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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조의 여왕]이 [꽃보다 남자]가 끝나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꽃보다 남자]를 보는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결국 대만판 [유성화원]만 보고 [꽃보다 남자]는 못보게 되어 아쉽긴 하지만, [자명고]와 [내조의 여왕]이 있어서 월,화요일이 즐겁다.

[내조의 여왕]은 가볍게 웃으며 볼 수 있는 코믹한 드라마이다. 김남주와 이혜영의 망가짐과 세련미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내조의 여왕]은 어릴 적 퀸카였던 천지애(김남주)와 친구 양봉순(이혜영) 사이에 한 남자 한준혁(최철호)가 등장하며 관계의 골이 깊어지는 삼각관계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리고 한준혁을 차지하기 위해 양봉순은 처절한 몸부림을 치고, 천지애에게 심한 상처를 받는다. 그리고 천지애는 온달수(오지호)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며 4각관계로 발전한다.

퀸카와 서울대생이었던 천지애와 온달수 부부는 외모와 지식을 모두 갖추었지만, 백수 가정으로 살아간다. 반면, 못생겼던 양봉순은 성형수술을 하여 예뻐지고, 한준혁은 대기업의 부장이 된다. 그리고 온달수가 그 대기업에 취직을 하기 위해 부인인 천지애가 부인회에 들어가는 등의 내조를 그린 드라마이다.

그러다 양봉순과 천지애의 대립이 시작되고, 한준혁은 다시 천지애를 그리워하며 오달수를 괴롭히게 되며 코믹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기업의 사장 내외가 사장은 천지애에게, 사장 부인은 오달수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야기는 더욱 재미있게 흘러가고 있다.

극적인 표현을 위해 과도한 동작과 비약들이 일어나긴 하지만, 코믹 드라마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웃으며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렇게 편안히 웃으며 볼 수 있는 드라마이지만, 웃음 뒤에는 약간의 씁쓸함과 슬픔이 있는 것 같다.

부인회

부인회가 과연 존재할지는 모르겠으나 내조를 위해 여자들끼리의 정치적 관계는 매우 탄탄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대기업의 부인회 모습이 실제로 그러한 지는 모르겠지만, 집안의 대소사까지 정치적 유대로 인해 서로의 라인에 따라 아부하기 바쁜 모습을 보니 참 씁쓸했다.

모든 국민은 평등하다고 하나, 자본주의의 현실 속에 엄연히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계급이 나타나고 있는 부인회의 모습은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의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학교에만 가 보아도 공부를 잘하는 아이의 엄마가 가장 파워가 쎄다. 그리고 나머지는 어떻해서든 공부 잘하는 아이의 엄마 옆에서 정보를 하나라도 더 들으려 자연스레 권력이 형성되곤 한다. 하지만 그것 또한 대기업 부인회 같이 상위권 학생들에게서만 일어나는 그들만의 리그이다.

외모지상주의, 물질만능주의

양봉순이 천지애에게 구박을 받고 수모를 당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외모 때문이다. 한준혁이 자신을 좋아하는 양봉순 앞에서 천지애만 찾았던 이유도 외모 때문이다. 결국 양봉순은 성형외과 의사(최양락)에게 부탁하여 예쁜 외모로 변신하게 된다.

예쁘면 모든 것이 용서가 되고 모든 특혜와 권력을 갖게 되는 외모지상주의나 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물질만능주의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기회를 앗아가고, 일부 사람들에게 모든 가능성을 부여해준다. 무적 아이템을 득템이라도 한 마냥 모든 것을 외모와 돈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려 한다.

물론 외모를 단정히 하고, 돈을 능력있게 버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갖추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쳐서 도를 넘어 신상녀나 된장녀가 판을 치고 있는 이 시대에, 더군다나 경제도 안 좋은 요즘은 더욱 씁쓸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가장의 실업

인턴직의 서러움이나 계약직의 서러움도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다. 청년 실업이 아무리 높다고 하지만, 가장 안타까운 것은 가장의 실업이 아닐까 싶다. 최근 경제의 회복세가 보이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 2의 IMF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그리고 체감으로 경제가 회복되기에는 아직도 시간을 두고 지켜보아야 하기 때문에, 당장에 하루가 급급한 사람들에게는 최악의 나날이일 것임이 분명하다.

인턴직에서 짤리게 된 온달수는 아내 천지애와 아침에 자명종이 울리자 부리나케 출근 준비를 한다. 하지만 이내 곧 자신의 처지를 알게 되고 막막한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드라마에서는 온달수가 다시 복직이 되지만, 실제로 실업자가 된 가장들은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버리고 만다.

먹여 살려야 하는 처자식도 있고, 사회는 그렇게 녹록치 않고, 세월은 점점 흘러 청년들이 치고 올라오고, 그런 청년들 또한 대기수요가 많으니 씁쓸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내 자신이 한 가정의 가장이 되다보니 아무래도 가장의 실업이 가장 마음 아프게 다가왔다. 하루 빨리 경제가 좋아져서 모든 가정의 가장들이 안정된 직장을 갖게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내조의 여왕]은 코믹하고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마이긴 하지만, 풍자와 해학이 담겨져 있어 사회 비판적인 요소를 많이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내조의 여왕]을 보고 있으면 웃기기도 하면서 잠시 후 슬퍼지기도 한다. 하지만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그 슬픔은 웃음과 재미로 승화될 것이라 생각된다. 온달수의 성공과 천지애와 양봉순의 관계 회복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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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밤의 새로운 코너인 대망이 야심차게 시작되었다. 일밤의 터줏대감 이경규와 김국진을 보내고 해피선데이의 탁재훈과 신정환을 데려와 처음만든 코너이기도 하다. 윤손하, 김용만, 김구라, 탁재훈, 신정환, 이혁재가 함께하는 대망은 PD와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는 코너이다. MC와 PD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독특한 점을 지니고 있고, PD가 직접 방송에 나온다던가, 아예 나레이션으로 나오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대망의 첫 회를 보고 나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대망이 실수한 3가지에 대해 한번 살펴보자.

1. 작명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프로그램의 작명이다. 작명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이름만 따로 지어주는 작명소도 있지 않은가. 음양오행설을 들지 않더라도 작명이 미치는 영향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름이 이상한 사람들은 그 이름에 따라 놀림을 당하기도 한다. 내 이름 역시 야구 선수와 동명이인이다. 그래서 학창시절 그 야구선수의 타율까지 외우고 다녀야 했다. 동명이인인 야구선수가 내 인생에 미친 영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을 했을 당시 주문자 이름이 특이한 것이 많았다. 구설수, 이방인, 김방구 등 놀림을 받을만한 이름들이 참 많았다. 이들이 학창시절 때 얼마나 놀림을 당했을지는 안보아도 비디오다. 사람 뿐만이 아니다. 쇼핑몰을 하면서 제품을 판매할 때 제품명의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게 되었다. 똑같은 제품을 제품 번호만 써 둘 때와 연예인 이름을 넣어서 멋있게 작명을 했을 때와 그 판매 차이는 10배가 넘을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친다.

이름이 중요한 이유는 이름이 사물이나 사람의 정체성을 부여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름이 어떤 의미를 느끼게 해 주는가에 따라 미래를 견인해 나가기도 한다. 대망의 작명을 누가했는지 참 아쉬운 부분이다. 대망은 大望으로 큰 희망이란 뜻이지만, 大亡인 크게 망함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큰 희망이란 뜻보다는 크게 망함이란 뜻이 더 쉽게 떠오른다.

이름에 어떤 의도가 숨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작명의 기준으로 바라보았을 때는 최악의 이름이 아닌가 싶다. 대망이란 작명은 참으로 아쉽고 작명가의 실수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이름이라 생각한다.

2. PD의 개입

대망의 콘셉트는 PD 두명이 나와서 MC들과 겨루는 방식이다. 나이 어린 PD라는 콘셉트로 나와 김태호 PD 못지 않은 PD가 되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PD가 직접 방송에 나오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김태호 PD 역시 무한도전에 자주 나와서 유명해진 것이 아니다. 이들이 김태호 PD처럼 되기를 원한다면 방송에 나와 얼굴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잘 만들어 시청자가 PD의 얼굴을 궁금해져서 살짝 살짝 비춰지는 PD의 얼굴을 찾아낼 수 있는 노력을 하게 끔 만들어야 한다.

김태호 PD가 유명한 이유는 무한도전이 의미있고, 사회 참여적이고, 재미있기까지 해서 이다. 간간히 보이는 외모와 언발란스하게 패셔너블한 독특한 그의 모습은 그를 유명하게 하는데 한 몫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외의 예에서 보면 PD가 방송에 얼굴을 비춰서 성공한 예는 거의 없다. 오히려 잘나가는 1박 2일 또한 PD의 잦은 출연으로 시청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PD의 목소리마저 듣기 싫다는 의견이 많은 것을 보면 단순한 방송 참여도 프로그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대망에서는 PD들이 아예 대놓고 출연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만드는데는 프로일지 모르지만 방송에서는 MC들이 프로이고, PD들은 아마추어이다. PD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주도적으로 방송을 해 나가는 것은 대망의 실수가 아닌가 싶다.


3. 나레이션

물론 오 PD는 여느 PD보다 진행도 잘하고 목소리도 좋다. 하지만 PD들에 비해 좋다는 것이지 성우나 방송인에 비한다면 턱없이 부족하고 어색하기 짝이 없다. 나레이션이 통한 프로그램은 다큐멘터리 외에는 없다. 돌아온 일지매도 책녀로 인해 극의 흐름을 깨고 드라마에 대한 재미를 반감시키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돌아온 일지매의 경우는 유명한 성우를 영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했는데 성우도 아닌 PD가 성우를 자처했다는 것은 매우 큰 실수가 아닌가 싶다.

드라마나 예능에서 나레이션이 성공한 케이스는 찾아보기 힘들다. 케이블의 막돼먹은 영애씨 정도가 나레이션에 성공한 축에 낄 수 있을 것이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다큐 드라마라는 장르이기 때문에 나레이션이 다큐의 묘미를 살려줌으로 성공적이었을 수 있다. 하지만, 예능 자체에서 나레이션을 주도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자칫 예능의 최대 적인 다큐의 느낌을 줌으로 재미를 극감시킬 수 있다.

자막 대신 넣은 PD의 직접적인 목소리라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겠지만, 자막은 무색무취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의미로 다가갈 수 있지만, 목소리라는 것은 그 사람의 성격 및 취향, 이미지등이 드러나기 때문에 한가지 의미로만 다가감으로 시청자들에게 도움을 주기보다 프로그램을 보는데 흐름을 끊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대망에 아쉬운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 버라이어티의 틀을 깨고 새로운 리얼이란 트랜드에 맞추어 MC들의 자질을 평가하려는 시도는 매우 신선하다. 게다가 신입PD의 열정도 느낄 수 있다. 예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도 알 수 있는 점은 매우 좋았다. 대망이 大亡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위에 열거한 실수들을 개선해나가며 大望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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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이 야심차게 시작했다. 이경규와 김국진이 MBC에서 KBS로 오게 되었다는 것 외에는 별 다른 이야기를 듣지 못해서 큰 관심은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 막상 첫 회를 보고나니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MBC에서는 [대망]이 SBS에서는 [패밀리가 떴다]가 있지만, [남자의 자격]이 크게 밀리지 않을 것 같았다.

아직 첫 회라 어색한 점도 있었지만, 이경규-김국진의 콤비가 잘 커버해주었다. 예능의 대선배인 이경규와 김국진의 조합은 거의 환상적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마치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던 것처럼 손발이 척척 맞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경규

이경규는 [라인업]과 [간다투어]를 통해 하향세를 겪다가 [명랑히어로]에서 안티를 대량 생산해내었다. 위기에 말뚝을 박은 형국이었다. 하지만 [명랑히어로가] 끝나면서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을 통해 부활을 하고 있다. 자신은 오뚝이같이 넘어지면 다시 일어난다는 이경규의 말처럼 바닥까지 넘어졌으니 이제 오똑 일어설 일만 남은 것 같다.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은 개인적으로 제일 애정이 가고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이가 생겨서 그런지 아이들만 보면 마냥 행복해진다. 스타들의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나도 저럴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순수하고 귀엽고 그 모든 상황이 재미있다. 이 와중에 이경규는 매우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진행을 해 나간다. 아이들의 편에 서서 어른들을 혼내주기도 하고, 아이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여 장단을 맞춰주는가하면, 혹시 방송으로 나가 오해가 생길만한 부분도 잘 조율을 해 주는 MC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은 앞으로 크게 인기를 끌지 않을까 싶은데 그렇게 된다면 일등공신은 이경규라 할 정도로 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고 그 역할을 잘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이번 [남자의 자격]에서는 이외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자신은 살짝 빠지는 미덕을 보여주었다. 물론 연세가 더 많기에 그럴수도 있지만, 예능 경력으로 보았을 때 당연히 메인 MC자리는 이경규인데 살짝 옆으로 빠지는 모습은 그가 변화를 시도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남자의 자격]에서 이경규가 성공적으로 안착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경규의 변화에도 있긴 하지만, 김국진의 변화 역시 크게 영향을 주었다.

김국진

김국진은 [라디오스타]를 통해 컴백을 하였고, 오랜 공백이 있었기에 초반에는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는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최고 MC였다. 지금으로 치면 유재석, 강호동을 합쳐놓은 듯한 인기였다. 나 또한 국진이 빵을 많이 사먹었으니 말이다. ; 아무튼 그런 그였기에 이제야 슬슬 몸이 풀리는 듯 하다.

[라디오스타] 이후 [명랑히어로]까지 진출하더니 이경규와 함께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에서 자신의 본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기 시작한다. 아이들과 함께여서 그런지 김국진의 진행은 더욱 자연스러웠고, 김국진의 하나 하나의 행동에 아이들은 빵빵 터질 정도로 그의 개그도 탄력을 받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남자의 자격]에서 이경규와 콤비를 이루면서 이제 완전히 자리를 잡은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경규와 김국진

평소 조용하고 후배들 사이에서 공백 큰 선배로서의 대접만 받아오다가 [남자의 자격]에서는 확실히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X 싸고 앉았네"를 5회 이상 말하며 유행어로 밀어붙이는가하면, 이경규에게 사정없이 방석을 집어던지기도 한다. 결혼 이야기에 민감해지며, 후배들에게도 이제는 선배로서의 위엄을 보여주기도 한다. 더욱 와일드해진 김국진은 바로 이경규와 함께 최고의 궁합을 보여주고 있다.

이경규는 너무 강한 캐릭터를 만들다보니 오히려 역효과가 나서 순식간에 밉상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김국진의 유약한 캐릭터와 합쳐짐으로 그 강함이 중화되고 있다. 약간은 약해진 듯한 이경규와 약간 과격해진 김국진의 조합은 서로에게 득이 되는 윈-윈 전략인 것이다.

요즘 연예인 중에서 이경규에게 방석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은 김국진 밖에 없을 것이다. 이경규이 버럭질을 생각한다면 감히 이경규에게 무안을 주지 못한다. 김구라가 그 역할을 하는 듯 하지만, 가만보면 김구라는 규라인이기 때문에 함부로 독설을 퍼붓거나 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김구라와 이경규는 캐릭터가 겹치기 때문에 서로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하다.


반면 김국진은 이경규에게는 딱 좋은 캐릭터이다. 자신을 막대해도 될 만큼의 친분과 경력이 있고, 시청자들이 볼 때도 친구끼리 티격태격하는 정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국진이 이경규를 응징함으로 그동안 이경규에게 쌓였던 강한 이미지들이 중화되고 균형잡힌 캐릭터를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김국진 역시 이경규를 막대함으로 자신의 개그를 한 껏 발휘할 수 있고, 그 동안의 약한 모습들을 다시 새로운 캐릭터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 둘을 같이 데려온 KBS 해피선데이의 통찰력이 감탄스럽다.

[남자의 자격]을 통해 이경규와 김국진은 이제 전성기를 맞이할 것 같다. [1박 2일]이 힘껏 지원해주고 있는 [남자의 자격]이 인기를 얻는다면 덩달아 이경규와 김국진의 전성기도 더욱 빨리 오게 되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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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가 떴다]를 보며 안타까운 부분이 많았다. 처음에 [패밀리가 떴다]가 시작했을 때는 기대가 매우 컸다. 그리고 그 기대에 잘 부응하며 급격히 성장해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간에 아쉽게도 김종국의 투입과 대본 공개로 인해 급격히 상승한 만큼 급격히 하락을 하고 있기도 하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도 커지고 있지만, [패밀리가 떴다]에는 아직 상승할만한 여력이 있기에 애정을 가지고 보고 있다.

이번 황정민편을 보면서 '아...이건 아닌데...'하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게스트로 나온 황정민이 아니었으면 정말 말아먹을 뻔 했던 이번 편에는 일부러 더 "리얼"이 아님을 강조하는 듯 했다. 문제는 "리얼"을 표방하는 스토리로 진행이 되면서 "리얼"하지 못한 부분을 억지로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잠자리 순서 정하기를 할 때도 우연히 황정민과 전도연이 나와 명연기를 펼쳤던 장면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미 흩뿌릴 벚꽃이 바구니에 고이 담겨 준비되어 있었다. 이효리의 연기하는 모습이 역력했던 잠자리 순서 정하기는 쿨한 이효리가 아니라 내숭 이효리로 비춰지기만 했다.

아 침 식사를 하게 된 김수로와 황정민 그리고 김종국은 갑자기 절친노트 이야기를 꺼낸다. 우연인 듯했던 절친노트 이야기는 갑자기 PD가 스케치북에 준비된 모습으로 절친노트를 표방한 장면을 연출한다. 이미 대본에 쓰여 있는 듯 한 모습이다.

게다가 우연히 찾은 돼지감자밭에서는 절친노트를 한답시고 김종국이 옆으로 빠져서 땅을 파고 불을 피운다. 김수로와 황정민이 무엇을 하냐고 물으며 다가가자 돼지감자를 구워 먹자며 조른다. 김수로와 황정민은 귀찮은 듯 억지로 3번의 시도 끝에 불을 피워준다. 그런데 어디선가 이미 준비되어 있던 은박지로 돼지감자를 싸고 있었다. 이미 돼지감자를 가지고 불에 구워먹으려 했다는 대본이 있음을 드러내주는 것 같았다.

울금 또한 지역특산품을 PPL하는 것에 불과한 것 같았다. 카레를 만들자고 하자, 카레가 없다고 한다. 그러자 갑자기 김수로는 이 지역에서 울금이 난다고 들었다며 카레를 만들자고 한다. 그냥 처음부터 이 지역 특산물이 울금이니 울금으로 카레를 해 먹자고 했으면 쿨 했을 텐데 생뚱맞은 연출이 어이없게 만들었다.

황정민에게 이효리가 "너는 내 운명"에서 했듯 노래를 해 달라고 부탁하는데 유재석은 어디선가 갑자기 기타를 집어들며 마침 옆에 기타가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황정민은 한술 더 떠서 피크도 준비했다며 능청을 떤다. 그 장면 자체는 매우 재미있게 연출될 수 있었던 장면이지만, 우연히 노래를 부르는 척하가다 갑자기 다 준비된 소품들이 나오니 "대본"에 대한 생각이 다시 떠오르곤 한다.


배우에게 최적화된 패떴

이 외에도 여러 장면에서 미리 준비된 장면인데 우연을 가장한 것처럼 보인 것이 눈에 띄게 많았다. 심지어 대성의 몰래카메라까지 의심을 하게 될 정도였다. 이런 것들을 미루어보았을 때 [패밀리가 떴다]는 배우에게 최적화된 프로그램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즉,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남을 웃기는 개그 역시 연기의 일부분이며 연기로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모든 연출된 상황과 꽁트같은 장면들은 연기로 커버하여야 하는 것이다. 보통 시트콤의 모습과 다를바 없다. 시트콤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한 연극이고, 배우들은 정해진 대본에 의해 그 틀 안에서만 움직인다. 앉으라면 앉고, 일어서라면 일어서는 통제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가끔씩 터지는 애드립은 시트콤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패밀리가 떴다] 역시 이와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모든 상황은 철저하게 통제되는 듯한 느낌이다. 잘 짜여진 대본에 의해 연기를 하고 가끔씩 터지는 애드립이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유독 [패밀리가 떴다]에는 배우가 많은 것 같다. 김수로와 이천희, 박예진 모두 배우이고 [패밀리가 떴다]에 가장 잘 적응한 케이스이기도 하다.

김수로는 김계모로, 이천희는 천데렐라로, 박예진은 달콤 살벌, 조작 스캔들로 캐릭터를 잡으며 확고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또한 지금의 상황에서도 가장 자연스럽고 잘 적응하고 있는 멤버도 이들이다. 반면 대성과 이효리, 김종국, 윤종신은 영 갈피를 못잡고 있다. 모두 가수 출신인 이들은 모두 유재석이 아니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대성은 덤앤더머 때가 가장 좋았고, 이효리도 국민남매일 때 가장 자연스럽다. 유재석이야 국민MC이니 어떠한 상황에서도 잘 적응하고 상황을 리드해나가는 역할을 맡고 있지만, 모두를 이끌기엔 유재석도 역부족일 것이다.

이것은 또한 지금의 [패밀리가 떴다]가 "리얼"로 가닥을 잡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패밀리가 떴다]가 "리얼"로 가닥을 다시 잡고 간다면 공들여 쌓아왔던 탑이 한 순간에 다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배우들은 각본이 없는 "리얼"의 상황에서는 최악이기도 하다. 그 동안 게스트들을 보아도 배우들이 유독 [패밀리가 떴다]에 잘 적응하였었다. 반면 가수들은 잘 적응하지 못하고 춤만 추다가 가곤 했다.

"시트콤"을 부각시킬수록 "대본 논란"은 거세지고, 그렇다고 "리얼"을 강조하자니 배우들이 따라주지 못하고, 지금까지 쌓아왔던 캐릭터를 무너뜨릴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진 것 같다. 배우에게 최적화된 [패밀리가 떴다]는 이제 이 분위기를 바꾸어야 할 타이밍이 오지 않았나 싶다. 분명한 것은 "시트콤"을 부각시키려면 "리얼"을 죽여야 하고, "리얼"을 살리려면 "시트콤"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 사이에 어물쩍 양다리를 걸치는 것은 이도 저도 안 될 뿐이다. "리얼"이든 "시트콤"이든 한 쪽으로 밀어붙여서 예전의 [패밀리가 떴다]의 명성을 되찾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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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은 서로 좋은 라이벌이기도 하지만 눈엣가시기도 하다.

시청률을 두고 벌이는 경쟁이기에 상대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잘 나오면 상대적으로 다른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내려가기 마련. 때문에 상대를 견제하며 눈치작전을 펼치기도 한다.

얼마 전 MBC <에덴의 동쪽>과 SBS <자명고>의 치열한 눈치작전은 마치 007을 보는 듯했다. <에덴의 동쪽>에서 4회 연장을 하자, <자명고>는 첫 방영 시기를 늦췄다. 하지만 또다시 <에덴의 동쪽>이 1회 연장을 추가하자 <자명고>는 스페셜 방송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MBC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 중계방송 관계로 <에덴의 동쪽>이 결방, <자명고>의 눈치작전은 무색해졌다.


방송3사 예능프로그램…시청률의 법칙은?

이처럼 전쟁을 방불케 하는 시청률 경쟁은 동시간대 프로그램들에겐 숙명이나 다름없다. 월요일 저녁 안방극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은 예능 프로그램이다.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이하 놀러와), KBS <미녀들의 수다>(이하 미수다), SBS <야심만만 2>는 동시간대에 방송되며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 하는 시청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들이 각광받고 있는 요즘, 방송 3사가 예능에 두는 비중은 매우 크다. 특히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밤 예능 프로그램은 자존심이 걸려있는 주요 격전지 중 하나. MC계의 ´양대 산맥´ 유재석과 강호동이 주둔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의 라이벌관계를 반영하듯 지난주 방송에서는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미수다>에 출연 중인 사유리는 시청률을 걱정하며 <놀러와>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낸 것. 사유리는 <놀라와>가 재미있으면 <미수다> 시청률이 내려가고, 재미없는 게스트가 나오면 <미수다>의 시청률이 올라간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가수들이 나와서 춤을 추면 시청률이 올라간다는 ´예능 시청률의 법칙´을 예리하게 정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한 에바는 처음 <미수다>에 출연했을 때 시청률이 낮으면 프로그램이 폐지될 수 있다는 소문이 들려 더욱 시청률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출연진들의 시청률에 대한 자각 때문인지 <미수다>는 아직까지 성공가도를 달리는 모습이다.

<미수다>는 아마추어들이 출연하는 토크 형식의 프로그램이지만 미녀들의 서투른 한국어와 문화 차이에서 오는 다양한 에피소드는 시청자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덕분에 유재석, 강호동 등 특급 MC들이 이끄는 프로그램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놀러와>는 최근 여성그룹 소녀시대와 카라의 특집 방송을 마련했다. 사유리가 지적한 ´예능 시청률의 법칙´처럼 유명한 게스트에 춤까지 추는 모습을 보여준 것. 소녀시대와 카라가 앉아있는 모습을 보며 유재석은 <미수다>를 보고 있는 것 같다는 멘트를 던져 웃음을 자아내는 한편, 경쟁 프로그램에 대한 경계심을 은연중에 드러냈다.

이들의 신경전은 경쟁을 통해 프로그램의 질을 더욱 높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야심만만2>은 MBC와 KBS의 자존심 대결에서 은근히 소외되고 있다는 점.

현재로선 <야심만만2>가 경쟁구도에서 다소 밀리는 양상이지만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닌 만큼, 방송3사의 대결은 앞으로도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시청률 때문에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모습만 부각시키는 부작용을 낳는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선의의 경쟁을 통해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계기가 되는 것도 사실. 월요일 밤을 수놓은 방송3사의 예능프로그램들이 모두 품위 있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기를 시청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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