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즘 베바 때문에 많은 사람이 베토벤 바이러스에 걸린 것 같다. 두루미와의 삼각관계가 진전되면서 더욱 흥미진진해진 베토벤 바이러스는 드라마 중에 최고라 할만하다. 강마에의 연기에 푹 빠져들게 만드는 베토벤 바이러스를 보면서 감동적인 장면이 많아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저 그런 스토리가 될 뻔했던 공연에 이재민이 함께 한다는 설정은 리얼함과 자연스런 강마에의 어린 시절을 넣으면서 자연스럽게 유도했으며 더 큰 감동을 받았다.

수목요일에 1위 드라마가 베토벤 바이러스라면 월화요일에는 에덴의 동쪽이 있다. 에덴의 동쪽은 복잡한 관계설정과 출생의 비밀, 그리고 화려한 액션 등으로 이목을 끌며 타짜의 상승세를 막으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에 송승헌이 출연료를 반납하고 에덴의 동쪽이 다 끝난 후 받겠다고 하면서 에덴의 동쪽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에덴의 동쪽은 눈물을 자아내는 신파극이지만, TV를 보면서 아내는 냉랭했다. 하지만 에덴의 동쪽을 보면서 냉랭했던 아내는 베토벤 바이러스를 보며 눈물을 훔치곤 했다. 과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에덴의 동쪽과 베토벤 바이러스의 차이점을 생각해보았다.



 
해와 바람의 대결
 

어렸을 적 동화가 생각난다. 지나가는 나그네를 놓고 바람과 해가 내기를 했다는 그 이야기 말이다. 바람과 해는 누가 지나가는 나그네의 옷을 벗길 수 있는지 내기를 하였고, 바람은 강한 바람으로 옷을 벗기려 하였다 하지만 나그네는 바람이 강하게 불수록 더욱 강하게 옷을 붙잡았고, 옷을 벗겨내지 못하였다. 해는 더욱 따뜻하게 햇빛을 내리쬐었고, 더워진 그 나그네는 결국 옷을 벗게 되어 해가 이겼다는 내용이다.

에덴의 동쪽은 사람들의 눈물을 호소한다. 더욱 아프게, 더욱 속상하게 울고, 소리지르지만 에덴의 동쪽을 보면서 눈물이 나지는 않는다. 몇 년 만에 한국에 우여곡절 끝에 온 동철과 남영동에서 고문을 받고 논에 버려진 동욱이 겨우 만나면서 서로를 바라보고 이름을 부르며 연신 소리를 질러댔지만, 눈물은커녕 반복되는 대사가 어색하면서 순간 코미디로까지 느껴졌다.

동철과 동욱 그리고 지현의 사랑 및 복잡한 관계들은 많은 아픔을 담고 있고, 애환을 담고 있지만, 그것이 진심으로 다가오지 않고 그저 드라마상의 설정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억지로 만들려는 노력의 바람이 느껴질수록 나는 감정의 옷을 꼭 움켜잡게 되곤 한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던 드라마이다. 오히려 송일국이 나오는 바람의 나라가 더욱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기대가 적은 만큼 감동도 크게 오는 것인지 베바의 놀라운 연출력과 연기가 더욱 크게 다가왔다. 솔직히 베바에는 빈틈이 많다. 스토리도 그렇고, 음악이라는, 그것도 클래식이라는 것이 쉽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베바 초반에는 연기자들의 립싱크 연주에 음악가들이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라는 말도 나오고, 장근석이나 이지아에 대한 불안함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다 무마시켜주고 덮어주었던 것은 바로 김명민의 연기력 때문이었다. 그의 표정 하나 하나와 무게 있는 대사 한마다 한마디가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김명민이 구심점이 되어 스토리와 다른 배우들의 연기력 그리고 연출까지 모두 녹아 내려갔다. 심지어 연주에 대한 부분도 김명민의 노력과 열심으로 만들어낸 지휘 실력으로 모두 커버되었다. 이렇게 말하면 다른 배우들에게는 좀 미안하긴 하지만, 김명민의 연기를 통해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같이 빛나게 되고 있는 것 같다. 마치 드라마의 지휘자같이 김명민은 베바 신화를 조율하며 만들어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감동 또한 거기에서 나왔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눈물에 호소하지 않는다. 눈물은 최근 삼각관계에 대한 고민으로 두루미의 눈에서만 나왔을 뿐, 강마에는 오히려 독설적이고 똥.떵.어.리라는 표독스런 유행어를 만들어내었다. 성격파탄자 같은 이기적이고 냉랭하고 독설적 발언과 표정 그리고 행동을 통해 감동을 만들어낸 것이다. 강마에는 팔에 금이 가도 남 앞에서는 아파하지 않고 모든 상황이 어그러지고 망하게 생겼는데도 당당하다. 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신음소리를 낼 만큼 아파하고, 베토벤 초상화를 향해 원망하기도 한다. 그런 그를 보면서 감동을 받게 되고 그가 지휘하는 모습과 음악을 들으며 저절로 눈물이 흐르게 된다. 클래식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던 사람들도 베바를 보면서 그 눈물의 의미가 무엇인지, 클래식에는 무엇이 담겨 있는지 알게 된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에덴의 동쪽을 보며 냉랭했던 아내가 베바를 보고 눈물을 훔친 이유를 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강한 바람으로 옷을 벗기려는 것이 아닌 바람은커녕 한 사람의 차가운 모습 안에 있는 따뜻한 감성과 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만으로 옷을 벗겨낸 것 말이다. 비록 경쟁 드라마가 아닌 다른 요일의 드라마이지만 그 둘을 비교한다면 베토벤 바이러스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싸늘함 속에 숨어있는 강마에의 마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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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벤 바이러스, 바람의 화원, 바람의 나라, 타짜, 에덴의 동쪽, 신의 저울까지 요즘 많은 이슈를 뿌리며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들이다. 신의 저울은 큰 이슈는 끌지 못했지만, 숨어있는 명품 드라마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재미있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바람의 나라 또한 큰 이슈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꾸준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최근 무휼이 흑영에 들어감으로 재미를 더하고 있다. 드라마 전성시대라 불릴 만큼 재미있는 드라마들이 난립하여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소외 받는 듯한 느낌의 드라마가 있으니 바로 연애결혼이다.

연애결혼은 김민희가 출연하는 상큼 발랄한 느낌의 드라마이지만, 에덴의 동쪽과 타짜에 밀려서 주눅이 든 느낌이다. 연애결혼은 재혼 커플매니저인 이강현(김민희)이 이혼 변호사 박현수(김지훈) 사이에 일어나는 유쾌 발랄한 느낌의 드라마이다. 유망한 커플매니저였던 이강현은 사기 회원에게 당하여 엄청난 빚과 함께 회사에서 잘린다. 더불어 설상가상으로 5년 동안 사귀었던 겨우 사법연수생이 된 남자친구 인경환(박기웅)에게 마저 차이게 된다. 그리고 그 사건을 변호했던 변호사가 박현수였고 그와의 인연이 시작된다. 처음엔 악연으로 시작하지만 이강현이 재혼 전문 회사로 취직하게 됨으로 그들의 인연은 시작된다. 재혼전문회사인 마지막 사랑 옆에 이혼전문변호사 회사가 같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혼 남 박현수와 처녀 이강현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가 연애결혼이다. 그 사이에 이강현의 첫사랑 인경환이 다시 이강현을 좋아하게 되고, 박현수의 전부인 서화영(윤세아)도 박현수를 다시 좋아하게 됨으로 4각 관계를 나타내는 내용이다. 연애결혼은 김민희라는 카드가 있음에도 왜 인기를 끌지 못하고 소외되어 있을까?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1. 개성 없는 스토리
 

요즘 드라마들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음악이나 미술에 대한 소재를 다루는 베바나 바화의 경우도 그러하고, 만화를 원작으로 한 타짜나 한국형 스릴러다운 신의 저울같이 개성 있는 스토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월화드라마의 경쟁작인 에덴의 동쪽이나 타짜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그런 개성 있는 스토리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에덴의 동쪽은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만큼, 복잡한 관계와 화려한 액션과 같은 볼거리를 제공해주고 있고, 타짜는 허영만 원작의 만화로 영화에서도 흥행에 성공을 한 기본기가 탄탄한 드라마이다. 화투라는 독특한 소재가 만화, 영화 그리고 드라마에서까지 인기를 끌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이다.

하지만 연애결혼은 그에 비해 너무 단순하고 가벼운 스토리이다. 이혼전문변호사와 재혼전문 커플매니저의 사랑은 아침드라마에서 볼 듯한 개성 없는 스토리이다. 물론 가볍게 드라마를 보기 위해 이런 발랄하고 기분 좋은 드라마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경쟁작이 에덴의 동쪽과 타짜라는 점에서 본다면 연애결혼은 너무 밋밋하고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 같다. 제작비에 대한 문제도 꼽을 수 있겠지만, 신의 저울을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타짜와 에덴의 동쪽이 제작비를 많이 쏟아부었긴 하지만, 신의 저울 같은 경우는 큰 제작비가 들어가지 않았을 것 같고 배우들도 잘 알려진 톱스타가 아님에도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면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나름 김민희라는 톱스타가 있음에도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은 경쟁작을 고려하지 못한 밋밋한 스토리에 있지 않나 싶다. 타방송사이긴 하지만 신의 저울이 황금 시간대인 월화드라마 자리로 왔다면 에덴의 동쪽이나 타짜와 한번 겨루어 볼만 했을 것이다.

 
2. 억지스러운 설정
 

연애결혼을 더욱 가볍게 만드는 것 중 하나는 억지스러운 설정이다. 모든 스토리가 우연에 의해 진행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재혼 커플매니저로 오면서 바로 옆 사무실이 박현수가 일하는 곳이라는 것도 우연이고, 사람들에게 박현수와 사귄다고 말하러 간 MT에서 화영이 찾아오게 되고, 화영의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게 되면서 충격 받은 화영을 부축해 내려오는 것을 이강현이 우연히 보게 되고 인경환이 갑자기 이강현에게 키스를 함으로 오해가 생긴다. 화영은 우연히 이강현과 인경환이 상견례를 하는 것을 보게 되기도 한다. 스토리의 진행을 위해서 우연은 스토리를 이어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그만큼 가볍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인생에서는 우연이 반복되면 인연이라고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우연이 반복되면 억지라고 느끼게 된다.

결국 스토리로 다시 연관이 되긴 하지만 우연이 아닌 좀 더 짜임세 있는 관계설정으로 우연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스토리들을 이어나갔다면 억지스런 느낌은 받지 않았을 것 같다. 김민희의 귀여움을 내세운 것은 좋지만, 너무 김민희에 의존하는 듯한 스토리 또한 드라마 속에 몰입되지 못하게 만드는 요소인 것 같다.

 
3. 김민희를 살리지 못함
 

연애결혼이 처음 나왔을 때만해도 패션이스트 김민희가 나온다는 것으로 관심을 끌었었다. 패션 아이콘인 김민희는 연애결혼을 통해 자신의 패션을 마음껏 선보이겠다고 했지만, 연애결혼에서 그녀의 패션은 그렇게 살리지 못했다. 신의 저울 전에 했던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최강희의 헤어스타일이 유행했던 것 같이 김민희의 연애결혼을 통한 패션 유행은 없었다.

처음에는 커플매니저로서 이상한 복장도 많이 입고 나오고, 무언가 김민희의 패션을 엿볼 수 있겠구나 싶었지만 처음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재혼 전문 커플 매니저로 가서 그런지 특별히 김민희의 패션감각을 살릴만한 기회가 없었다. 단지 김민희의 귀엽고 톡톡 튀는 상큼함을 내세우기만 했을 뿐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고 무모할 정도로 자신감 있는 이강현의 모습은 김민희에게 너무 의존하는 듯한 느낌만 줄 뿐 어떤 영향력도 끌어내지 못하였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경우를 보면 원래 버린 카드였었다고 하지만, 김명민의 연기 하나로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며 독주를 하고 있다. 김명민에게 의존하기도 하지만 김명민의 실력을 최대한 끌어내어 영향력을 끼친 사례이다. 베바를 보면서 가장 재미있고 감동적인 순간은 김명민의 연기를 보는 것이다. 그의 지휘하는 모습이나 표정 하나 하나에 몰입이 되고 그것이 입소문이 퍼져서 기적을 이루어낸 것이다.

연애결혼에서는 김민희의 매력을 좀 더 끌어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연기력이 김명민만 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패션에 있어서는 김민희가 영향력을 낼 수 있었을 텐데 특별한 패션 트랜드를 끌어내지도 못한 것이 아쉬웠다.

연애결혼은 현재 이강현과 박현수의 사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회사사람들에게 알리면서 끝난 연애결혼은 앞으로 이강현의 부모님과 첫사랑 인강현이 이강현을 박현수에게서 떼어내려고 하고, 박현수의 전부인 서화영 또한 박현수를 이강현에게서 떼어내려고 할 것이다. 그 과정을 이겨나가는 그들의 사랑을 그려 결국엔 중매를 서주는 커플매니저인 이강현과 이혼을 도와주는 이혼전문변호사간의 연애결혼을 만들어 낼 것 같다. 타짜는 이제 막 재미있어지는 시점이고, 에덴의 동쪽도 가장 재미있는 부분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때문에 연애결혼은 특별한 무언가가 있지 않는 이상 계속 소외된 체 남아있을 것 같다.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서 김민희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키거나 박현수의 형이 등장한 상태에서 커플매니저로서의 에피소드들을 만들어 가는 것이 주의를 끌 수 있는 아이템인 것 같다. 에덴의 동쪽과 타짜는 주로 남성을 위한 장면이나 내용이 많다. 때문에 여성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무언가를 던져준다면 연애결혼 또한 승산이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나 김민희의 패션을 보고 싶어 하는 여성 시청자들을 위해 점 더 개성 있고 패션이스트 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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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벤 바이러스가 날로 재미있어진다. 여기저기서 탄성의 소리가 나오며 강마에의 연기와 베토벤의 재미에 푹 빠진 소리를 듣는다. 나 역시 수요일은 가장 기대되는 날이기도 하다. 베토벤 바이러스와 바람의 화원, 바람의 나라까지 삼종세트로 드라마를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독주와 그 뒤를 따르는 바람의 나라 그리고 바람의 화원의 경쟁이 더욱 흥미진진한 것 같다.

초반에 똥떵어리라는 최고의 유행어를 만든 강마에는 그 표독스럽고 날카로운 칼 같은 성격이 점차 누그러들고 있다. 누그러든다기보다 강마에가 이해가 되어가는 것 같다. 강건우와 또 다른 강건우를 내세운 이유도 알 것 같다. 노력파 강마에 강건우와 천재 강건우는 결국 서로를 인정하며 서로를 통해 자신을 완성시키고 있다.

이제 강마에의 성격이나 강건우의 반항, 그리고 연구단원들과의 갈등 등이 거의 이해되고 잘 풀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더욱 꼬이게 만드는 알 수 없는 캐릭터가 있으니 그건 바로 두루미이다. 이름이 왜 두루미일까 의아해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두리뭉실하여 두루미가 아닌가 싶다. 두 강건우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두루미의 마음은 과연 어떤 것일까? 과연 두루미의 역할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보았다.


 
강건우-두루미-강건우
 

두루미는 강마에에게 고백을 하게 된다. 건우를 좋아하는데 젊고 착한 건우가 아닌 늙고 못된 건우를 좋아한다고…하지만 두루미는 이미 강마에가 아닌 강건우와 사귀고 있고, 강마에 또한 그 사실을 안다.

두루미가 강마에에게 고백하게 되기까지 강마에를 좋아할 수 있게 된 계기는 악장으로서 강마에가 감싸주었을 때와 귀가 들리지 않을 때 지휘로 이끌어준 것, 그리고 물에 빠졌을 때 수프 한 그릇 준 것 외에는 없었다. 어제 우는 두루미를 위해 사과문을 읽다가 다시 사과를 하지 않게 된 것도 감동적이었을 수 있다. 강마에가 두루미를 보고 이제 울지마 라고 했으니 말이다.

그래도 두루미의 사랑은 역시 두리뭉실하다. 특별히 강건우가 두루미에게 잘못한 것도 없고, 애정전선에 이상이 생겼을 만한 사건도 없다. 오히려 두루미에게 땍땍대던 강건우였고,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 후 자신을 위해, 그리고 두루미를 위해 경찰을 그만두고 오케스트라에 들어가게 되었다. 멋지게 정식단원인데 연구단원과 함께 하는 모습도 보여주었고, 지휘자로 성장해가는 모습도 지켜보고 있는 상태인데 왜 두루미는 강건우에게 마음을 돌리고 강마에에가 마음을 빼앗긴 것일까?

두루미의 행동이 마음에 안들던차에 강마에게 확실하게 말해줌으로 속이 다 시원했다. 그리고 오늘 저녁이면 대충 그 윤곽이 들어날 것도 같다. 두루미 역시 나쁜 남자를 좋아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몸에 벤 행동일 것일까, 진심일까?

 
두루미의 역할
 

이쯤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극중에서 두루미의 역할이다. 강건우-두루미-강건우라는 러브라인이 두루미의 역할을 어느 정도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면 드라마의 제목이 베토벤 바이러스이기에 베토벤의 그 무언가를 전해주어야 할 것이다. 베토벤은 귀머거리에 성격이 괴팍하였고, 천재 음악가였다. 성격이 괴팍한 것은 강마에가 닮았고, 천재 음악가는 강건우가 닮았다. 그리고 귀머거리(청각장애인)라는 점은 두루미가 닮았다. 결국 이 세 명이 모두 합쳐져서 베토벤 바이러스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한번 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면 바이러스는 최소한의 핵산만을 가지고 RNA형태로 들어가 복제를 하는 무서운 전파속도를 가진 생명체를 말한다. 숙주가 있어야 생명이 유지되는 바이러스의 특성은 사랑과 많이 닮았다. 대상이 있어야 퍼져나가는 사랑이라는 속성이 바이러스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베토벤 바이러스는 강건우와 두루미 그리고 강마에가 사랑으로 엮여지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물론 터무니 없는 말이지만, 두루미의 역할이 과연 무엇일지 궁금하여 생각해보았다. 여기 붙었다가 저기 붙었다가 하는 두리뭉실한 성격을 가진 두루미는 왜 강마에를 사랑하게 되었고, 앞으로 그것이 베토벤 바이러스에 어떠한 영향을 줄 지 궁금하다.



역시 매주 수요일 밤을 가슴 졸이며 기다리는 수 밖에 없나 보다. 한가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두루미가 귀머거리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안 이후로 강마에에게 더 마음이 기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귀가 안 들렸을 때 강마에가 지휘로 그녀를 이끌어 준 것이 그녀의 마음을 기울게 한 원인은 아닌지 모르겠다. 젊고 착한 건우보다는 자신이 귀머거리가 되어도 자신을 인도해주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특히 두루미가 가장 좋아하는 베토벤을 그와 함께라면 귀가 먹어도 계속 연주할 수 있기 때문에 강마에에게 더욱 끌린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그나저나 오늘 밤 보면 대충 답이 나올 텐데 그걸 못 기다리고 궁금해하는 나를 보니 참 베토벤 바이러스가 재미있긴 재미있는 것 같다. 오케스트라 곡 15개의 악보를 모두 외워버렸다는 천재 김명민, 아니 강마에의 지휘 모습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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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의 동쪽을 보고 있으면 마치 80년대 드라마를 보고 있는듯한 착각에 빠진다. 대사가 정말 압권이기 때문이다. 옛날 TV나 영화관에서나 들어보았음직한 대사들은 보는 사람마저 뻘줌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덴의 동쪽이 재미있어서 매일 챙겨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에덴의 동쪽을 보면서 재미있게 보았던 장면을 꼽아보려고 한다. 나도 모르게 이젠 에덴의 동쪽을 볼 때마다 과연 그 장면이 나올까 기다려지기까지 한다. 웅크린 감자님의 표현처럼 손이 오그라드는 그런 체험이긴 하지만, 자꾸 보다 보니 묘한 재미가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다. 손이 오그라들게 만드는 에덴의 동쪽의 시청포인트를 짚어보겠다.


 
1. 동철과 동욱이 만나면 항상 하는 마임 동작
 

첫회부터 손을 오그라들게 만들었던 안정환 골 세레모니와 비슷한 마임 동작은 두손을 하늘로 펼치는데에서 시작한다. 가슴을 두번 쾅쾅 치고, 입술을 훔치며 힘차게 엄지를 치켜드는 이 장면은 이기철과 아역 이동철 때부터 시작된다. 아역 이동철이 자라 청소년 이동철(김범)일 때도 아역 이동욱과 함께 이 마임은 계속 되었다. 이에 멈추지 않고 다자란 이동철(송승헌)과 이동욱(연정훈)도 만나기만 하면 이 마임을 한다. 마임을 하기 힘든 상황에서는 과거 회상 장면을 통해 했던 마임을 보여준다.

도대체 이 마임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평범하지 않은 이 동작은 무언가 반드시 뜻을 내포하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빈번하게 노출시킬리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배우들마저 뻘줌했을 것 같은 이 동작은 반드시 에덴의 동쪽의 갈등을 해결하는 키포인트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젠 동욱이나 동철이가 하늘로 손만 뻗어도 긴장하게 된다. 혹시…설마… 어느새 어색하기만 했던 그 마임 동작이 가끔 안나오면 기다려지기까지 하게 한다. 언제 어디서 나올지 모르는 마임 동작을 기다리며 보는 것이 에덴의 동쪽을 보는 시청포인트인 것 같다.


 
2. 무한반복 대사
 


에덴의 동쪽이 만들어낸 개그 같은 대사는 바로 무한반복 대사이다. “동욱아~!” “형~!” “그래, 동욱아~!” “형!!!” “(더 크게) 동욱아!” “(더더욱 크게) 형~~!!!” 적어도 3번은 반복하는 특이한 화법이다. 더군다나 이런 대사는 동욱과 동철이 바로 옆에 있거나 전화상이었을 때 일어난다. 바로 옆에 있는데 소리를 지르고, 계속 부른다. 그것도 점점 매우 큰 소리로 말이다.
가끔은 동욱과 동철이 서로 멀리 있는 다른 사람을 부르는 것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이다. 물론 그것이 그들의 애절하고 애뜻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는 것은 알 수 있다. 그래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의 무한반복 대사는 또 다시 나의 손을 오그라들게 만든다.

하지만 이것도 자꾸 듣다보니 중독성이 강한 것 같다. 서로를 누가 더 크게 많이 부르는지로 애정의 정도를 표시하는 그들의 형제애가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개그 꽁트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에덴의 동쪽의 무한반복대사는 에덴의 동쪽을 재미있게 시청할 수 있는 포인트인 것 같다.


 
3. 이연희의 연기
 


도저히 안 넘어 갈 수 없는 것이 바로 이연희의 연기이다. 처음엔 정말 왜 저러나 싶었다. 저건 아닌데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왜 이런 큰 드라마에 이연희를 캐스팅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내가 캐스팅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보는 수 밖에 없었다.

이연희의 연기는 정말 어색하다. 발음도 “ㅓ”를 거의 “ㅡ”로 발음한다. 아저씨를 아즈씨로, 거지를 그지로, 거짓말을 그짓말로 말이다. 어릴적에 어머니를 잃어 정신적으로 덜 성숙한 부잣집 외로운 외동녀로 표현하기 위해 일부러 주문했다고 말하지만 쉽게 수긍되지는 않는다. 그냥 이연희의 연기 스타일이라 말하는 것이 나을 듯 싶다.

왜냐하면 자꾸 듣다보니 은근히 매력있는 말투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어색함이 줄어들지 않고 여전히 어색하기만 그래도 이연희만의 풋풋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독특한 말투와 억양이 바로 그 매력이 아닐까 싶다. 에덴의 동쪽을 보면서 이연희의 연기에 중독되어 보는 것도 시청 포인트 인 것 같다. 그리고 점점 나아지는 이연희의 연기를 볼 수 있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나름 재미있게 써보려고 했는데 의도가 잘 전달되었는지 모르겠다. 에덴의 동쪽의 이런 모습들이 단점이면서 또한 재미이기도 한 것 같다. 이런 단점들의 재미 말고도 스토리나 화려한 액션등 볼 거리들이 많은 에덴의 동쪽이다. 또한 최근 지현이 명훈의 신부가 됨으로 갈등 구조가 더욱 복잡하게 되었다. 나연숙 작가의 말대로 지현은 에덴의 동쪽을 좌지우지할 중요한 인물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시청률도 26%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에덴의 동쪽은 분명 매력적인 드라마인 것 같다. 에덴의 동쪽이 심각해져 마음이 심란해질 때마다 위의 시청포인트를 생각하며 마음을 풀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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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일 밤이면 어김없이 챙겨보는 드라마가 있으니 바로 신의 저울이다. 한국판 프리즌브레이크라 불릴만큼 긴장감을 극대화시켜 눈을 뗄 수 없는 신의 저울이 점점 인기에 가속력을 붙이고 있다. 가슴속 깊은 곳까지 후벼파더니 놀라운 속도로 전개가 되어 시청률 또한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정말 금요일만 아니었다면 베토벤 바이러스나 바람의 화원과 견줄만한 이슈를 몰고 왔을만큼 배우들의 연기력이나, 스토리, 연출등 무엇하나 빠질 것이 없다.

금요일 저녁에 연이어 2회를 방영하는 신의 저울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법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법연수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로 억울한 누명을 쓴 장준하의 동생을 풀어주기 위한 형의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의 스토리를 대충 이야기하자면, 돈없고 빽없는 가난한 장준하는 사법고시를 보나 떨어지게 된다. 좀 더 편안한 환경에서 공부하길 원하던 장준하의 여친은 새 하숙집을 정리하다가 주인집 정신이상자에 의해 겁탈을 당할 뻔 한다. 미수에 그치지만 곧이어 그 전날 이사간 선배의 집인 줄 알고 만취상태로 찾아간 김우빈은 놀라있는 장준하 여친의 공격을 받게 되고, 우발적으로 김우빈은 장준하의 여친을 발로 밀치게 된다.

그래서 튕겨져나가 벽에 부딪힌 후 바닥에 있던 아령에 머리를 찧어 사망하게 된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사람답게 김우빈은 자신이 만졌던 흔적을 모두 지우고 도망치게 된다. 곧이어 찾아온 장준하는 누명을 쓰게 되고, 장준하의 동생은 그 누명을 자신이 뒤집어 쓴다. 결국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장준하는 동생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사법연수원에 들어간다. 드라마답게 김우빈과 장준하는 룸메이트가 되고 그 과정에서 장준하는 김우빈이 범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천재들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펼쳐진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빠른 전개

10회까지 진행된 상태에서 매우 빠른 전개로 인해 시청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답답하게 질질 끄는 드라마의 속성과는 다르게 연속 2회 방영되는 신의 저울은 과감히 빠른 전개를 보여준다. 그만큼 스토리에 자신이 있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신의 저울은 사건을 먼저 보여주고, 사건의 주인공들을 만나게 한다. 그리고 그 안에 일어나는 갈등들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 그 갈등을 풀어가는 것을 법으로 삼고 있기에 더욱 흥미진진하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들 또한 시청자와 마찬가지로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고, 예측할 수 없는 치열한 두뇌싸움이 시작되는 것에 신의 저울은 승부를 걸고 있다. 개인적으로 질질 끌지 않는 화끈한 전개가 가장 마음에 든다. 특히 신의 저울을 모의재판을 통해 미리 보여주었던 점은 매우 독특하면서도 마음에 드는 전개였다.


전형적이지 않은 러브라인

신의 저울에도 드라마의 공식인 러브라인이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전형적인 러브라인은 아니다. 스토리와 무관한 관심 주목용 러브라인이 아니라, 스토리와 얽혀서 앞으로의 일을 예측할 수 없는 러브라인을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두뇌싸움의 미끼로 사용되는 러브라인인 것이다. 신영주는 대학때부터 범인 김우빈을 좋아하며 따라다녔다. 그러나 김우빈은 신영주를 좋아하지 않는다. 신영주는 김우빈이 범행을 저지르던 날 신의 저울 모양의 열쇠고리를 합격 선물로 주게 되고 김우빈은 범행현장에 그 키홀더를 떨어뜨리게 된다. 장준하는 그 키홀더를 발견하고 범인이 남긴 흔적이라 확신하고 있다. 키홀더의 존재를 알게 된 신영주를 회유하기 위해 김우빈은 신영주의 사랑을 이용한다. 그리고 급기야 다음 회에서는 약혼식까지 올리게 된다. 유력한 증거를 증언해줄 수 있는 신영주를 완벽히 자기 편으로 끌어들임으로 범행을 무마시키기 위해서이다.

또 다른 러브라인은 노세라이다. 국내 최대로펌의 딸인 노세라는 어릴 적 동창이었던 김우빈을 좋아하게 되지만, 그녀는 장준하를 도와주게 된다. 모의재판이 있던 날 유일하게 무죄를 주장하던 것이 노세라였기 때문이다. 앞으로 노세라가 어떻게 움직이냐에 따라 사건의 결과에 대한 무게는 달라지는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우세한 김우빈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세라가 장준하편에 설 것 같은 느낌이다. 또한 노세라의 아버지가 김우빈의 아버지와 라이벌 관계이기 때문에 어떻게 진행될지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배우들의 연기력

여기서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준것은 배우들의 연기 덕분인 것 같다. 그 중 가장 돋보였던 배우는 김우빈역을 맡은 이상윤이다. 서울대를 나와 남자 김태희로 불리는 이상윤을 보고 있으면 완벽함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것 같다. 키크고, 잘생기고, 머리 좋고, 연기까지 잘하니 킹카중에 킹카인 셈이다. 그를 보고 있으면 김우빈의 여리면서도 악독한 모습을 매우 잘 표현하고 있다. 급기야 얄밉게까지 느껴지는 그의 연기가 정말 일품이다. 주인공 장준하역을 맡은 송창의 또한 억울한 형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장준하 동생, 장용하역을 맡은 오태경의 연기나 노세라역을 맡은 전혜빈의 연기 또한 자연스럽다. 특히 전혜빈의 연기 변신은 놀라웠다. 너무 튀지도 않고, 어색하지도 않게 분위기에 맞는 연기를 펼침으로 연기자 전혜빈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오랜만에 드라마에 나온 문성근의 연기도 역시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부장검사역을 맡은 그는 처음에는 약간 어색한 듯 했지만 그만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면서 정의롭고 논리적이면서 자상하고 따뜻한 김혁재의 모습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범행을 저지른 그의 아들 앞에서 그가 어떻게 변할지도 매우 궁금하다. 부전자전이라고 김우빈의 따뜻함 속에 숨어있는 악독함이 김혁재에게도 동일하게, 아니 더 크게 나타날지, 아니면 자신의 처남을 가차없이 감방에 넣은 우직한 검사의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고 궁금하다.

신의 저울이 수목드라마의 열기에 뛰어들었다면 베바와 화원 그리고 신의 저울이 펼칠 경쟁이 상당했을 것 같다. 월화드라마의 열기에 뛰어들었다면 당연 독주했을 것 같다. 하지만 금요일 밤에 방영되는 신의 저울의 경쟁상대는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이다. 매번 사랑과 전쟁에 졌지만, 이번 신의 저울은 사랑과 전쟁에 이기고 13%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신의 저울이 펼칠 앞으로의 스토리와 연기 그리고 러브라인이 기대된다. 프리미엄 드라마로 손색이 없는 신의 저울이 앞으로도 계속 빠른 전개로 손에 땀을 쥐게 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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