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돼먹은 영애씨]에 대한 나의 사랑은 [무한도전] 못지 않다. 케이블TV에 관심을 갖게 만든 것도 [막돼먹은 영애씨] 덕분이다. tvN에서 하는 프로그램이라 모르는 사람도 많겠지만, 공중파에서 했다면 아마도 30%대의 시청률을 꾸준히 올리는 인기 프로그램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5가 시작되었으니 이보다 더 기쁠 수는 없다. 벌써 3회까지 진행된 [막돼먹은 영애씨]는 더욱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다가왔다. 시즌 1부터 5까지 내리 2년 넘게 스트레이트로 방송되고 있는 [막돼먹은 영애씨]는 거의 초인적인 스케쥴로 만들어지고 있다. 미드(미국 드라마)의 경우는 6개월 제작한 후, 6개월 방영한다는데 우리나라의 제작 환경상 6개월은 커녕 쪽대본으로 막기에도 급급하고, 시즌이 넘어가는 간극도 매우 짧다. 3시즌에서 4시즌으로 넘어갈 때는 2주 밖에 쉬지 못했다고 하니 [막돼먹은 영애씨]는 거의 레전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5시즌까지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은 [막돼먹은 영애씨]의 인기가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다. 어떻게 [막돼먹은 영애씨]가 5시즌까지 달려올 수 있었을지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았다.
1. 막돼먹은 스토리
사회고발 프로그램이라해도 좋을만큼 매우 참신하고 시사성이 강한 [막돼먹은 영애씨]는 이슈가 되고 있는 뉴스에 대해 거침없이 다루기도 하고, 사회의 부조리하고 부패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길거리의 치한과 변태들, 운전하며 욕하는 운전자들, 학교 앞 횡단보도를 씽씽 지나다니는 오토바이들, 직장내 성희롱 등 안다루는 분야가 없을만큼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며 거침없는 한방을 남겨준다. 그리고 거기에는 어김없이 영애씨가 나타나 기똥찬 방법으로 그들을 응징한다. 머리 끄댕이를 잡아당기는가하면, 사정없이 하이힐로 찍어주신다. 커피에 가래를 뱉는가하면, 눈눈이이처럼 욕에는 더 심한 욕으로 응징해주기도 한다.
이런 막돼먹은 스토리는 수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게 해 준다. 그리고 영애씨에게 쉽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게 해 주며 대리만족까지 느끼게 해 준다. 슈퍼 울트라 영웅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를 대변해주는 영애씨의 모습은 슈퍼맨보다 더 감동적이고 짜릿하다. 막돼먹은 스토리로 인해 많은 마니아층들이 생겨나면서 그 인기는 5시즌까지 달려오게 만든 채칙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재촉하고 싶다. 시즌 10, 시즌 100까지 만들어달라고 말이다.
2. 연기력
발연기로 자신의 거품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한류스타들은 [막돼먹은 영애씨]의 멤버들에 비하면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무명에 가까웠던 [막돼먹은 영애씨]의 출연진들은 [막돼먹은 영애씨]를 통해 서서히 이름을 알리고 있다. 출산드라로만 알려져 있던 김현숙도 이제는 출산드라보다 영애씨로 더욱 인기를 얻고 있고, 아역 출신 도지원이나 극단 출신 정지순등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저질댄스 김나영은 공중파로 진출하게 되었고, 장동건으로 나오는 이해영은 종합병원2에, 센스쟁이 윤서현은 자명고에 사장님 유형관은 내조의 여왕에 출연하고 있기도 하다.
[막돼먹은 영애씨]가 꾸준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들의 연기력 때문일 것이다. 각각의 캐릭터가 정말 그들의 모습인 것처럼 보일 정도로 극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하는 그들의 연기는 [막돼먹은 영애씨]를 내 가족, 내 동료인 것처럼 만든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배우들로 구성되어 있었음에도 오히려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연기력을 인정받았기에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처음에 배우들을 섭외할 때 매우 힘들었다고 한다. 케이블인데다가 제작비도 적었고, 비싼 몸값만 자랑하는 스타들을 쉽게 모시고 올 수 없었지만, 실력있고 비전이 있는 연기자들과 함께 함으로 더욱 가족같은 분위기와 실력으로 승부하는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5시즌까지 [막돼먹은 영애씨]가 달려올 수 있었던 이유 또한 이들의 연기력 때문이었다. 발연기가 판을 치고 있는 막돼먹은 세상에 [막돼먹은 영애씨]는 연기력으로 또 한차례 사회에 막돼먹은 발차기 한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3. 다큐 형식의 독특한 컨셉
처음에는 제작비가 부족해서 시도한 것이라고 한다. 카메라도 6mm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런 열악한 제작 환경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창의력 때문이 아닌가 싶다. 부족하지만 부족함에서 최대한 장점을 찾아내 기회를 찾은 [막돼먹은 영애씨]는 다큐드라마라는 장르를 창조해내었다.
현재 예능 프로그램들을 보면 "리얼"이라는 키워드가 대세이고 트랜드이다. "리얼"하지 못한 프로그램들은 사장되어가고, "리얼"한 프로그램들만 살아남고 있다. 그런 가운데 드라마에도 "리얼"이란 키워드를 가져다 붙인 것이 바로 [막돼먹은 영애씨]이다. 물론 각본과 대본대로 가는 드라마이지만, "리얼"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컨셉은 제대로 적중했다.
우선 6mm카메라는 "리얼"에 가장 큰 힘을 실어주었다. VJ특공대나 PD수첩에서 볼 수 있을만한 흔들리며 주인공을 따라가는 앵글은 제작비 때문에 6mm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지만, "리얼"한 모습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었다.
게다가 중간 중간에 나즈막한 목소리로 나오는 나레이션은 다큐멘터리를 떠올리게 했다. 마치 인간극장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나레이션의 내용은 매우 코믹함으로 헛점을 찌른다. 경건한 목소리 속에서 나오는 코믹한 멘트는 언발라스한 느낌을 주면서 역설적인 재미를 주고 있다. 이런 독특한 나레이션은 최근 "돌아온 일지매"에서도 책녀라는 나레이션이 나옴으로 더욱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막돼먹은 영애씨]의 매력 중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자막일 것이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도 부러워할만한 자막 신공을 가지고 있는 [막돼먹은 영애씨] 작가들의 시니컬한 멘트들은 시청자의 말을 대변해 주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해 준다. 한 줄로 요약된 간단한 자막 속에는 많은 내용과 상황이 함축되어 있어서 자막 하나를 만들기 위한 작가들의 고생과 노력이 눈에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시청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리고 그런 요소들을 전면으로 내세워 5시즌까지 올 수 있게 되었다. 미국 드라마인 "24"의 키퍼 서덜랜드는 자신은 잭 바우어와 함께 성장해왔다고 했다. 그리고 24는 현재 8시즌까지 확정된 상태라고 한다. 24의 경우는 6개월 방영을 하고 6개월 제작을 한다. 1년에 1시즌씩 하는 "24", 내가 제일 좋아하는 미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런 "24"처럼 [막돼먹은 영애씨]의 모든 출연진들 또한 [막돼먹은 영애씨]와 함께 성장해 나가고 있다. "24"가 미드를 볼 때 가장 기본적인 코스인 것처럼, [막돼먹은 영애씨] 또한 한드를 사랑하는 외국인들에게 한드의 기본 코스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한류의 주역이 될 [막돼먹은 영애씨]를 기대하며 오늘도 구군분투할 [막돼먹은 영애씨]의 모든 스탭과 출연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6시즌도 만들어주세요~!! ^^*"
MBC 월화드라마 <내조의 여왕>이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막을 올렸다.
지난 10일 종영한 <에덴의 동쪽> 후속작으로 김남주, 이혜영, 오지호, 최철호 등이 출연하는 <내조의 여왕>은 대기업 부인회의 파워와 남편을 내조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거침없는 풍자와 배우들의 연기변신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KBS <꽃보다 남자>와 최근 SBS에서 새롭게 선보인 <자명고>를 넘어 월화드라마 왕좌를 탈환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극 중 천지애(김남주 분)는 수재지만 백수인 자신의 남편을 대기업에 넣기 위해 부인회를 공략한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백치미의 퀸카이자, 한편으로는 된장녀(?)의 표본이기도 하다.
<내조의 여왕>은 이런 천지애의 좌충우돌 남편 내조기가 중심축을 이룬다. 여기에 양봉순(이혜영 분)과 한준혁(최철호 분) 등은 복잡하게 얽힌 러브라인을 형성, 사랑을 얻기 위한 이들의 기 싸움도 드라마를 보는 또 다른 재미다.
하지만 과감하게 망가지는 김남주의 코믹하고 과장된 연기는 드라마의 분위기가 무겁게 흘러가는 것을 차단, 가볍고 발랄한 느낌으로 이끌고 있다. 따라서 아기자기한 재미와 날카로운 풍자를 겸비한 드라마가 탄생할 것인지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망가져서 더욱 빛난´ 김남주-이혜영
배우 김남주에겐 도시적이고 지적인 이미지가 풍긴다. 하지만 <내조의 여왕>에선 귀여우면서도 무식하고 철없는 아내로 등장,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모습을 드러낸 그녀의 연기에 시청자들은 일단 합격점을 주고 있다. 천지애 캐릭터는 단 2회 만에 고등학생의 모습부터 결혼한 30대의 모습까지 완벽하게 펼쳐보였기 때문. 천연덕스러운 김남주의 연기는 의외였지만 상큼한 웃음을 주기엔 충분했다.
여기에 김남주의 망가짐을 든든히 받쳐준 이혜영의 존재감 역시 빛났다.
사실 이혜영은 어찌 보면 김남주 보다 더 많이 망가졌다고도 볼 수 있다. ´퀸카´ 천지애와 달리 이혜영이 연기한 양봉순은 ´폭탄´이다. 따라서 이혜영은 자신의 외모를 최대한 우습게 표현하는 게 성패의 관건이다. 그러나 망가진 연기와 달리 패션 감각만큼은 더욱 화려해졌다. 움직이는 패션 아이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최근 <미워도 다시 한번>의 최명길과 전인화의 패션이 40~50대 여성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김남주와 이혜영은 30~40대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지지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극 중에서 다양한 패션을 선보인 이들은 쇼핑 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등 많은 여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앞으로도 부인회를 통한 그들의 패션 경쟁은 더욱 불을 뿜을 것으로 기대된다.
발연기 vs 명연기 ´적절한 조화는 오히려 득?´
하지만 <내조의 여왕> 역시 연기력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시청자들은 <내조의 여왕> 출연자들의 연기를 크게 명연기와 발연기로 나누며 설왕설래를 벌이고 있다.
명연기로 꼽히는 대표적인 배우는 최철호다. KBS <천추태후>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최철호는 <내조의 여왕>에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빨아들인다.
또한 김남주의 연기 내공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드라마에 오랜만에 컴백한 데다, 과감한 연기 변신을 보였음에도 안정적이고 자연스런 연기로 <내조의 여왕>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발연기로 지목받는 배우는 오지호가 대표적이다. 그의 연기가 극의 흐름을 깨뜨릴 만큼 어색하다는 것. 아직 초반부라 섣불리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최철호의 연기가 워낙 뛰어나다보니 상대적으로 밀리는 인상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김남주에 비해 이혜영의 연기가 다소 부자연스럽다는 지적도 많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전문배우 출신이 아니라 어느 정도 비판을 빗겨가고는 있지만, 간혹 어색한 상황을 연출하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명연기와 발연기의 적절한 공존은 오히려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이러한 측면 때문에 막장 드라마의 기본 요소이기도 한 발연기가 오히려 시청률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드라마가 출발선상을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승부는 이제부터다. 비록 <꽃보다 남자>가 시청률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지만, <내조의 여왕>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아 갈수록 치열한 대결을 기대할 만하다.
김남주와 이혜영의 연기변신과 패션대결, 그리고 최철호의 명연기가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내조의 여왕>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시청자들은 막장드라마의 틀을 깨는 명품드라마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1박 2일]과 [패밀리가 떴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1박 2일]과 하락세를 타고 있는 [패밀리가 떴다]는 일요일 밤을 즐겁게 해 주는 KBS와 SBS의 주력 예능 프로그램이다. 국민MC인 유재석과 강호동이 나오는 초호화 멤버로 구성된 [1박 2일]과 [패밀리가 떴다]는 앞으로도 별 이변이 없는 한 일요일 밤의 강자로 남게 될 것이다. 아쉬운 것은 MBC의 [우리 결혼했어요]가 일요일 밤 예능 3파전을 만들었지만, 우결 3기로 들어서면서 두 프로그램과는 비교할 수 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MBC에는 토요일 밤의 [무한도전]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내세울만한 주말 예능 프로그램이 없는 상태이다. 게다가 일밤의 대표격인 "이경규"까지 KBS로 오게 됨으로 더욱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무슨 생각으로인지 이경규 대신 최악의 MC인 신정환과 탁재훈을 영입해갔다. 아마도 일밤의 추락을 바닥을 쳐야 다시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
[1박 2일]과 [패밀리가 떴다]는 [우리 결혼했어요]가 왜 추락했는지 그 이유를 분석해야 롱런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한 때 [1박 2일]과 [패밀리가 떴다]을 넘어설 정도로 높은 인기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1기 중반 쯤에는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며 비슷한 포맷의 가상 결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이 나오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2기, 3기로 넘어갈수록 그 인기는 사그러들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온갖 구설수에만 시달리며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져가고 있다. 심지어 이제는 구설수마저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실정인 것 같기도 하다.
왜 [우리 결혼했어요]는 끝없는 추락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 그리고 [1박 2일]과 [패밀리가 떴다]는 무엇을 배워야 하는 것일까? 물론 [1박 2일]은 최고의 상한가를 치며 높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방심할 수는 없다. [1박 2일] 역시 많은 구설수에 시달렸었고, 추락의 나락으로 빠져들 뻔 한 적도 있기 때문이다. [패밀리가 떴다]는 현재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배워야 할 점이 많을 것이다.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패밀리가 떴다]의 경우는 현재 위기를 잘 극복하여 [1박 2일]과 같이 상승세를 탈 것이냐, 아니면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 [우리 결혼했어요]의 뒤를 이을 것인가 하는 기로에 서 있기도 하다.
1. 소통
[우리 결혼했어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소통의 부재였다. 스타 커플 위주로 찍다보니 항상 그 스타 외에는 다른 사람들은 나오지 않았다. 스튜디오만 해도 시청자들이 함께 하여 자연스런 웃음을 유도하는데, [우리 결혼했어요]는 야외에서 하는데도 마치 스튜디오에서 하는 것 마냥 스타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시청자의 의견에는 거의 귀를 닫고 진행을 해 왔다. 요즘같이 교감과 공감대를 중요시 하는 시대에 공급자 위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무관심으로 나아갈 소지가 크다. [우리 결혼했어요]의 경우는 결혼이라는 환상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는지 스타 위주로 나오며 그들만의 리그를 보여주었다.
더구나 1기, 2기, 3기로 넘어갈 때 어떠한 공감대나 시청자와의 협의점을 보이지 않은 체 바뀌어갔는데, 이는 우결 커플들의 팬들에게 큰 반발심을 갖게 만들었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특이하게도 스타들의 스캔들을 일부러 만들었음에도 팬들의 원성을 사지 않고 오히려 응원을 받으며 승승장구를 했었다. 시청률을 대다수는 아마도 스타들의 팬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커플들이 바뀌자 커플들의 팬들은 [우리 결혼했어요]에 두배의 충격을 한꺼번에 가져다 주었다. 이것은 소통의 부재로 인해 일어난 공감대 형성의 실패이다. 만약에 [우리 결혼했어요]에 팬들을 출연시키거나 시민들의 도움으로 이벤트를 꾸미는 일들이 일어났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좀 더 공감대를 이루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는 않았을까?
[1박 2일]의 경우는 소통을 잘하는 케이스로 손 꼽힌다. 시청자들이 초심을 운운하기 전에 미리 초심 특집을 펼쳤으며, 아예 시청자를 1박 2일 안으로 끌어들여와서 [시청자와 함께하는 1박 2일]을 하기도 했다. [패밀리가 떴다] 또한 공연을 통해 마을 사람들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패밀리가 떴다]의 경우는 아직은 소통이 좀 부족한 상태이다. 대본 공개 이후로 더욱 소통에 소극적이 되어가고 있는 모습인데 이럴 때일수록 더욱 소통을 통한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2. 잦은 멤버교체
[우리 결혼했어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잦은 멤버 교체로 인한 혼란이었다. 이혼했다가 다시 재혼했다가, 다른 멤버들이 투입이 되는가하면 기수들 사이에 겹치는 경우도 생겼다. 이것은 시청자들의 충성심을 흔들어놓는데 가장 큰 기여를 했다. 보통은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생기면 그 멤버에 대한 애착과 애정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리고 시청자와 스타들 안에 보이지 않는 단단한 끈이 형성된다. 그래서 그 울타리를 넘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배타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특히나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 결혼했어요]의 멤버들은 그 보이지 않는 끈이 더욱 단단하다. 그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상대 이성 스타를 받아들인 것만해도 매우 큰 아량인데 새로운 커플이 들어와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팬들의 자리를 위협할 때, 혹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팬들을 밀어낼 때 그들의 충성심은 매우 배타적이고 싸늘하게 변한다.
이와 같은 경우는 [패밀리가 떴다]에서도 볼 수 있었다. 한창 인기를 끌고 있을 무렵 갑자기 "김종국"을 투입했으며 김종국은 그 모든 시청자 텃세(?)를 감당해야 했다. 게다가 지금도 그 영향력은 [패밀리가 떴다]에 미치고 있다. 초특급 스타들로 시작한 [패밀리가 떴다]는 멤버들의 팬들로 인기를 얻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재석, 이효리, 김수로, 대성등 각 연령층의 대표적인 특급 연예인들이 뭉쳤기에 당연히 그 팬들도 덩달아 몰려오게 된 것이다. 그리고 "패밀리"라는 특별한 울타리를 쳐 놓았기에 더욱 시청자 텃세는 심할 수 밖에 없었다.
3. 식상한 러브라인
[우리 결혼했어요]는 가상 결혼 버라이어티이다. 처음부터 윤리적인 문제가 제기 되었던 부분이다. 영향력이 큰 스타가 동거의 형태를 띠고 가짜로 연예를 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며 기사로 언플을 하는 등 진짜같이 보이게 하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다.
처음에는 진짜같은 스타들의 러브라인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했지만, 이내 곧 그 러브라인이 조작된 것이라는 것이 알려지고 나서는 더 이상 그들의 사랑을 믿지 않게 되었다. 진짜로 스타들이 사랑에 빠졌다고 해도 이제는 언플로만 느껴질 정도로 "리얼"보다는 "가상"이 더욱 부각된 상태이다.
그런 인식이 있다보니 [우리 결혼했어요]의 모든 행위는 가식으로 느껴지고 식상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이 미묘한 감정이 오가는 러브라인을 좋아하는 것은 맞지만, 그 감정들이 조작된 것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 그보다 더 냉랭한 반응을 받는 것은 없을 것이다. 보통 사랑은 신성한 영역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사랑을 가지고 가볍게 장난을 치는 모습에는 철저히 외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1박 2일]에는 러브라인이 형성될 건덕지가 없다. 남자들과 수컷 개로만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 [패밀리가 떴다]는 러브라인을 요즘들어 더욱 강조하는 듯한 느낌이다. 처음에는 달콤살벌 예진아씨와 국민여동생 효리로 보이쉬하고 가족적인 모습으로 이성적인 매력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김종국이 투입된 후 급작스럽게 러브라인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일명 "조작 스캔들"이라는 명목하에 온 멤버가 투입되어 러브라인을 만들어 주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패밀리가 떴다]에 얼마나 큰 독이 되고 있는지는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이효리는 김종국을 좋아하는 척, 김종국은 박예진을 좋아하는 척, 박예진도 김종국에게 마음이 있는 척, 이천희는 이효리를 좋아하는 척, 4각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조작 스캔들의 목적이다.
처음에는 "패밀리"라는 가족적인 유대관계를 중시하더니 이제는 그 가족끼리 러브라인을 만들어가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저 [1박 2일]과의 차별화를 주기 위해 애쓰는 모습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여성 멤버들이 있는 것이 장점이기 때문에 러브라인으로 그 효과를 극대화하려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효리는 국민남매로, 박예진은 달콤살벌함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 아닐까 싶다.
김종국에 대한 배타심이 있는 상태에서 무리한 설정으로, 게다게 온 멤버가 나서서 그들을 억지로 이어주려 하는 모습은 식상한 러브라인으로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4. 진부한 포맷
[우리 결혼했어요]의 포맷은 항상 일정하다. 서방 놀이를 하다가 미션을 받고는 그 미션을 수행하며 티격태격 사랑싸움을 하고 그 사랑 싸움으로 인해 더욱 사랑이 돈독해지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 그 와중에 각종 이벤트들와 감동들이 나오기도 한다. 그런 과정은 1기, 2기, 3기 모두 동일한 과정을 반복하고 있고, 시청자들이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스토리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즉 멤버만 바뀌었지, 처음의 [우리 결혼했어요]와 바뀐 것이 거의 없기에 사람들이 관심도 저만치 멀어져가는 것이다.
[1박 2일] 또한 예전에는 반복되는 진부한 포맷이 지속되었다. 지역을 정하고 복불복을 하다가 도착하면 저녁 복불복과 잠자리 복불복을 하는 것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그런 큰 틀은 반복이 되고 있다. 가끔씩 그런 틀을 깨 주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요즘 들어서는 시청자 특집이나 예상치 못했던 날씨로 인해 그 틀을 깨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패밀리가 떴다]는 아직 이 부분을 깨지 못하고 있다. 무한반복되고 있는 포맷은 게스트만 바뀔 뿐 언제나 동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한번 쯤 이 틀을 깨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진부한 포맷을 깨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시 1번으로 돌아가서 소통이다. 즉, 리얼리티를 살려서 시청자와 소통을 할 때 "진부함"이라는 단어를 "신선함"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짜고 치는 고스톱은 통하지 않는다. 짜고 치려면 걸리지 않게 하던가, 머리 아프면 아예 리얼로 가는 것이 매 주 신선하고 참신한 반응을 얻을 수 있는 롱런의 비결이 아닐까 싶다.
[우리 결혼했어요]의 추락을 통해 본 [1박 2일]과 [패밀리가 떴다]가 배워야 할 점에 대해 살펴보았다. 무엇이든 문제점을 정확히 본다면 해결책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우리 결혼했어요]의 결과가 왜 안좋게 되었는지 문제점을 잘 파고든다면, 시청자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많은 인기를 얻으며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일요일 밤을 즐겁게 해주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앞으로도 계속 즐겁게 해주길 바란다.
[자명고]가 3회까지 진행되었다. [자명고]는 [주몽]과 [바람의 나라]를 이어 고구려의 태무신왕 시절 낙랑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낙랑공주와 호동왕자 이야기를 그려낸 것이다. 낙랑공주와 호동왕자 이야기는 어릴 적 보는 동화책으로 유명하기에 전국민이 알 정도로 잘 알려진 내용이다. 그리고 자명고는 이런 인지도를 발판삼아 충분히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초반부터 너무 큰 신경전을 펼친 것이 화근이 아니었나 싶다. [에덴의 동쪽]과 펼친 신경전은 결국 [에덴의 동쪽]의 승리로 끝나면서 [자명고]에게는 충격을 안겨주었다. 어설픈 스페셜을 급하게 제작하느라 안하느니만 못한 스페셜 방송을 내보내고도 결국 WBC로 인해 타격을 받게 되었는데 눈치 작전을 펼치느라 시청자들에게 처음부터 안좋은 모습을 보여준데다, 스페셜 방송에서는 처음부터 자명고를 찢는 장면이 나와 김을 세게 만들었다. 물론 그 내용은 극의 초반부 내용이지만, 극의 흐름자체가 시간의 역순으로 흘러가는 구조이기에 더욱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이처럼 [자명고]는 스스로 울리기는 커녕 동네북이 되어가고 있다. [꽃보다 남자]에 치이고, [에덴의 동쪽]에게 당하고, [내조의 여왕]이 치고 올라오면서 사방이 우겨쌈을 당한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시청률은 한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떤 점이 [자명고]를 동네북으로 만들었는지 한번 살펴보자.
1. 제작비
차라리 제작비라도 낮았으면 그려려니 했겠지만, 100억대가 넘는 제작비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대작으로 그 비용만큼 실망감도 컸다. 아무리 살펴봐도 어디에 그렇게 많은 제작비가 들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CG부분은 깔끔하게 처리되었긴 했지만, 마치 [용가리]를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정말 이해가 안되는 것은 정려원의 한 회 출연료가 2000만원이라는 것이다. 정려원이 주연인 것도 의아한데 출연료까지, 그것도 동결한 금액이 한 회당 2000만원이라니 말이다. 정려원의 연기력으로 보나 명성으로보나 연기 경력으로보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50부작 정도 된다고 생각하면 100억 중 10억이 정려원에게 들어가는 꼴이다.
2. 주연 배우
박민영과 정려원, 그리고 정경호가 주연인 100억대 드라마. 이것만으로도 시청률은 자명하다. 차라리 연기를 잘하는 신인 연기자가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신인은 아니지만, 천추태후에서 강한 인상을 보여주었던 최철호가 나왔다면 어땠을까도 싶다. 정경호의 연기는 그렇다해도, 박민영은 신인에다 연기도 영 어색하다. 분명 사극을 보고 있는데 시트콤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만든다. 대사 또한 퓨전사극이란 말로 인해 옛말체가 아닌 현대식으로 하고 있는데 그들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연기력이 부족했기에 그런 것은 아닌가도 싶다.
아무런 임펙트가 없는 배우들의 지명도와 연기력은 [자명고]에겐 치명적이다. [돌아온 일지매]처럼 큰 틀을 짜놓고 배우들을 넣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일반 사극처럼 주인공이 대두되는 구조임에도 카리스마 없는 주연 배우들은 조연 배우조차 희미하게 만드는 것 같다.
조연배우는 주연 배우의 역할이 크면 클수록 그 빛을 더 강하게 만들어주는데 주연 배우 자체가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니 연기력이 좋은 조연배우 역시 묻히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무휼 역의 문성근이나 최리 역의 홍요섭, 왕 자실 역의 이미숙, 모 하소 역의 김성령등 기라성 같은 선배 배우들이 박민영-정려원-정경호의 그늘에 가려버리고 마는 듯한 느낌이서 아쉽다.
3. 스토리
[자명고]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바로 첫 회에 자명고를 찢는 장면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로비스트]나 [카인과 아벨]처럼 처음에 중간의 장면을 보여줌으로 반전의 효과를 기대하게 해주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자명고]의 경우는 예외인 것 같다. [자명고]가 노린 노림수는 이해가 간다. [자명고]는 첫회에 자명고를 찢는 장면을 보여 줌으로 그 이상의 스토리가 숨이있다는 호기심을 갖게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
자명고는 북이 아니라 공주의 이름이었고, 호동 왕자는 낙랑 공주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바로 자명 공주를 사랑했다는 것. 그리고 낙랑 공주는 호동 왕자를 사랑하긴 했지만, 낙랑국을 살리기 위해 자명고를 찢었다는 슬픈(?) 뒷 이야기를 풀어가겠다는 의지로 자명고를 찢는 장면을 첫회에 보여주었던 것 같다.
하지만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는 호동-낙랑의 스토리는 자명고를 찢으며 끝난다. 그리고 그 장면 이후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어떻게 자명고를 찢게 되었는지, 그리고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의 사랑은 얼마나 뜨거웠는지 그것에 관심이 있는데 첫 회에 다 나와버렸으니 김이 다 새어 버린 것이다.
아무리 그 뒤에 또 다른 사랑 이야기가 숨어있다고 해도 일단 관심 밖의 이야기다. 게다가 스토리의 구성이 시간의 역순으로 흘러가게 된다. 낙랑 공주의 무덤을 찾아갔다가 인형극을 보기 위해 호동 왕자가 극장으로 가자 그 아래 숨어있던 자명 공주의 회상에서 자명고를 찢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자명고를 지키려다 낙랑공주에게 당한 자명 공주를 살리기 위해 머드팩을 시키는 과정에서 다시 타임워프를 하여 아역으로 흘러 들어간다. 시청자는 이제 아역부터 머드팩 장면까지 한번 기다려야 하고, 머드팩부터 인형극장까지 또 한번 기다려야 한다.
이처럼 시간의 역순으로 구성된 스토리는 참신해 보이기도 하지만, 시청자들을 지루하게 만들어버린다. 이미 결말을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없어진다. 가장 중요한 자명고를 찢는 장면과 어떻게 찢겨지게 되었는지, 호동 왕자는 누구를 좋아했는지까지 다 알게 되었다. 그 이후의 장면들을 별로 궁금하지 않은 것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아역으로 시작했다면 지금보다는 더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지 않았을까 싶다. 성인 연기자들의 실망스런 연기는 연기대로 보았고 스토리도 어떻게 흘러갈지 거의 다 알게 되었다. [천추태후] 역시 이런 장면으로 시작하였지만, 바로 아역으로 넘어갔고, 채시라와 최재성, 김석훈의 연기가 훌륭했기에 아역을 보더라도 성인 연기자들이 빨리 나오기를 기다렸다. 게다가 이제 처음의 스토리까지 다 왔다. 하지만 [자명고]는 너무도 자명한 스토리와 연기력을 보여주었기에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기대치를 한껏 낮추지 않았나 싶다.
월화드라마는 충분히 가능성이 많은 곳이다. 수목드라마의 [카인과 아벨], [돌아온 일지매], [미워도 다시 한번]에 비하면 [꽃보다 남자]나 [내조의 여왕]과의 경쟁은 수월한 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와중에 [꽃보다 남자]가 F4의 힘으로 선전을 하고 있고, [에덴의 동쪽]이 끝난 후 그 시청률을 그대로 끌어올 수 있었다. 게다가 후속작인 [내조의 여왕]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시기에 [자명고]가 치고 올라가면 충분히 [에덴의 동쪽]의 시청률을 끌어 당길 수 있었을텐데 분위기로 보아서는 [내조의 여왕]에게도 밀릴 처지에 놓인 것 같다. 첫번째는 [꽃보다 남자]처럼 강력한 얼굴 마담이 없고, 두번째로는 [내조의 여왕]처럼 김남주나 최철호 같은 주연배우들의 연기 포스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도 저도 아닌 동네북이 되어버리고 만 [자명고]는 앞으로 어떻게 이 위기를 해쳐나가야 할지 고민이 많을 것이다. 앞으로 이 위기를 어떻게 해쳐 나갈 것인지, 자명고가 될 것인지, 동네북이 될 것인지 궁금하다.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 - 패밀리가 떴다>가 정체성을 잃고 표류, 시청자들의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공 행진을 하던 <패밀리가 떴다>가 흔들리기 시작한 첫 번째 원인은 무리한 김종국의 영입이었고, 여기에 대본 공개 논란은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혜성처럼 나타나 SBS <해피선데이 - 1박 2일>과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 우리 결혼 했어요>를 모두 긴장시키며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현재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도 사실상 초반에 이뤄놓은 성과 덕분이다.
그러나 초반돌풍의 여세를 몰아 뉴 패밀리로 영입했던 김종국은 오히려 큰 부담이 되고 말았다. 예상과 달리 김종국은 <패밀리가 떴다>에 득보다는 실이 많았던 것.
김종국이 합류하면서 자연스레 군 문제를 주요 소재로 사용했고, 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말았다. 더불어 <패밀리가 떴다>의 전반적인 예능감각도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김종국은 여전히 시청자들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패밀리가 떴다> ´초심으로 돌아가라!´
결국 <패밀리가 떴다>가 시청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어가자 제작진은 기존 핵심 역량이던 캐릭터 구축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패밀리가 떴다>는 방송 초기부터 국민남매, 덤앤더머, 천데렐라, 김계모, 달콤살벌 예진아씨 등 멤버들의 캐릭터화로 인기를 끌었다. 따라서 제작진이 위기 극복의 방안으로 초반 인기요인이었던 캐릭터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이효리-이천희-박예진-김종국의 스캔들 구축에 대성-김종국 등을 엮는 모습은 제작진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
그러나 이 같은 인위적인 캐릭터 구축은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지난주 방영됐던 ´이범수 편´에서는 이범수만이 자연스러워 보일 뿐, 나머지 멤버들은 무리수를 둔 개그와 어색한 분위기를 자주 연출해 시청자들을 부담스럽게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히려 게스트가 멤버들을 이끌어가는 듯한 모습을 자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윤종신의 80년대 개그 "에!" 또한 김종국이 받아주고 유재석이 살려주지 못했다면 민망한 상황에 놓일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지속된다면 시청자들은 더욱 식상함을 느끼고, 멤버들은 더욱 다급해져 무리수를 두는 악순환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패밀리가 떴다>에는 큰 틀에서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기본적인 것부터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 된 것.
현재 <패밀리가 떴다>에 가장 필요한 것은 호화 게스트나 멤버들의 캐릭터화가 아닌 리얼 버라이어티로서 기초 회복이다. 건축에 빗대어 말하자면 <패밀리가 떴다>는 설계부터 다시 해야 할 시기인 셈이다.
<패밀리가 떴다>는 유재석, 이효리, 김수로, 이천희, 대성, 박예진, 윤종신까지 매우 튼튼한 골격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게스트 섭외력도 뛰어나 최고의 스타들만 줄기차게 출연하고 있다.
그러나 골격만 훌륭하다고 훌륭한 건축물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예능프로그램 역시 훌륭한 아이템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없다.
게스트가 도착한 이후의 상황이 보통 3~4가지로 일정하게 돌아간다. 따라서 모든 상황은 예측이 가능하다. 이것이 대본보다 더 식상한 무한반복 패턴이다.
따라서 계속 반복되는 포맷은 이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소폭의 변화로는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어렵다.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포맷으로 시청자들을 찾아가야 한다.
우선 큰 틀을 바꾸면 대본 문제 역시 상당부분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김종국의 캐릭터도 재정립할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요소만 해결하더라도 <패밀리가 떴다>는 다시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패밀리가 떴다>가 단기성 프로젝트로 만들어졌다고 보는 이는 드물다. <무한도전>이나 <1박 2일>처럼 사랑받을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충분하다.
지금의 <무한도전>이나 <1박 2일> 또한 여러 난관을 해쳐나갔고, 어려움을 극복해왔기에 장수 프로그램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이는 항상 새로운 포맷을 제시하며 시청자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초심으로 돌아가 기초를 다지면서 도전과 혁신에 매진한다면 더욱 롱런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패밀리가 떴다>가 시청률은 물론 시청자들의 평가에서도 고공행진을 펼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