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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잘나갔던 MC들의 리스트를 작성한다면 제일 먼저 쓰일 사람들은 바로 신정환과 탁재훈일 것이다. 컨츄리꼬꼬라는 그룹으로 활동하며 인기 가요를 만들어내었던 그들은 여느 가수들이 그러한 것처럼 예능 프로그램에 나왔다가 놀라운 입담에 그대로 예능의 단골 게스트가 되었었다. 그러다 계속해서 빵빵 터지자 MC로까지 발탁되어 신선한 웃음을 가져다주었다.

그들의 콘셉트는 "비꼬는" 콘셉트이었다. 상대방의 말을 비꼬아 상대방에게 무안함을 줌으로 개그를 끌어내는 식이었다. 지금의 김구라나 윤종신 같은 막말과 말장난의 원조 격 콘셉트이었다. 무엇보다 꾸미지 않은 듯 한 자연스런 모습을 보여줌으로 아슬아슬하지만 스릴감이 있는 진행으로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신정환과 탁재훈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이다. 그들의 이름만 나와도 수많은 안티군단들이 출격할 정도이기도 하다. 너도 나도 모시고 가려 했던 모습은 옛 영광으로 남은 체 근근이 명맥을 유지해오며 하향세로 접어들고 있는 이들 꼬꼬 MC는 이제 변화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들이 하락세를 걷기 시작한 터닝 포인트는 아마도 신정환의 도박관련 사건부터가 아닌가 싶다. 깨끗하게 시인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을 방송에서 계속 보여주긴 했지만, 그 사건 이후로 이들을 보는 시선은 곱지 않게 되었다. 웬만해서는 금방 잊어버리는 대한민국 시청자들이지만, 신정환 사건이 아직도 영향을 주고 있는 이유는 한번 금이 간 도덕성에 대한 불신에다가 공격적인 개그 콘셉트가 계속 도끼질을 해대고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발음 상 잘못들은 것으로 판명된 이효리, 강호동의 욕설 사건에도 민감할 정도로 윤리성에 대한 문제에 대해 민감한 시청자들은 그 사건이 있은 후부터 신정환과 탁재훈에게는 윤리성 결여라는 선입견이 씌웠고, 자연스레 이들의 행동들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탁재훈은 피해자라 볼 수 있지만, 이 둘은 항상 둘이 함께 했기에 이미지도 같이 따라 다녔던 것 같다. 중간에 신정환과 탁재훈이 따로 활동을 하게 된 것이 이런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었던 기회였기도 했지만, 상플을 놓지 않고 계속 같이 했기 때문에 이미지의 물타기는 쉽게 일어날 수 없었다.

탁재훈의 경우는 영화계로 진출을 시도했는데 영화에서 그 역할이 오해받기 딱 십상이었다. 탁재훈이 나오는 영화들에서 탁재훈의 캐릭터는 도덕적, 윤리적으로 부적합한 모습이었기에 신정환의 이미지와 크로스오버되면서 불에 기름을 붓는 듯 한 상황을 만들어내게 되었던 것이다.

거기에 간간히 들려오는 방송 중 욕설 루머와 대부업체 관련 구설수등 여러 루머와 구설수에 휩싸이게 되면서 최악의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하는 악순환적 이미지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으며 그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에 대한 이미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로 시작한 대망은 방송 콘셉트를 떠나서 신정환과 탁재훈이 나온다는 것만으로 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 물론 거기에 이혁재와 김용만까지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멤버까지 출연했으니 설상가상이긴 하지만, 신정환과 탁재훈의 이미지가 미친 영향력이 큰 것 같다.

이런 이미지가 형성된 주요 원인이라 한다면 그들의 개그 콘셉트라 할 수 있다. 남을 비방하고 공격하고 자유롭게 방송하는 "비꼬는" 콘셉트는 하면 할수록 원성을 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이미지는 자신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서로 불쾌하게만 하게 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부를 뿐이다. 그렇다면 근본 원인을 알았으니 바꿔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이제 신정환과 탁재훈은 자신들의 개그 콘셉트를 바꿔야 한다. 신정환과 탁재훈은 방송을 즐기기로 유명하다. 일상의 모습과 가장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들은 그것이 리얼을 강조할 수도 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사생활까지 오해받기 딱 좋은 케이스이다.

보통의 MC나 연예인들은 자신만의 이미지를 콘셉트를 통해 만든다. 지금까지 신정환과 탁재훈이 자연스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이제는 콘셉트를 가지고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기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물론 오랫동안 자신들의 이미지를 구축해 왔기 때문에 쉽게 그 이미지를 없앨 수는 없겠지만, 지금과 같은 이미지를 계속 만들어간다면 이 후에는 이미지를 더욱 바꾸기 힘들게 될 것이다.

이제는 조금은 가공이 된 듯 한 느낌으로 새로운 콘셉트를 가지고 가야 할 때인 것 같다. 신정환과 탁재훈의 개그 능력이나 방송에 대한 적응, 순발력은 웬만한 MC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고, 그것은 이들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다. 또한 지금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만 아니라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MC이기도 하다.

MBC가 KBS와 신정환, 탁재훈을 이경규, 김국진과 맞트레이드한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어서 일 것이다. 탁재훈과 신정환은 이번 기회를 잘 살려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상플에서와 같은 이미지로 나아가서는 죽도 밥도 안 되고 대망(大望)은 大亡으로 끝날지도 모른다. 지금의 위기를 현명하게 기회로 만들어 예전의 명성을 되찾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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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팬클럽인 구름이 비를 지지하는 모습을 담은 월드 와이드 광고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4월 3일에 전세계로 동시에 게재하겠다는 비의 팬들은 자신들이 광고비를 모아서 팬의 마음을 전세계에 보여주고, 비의 결백함을 밝히겠다는 의도이다. 더불어 전세계에 있는 월드 팬들도 이에 동참할 계획이라 한다.

자세한 것은 4월 3일이 되면 알 수 있게 되겠지만, 이에 대한 의견은 벌써부터 많이 갈리고 있다. 비의 팬들과 비의 팬이 아닌 사람들로 양분화되어 서로 헐뜯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본격적으로 광고가 게재되면 이런 논쟁은 더욱 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의 팬들은 자신들이 돈을 모아서 광고를 한다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것과 다른 연예인들도 팬들이 광고하는데 어떠냐는 입장을 취하고 있고, 비의 팬이 아닌 사람들은 국가 망신이다, 이미 판결난 것에 대해 팬들이 나서는 것이 더욱 안좋다는 입장이다.

어떤 입장이 있건간에 이 광고가 진행된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지 그 결과를 예측해보면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다. 비의 팬들이 취하는 입장은 비를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주고, 비의 무죄를 입증하며, 비의 이미지를 다시 바로 세우겠다는 것이다. 광고를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가 아마도 이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광고가 진행된다면 이런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첫번째 예상되는 결과는 세계인들이 비를 바라보게 될 시선이다. 우선 이 광고는 국내에서만 나가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로 퍼져나가게 된다. 미국 법원에서의 판결을 번복하고자 팬들이 나서는 것을 전세계의 사람들이 과연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거꾸로 생각해서 마이클 잭슨이나 마돈나가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을 두고 법원의 판결이 부당하다며 마이클 잭슨과 마돈나 팬들이 한국어로 "마이클젝슨은 무죄입니다" "마돈나는 결백해요"라고 광고를 한다면 과연 어떤 생각이 들까? 아... 마이클 잭슨은 죄가 없구나, 마돈나는 결백하구나 라고 생각하게 될까?

두번째로는 국내 팬들이 비를 바라보게 될 시선이다. 벌써부터 비의 팬이 아닌 사람들은 비 팬들의 행동에 대해 강도높은 비난을 가하고 있다. 여느 아이돌처럼 어린 팬들로 인해 피해를 받지 않고 의외로 잠잠했던 비는 이제 다른 아이돌 그룹과 다름없어진 셈이다. 팬들의 성숙도는 스타를 뒷받침해주는 제 2의 이미지라 해도 과언이 아닌 요즘, 이번 일은 그 내용과 과정이 어떠하건간에 결과가 좋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무릎팍도사와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건실한 청년 이미지를 심어주었던 비는 이번 광고가 나가게 된다면 순식간에 많은 안티팬들이 형성되지 않을까도 싶다.

세번째로는 국가 이미지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광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딱 떠오른 것은 김장훈과 반크가 진행했던 "독도" 광고이다. 많은 사랑과 지지를 받으며 네티즌이 만든 월드 와이드 광고는 매우 성공적이었고,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사실에 대해 많이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컨셉으로 기획된 비 지지 광고는 독도 광고 효과의 빛을 바래게 만들 수도 있다. 한국이란 나라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집단적으로 움직이고 보는 나라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비의 팬들이 왜 이런 광고 캠페인을 벌이려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잠깐만 생각해보아도 비에게 직격으로 타격을 받을만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비를 위한다고 하지만 이건 과유불급이 자명하다. 비를 사랑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그것이 얼마나 이기적인 생각인지, 얼마나 감정적인 대응인지를 생각한다면 쉽게 이런 광고를 기획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비의 팬들에게만 호소력을 가지고 있는 이번 광고는 비를 지지해주는 것이 아니라 비를 GG치게 만들 수도 있다.

국내에서 비에 대한 이미지는 매우 호감도가 높다. 건실한 청년, 마음 먹은 일은 해내고 마는 청년, 재능과 노력을 겸비한 겸손한 청년등 여러 수식어가 붙어다닌다. 하지만 이번 광고는 아직 성숙하지 못한 비, 월드스타로서 아직 부족한 비로 이미지가 변할 수 있음을 비의 팬들은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비의 판결에 대한 시시비비가 아니다. 전세계를 향한 팬들의 집단적 움직임이 시기로보나 내용으로보나 안좋은 결과를 낼 것이 자명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다른 방법도 많이 있을텐데 꼭 이런 감정적 대응으로 맞서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말이다. 법적인 억울함이라면 차라리 미국의 저명한 변호사를 선임하는데 비용을 지불하면 어떨까? 이미지를 위해서라면 비의 팬들이 전세계로 나가 비가 그려져 있는 옷을 입고 해외 봉사를 한다면 어떨까? 돈 모아서 광고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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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과 아벨]의 쪽대본 논란에도 불구하고 [카인과 아벨]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쪽대본이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우리 나라의 제작 환경이 열악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다만 완벽할 것이라 믿었던 [카인과 아벨]의 인기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 정도였다. 쪽대본 논란으로 완성도면에서 치명타를 입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안그래도 중국 비하니, 한지민 안티니 여러 이야기가 스믈스믈 올라오고 있었는데, 거기에 쪽대본으로 인한 스토리 및 대사에 대한 불신이 생기면 일파만파로 안티가 생성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경쟁 프로그램들이 녹록치 않은 [미워도 다시 한번]과 완성도면에서 뛰어난 [돌아온 일지매]가 바짝 뒤쫓고 있기에 쪽대본 논란으로 멈칫하면 금세 추월당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우려들을 모두 뛰어넘을 수 있게 해 주었던 것은 소지섭 때문이었다.


막장드라마

쪽대본으로 들을 수 있었던 피해는 바로 "막장 드라마"에 대한 논란이 아니었을까 싶다. 최근 유행하기 시작한 "막장"이란 단어는 "갈 데까지 간","막 나가는"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막장 드라마가 치명타인 이유는 시청률을 떠나서 사람들의 선입견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배우에게까지 그 영향이 미친다.

"막장 드라마"가 시청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의아해 하지만, "막장 드라마"는 시청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 그야말로 "갈 데까지" 갔기 때문이다. 작품성이나, 연기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체 더 강한 자극을 주어 관심을 계속 받으려 한다. 적당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극장가에 유행하였던 외설적인 연극이 막장 드라마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작품성이 뛰어나고 연기가 일품인 연극이 인기를 끌기 마련이지만, 이도 저도 안되기에 관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자극적으로 옷을 벗는 막장을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관객 몰이엔 성공하지만, 그것이 작품성이 뛰어나거나 좋은 연극이라 할 수 없는 것처럼 막장 드라마 또한 사람들에게 관심은 받지만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한다.

막장드라마의 요소라고 하면 스토리와 연기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카인과 아벨]이 위험했던 이유는 쪽대본이 스토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쪽대본임이 알려진 이후에 대사가 약간 어색하게 느껴지고, 스토리의 빈틈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작품성과 연기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막장드라마라는 오명을 쓸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지섭의 연기력은 그 모든 우려들을 한번에 날려주고 있다. 오강호와 이초인을 넘나드는 그의 연기는 분명 소지섭 한 명인데 순간적으로 오강호로 보이게 만들기도 하고 이초인으로 보이게도 한다. 또한 그 두명의 모습이 겹쳐보이기도 한다. 한지민의 어색한 사투리도 소지섭이 커버해준다. 신현준의 부각도 소지섭이 더 부각됨으로 커버해준다. 채정안의 어색한 표정 조차 소지섭과 함께하면 다양한 표정으로 인식될 정도로 소지섭의 영향력은 [카인과 아벨]에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소지섭이 아닌 다른 배우가 이초인 역할을 했다면 쪽대본 논란과 함께 막장 드라마의 비난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고, 배우들에게는 발연기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을 것이다. 하지만 소지섭의 인지도, 이미지, 연기력등과 함께 [카인과 아벨] 전체가 리드당하고 있기 때문에 막장 드라마의 비난을 피해갈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카인과 아벨]이 계속해서 앞으로 질주하기 위해서는 소지섭에게 좀 더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남자인 나도 한지민이나 채정안을 보기 위해서가 아닌 소지섭을 보기 위해 [카인과 아벨]을 볼 정도이니 [카인과 아벨]에 있어서 소지섭 효과는 특별하다 할만하다.



예전에 외과의사 봉달이를 할 적에 드라마를 찍는 건물에서 일했던 적이 있다. 같은 건물에서 촬영을 했기 때문에 밥 먹을 때도, 퇴근할 때도 촬영 장면을 자주 보았었다. 당시 마지막회가 방영되던 날이었는데 방영이 되기 2시간 전까지 촬영이 계속되고 있었다. 분명 마지막회가 조금 있으면 방영이 되어야 하는데 몇시간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계속 촬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그들이 사는 세상]을 보며 열악한 제작 환경을 보고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쪽대본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제작 환경에서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쪽대본으로 제작되어지고 있지 않나 싶다. 그 와중에서도 많은 좋은 작품들이 나오고 있고, [카인과 아벨] 역시 좋은 드라마이다. 쪽대본에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 아무래도 약간의 영향을 주긴 하겠지만, 소지섭이 있어서 안심인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소지섭이라해도 스토리 전체가 어중뜨게 흘러가면 다시 쪽대본에 대한 논란이 불거져 나올 것이 뻔하다. 이제 본격적인 복수라인이 시작한만큼 전열을 가다듬고 소지섭을 최대로 활용하여 멋진 스토리로 수목드라마를 견인해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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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요일에는 자명고가, 수,목요일에는 돌아온 일지매가 있다면, 토,일요일에는 천추태후가 있다. 여명의 눈동자 이후 17년만에 채시라, 최재성이 다시 호흡을 맞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천추태후는 시작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채시라, 최재성, 김석훈이라는 주연배우들의 네임벨류만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던 천추태후는 200억 정도되는 막대한 제작비로도 많은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여느 사극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전쟁신을 보여준 후 시간의 역순으로 흘러들어가 아역부터 거슬러 올라오는 구조를 가졌던 천추태후는 이제야 처음에 보여주었던 그 장면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즉, 이제부터 가장 재미있는 장면들이 펼쳐질 전망인 것이다. 아역 부분에서는 경종의 역할을 맞은 최철호가 빛을 발해주어 주목을 받았고, 성인이 되고 나서는 복잡한 관계 설정으로 인해 역사를 잘 모른다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애띤 신애와 김호진의 귀여운 사랑이 주목받으며 시청률을 유지해오고 있었다.

시청률면에서 본다면 동시대에 하는 가문의 영광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며 뒤로 밀리고 있는 상태이다. 주말 드라마의 아성을 다시 되찾으려 했던 천추태후는 보기 좋게 가문의 영광에 그 자리를 내 주고 있지만, 극적 재미 부분에서 좀 길게 끌어서 그렇지 완성도나 연기력은 나무랄 곳이 없는 잘 만든 사극이다.

다시 한번 시청률의 반등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첫 회의 원점을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첫 회에서 곰 전투신과 여러 다양한 무기들로 관심을 모았던 전투신이 왜 전투를 하는지, 어떤 상황과 관계 속에 있는 지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다시 한번 보여지고 있기 때문에 첫 회의 재미보다 더욱 익사이팅한 즐거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앞으로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질 것 또한 기대가 된다. 천추태후와 성종은 어떻게 될 것인지, 강조와 김치양 사이에서 천추태후는 어떤 사랑을 선택할 것인지도 말이다.

게다가 지금의 전투신은 극적인 재미를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채시라의 궁술이나 최재성의 창술은 많은 연습이 있었음을 알 수 있 듯 자연스럽고 멋있었다. 게다가 여러 전술들이나 다양한 무기의 등장은 거란의 대군을 무찌른 고려의 기상을 엿볼 수 있어서 더욱 재미있는 것 같다.

또한 헌정황후인 신애가 아이를 낳고 죽게 됨으로 이제 러브라인이 하나로 집중될 예정이다. 바로 강조와 김치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 삼각관계를 이룰 천추태후의 사랑이 어떻게 그려질 지도 큰 재미 중에 하나일 것이다. 여명의 눈동자에서 결국 이루어지지 못했던 채시라와 최재성의 애절했던 사랑이 천추태후에서 이루어질지, 그 때만큼의 애절함으로 명장면을 다시 낳게 되지 않을지도 기대가 된다.

사극이 힘을 내지 못하고 막장 드라마에 강자의 자리를 내주고 있는 요즘, 천추태후가 다시 한번 사극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부터 시작인 천추태후의 승패는 전쟁신의 꽃이자, 러브라인의 핵심인 채시라에게 있지 않나 싶다. 예전 채시라의 명성을 되찾고, 천추태후 또한 다시 주말드라마의 꽃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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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조의 여왕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김남주의 망가짐과 천추태후에서 보았던 최철호의 연기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는 것 같다. 내조의 여왕을 보면서 다른 부재들이 여럿 떠올랐다. 성형의 여왕, 내숭의 여왕, 된장녀의 여왕등등이 떠올랐으나 그 중에 제일은 역시 내숭의 여왕이었다. 많이 오바한 듯한 코믹 연기가 현실을 풍자하는 모습도 가지고 있어 더욱 재미있는 내조의 여왕의 또 다른 이름은 바로 내숭의 여왕이 아닐까 싶다.

천지애로 나오는 김남주는 백치미를 내세운 내숭의 여왕이다. 집에서는 구타도 서슴치 않는 아내의 모습으로, 밖에서는 유약하면서도 패셔너블한 된장녀로 180도 변신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천지애는 자신의 나쁜 머리를 커버하기 위해서인지 내숭의 여왕이라 불릴만 하다.

유유상종이라고 했던가, 그녀의 주위에는 항상 내숭녀들이 함께 있다. 백수인 남편을 취직시키기 위해 펼치는 그녀는 대기업의 부인회로 들어가게 된다. 실제로 그런 모임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있다면 아마도 그런 모습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재미있는 풍경이 나온다. 부인회라는 이름 하에 남편의 직위에 따라 펼쳐지는 아내들의 기상천외한 권력 횡포는 여자들의 허영심과 맞물려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해준다.

이사의 부인이 김치를 담그는 날이면 각자 남편의 직위에 따라 중요한 일부터, 사소한 일까지 알아서(?) 배정을 받게 되고, 알아서(?) 각자의 일을 충성스레 한다. 이사의 부인은 "뭐~ 이렇게까지~ 이렇게 할 필요는 없는데~"라며 내숭을 떨지만, 그 말이 더 무섭게 느껴진다. 부인회는 이렇게 내조의 여왕, 아니 내숭의 여왕들이 모인 곳이다. 아무리 싫어도 좋아하는 척, 내 자신의 부족한 점을 절대로 내비치지 않으면서 아름다운 면만 보여주려 하는 모습들이 거의 프로에 가까울 정도로 완벽하다.

생각해보니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곳이 있는 것 같다. 실제로 경험한 일이기에 확실한 이야기다. 내조의 여왕에서 나온 부인회의 모습이 군대에 그대로 있다. 군복무 시절 때 이런 이야기들을 한 두번 들은 것이 아니다. 세월이 흘러서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생각이 났다. 군대에서도 하사관이나 장교 사이에서 계급에 따라 부인들의 권력도 정해졌다. 심지어 아이들의 권력도 정해져 있다. 밑보이면 군생활이 고달프기 때문에 아내들의 내조와 내숭은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내조의 여왕과 거의 흡사했던 것 같다.

역시 가장 힘든 날은 김치 담그는 날이었던 것 같다. 김치 담그는 날이면 사병들도 착출되어 항아리를 묻기 위해 땅을 파는데 투입되기 때문이다. 이 때면 부인회의 모습들을 볼 수 있는데 계급에 따라 일의 경중이 달라지고, 허리의 굽힌 각도도 달라지게 된다. 허리를 많이 굽힐수록 계급이 낮은 부인이었다.


내숭을 잘 할 수록 내조도 잘하는 것 같다. 내숭이란 실제로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한 일이기 때문에 보통 사람은 쉽게 해 낼 수 없다. 어설프게 겉과 속이 다르면 쉽게 걸리기 때문에 오히려 독박을 쓰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내숭이란 프로 정신이 있어야 하고, 거의 이중 인격처럼 두가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런 프로 정신이 있는 사람만이 내숭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내조의 세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내조의 여왕이 내숭의 여왕인 또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PPL이다. 내조의 여왕은 누구보아도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PPL을 심하게 하고 있는 모습이다. 부인회가 형성되어 있는 그 대기업에는 청정원 제품들이 가득하다. 식용유부터 식초까지 온갖 제품들이 나열되어 있고, 비상구 문에까지 포스터가 붙어있는 세심함(?)을 엿볼 수 있다. 더 놀라운 내숭은 바로 천지애와 온달수의 딸 이름이 "정원"이라는 점이다.

기억나는가? 청정원 광고에서 장동건이 나와서 "정원아~"라며 사랑하는 사람을 부르듯 다정하게 불러 정원이란 이름을 가진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그 장면 말이다. 내조의 여왕 속에 내숭처럼 쏙~ 집어넣은 청정원의 광고들이 얄밉기도 하지만, 귀엽기도 한 것 같다.

내조의 여왕은 가볍게 웃으며 볼 수 있는 드라마이다. 의욕이 앞서서 김승우를 까메오로 내보내 어색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지만 (김남주와 함께 있을 때는 정말 최악의 장면이었다) 권력과 실업문제등을 풍자하며 현실을 꼬집어주는 내조의 여왕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내숭으로 즐겁게 해 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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