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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보면 볼수록 선덕여왕의 매력에 빠져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연장 방송을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선덕여왕은 이제 문화의 한 코드가 되어가고 있고, 사극의 롤모델이 되어가고 있다. 매 회 평균 시청률이 40%가 넘는 기염을 토해내고 있는 선덕여왕은 전 드라마를 통틀어 가히 적수가 없을 만큼 재미있고, 신선한다.

문노가 죽고 비담이 폭주하는 장면은 마치 만화책의 주인공처럼 흥미진진했다. 이상한 행동을 하는 김춘추 역시 슬슬 그 매력을 발산하려 준비하고 있다. 지금의 선덕여왕은 비담의 선덕여왕이고, 조만간 김춘추의 선덕여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선덕여왕은 많은 제작비를 투자해서 만든 블록버스터급 드라마이다. 스케일도 크고, 나오는 주인공만해도 쟁쟁한 스타들이 많다. 그리고 처음에 선덕여왕이 만들어졌을 때 나온 이야기가 바로 제 2의 대장금을 노린다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매우 부정적이었다. 대장금의 파급력이 굉장했기 때문이다.


대장금 효과는 정말 대단하다. 중국에서 1년 반동안 있으면서 대장금의 파워를 한두번 느낀 것이 아니다. 슈퍼에는 기본적으로 대장금 관련 상품들이 즐비하고, 산동대학교 한국어과 건물에 가면 대장금 인형이 전시가 되어있다. 음식점 간판이나 광고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대장금을 잘 설명하기 힘들면, "오나라 오나라~" 여기까지만 해도 따라부를 정도로 대장금의 인기는 아직도 식을 줄 모른다.

대장금은 한국의 음식 문화도 알렸고, 한국 연예인들의 위상도 높였고, 드라마의 열풍도 불게 만들었으며,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대장금을 보고 생길 정도로 돈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부가가치를 낳았다. 무엇보다 한국의 사극이 해외에서 통한다는 것이 참 신기한 일이다.

대장금 이후 사극의 해외수출이 여러 번 있었지만, 번번히 실패를 했다. 실패한 이유는 단 하나이다. 국내에서도 인기가 없던 드라마를 수출하기 때문이다. 재미없는 것은 만국 공통이다. 반대로 재미있는 것도 만국 공통이다. 전세계의 문화가 다르지만, 대장금을 재미없다고 한 나라는 없다 심지어 중동에서도 대장금 열풍이 일어났다고 하지 않는가. 우리가 미드에 환장하듯이 말이다 .


그런데 선덕여왕은 재미있다. 누가보아도 재미있다 .대장금만큼 재미있다. 게다가 수출을 염두하고 만들어서 이미 준비가 한창일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시간 뿐일 정도이다. 선덕여왕의 미래를 조심스레 예상해보자면 선덕여왕은 분명 제 2의 대장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선덕여왕은 어떤 면에서 대장금을 능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장금은 이영애 1인 체제이다. 이영애를 중심으로 모든 스토리가 진행되고, 음식의 다양함으로 승부를 건다. 선덕여왕은 다수 체제이다. 내가 쓴 선덕여왕 글만 보아도, 처음에는 미실의 선덕여왕이라 썼다가, 그 다음엔 덕만의 선덕여왕, 칠숙의 선덕여왕, 유신의 선덕여왕, 비담의 선덕여왕, 이제 김춘추의 선덕여왕까지 다양한 캐릭터에게 중심이동을 하면서 다양성을 추구하여 지루함을 없에고 재미를 극대화하고 있다.


또한 대장금처럼 긴장감 넘치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가 있다. 선덕여왕의 스토리가 역사적으로는 왜곡되었을 지 모르지만, 극으로 본다면 최고의 극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 이제 중반이 넘어 후반으로 달려가고 있는데도 선덕여왕에 대한 궁금증은 폭발적이다. 비담이 죽이려는 자는 뭘 믿고 그렇게 실실거리는지, 김춘추는 왜 거기 있었는지, 덕만과 유신은 어떻게 미실의 세력을 축소시킬 것인지 모든 것이 다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선덕여왕은 제 2의 한류스타를 준비시켰다. 어떻게 보면 최고 스타급들을 캐스팅하지는 않았다. 배용준, 이용애급은 고현정 밖에는 없었다. 고현정 역시 지금까지 크게 성공한 드라마가 없기 때문에 핫이슈인 스타는 아니었다. 이요원도 출산 후 큰 활약이 없이 공백이 길었고, 엄태웅은 연기력 하나는 인정받았지만, 부활과 마왕이 시청률은 저조하게 나옴으로 불운의 엄정화 동생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김남길도 연기는 정말 잘하지만, 선덕여왕 전까지는 알려지지 않았었다. 유승호도 이번에 새롭게 나오는 것이며 잘 자라준 유승호에 탄성이 나올 정도로 스타급으로 성장할 재목이다.


이들은 모두 지금은 큰 스타는 아니지만, 선덕여왕을 통해 한류 스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알천랑, 덕만의 아역, 천명공주, 천명공주 아역, 미생 모두 이슈를 끌어내며 어디에서건 통할 캐릭터이다. 선덕여왕에는 너무도 많은 흥행 이유가 있고, 이런 것들은 선덕여왕의 한류 열풍에 불씨가 될 것이다.

경제가 어려워져서 야밤도주를 하는 한국 사람들 때문에 한국의 이미지가 안좋아지고, 현지 교민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IMF 때 있었고, 올해 초에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곧 혐한류로 비춰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 있는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중 90%가 중국인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문화이다.

문화의 힘이 굉장하다는 사실을 중국에서 몸소 체험하고 왔다. 이미 선덕여왕은 중국에서 거의 실시간으로 번역이 되어 중국 사이트에 올라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중국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고 있을 것이다. 이제 선덕여왕이 수출이 된다면 다시 한번 한류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선덕여왕이 다시 한번 한류의 바람을 불러일으켰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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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에 다시 등장한 칠숙은 영락없는 터미네이터의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덕만과 소화를 쫓아 15년을 헤매이다 타클라마칸 사막까지 갔고, 덕만을 죽이기 위해서 불구덩이에서도 죽지 않고 살아난데다 모래폭풍 속에서도 살아남았다. 어떤 위기에서도 살아남아 주인공을 죽이기 위해 달려가는 모습은 터미네이터2의 T-1000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게다가 모래폭풍 이후 10여년이 지나 죽지도 않고 다시 살아돌아온 칠숙은 죽은 줄만 알았던 소화와 같이 오게 된다. 그리고 덕만과 칠숙이 마주치는 장면에서 어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칠숙은 소화를 사랑하고 있고, 소화는 모래폭풍 이후 계속 정신을 놓은 모양이다.


미실은 사다함의 매화를 알아내려는 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천명은 사다함의 매화를 알아내기 위해 덕만을 위장전입까지 시킨다. 덕만이 기지를 발휘하여 미실의 수를 하나 더 뛰어넘는 반전을 이룸으로 사다함의 매화는 곧 천명에게 알려지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된다면 사다함의 매화로 권력의 핵을 이루고 있는 미실의 파워는 약해질 것이기에 미실은 목숨을 걸고 지키려 할 것이고, 천명 또한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절호의 기회이기에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알아내려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덕만이 끼어있고, 가장 위험하고도 아슬 아슬한 천명의 첩보원으로 미실 수하에 들어가게 된다. 또한 미실의 명을 받고 떠났던 칠숙은 다시 미실에게 돌아오게 되고, 최고 화랑으로서 그의 실력도 녹슬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칠숙의 터미네이터 모습을 다시 한번 볼 수 있을 듯 싶다. 이제는 존 코너 역인 덕만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지 않을까 싶다. 그 모티브는 바로 소화일 것이다. 미실에게 충성을 맹세했던 칠숙이 15년 동안 명령을 이행하려 했던 것 같이 자신이 사랑하는 소화를 위해 덕만을 미실에게서 자신의 목숨을 걸고 지키지 않을까 싶다. 화랑으로서 미실에게 충성했다면,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부터는 순전히 내 개인적인 생각이니 그냥 소설 쓴다고 생각하고 보길 바란다. 이제 덕만이 공주가 될 시기가 다가오지 않았나 싶다. 소화와 칠숙의 재등장은 덕만의 신분을 극적으로 밝히고자 내보낸 것이 아닌가 싶다. 소화는 덕만을 알아보게 되고, 덕만이 쌍둥이 공주임을 유일하게 밝힐 수 있는 증인이 바로 소화이기에 소화는 덕만이 공주임을 밝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미실은 칠숙에게 덕만을 죽이라 명하지만, 소화로 인해 죽이지 못하고 화랑으로서 자신의 명예도 지켜야 하기에 목숨을 잃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소화도 따라 죽으면 아름다운 로맨스까지 얻는 일거양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칠숙이 죽을 때는 터미네이터가 용광로로 들어가면서 엄지 손가락을 들며 ((__b)) "I'll be back!"을 외쳤던 것과 같이 덕만을 보호하고 소화를 열렬히 사랑하는 멋진 모습으로 죽지 않을까 싶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칠숙은 처음부터 터미네이터를 롤모델로 만들어진 캐릭터가 아닌가 싶어진다. 소설 속에서 칠숙은 선덕여왕의 반대편에서 선덕여왕을 몰아내려는 음모를 꾸미다가 죽음을 당한 사람으로 나오는데 그렇게 비중이 있지는 않다. 그런 캐릭터를 선덕여왕에서는 터미네이터를 롤모델로 칠숙이란 캐릭터를 극적으로 비중있게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쯤에서 문노도 나와주어야 하는데 문노가 언제나오고, 어떤 역할을 할지도 궁금하다. 선덕여왕이 재미있는 이유는 바로 이런 예측하기 힘든 변수들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사다함의 매화라는 키워드로 수많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더니 이번에는 칠숙과 소화의 등장 그리고 로맨스로 다시금 사람들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과연 오늘 저녁에는 어떤 일이 펼쳐질 지 매우 기대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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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에서 사다함의 매화는 명나라 달 대명력으로 밝혀졌다. 정말 천만 다행이었다. 어제 쓴 글 (2009/07/07 - [채널2 : 드라마] - 선덕여왕,'사다함의 매화'가 천문학책인 이유)이 틀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가득차서 떨리는 마음으로 선덕여왕을 보았는데, 다행히도 예상대로 사다함의 매화는 날씨를 예측할 수 있는 달력이었던 것이다. 괜히 미리 예측했다가 스포일러라는 누명까지 쓰고 마음은 마음대로 쓰이고, 잘해야 본전이고 틀리면 개망신인 이런 리스크가 큰 글을 되도록 지양해야겠다. ^^;

선덕여왕을 보고 있으면 미실의 정치력은 대단한 것 같다. 여자의 몸으로 그것도 귀족 출신도 아니고, 그냥 일개 색공의 신분으로 풍월주들과 권세자들을 모두 자기편으로 끌여들어 왕의 지위까지도 흔드는 권력을 쥐고 있으니 말이다. 신분의 문제만 아니었다면 미실은 충분히 선덕을 대신할 여왕이 되고도 남을 위인이었다.


여러 남자를 두고 그 아래 자신의 아들들을 두어 친인척들로 무장시킨 미실은 최고의 정치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미실이 권력을 잡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사다함의 매화로 밝혀졌다. 사다함의 매화는 화랑이자  미실을 사랑했던 사다함이 가야를 정복하고 가야의 날씨 예측을 기록한 책력을 미실에게 준 후 죽게 되었다. 그리고 미실은 그 책력을 바탕으로 날씨를 예측하였고, 월식과 일식까지 예측함으로 그 신통함이 백성들에게 알려지며 신의 운을 타고 난 권력자로 거듭나게 된다.

당시 날씨는 농업시대였기 때문에 매우 민감한 부분이었고, 민생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문제였다. 가뭄 때는 비가 오게 해  주고, 장마 때는 비가 그치게 하는 것이, 즉 천지를 다스리는 신통함을 가진 자가 백성의 안위를 지켜줄 수 있었기 때문에 날씨 예측은 바로 권력의 중심이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미실은 더 자세하고 정확한 날씨 예측을 하기 원했고, 그럴수록 그녀의 권력은 높아질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현존하는 책력 중 가장 정확하다는 대명력을 얻게 된 것이다. 이제 미실은 자신의 입지를 단단히 굳히고, 천명공주에게 대적하려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절대 권력을 막을 자는 덕만 밖에 없다. 덕만이 빨리 공주임이 밝혀져야 미실과 대적을 할테지만, 현재로서는 칠숙까지 버티고 있는 마당에 쉽게 나서지는 못할 것 같다. 하지만 칠숙이 소화와 함께 돌아옴으로 인해서 덕만이 공주임을 밝힐 수 있는 유일한 단서가 나타났기 때문에 덕만이 공주가 될 날도 그리 멀지는 않은 것 같다.


덕만과 미실의 싸움에서 결국 덕만이 이겨 선덕여왕이 되지만, 그 가운데는 날씨 예측에 대한 치열한 싸움이 있을 것 같다. 미실의 책력은 오로지 자신의 절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지만, 덕만의 날씨 예측은 백성을 위한 것이 될 것이다. 즉 정확한 날씨 예측 -> 백성들의 생활 안정 -> 권력 획득 이라는 순서가 순리인 것을 미실은 권력 획득 -> 정확한 날씨 예측 으로 순서를 뒤틀어 버려 결국 순리에 따라 선덕이 여왕이 되게 되는 것일테다.

역사 속에 미실과 덕만은 존재하였으니 권선징악이라는 것이 꼭 현실에서 들어맞지 않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사극에서 나와 현실을 바라보면 괴리감이 있어야 할텐데, 별반 다를 것 없는 것을 보면 수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세상사는 다 똑같나보다. 그래서 역사가 중요하고 역사를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 안면을 몰수하고 거짓부랭이로 살고 있는 일부 정치인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의 권력은 하늘을 치솟지만, 곧 그들을 제압할 선덕여왕이 오지 않을까 싶다. 국민을 위하고, 국민의 안정과 생활을 생각하는 그런 선한 정치인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책력을 엄청난 금을 주고 샀던 미실과 같이 지금도 돈으로 얼마든지 권력을 살 수 있고, 권력의 횡포를 부리고도 당당할 수 있다. 눈 가리고 아웅식의 재산 헌납이나 온 국토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것도 모두 과거 신라 시대가 아닌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올바른 말하는 자를 감옥에 넣어버리고, 소통을 하려는 손놀림은 꺾어버리니 족쇄같은 저작권법 개정은 언론 통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역사가 그러했듯 언제나 시간은 흐르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덕만이 여왕임이 드러나게 되고, 선덕을 가진 여왕이 백성을 다스려 통일 신라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다. 미실을 보고 있으면 이 시대의 정치인들이 생각나고, 덕만을 보고 있으면 블로고스피어의 블로거들이 생각난다. 글 한번 잘못 쓰면 잡혀가는 세상이지만, 끊임없이 소통하고 문화를 만들어가고, 자정 능력으로 지혜롭게 난관을 헤쳐나가는 모습은 바로 선덕여왕의 모습과 닮지 아니한가...

<관련글>
2009/07/07 - [채널2 : 드라마] - 선덕여왕,'사다함의 매화'가 천문학책인 이유
2009/07/07 - [채널2 : 드라마] - 드라마 선덕여왕과 소설 선덕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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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이 15년 후로 점프를 함으로 본격적인 아역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아직 이요원이 나오지 않아 고현정의 독주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요원의 아역인 덕만이가 출중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선덕여왕의 재미를 이끌어주고 있다.

중국 사막까지 가서 광동어와 북경어, 로마말까지, 게다가 영웅전까지 등장하며 신선한 상상력을 불어넣어주었다. 그 낙타 타고 다니는 먼 사막까지 도망간 덕만과 소화도 대단하지만, 거기까지 기어코 쫓아온 칠숙도 대단한 것 같다.

선덕여왕 3,4회를 보면서 왠지 나는 명절 특집 영화들이 생각이 나며 웃음을 지었다. 선덕여왕과 다음의 영화들이 크로스오버가 되는지 한번 살펴보겠다.

1.  터미네이터


이건 송원섭님의 스핑크스에서도 언급되었던 내용으로, 많은 사람들이 선덕여왕의 칠숙을 보고 터미네이터를 떠올렸다고 한다. 검색어에도 선덕여왕 터미네이터가 뜰 정도였으니 다들 공감하는 내용이라 생각한다.

미래에 악녀 미실에게서 세상을 구할 선덕여왕이 될 덕만, 그리고 그 덕만을 지키는 엄마 소화. 그 모녀를 죽이려고 미실의 명령을 받고 15년 동안 중국 사막까지 쫓아가서 죽이려는 터미네이터 칠숙. 누가 보아도 딱 맞아떨어진다. 더구나 칠숙은 터미네이터처럼 문노에게 칼을 맞아도 살아나고, 무공도 뛰어날 뿐 아니라, 한번 타겟이 입력되면 15년 동안 쫓아다니는 프로그래밍된 것 같은 끈질김 또한 있다.

연약하고 불만 보면 경기를 일으키는 소화는 덕만을 위해 불 구덩이 속에서 칠숙을 향해 칼을 꽂는다. 그렇게 칠숙은 죽는 줄 알았지만, 산산조각 났다가 액체가 되어 다시 붙는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기적같이 일어난다. 그리고 다시 덕만과 소화를 향해 돌진해나간다. 불 속에서 나오는 칠숙의 모습은 흡사 터미네이터와 같다.

칼까지 맞고도 다시 사막으로 말을 타고 덕만과 소화를 쫓아가는 칠숙과 끝까지 덕만을 지키려는 소화의 모습이 터미네이터가 오버랩 되게 하였다.

2. 나홀로 집에


칠숙이 터미네이터와 같긴 했지만, 칠칠 맞은 칠숙은 어이없게 덕만을 죽일 기회를 놓치게 된다. 미실의 충신이자 화랑인 칠숙은 문노와 맞먹는 무예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덕만의 턱힘에 여지없이 나가 떨어진다. 팔 한번 물었다고 나자빠지는 모습은 어이가 없기도 했다. 그리고 쥐구멍으로 도망가고 그것을 쫓아가는 모습은 흡사 '나홀로 집에'를 떠오르게 했다.

명절이면 어김없이 나오는 매컬리 컬킨의 '나홀로 집에'… 지금은 마약에 쪄 들어 폭삭 늙었지만, 명절 때 나오는 매컬리 컬킨은 뽀얀 피부에 양손으로 스킨을 뺨에 바르며 비명을 지르는 모습 그대로이다. '나홀로 집에'에서 가장 불쌍한 것은 꼬맹이 혼자 있는 집에 들어온 2인조 도둑. 구슬에 나자빠지고, 화염방사기에 머리를 홀딱 태우고, 달궈진 손잡이를 잡는가 하면, 찐득이에 발이 붙어버리는 일까지, 그것도 4회까지 시리즈로 계속 당하는 2인조 도둑이 떠오른 것은 바로 칠숙의 어리버리함 때문이었다.

제후에 의해 사지에 몰렸으면서도 기지를 발휘하여 죽을 사(死)가 쓰여진 옥을 삼켜버리는 행동을 보여준 덕만은 무시 무시한 터미네이터 칠숙을 상대로 요리 조리 골탕을 먹인다. 팔을 물어 뜯고, 초를 들고 있는 칠숙을 향해 술을 들이붓는다. 어이없게도 팔 한번 물리고 칠숙은 나자빠지고, 온 몸에 불이 붙기도 한다. 게다가 덕만을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 입 방정을 떨다가 소화의 칼에 맞아 죽을 고비를 겪게 된다.


소화의 칼이 맞아 쓰러졌을 때 칠숙이 죽은 줄만 알았다. 그리고 칠숙이 죽는 장면은 사람이 죽는 장면은 사람이 죽는 장면인 만큼 조금은 엄숙해야 하는데, 난 깔깔 웃고야 말았다. 문노의 칼에 부하도 다 잃고 죽을 뻔 했다가 살아남아, 15년 동안 사막까지 쫓아와서 겨우 임무를 완성하나 했더니 '나홀로 집에' 덕만에게 어이없게 당하다가 덜 떨어진 소화의 느릿 느릿한 꼬챙이에 옆구리를 찔려 죽다니 그 상황이 너무도 웃겼기 때문이다. 마치 2인조 도둑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3. 친절한 금자씨


마지막으로 떠 오른 명절 특집 영화는 친절한 영애씨였다. 이영애가 주연한 친절한 금자씨. 아름답고 친절한 금자씨이지만, 걸리면 피바다가 되어버리는 무시 무시한 여자. 말투도 얼마나 친절한지, “너나 잘하세요”는 영화보다 더 히트를 친 유행어가 되었다.

고현정이 맡은 미실은 금자씨의 사극 버전이 아닌가 싶다. 항상 웃으며 색기로 모든 남성의 여인이 되고, 친절한 말투로 국세다운 모습을 보여주지만, 자신의 말에 복종하지 않는 사람은 가차없이 베어버리는 금자씨, 아니 미실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너나 잘하세요”의 미실 버전인 “사람은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 사람은 그럴 수 없어!” 이란 명대사를 남긴 미실의 얼굴에는 튀긴 피가 뽀얀 피부에 살벌하게 수놓아져 있는 모습이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우악스럽게 생긴 사람이 착하면 만화 엔젤전설처럼 매우 재미있는 모습이 연출된다. 반대로 아름답게 생기고 친절한 말투의 사람이 악하면 웬만한 공포영화보다 더 무섭게 느껴진다. 선덕여왕 미실의 매력은 바로 그 안에 금자씨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선덕여왕을 보는 내내 이 영화 세편이 떠올랐다.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명절 특집 영화가 대작 선덕여왕 안에 들어가 있으니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에겐 충분한 재미를 가져다 준 것 같다. 20%가 넘는 시청률을 보이며 월화드라마의 새로운 강자로 우뚝 서게 된 선덕여왕은 앞으로 이요원과 박예진, 엄태웅이라는 카드를 가지고 있는 상태이다. 앞으로 선덕여왕의 행보가 매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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