 특집의 성공으로 <1박2일>의 여행은 더 큰 의미를 지닐 수 있게 됐다. 그동안 <1박2일>이 여행을 나설 때마다 그 기준에 대한 의문으로 논란이 되곤 했었다. 특히 스폰서에 따라 움직인다는 구설수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최소한 ´명사 특집´ 여행에 한해서는 그 명분을 확실히 했다는 평가다. 명사들이 고향을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된 것. 이는 자연스레 고향의 홍보도 하게 되는 효과로 이어진다.

<1박2일>이 억지 감동이란 말까지 들으며 감동을 추구했던 것은 단순한 흥미 위주의 프로그램을 지양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겨진다. 억지에 대한 논란 또한 스타가 아닌 명사들이 출연하면서 자연스레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가 나온 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감동이 자연스럽게 전해졌고, 앞으로의 명사들도 그들의 이미지와 함께 감동도 자연스레 스며들 것으로 기대된다. 그 가운데 여행의 참 의미도 전해질 수 있다.

<1박2일>의 명사를 앞세운 활약이 향후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질지 시청자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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