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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자가 설특집 '추억의 코미디 왕들의 귀환'으로 MBC에 복귀한다고 한다. 이영자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화려하게 복귀했던 이영자는 예전의 개그와 왕년의 습관을 고치지 못하여 다시 잠잠해졌다. 더불어 절친이었던 故최진실의 죽음으로 심한 충격에 빠지는 등 여러 악재가 겹치기도 했었다. 주로 케이블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영자는 다시금 영자의 전성시대를 꿈꾼다. 나는 "나는 PD다"를 통해서 이영자를 계속 봐왔다. "나는 PD다"를 보면서 이영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대해 많이 없엘 수 있었는데 솔직, 쾌활한 이영자의 개그는 여전히 죽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다만 그녀에게 오랜 시간동안 축적되어온 이미지들이 그녀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아닌가 싶다

최근 최양락의 복귀가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그야말로 왕의 귀환인 셈이다. 최양락은 과거의 개그 스타일을 버리고 새로운 컨셉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왔고, 그의 개그는 빛을 발하며 여러 방송에서 얼굴을 내비치고있다. 하지만 최양락 신드롬에서 무언가를 배우기에는 아직 그 검증 기간이 짧다. 좀 더 시간이 흘러보아야 최양락 신드롬이 진짜인지 거품인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영자가 벤치마킹할 사례는 누구일까? 바로 박미선이다. 박미선은 오랜 기간동안 인기를 유지해오고 있고,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박미선은 어떻게 지금의 흐름에 잘 적응하여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 왕년의 스타가 다시 자리잡기 위해 필요한 점에 대해 박미선을 중심으로 한번 생각해보았다.

왕년의 스타일을 버려라


"왕년에 내가 이랬는데..." 왕년에는 누구나 다 잘나갔다. 과거의 스타들이 흔히 빠지는 오류가 과거에 통했던 것이 지금도 통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는 다시 복귀하려는 스타들에게는 자연스럽게 슬라이딩하며 복귀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초반에는 사람들에게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그 방법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계속 왕년의 스타일로 다시 인기를 얻기는 힘들다.

최근 이봉원의 시커먼스, 김정렬의 숭구리당당이 다시 선을 보이는데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미 여러 개그맨들이 리메이크를 했던 소재였고, 과거에 단물을 다 빨아먹은 소재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코너 뿐 아니라 스타일 또한 마찬가지이다. 최양락의 자존심이나 이영자의 거센 이미지는 결코 플러스가 되지 못한다. 한 때는 그런 모습이 사람들에게 어필했을지 모르지만, 이미 그런 모습에 익숙해진 시청자는 새롭다는 인식을 갖지 못하고 식상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박미선의 경우는 예전의 스타일을 완전히 벗어버렸다. 워낙 오랫동안 활동을 하지 않아 예전 스타일을 기억하기도 힘들긴 했지만, 예전의 썰렁하고, 당하기만 하는 약한 모습의 이미지를 벗고 강하고 부드러운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기 때문이다. 버라이어티 위주로 가고 있는 요즘의 트렌드에 맞게 상황을 잘 정리하고, 부드러운 진행을 잘 살려서 나타났다. 망가지는 것도 주저치 않고, 독설을 가볍게 맞받아치는 센스로 아줌마 파워를 잘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남편인 이봉원의 사업 이야기나 집안에서의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개그 소재로 삼으므로 리얼리티라는 점에서도 잘 적응을 해 나갔다.

만약 박미선이 예전 이봉원의 시커먼스때 이야기들만 하고, 이성미와의 에피소드들로 이야기들을 채워나갔다면 지금의 박미선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진행을 하는 것을 보면 게스트 신상에 관한 것들이나 요즘 트렌드에 대해 많이 연구하고 공부한 흔적이 역력하다. 즉, 사람들에게 박미선은 2가지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 하나는 과거의 왕눈이 박미선, 그리고 현재의 MC 박미선으로 말이다. 이영자에게도 영자의 전성시대 영자가 아닌 또 다른 영자를 만들어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선배가 아닌 동료로 다가서라


개그계의 군기는 연예계에서 가장 심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물론 어느 조직이나 군기가 확립되어야 하고, 선후배 관계가 확실해야 위계질서가 잡히고, 조직이 제대로 돌아갈 것이다. 또한 그 가운데 선후배간, 동료간의 우애도 생긴다. 하지만 그건 방송 뒤에서 끝나야 하는 이야기들이다. 방송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위화감을 조성할 뿐이다.

이영자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 하면 이제 어느덧 개그계의 대선배가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한 때 잘나갔던 전설적 개그우먼이기에 더욱 대접을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영자 앞에서 설설 기는 후배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녀의 대단한 파워를 느끼는 대신 보는 사람도 마음이 조마 조마해진다.

개그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긴장해있을 때 자연스런 웃음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 편안한 상태에서 웃음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고, 긴장이 완화되었을 때 더 쉽게 웃기 마련이다. 유재석의 진행이 편안한 이유도 유재석 특유의 배려심으로 게스트를 편안하게 해 줌과 동시에 보는 사람들도 긴장을 완화시켜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것은 또한 박미선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박미선은 이영자보다 더 큰 선배일 것이다. 그렇다면 신봉선이나 유세윤등 요즘 개그맨들에게는 쳐다볼 수도 없는 어려운 선배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박미선을 보고 있으면 누구의 선배라는 것이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동료같이 느껴질 때가 더 많다. 즉, 어디에서나 다 어울리는 그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댓글들을 보면 이영자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안 좋은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케이블에서 활약하는 이영자의 모습은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확실히 느껴진다. 특히 "나는 PD다"에서는 그녀의 본 모습이 다 나타날 정도로 리얼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녀의 성격이 원래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의외로 아기자기하고, 요리도 잘하는 성격도 있다.

리얼리티라 하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리얼 같은 리얼이지 "리얼"이 아니다. 리얼은 말 그대로 날로 먹는 것이고, 리얼한 모습으로 인기를 받을 사람은 그다지 별로 없을 것이다. 캐릭터를 만들어서 그 캐릭터를 리얼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현재 리얼리티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이영자가 다시 스타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모습을 버리고 공부하고 연구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박미선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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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전의 봅슬레이편이 드디어 방송이 되었다. 보면서 느꼈던 것은 봅슬레이 안에 무한도전이 다 들어있다는 것이었다. 노홍철의 말처럼 그 안에는 무한도전이 추구하는 예능이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쿨러닝안에 무한도전이 들어가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선수들의 이야기를 다룬 쿨러닝은 눈이라고는 평생 볼 수 없는 곳에서 태어난 그들이 얼음 위에서 하는 봅슬레이에 도전한다는 내용으로 메달권에까지 진입했지만, 결국 봅슬레이의 고장으로 인해 마지막 결승점에 봅슬레이를 어깨에 매고 결승점을 통과한다는 감동적이고, 가슴 뭉클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 영화이다.

쿨러닝은 그 자체가 무한도전이었다. 그리고 무한도전이 지금까지 보여준 것 또한 봅슬레이편안에 모두 담겨있다 할 수 있다. 위험과 도전 그리고 스피드등 모든 것이 들어가있는 봅슬레이는 누구도 생각 못하는 무한도전만의 아이디어가 아닌가 싶다. 봅슬레이와 무엇이 닮았는지 한번 살펴보자.

1. 위험, 리스크 그리고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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봅슬레이는 매우 위험하다 체감속도 시속 200km로 달리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다가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쿨러닝에서도 썰매가 뒤집어져서 크게 다칠 뻔했고, 무한도전에서도 봅슬레이를 연습하다가 다쳐서 중도에 하차하는 멤버들까지 생겨났다.

쿨러닝이 감동적이었던 이유는 끝까지 그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하는 정신과 더욱이 눈도 볼 수 없는 자메이카에서 아마추어중에 아마추어가 도전했다는 것이다. 무한도전 역시 그 누구보다 봅슬레이와 상관없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감수해야 하는 리스크는 매우 컸다. 박명수는 불혹의 나이에 처자식이 있는 몸이고, 유재석 또한 지켜야 할 가정이 있을 뿐더러 다른 멤버들 또한 굳이 봅슬레이를 할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무한도전이 추구했던 것처럼 누구도 하지 않는 것을 시도하여 용기와 희망을 주려 한다. 더욱이 지금과 같이 어렵고 지쳐 안정적인 것만 추구하는 현실속에서 무한도전의 봅슬레이는 힘을 가져다 준다. 무한도전의 봅슬레이편을 보면서 마음 속에 있던 패배주의와 염세주의가 씻은 듯 사라졌다. 그것은 누구나, 그리고 모두가 할 수 있다는 정신을 보여준 무한정신 때문이 아닌가 싶다.

2.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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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러닝의 감동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그것이 실화라는 것 때문이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추구하는 무한도전은 더욱 리얼한 봅슬레이에 도전한다. 봅슬레이에 속도 감속 장치를 둘 수도 없는 것이고, CG로 처리할 수도 없는 일이다. 어떤 장치도 그 리얼함에 제동을 걸어줄 것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무한도전이 보여주는 봅슬레이는 감동적일 수 밖에 없다.

더욱이 그들의 평균 나이는 30이 훌쩍 넘는다. 전진까지 30대에 합류함으로 정준하의 말처럼 노땅 프로그램으로 합류했을지도 모른다. 보통 "도전"이라는 말은 10대나 20대의 젊음과 잘 어울린다. 하지만 그것이 어디까지나 고정관념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무한도전은 30대와 40대, 즉 나이와는 상관없이 모두 도전할 수 있고, 더 크고 무모한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무한도전의 봅슬레이편은 MBC 파업 이후 첫번째로 진행한 방송이다. 김태호 PD는 제작비가 없어서 대출을 받아 방송을 만들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MBC의 지원으로 진행하게 된 봅슬레이편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아름다운 과정을 만들어내는 감동이 또한 녹아들어가 있다.

3. 스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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봅슬레이의 스피드는 평균 시속 130km, 체감 속도 200km라고 한다. 그런 스피드가 나오게 하기 위해 썰매는 날렵하고 과학적으로 만들어졌고, 그 가격 또한 억 소리 난다. 그런 스피드는 공기의 저항을 최소로 하는데서 나올 것이다. 그래서 선수복 또한 쫄쫄이이다. 봅슬레이를 하려면 쫄쫄이를 입어야 하지만 노홍철의 말처럼 쫄쫄이는 곧 예능의 기본이기도 하다. 민망한 몸매를 드러내야 하는 쫄쫄이 의상은 아이러니하게 웃음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썰매는 1억이 넘을 정도로 고가의 장비이다. 게다가 과학적으로 설계가 되어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그런 모습은 무한도전의 모습과 매우 닮은 것 같다. 무한도전 또한 열악한 환경이긴 하지만 튼튼하고 과학적인 포멧과 기획을 가지고 만들어진다. 무한도전 멤버들만으로 무한도전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황정민의 수상소감처럼 다 차려논 밥상에 숟가락만 올려놓는 격인 것이다. 무한도전 멤버들를 과소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무한도전 제작진의 노력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유앤미 특집은 김태호 pd의 자막의 중요성을 알게 해 주었듯, 안전하고 과학적인 포멧과 기획 속에 무한도전 멤버들이 들어가 시속 200km가 넘는 속도를 만들어내는 멋진 도전이야 말로 봅슬레이와 무한도전이 닮은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다.

다음 주에 이어질 일본에서의 훈련 또한 매우 기대된다. 무한도전의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다음 주에 펼쳐질 아름답고 감동적인 도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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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가 떴다'의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다. 대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패떴은 지금은 모르겠지만, 차후 시청률에서도 차이가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는 쉽게 끝낼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점점 꼬여가는 매듭을 어쩔 줄 모르고 더 꽉 잡아당겨 엉킨 형국이 되었다. 승승장구하던 패떴에게 이번 일은 적잖이 당황스럽고 예기치 못했던 일이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패떴은 처음 출발부터 순조롭게 항해하였다. 비약적이지만, 무한도전이 뜨기까지 2년이 걸렸다면, 1박 2일은 1년, 패떴은 1달이 걸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전의 프로그램이 디딤돌이 되어 준 것이라 생각한다. 패떴은 그 최대 수혜자인 것이다. 1달은 좀 오버여도 패떴이 단시간안에 최고 예능 프로그램으로 발돋움한 것은 사실이다.

무한도전도 성장통을 겪었고, 1박 2일도 최근에 성장통을 겪었다. 패떴 또한 성장통이 일찍 온 것 뿐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대처법으로는 안티만 더욱 양산하는 꼴이다. 우결이 몰락하고 있는 이유도 쉽게 풀어갈 수 있는 것을 어렵게 풀어서 매듭이 풀 수 없을 정도로 꼬여버렸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그 원인과 해결방법은 "소통"에 있다고 생각한다.

소통하라

1박 2일은 소통을 잘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무한도전이 위기였을 때 시청자들은 초심을 원하였었다. 그 점을 생각했는지 1박 2일이 위기에 닥쳤을 때 스스로 먼저 초심을 강조하며 초심 특집을 내보내기도 하였다. 여러 의견들을 수용하고 변해가며 오해를 바로잡고 지금은 다시 정상 궤도를 찾았다.

우결의 경우는 반대였다. 솔직히 우결에게는 시청자와 소통할 수 있는 장치가 없기도 했다. 우결의 포인트는 진짜같은 스타들의 결혼 생활인데, 진짜로 결혼을 시킬 수는 없지 않으니 말이다. 또한 스타들 또한 이미지에 타격을 입는 구조라 쉽게 소통을 할 수 없기도 했다.

또 다른 예는 명랑히어로를 들 수 있겠다. 최근들어 조금씩 변하고 있긴 하지만, 소통을 중시하던 시사 토크쇼에서 갑자기 장례식장으로 변화시키고, 이경규의 무리한 투입으로 인해 닥봐(닥치고 봐라)의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나 또한 명랑히어로의 열렬한 팬이었기에 그 배신감도 크게 느꼈다. 장례식으로 바꾸었을 때 충분한 설명과 소통이 있었다면 그런 배신감도 덜 들었을텐데 말이다.

패밀리가 떴다 또한 시청자들의 의견을 잘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시청자의 의견을 모두 받아들이고, 악플에 상처받고 하라는 것이 아니다. 단지 귀를 기울이고 조금씩 참고만 해도 프로그램의 미묘한 변화에도 시청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귀를 열어두고, 조금씩 소통을 늘려간다면 패떴의 성장통도 잘 넘어가지 않을까 싶다.

대본을 인정하라

대본이 공개되고 이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그 내용까지 철저하게 분석하여 어떻게 대본이 사용되었는지도 인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패떴은 "대본대로 하지는 않는다. 대본은 가이드라인을 뿐이다."라며 변명을 하기 바쁜 모습이다. 이효리까지 나서서 대본은 있지만, 대본은 안본다고 SBS 8시뉴스에까지 나와 이야기하니 참으로 궁색한 모습이다. 술은 마셨는데 음주운전은 안했어요라는 명언이 생각나기도 했다. 대본은 있는데 대본은 안봤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물론 그 말의 의도가 그런 뜻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현재 불붙은 논란을 끌 수 있는 방법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언론을 통해 잠재울 것이라면 이효리가 아닌 유재석이 나와서 이야기해야 했다. 실제로 부르는 것보다 립싱크를 더 많이 하는 가수보다는 사람들에게 신뢰를 많이 받고 있는 유재석이었다면 조금 누그러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방법은 대본을 인정하는 것이다. 대본은 이미 공개 되었고, 사람들도 다 그에 대해 아는 마당에 대본은 있지만 대본대로 안한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 차라리 처음 기획의도는 대본대로 하는 것이었고, 이런 반응이 있을 줄 몰랐다. 하지만 시청자를 기만하려는 의도는 없었고, 재미를 주기 위해 시트콤의 측면을 강화한 것 뿐이었다라고 말한다면 더 설득력이 있지 않았을까?

더하여 앞으로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처럼 대본을 안 만들고 가이드라인만 만들어 리얼의 재미를 더 살리겠다라고 한다면 기존 시청자들도 이해하고 원만히 넘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는데 재미있게 보던 시청자들이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본대로 했느냐, 안했느냐가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문제는 시청자를 속였는가, 위했는가이다. 사람들은 대본이 공개되고 대본의 내용이 너무 자세하자 패떴이 시청자를 속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패떴의 입장은 시청자를 속이려 한 것이 아니고 재미를 주기 위해서 였을 것이다. 그런데 대본의 문제에 빠져서 대본은 있는데 대본대로 하지 않았다는 등, SBS 8시 뉴스까지 동원하여 효리효과를 노리는 모습들은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더 속이려는 배신감만 줄 뿐이다.

패떴이 이 꼬인 매듭을 풀려면 우선 시청자들을 속이려 한 것이 아니고 위한 것이었다는, 그리고 앞으로도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메세지를 전해주어야 할 것이다.

리얼을 가미하라

패떴에는 인위적인 장치가 너무 많다. 원래 시트콤을 지향했던 프로그램이기에 그것이 당연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것들이 리얼의 반대인 설정이 아니라, 가식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시트콤도 좋지만, 이럴 때 그런 장치들은 더 매듭만 꼬이게 할 뿐이다. 이럴 때 일수록 기획의도와는 다르더라도 리얼을 강조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예를 들자면 할머니, 할아버지의 집에 가는데 가자마자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친한 척하며 집 잘보겠다고 내쫓듯 여행을 보내버린다. 실제로 어떠했든 보이기에 그렇게 보인다. 그리고 친한 척하는 것이 대본에 의한 가식으로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다.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만남을 좀 더 길게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쫓아내는 느낌이 아니라 할머니,할아버지가 여행을 떠난다는 기쁨에 좀 더 초점이 맞추어지면 어떨까 싶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주변의 환경을 이용한 게임들이 매우 신선하고 재미있었지만, 대본이 공개된 이후로 보이는 것은 가식적은 게임 진행이다. 일부러 져 주는 것도 같고, 승부의 긴장감이 떨어지고 있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게임을 하는 것이 리얼을 좀 더 강조할 수 있을 것 같다. 저번 주에 했던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미션을 성공시키는 게임은 미리 예측하거나 조작하기 힘든 것이기에 리얼이 더욱 강조될 것이다.

이런 리얼을 곳곳에 가미시키면 대본 논란도 사그러들지 않을까 싶다. 백마디 말보다 한번 보여주는 것이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소통과 인정 그리고 리얼. 이 3가지만 해내어도 지금 점점 꼬이는 매듭을 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패밀리가 떴다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프로그램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그것이 성장통으로 기억될 수도 있고, 패인으로 기억될 수도 있는 것이다. 터닝포인트의 시점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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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의 늦둥이 바람을 몰고 왔던 윤종신은 종횡무진 예능계를 돌아다니며 MC로서 성장을 해 왔다. 그의 성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어 성장해 왔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서 강호동의 도움이나 유재석의 영향이 없었다고 말하긴 힘들겠지만, 박명수처럼 유라인에 걸쳐있거나, MC몽처럼 강라인에 속해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성장했다고 말하고 싶다.

솔직히 윤종신에 대한 기대를 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나 또한 노래 잘 부르는 실력파 가수로 기억하고 있었고, 군 시절 가슴을 후벼파는 가사로 노래를 부른 가수로 기억되고 있었다. 옛날 이야기지만 얼굴 없는 가수로 맑고 깨끗한 음색의 그의 노래를 좋아했고, 그런 이미지로 인해 꽃미남을 연상시켰었다. 하지만 가요톱텐에 나왔던 그의 모습을 보고 심한 충격에 빠지고 배신감까지 느꼈었던 기억이 난다. 뿔테를 즐겨쓰던 나는 윤종신과 닮았다는 소리를 자주 듣기도 했는데 기분은 별로였지만,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윤종신을 괜히 더 좋아했던 것 같다.

그랬던 그가 작년에 갑자기 깐족 캐릭터를 꿰차고 나오더니 예능계의 늦둥이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작년에 예능에 나왔을 때만 해도 김종서나 신해철, 신성우 등 그 당시 가수들이 나오자 유행처럼 한번 따라 나온 것인 줄만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무한도전이나 1박 2일 같은 유명한 프로그램에 나오지 않고 황금어장의 이상한 프로그램(무월관)에 나왔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김구라, 신정환, 김국진과 함께 라디오스타의 MC로 나오기 시작하였고, 그것을 발판으로 명랑히어로, 예능선수촌, 라라라, 패밀리가 떴다까지 점차 영역을 넓히기 시작하여 이제는 완전한 예능인으로 자리 매김을 하였다. 꽃미남도 아니고, 아이돌도 아니고, 키가 큰 것도 아니고, 인지도가 큰 것도 아니고, 원래 웃긴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도 않았던 그가 어떻게 깐족 윤종신으로 성공할 수 있었을까?

국문과 개그

내 아내는 국문과를 나왔다. 한글을 사랑하는 아내는 나의 틀린 말들을 쪽집게처럼 잘 찾아낸다. 발음이나 철자, 심지어 띄어쓰기를 틀리면 금새 지적 모드로 들어가곤 한다. 처음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뜻만 통하면 되지 저렇게까지 꼬치 꼬치 따져야 하는걸까라며 불평했었다. 하지만 어느 날 국문과 사람들이 모인 곳에 가서 강의를 들었는데 국문과 사람들의 대부분이 아내와 똑같이 지적을 하여 매우 놀랐었다.

윤종신 또한 국문과를 졸업했다. 그래서 그런지 노래의 발음이 매우 정확하다. 보통 노래는 가사가 문법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고, 철자도 틀리는 경우가 많은데 윤종신의 노래는 가사와 문법도 정확하고, 노래를 부를 때 발음 또한 정확하다. 그래서 그의 동료들은 그의 정확한 입모양과 발음을 따라하며 개그의 소재로 삼기도 한다.

윤종신의 그런 국문과적 기질이 깐족 개그를 만들어 내었다고 생각한다. 말 꼬투리를 잡아 살짝 살짝 바꿔주는 깐족 개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신정환의 말장난이 타고난 센스로 깐족거리는 것이라면, 윤종신의 말장난은 국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깐족거리는 것이 다르지 않은가 싶다. 주워 먹기라고도 불리우는 그의 개그는 남이 한 말을 가지고 꼬투리를 잡는 스타일로 윤종신 스스로도 김구라가 앞에다 대고 강펀치를 날린다면 자신은 위로하고 품에 안는 척 하면서 물 잔에 약을 타는 스타일의 개그라 말하고 있다.

평범해도 너무 평범한, 동네에서 흔히 볼수 있는 삼촌같은 이미지의 윤종신이 가수로 그리고 예능인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잘 활용하는 자세에 있지 않나 싶다. 라라라는 가수인 자신의 정체성과도 잘 매칭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장점을 더욱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도 좋은 음악과 한글 사랑, 그리고 많은 사람에게 웃음을 주는 윤종신으로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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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의 간판코너 ´패밀리가 떴다´(이하 ´패떴´)는 최근 대본 논란에 휩싸였다.

´리얼´을 표방했던 ´패떴´의 자세한 내용과 리액션을 담은 대본이 공개된 것. 제아무리 ´리얼 버라이어티´라 하더라도 대본이 없을 수는 없지만 그 내용이 지나치게 구체적이라는 점은 시청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기에 충분했다.

제작진은 초반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멤버들을 위해 적어놓은 것이지만 대부분 실제로는 리얼로 진행된 것이 사실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방영된 ´패떴´은 여전한 인기를 과시하며 시청률 1위를 지켰다. 그러나 단순한 시청률만으로 시청자들의 불만을 가라앉히기엔 한계가 있다. 대본이 공개되기 전과 후의 ´패떴´을 바라보는 시선이 상당히 달라졌기 때문.

KBS <해피선데이 - 1박 2일>과 비슷한 포맷으로 구성된 ´패떴´은 SBS에서 ´1박2일´을 견제하기 위해 내놓은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1박2일´ 강호동과의 경쟁을 위해 ´국민MC´ 유재석을 투입했고, 국민 요정 이효리와 아이돌그룹 빅뱅의 대성, 영화배우 김수로까지 초특급 멤버를 자랑한다.


무늬만 리얼? 신용 잃은 ´패떴´

´패떴´의 주력종목은 게임이다.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화할 수 있는 아이템은 대부분 게임에 집중돼 있었기 때문. 하지만 대본이 공개된 이후부터 게임에 대한 시청자들의 시선은 색안경을 쓴 듯 불편해졌다.

비닐 뚫기를 시도하는 남자 멤버들의 모습은 일부러 여자 멤버들에게 져 주기 위해 어기적거리는 인상을 줬으며, 이는 짚단을 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이것이 대본에 의한 것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재 자체가 리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청자들이 ´패떴´에 열광하는 이유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리얼´이라는 코드였다. 사실상 ´패떴´의 인기는 연예인들의 진짜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 것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출연자들의 인간미를 느끼며 패밀리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던 ´패떴´의 장점은 사실상 잃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캐릭터 설정 역시 인위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자연스럽게 ´천데렐라´ ´김계모´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대본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은 시청자들로선 큰 충격이었다.

이천희 속에서 ´천데렐라´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천데렐라´ 속에 이천희를 억지로 끼워 넣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덤앤더머 형제 역시 대본 공개 전에는 매우 자연스럽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이효리와 요리할 때 던지는 멘트들은 매우 어색했고, 덤앤더머를 위해 일부러 하는 멘트처럼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잃어버린 신뢰 회복 우선…´리얼 코드´ 되살려야

만약 ´패떴´이 시청률에 만족해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넘어갈 경우, 조만간 큰 위기에 다시 직면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프로그램의 어색함과 가식적인 모습은 결국 시청자들에게 실망을 안겨 시청률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문제의 핵심은 ´리얼´이다. 다시 리얼하게 할 수 없다면 차라리 ´리얼´을 포기하고 ´시트콤´으로 장르 자체를 바꿔보는 것도 방법이다.

우선 ´리얼´에 초점을 맞추려면 게임의 법칙부터 바꿔야 한다. 후반부에 전화를 걸어 미션 성공하기 게임의 경우가 가장 적절해 보인다. 제비를 뽑아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원하는 대답을 얻어내야 한다는 설정은 ´짜고 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유재석이 박명수에게 전화를 걸자, 회식 자리에서 술 마시던 박명수의 상황은 있는 그대로 시청자들에게도 전달돼 웃음을 선사한 바 있다. 이른바 ´리얼´이라는 코드에 부족함 없는 장면으로 꼽힌다.

´1박2일´은 ´리얼´의 맛을 최대한 살리고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음식을 놓고 게임을 할 때 황당한 게임들이 많다. 참참참, 다트, 줄넘기 등 대본으로는 만들 수 없는 상황, 그리고 그에 대한 보상은 매우 절박해 멤버들 각자의 행동 하나하나는 큰 재미를 선사한다. 이 같은 특징은 <무한도전>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그러나 ´패떴´은 그러한 절박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대본이 공개된 이후 그런 부족함은 더욱 부각되기 시작했으며 논란은 점점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멤버들에게 절박한 상황을 부여해 좀 더 ´리얼´한 장면을 많이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캐릭터 역시 대본 공개 여파로 작위적이란 평가가 부쩍 늘었다. 논란 이전까지는 캐릭터가 잘 구축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현 시점에선 좀 더 자연스러운 캐릭터 구축에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다. 억지로 캐릭터에 맞추려는 시도는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초반에 틀을 잡기 위해 대본을 사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많은 분량을 모두 대본으로 작성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시청자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얼´을 원하며 크고 작은 상황설정 하나하나는 ´리얼´이라는 믿음을 갖고 싶어 한다.

따라서 자세하게 작성된 대본이 공개된 것이 결코 간단히 여길 문제가 아니다. 시청자들이 배신감을 느끼고 프로그램 자체를 의심하게 만든 책임은 어디까지나 제작진에게 있다.

´패떴´이 더 리얼하고 즐거운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청자들 비판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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